Call of Cthulhu 7th FanMade ScenarioWritten by. 사서 무화과
나기가 파를 옮긴 이래로 얼굴만 언뜻 알던 시기를 지나,
합숙을 시작하고 빚은 수많은 갈등에서 서로를 빼 놓을 수 없는 만큼
각자에게 조직 생활을 관둔 이후의 행보는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곧 어두웠던 과거를 등지고 나아갈 당신의 첫 발걸음도 마찬가지이고요.
원필이 미국으로 떠나면, 나기는 한국에 남아 그만두었던 작업을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출국을 며칠 앞둔 이 시점에서, 함께 보낼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시간은 무척 소중하죠.
올해는 눈이 자박자박 내려 거리를 걷는 당신의 어깨와 머리 위에도 눈이 소복하게 쌓여갑니다.
바삐 걸음을 옮겨 초대받은 집의 문을 열면⋯⋯.
온 집안이 겨우살이 장식으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물론, 당신이 방금 들어온 문에도 겨우살이 장식이 걸려 있고요⋯⋯?
조원필:(.. 연나기가 꾸민건가? 이쁘네. )
예쁘다고 하기에는 조금 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기가 당신의 뒤에서 다가와 옷자락을 가볍게 잡으며 시선을 맞춥니다.
연나기:(네 옷자락을 잡고) 야, 겨우살이 아랜데⋯⋯.
(한참을 우물쭈물하다가 무어라 말을 건넨다. 고작 한 마디.) 뽑, 뽀뽀,
⋯⋯ 에이 씨, 뭔 소리야! 됐어, 못 들은 걸로 쳐. (뒷머리를 벅벅 긁는다.)
농담이야.
조원필:뽀뽀하자고? (슬쩍 웃으며 옷자락 잡은 손 감싸쥔다.)
연나기:(그대로 굳었다.) 어, 음. 아, 아니? 아니야.
조원필:네가 다 꾸민거냐? 네가 이런 스타일을 좋아했던가. (이정도로 화려하게 꾸민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뽀뽀하자 해놓고 내빼기~?
연나기:아니⋯⋯ 그냥 오늘은 좀 그러고 싶은 기분이라. 가끔은 화려한 것도 나쁘지 않잖아. (어깨 으쓱이고)
(정⋯⋯ 신 차려야 한다! 과장된 몸짓을 어색하게 몇 번 잇고 나서야 말을 정리했다.) 아냐. 아무튼 아니라고 했다.
⋯⋯분명히 뽀뽀하고 싶은 게 맞는 것 같죠? 농담이라는 말로 금세 주워담은 모양이지만.
그렇게 심각한 분위기도 아니고⋯⋯. 말따마다 장난처럼 여겨질 법한 말입니다.
왜 마지막에 와서 아닌 척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딘가... 이상하게 평소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연나기:
매혹
기준치: |
25/12/5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조원필:이상하네. 오늘 유독.. 귀여운데? (뭐가 달라졌나? 연나기 턱 잡고선 뚫어져라 본다.)
진짜 뽀뽀하면 안되는거냐?
나 입 냄새나? 아님.. 뭔데.
연나기:무, 뭘 그렇게 보냐? (붙잡힌 채로 어색하게 눈 몇 번 끔뻑거린다.) 아니⋯⋯ 안, 되는 건 아닌데, 너 곧 출국하잖아. (뭔 상관인진 모르겠지만 애매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금세 네 옷자락을 잡은 손을 놓아주었다.)
⋯⋯식사 준비 끝났어!
조원필:
심리학
기준치: |
50/25/10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뭐... 별거 아닌가보다. 곧 출국이니 마음이 싱숭생숭한건지..)
어떤 연유로 저런 말을 꺼낸 건진 모르겠습니다.
나기는 준비된 저녁이 식는다며 원필을 이끌고 식탁으로 옵니다.
식탁 위에는 하얀 도자기 접시가 올려져 있습니다.
테두리가 청색인 접시 위에는 냅킨이 세모 모양으로 접혀 있고
양 옆에는 포크와 나이프, 수저가 순서에 맞게 놓여 있네요.
테이블 가운데에는 와인잔 둘과 샴페인 한 병이 있습니다.
의자를 빼 원필을 앉힌 나기가 옆에 서서 말을 건넵니다.
연나기:(헛기침 한 번.) 크흠, 너무 힘 썼나 싶지만⋯⋯.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재촉한다.) 빨리 먹어.
보낼 땐 제대로 보내 드려야지, 또.
조원필:뭐라도 사올걸 그랬다. 빈손으로 와서 미안해졌어.
연나기:(장난스럽게) 그니까. 센스 졸라 없네.
(포크 들어 음식 가져와 한 입 먹는다.)
연나기:내 입맛 까다로운 거 알고 말하는 거지? 니가 먼저 약속한 거다.
연나기:아아니, 이건 그냥 파는 걸 접시에 담은 것 뿐이야⋯⋯. 일단 이것부터 받아.
나기가 백포도주의 코르크를 돌려 따 두 잔을 따르고 한 잔을 원필에게 건넵니다.
원필이 손을 내밀어 받으려고 하면 잔을 자기 쪽으로 당기고,
몸을 숙여 입을 맞추려다⋯⋯ 이내 낯 가까이서 움직임을 멈춥니다.
끔뻑거리는 눈꺼풀이며 표정을 보아하니 이쪽도 적잖이 당황한 눈치입니다.
조원필:(뒷목 더 끌어온다.) 하고 싶으면 말을 하지.. 왜 자꾸 당황해?
연나기:(삐걱거린다.) 아⋯⋯ 음, 어? 나 하고 싶⋯⋯ 었냐?
조원필:(고개 더 내밀더니 입술 위에 가볍게 입 맞추고선 떨어진다.) 자, 이제 얌전히 밥 먹는거다. 엉?
이상한 상상하지말고..(눈 가늘게 뜨고)
연나기:(아⋯⋯. 누구랑 입 맞추고 싶다는 본능 따위 나한테 있을 리가 없는데. 그치만 솔직히 좋았다; 이어지는 말에 얼굴 벌개져선 자리에서 일어난다.) 음식이 이게 다일 리가 없잖아!
나기가 볼을 붉히며 아무렇지도 않게 전채 요리를 내오겠다 말합니다.
그가 주방으로 들어간 사이 집안을 둘러보면 딱히 달라진 건 없습니다.
겨우살이 장식이 엄청나게 많다는 걸 제외하면요.
조원필:(아까부터 행동이 이상한데. 어디 아프나?) 이미..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은데 더 있다고? 아직 이것도.. 다 안먹었는데.
(와중에 겨우살이는 왜 이렇게 많은거야? 제대로 뽀뽀를 하고싶은 건지.. 의도를 알 수가 있어야지.)
거실, 주방 입구, 서재...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겨우살이 장식이 쪼르르 붙어 있습니다.
생각에 잠겨 있자면 나기가 접시를 들고 날라옵니다.
거위 고기로 속을 채운 양배추 롤, 화이트 와인과 버터로 졸인 관자, 콩소메와 단호박 샐러드⋯⋯.
딱 입가심할 정도로, 양은 적지만 깔끔하고 맛있어 보입니다.
나기가 접시를 차례로 앞에 내려놓고, 자리에 앉아 샴페인 잔을 기울입니다.
뭔가 할 말이라도 있는 듯 그러는 와중에도 당신 쪽을 힐끗 거리는 건 덤으로요.
연나기:(괜히 한 번 째려보고) 아, 내가 뭘 했다고!
연나기:집요하긴 무슨⋯⋯! (하, 진정하자. 성질 내려고 부른 거 아니잖아. 두 손으로 얼굴 쓸어내린다.) 아무튼 여기까지 전채고. 본식은 지금 요리 중이야. 레시피 보느라 졸라 애먹었어.
⋯⋯감사해 하며 먹어라?
샴페인을 마시자 가볍고 상큼한 맛이 입 안에 감돕니다.
조원필:(샴페인 잔 매만지다가 턱 괴고 쳐다본다.) 결혼을 해도 너랑 해야하는데. 내가 다녀오는 사이 너 다른 사람 생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드네.
연나기:⋯⋯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두 눈 크게 뜨여선) 아니, 무, 뭐⋯⋯ 갑자기?
조원필:엉. 날 위해 이렇게까지 집 꾸며두고, 요리 해주는데.
그런 생각 안들겠냐?
집 오면 반겨줄 너도 있을거고.
넌 결혼 생각 없어?
연나기:참 나, 별 걱정을 다 하네. (삿대질하며) 내가 봤을 땐 닌, 미국 가서 며칠 안 있다가 옆에 남자 하나 여자 하나 끼고 살 놈이야.
연나기:난 딱히 없어. 나 살기도 바쁜데 무슨⋯⋯. 아직은 좀 이르지 않냐?
조원필:(ㅡㅡ) 그래. 여자 하나. 남자 하나 끼고 안 돌아올까보다.
조원필:작업실에서 작품이나 만드셔. 난 흥청망청 놀거니까. (제대로 삐짐.)
연나기:(여기도 삐졌다. 팔짱 끼고 째려보며) 그러셔, 그럼. 어차피 졸라 행복하게 살려고 떠나는 거 아냐?
흥청망청 노는 거면 오히려 잘 됐지 뭐⋯⋯. (흥!)
(⋯⋯ 말하고 눈치본다. 흘긋 네 쪽 보고.)
조원필:..다시 만날 때 누가 있으면 꼭 반지 끼고 와.
너도 그땐 애인이든, 뭐든 있을 수도 있잖아.
연나기:아, 그럴 일 없다고! (발끈한다.) 어디까지 가는 거야⋯⋯? 모처럼 맛있는 거 해 줬더니 김칫국이나 마시고 있네.
없는 네 애인한테 괜히 질투가 나서.
(분위기 왜 이래.) 아아, 됐고. (손 휘~ 이 내젓다가 겨우살이로 도배된 벽을 가리켰다.) 나 직접 만든 겨우살이 장식도 있는데. 이따 보여줄까? 안물안궁이면 말고.
조원필:나 없는 사이에 연나기가 걔한테 이렇게 해줄 거 생각하니 좀.. 짜증나서.
..직접 만든거면 당연히 구경해야지.
지금 보여줘. 아, 지금은 또 이른가?
밥 다 먹고.
연나기:(아까부터 진짜 기분 이상하게 하는 덴 뭐 있네. 괜히 머쓱한지 제 뒷목을 주물거렸다.) ⋯⋯너 말고 이렇게 해 줄 사람 없어, 아직까지는⋯⋯.
잔잔한 분위기는 노곤하고 한편으로는 다소 들뜨게 합니다.
축음기에서는 잔잔하게 캐럴이 흘러나오고, 벽난로는 타닥이며 온기를 더합니다.
접시가 다 비워지고 슬슬 출출하다 싶을 즈음,
주방으로 가려던 나기의 발걸음이 순간 멈추고, 물끄러미 원필을 바라보다⋯⋯.
양치 좀 하고 올게.
조원필:너 지금 아쉬워하는거냐? (큭큭 웃으면서 나기 볼 꼬집는다.)
연나기:⋯⋯;;; 아니거든. (그대로 멱 쥐어 제 쪽으로 끌고 와 아까보다 조금 더 길게, 입술을 지긋이 눌렀다 떨어진다.)
연나기:양치 하지 마. 아직 먹을 거 많은데 뭔⋯⋯. (놀랍게도 진짜 많다.)
조원필:(기어코 하네..) 더 할거야? (네 허리에 손 올리더니 지긋이 본다.)
더 먹기 전에 그럼 진하게 키스 한 번 할까 해서.
연나기:너⋯⋯ 만 괜찮으면? (고개 슬 들어 눈 깜빡거린다. 약간의⋯⋯ 유혹? 뭐 그런 거.)
조원필:큽, (웃음 못 참고 터트린다. 아니 오늘따라 왜이래. 귀엽기는 한데.. 진짜 위험하네.)
조원필:야, 야. 그러지말고 접시 치우는거 도와줄게.
연나기:씨⋯⋯ 됐어. 음식 가지고 올 거야. 다 먹고 치워.
──── Plat principal ────본식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듯, 나기가 함께 음식을 가지고 오지 않겠느냐 묻습니다.
주방을 따라 들어가면 소고기 스튜 냄새가 부드럽게 풍깁니다.
나기가 스푼으로 스튜를 조금 떠, 호⋯⋯ 불곤 원필의 입가에 대어줍니다.
조원필:(냠..) 음,.. 부드럽고 맛있네. 뭐 넣었어? 생크림?
나 죽이고 싶냐?
그래서 이렇게 키스해주고 뽀뽀해주고..
독(?)이 들었기 때문일까요, 묵직한 풍미가 입 안을 채우며 침샘을 자극합니다.
나기는 그런 원필의 반응을 살피다가, 아까의 일이 아쉬웠는지
볼을 살짝 붉히며 양 손으로 뺨을 감싼 채 눈을 맞춥니다.
연나기:서양권에서 유행하는 속설인데, 사랑하는 연인이 겨우살이 아래에서 키스하면 행복해진다는 이야기가 있대⋯⋯.
근데 그것보다 더 유명한 건⋯⋯ (눈을 데굴 굴리다 말을 잇는다.) 크리스마스에 장식한 겨우살이 나무 가지 아래에 있는 상대에게는 아무나 입을 맞출 수 있다는 거야.
(입을 달싹거리고) ⋯⋯너 곧 미국 가니까, 알려주는 거다?
조원필:(? 오늘 횟수가 유독 많지 않나. 연나기가 이렇게까지 몰아붙인 적은 없는데. 겨우살이 키스고 뭐고.. 얘 어디 아픈거 아냐?) 잠, 잠깐만. (나기 어깨 쥐고서 떼어낸다.) 무슨 일 있냐?
아니면 뭐.. 이벤트 그런건가,.. 헷갈려서.
평소에 이러진 않잖아.
연나기:잘 하고 있었는데 왜애⋯⋯. (타액이 은사가 되어 턱에 떨어진다.) 싫어?
연나기:그냥⋯⋯ 니 미국 가면 할 일 많을 거니까 내가 가르쳐 주는 거잖아⋯⋯. (말이 되는 소리를⋯⋯.)
조원필:허. 미국 가면 생판 남이랑 겨우 살이 밑에서 키스하고 오라고? 아무나? (얘는 내가 그렇게 다녀도 괜찮나. 원래도 막 구르고 다녔다만..)
⋯⋯아. (손으로 제 입 막는다.) 나 방금 소리내서 말했냐?
조원필:..어. (제 입술 맞붙이더니 익숙하게 고개를 틀어 더 깊게 파고든다. 음식이고 뭐고 이대로 쭉.. 하고는 싶은데. 눈을 감지 않고 네 반응을 보다 뺨에 입맞추더니 떨어진다.)
더 하면 음식도 못 먹어. 기껏 차려뒀는데.. 큼. 먹어야지.
연나기:으음. (입술이 맞닿다 떨어지는 동안 숨을 들이쉬며 작게 침음한다. 음식이 식어도 딱히 상관 없는 건 이 쪽도 마찬가지였기에 두 팔로 네 목을 감싸 안았으나 이어지는 행위에 아쉽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곧 간다고 참는 거 봐. (그런 이유가 아니겠지만.)
⋯⋯됐어. (삐진 것처럼 보이진 않고, 되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찬장을 가리킨다.) 찬장에 와인잔 있으니까 꺼내. 포도주 따를 거야.
나직하게 목소리를 낸 나기가, 원필이 방심한 틈에 짧은 입맞춤을 두어 번 더 남기곤 떨어집니다.
그리곤 우묵한 접시에 국자로 덜어 담기 시작합니다.
찬장에는 4개의 와인잔이 남아 있네요. 그 중 둘은 적포도주용입니다.
식탁 위에는 코르크를 따지 않은 와인병이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작은
그림 카드가 있습니다.
조원필:....(쩝, 솔직히 기분은 좋다. 영문은 모르겠다만..천장에서 적포도주 한 병 꺼내어 식탁 위에 올려둔다.)
이것도 연나기가 그린건가.. (중얼대며 그림 카드 확인한다.)
겨우살이 아래서 뽀뽀하는 두 아이가 그려진 그림 카드입니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Kissing under the mistletoe! 라 적혀 있네요.
딱 봐도 어린 아이가 만들었을 법 합니다. 만듦새가 그리 꼼꼼하진 않아요.
연나기:아, 그거. 아까 나갔다 왔을 때 애가 팔길래 샀어.
왜 산건데? 갑자기 사고싶어서?
연나기:(참 나.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 짓는다.) 그냥⋯⋯ 삽화가 예뻐서. 크리스마스 카드나 써 볼까 하고. 별로냐?
조원필:아니. 별로가 아니라. 네가 이런걸 산 게 귀여워서?
나한테 써주는거지?
연나기:귀엽⋯⋯;;; 사람한테 그런 말 쓰는 거 아니다.
연나기:뭐, 니가 오늘 나한테 잘 한다면 고려는 해 볼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너를 생각하며 산 카드가 맞지만 그런 얘기는 굳이 꺼내지 않는다.) 동물한테나 써.
음식을 모두 가지고 식탁으로 돌아오면 본격적인 식사 시간입니다.
당근과 양파, 감자, 양송이 버섯을 함께 넣고 오래도록 푹 끓여 하나같이 부드럽고 뭉근합니다.
입에 넣으면 그대로 녹아버릴듯한 소고기가 일품이에요.
그 옆에는 감자와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였네요. 콩피드 카나도 한 접시 있습니다.
그릴에 구운 오리 다리의 껍질이 바삭하지만 갈라보면 속이 부드럽고 촉촉합니다.
소스에 졸인 버섯과 감자튀김을 함께 담았어요. 화이트포트 소스를 곁들인 훈제 송어도 있네요.
훈연 향이 가득한 와중에 짭짤이 간도 딱 맞습니다.
나기는 원필이 뭘 제일 좋아할지 몰라서 하나씩 다 준비해봤다고 털어놓습니다.
연나기:니가 뭘 좋아하는 지 몰라서 다 준비했다. (한 손으로 턱을 괴며 널 본다.) 빨리 감상을 말해. 이왕이면 좋은 쪽으로.
조원필:너무 많은데... (입에 포크 물고서 음식들 둘러보다 한 입씩 먹고서 포크 내려둔다.)
예.., 연나기씨. 제 점수는요,
연나기:이게 감상을 말하랬더니 평가를 하고 있네.
총 100점 이란거지.
맛있어.
이런 감상 신선하지않냐?
연나기:⋯⋯아.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든가. (다시 진정했다.)
(기분은 좋은 듯 어깨 으쓱이고) 근데 니 출국 언제랬지? 곧인 건 아는데 정확히 몇 시인지 모르겠어서. 마중 나가 줄 사람은 있냐?
조원필:아침비행기라서.. 새벽에 출발하긴 해야겠네.
내가 마중 나가 줄 사람이 있겠냐. 너 말고는 없지..
연나기:가만⋯⋯ 며칠 남은 거냐, 이제. (손가락으로 일자 센다.)
연나기:시간 왜 이렇게 빨라⋯⋯. (고개 기울이며 입술 비죽인다.) 안 아쉽냐?
이제 지겨우려나, 한국은.
조원필:......엄청 아쉽지. 너랑 헤어지는 것도 슬프고. (같은 방향으로 고개 기울인다.)
나랑 미국 가는 건 어때 작가님?
성공을 꼭 한국에서만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연나기:(제안에 대한 답은 거절.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널 마주하며 나는 여기 남아 있겠다고 선언하는 것 역시 놈에겐 힘든 일이었다. 말을 돌리듯 네 입술만 뚫어져라 쳐다본다.) ⋯⋯뭔가 뽀뽀해야 될 타이밍 같은데.
조원필:야! 진지하게 이야기하는데 뭘 또 뽀뽀야.
연나기:(풀었다.) 니가 안 해 주잖아. 내가 하고 싶다는데.
턱 긁어줄까?
엉덩이도 두드려줄 수 있고..,
연나기:개소리야. (짜증스럽게 뒷머리 벅벅 긁는다.) 아무튼 미국 가는 건 안 돼. 이건 그냥 내 고집이라⋯⋯.
연락도 못 할거야.
연나기:이왕이면 대차게 망했던 곳에서 재기하고 싶거든.
⋯⋯알아. 모르고 말한 거 아니야.
조원필:(손 달라는 듯 식탁 위로 손 내민다.)
연나기:(네 손바닥 위에 손을 얹었다.) ⋯⋯아니, 가만⋯⋯. 나 개 아니라니까!?
조원필:그냥 손 만지고 싶어서.. (주물 주물..)
연나기:⋯⋯ (괜히 한 번 째려본다. 만져지는 감각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군데군데 차가워서 체온이 맞춰지는 느낌이라.) 야, 아무튼 괜찮아! 우리가 뭔 애인 사이도 아니고.
조원필:그러니까. 우리가 애인 사이도 아니고.. 다른 사람 만나고 싶으면,.. 만나. 기다리라고 말도 안해.
행복하게만 살아, 연나기.
작가로서 꼭 성공도 하고.
연나기:떨어진다고 너무 걱정하고 노심초사할 이유는 없지, 그래. (그래도 어째 기분이 영~)
(자리에서 일어난다.) 치즈랑 디저트는 소파에서 먹을래? 설거지는 귀찮으니까 그릇만 잠시 치워두고.
아니면 설거지는 다 니가 맡아도 돼. (농담이다.)
조원필:음~. 설거지는 그럼 나중에 내가 다하지 뭐.
준비하느라 고생했는데,
치우는 건 내가 해야지.
조원필:치즈랑 디저트 들고 갈 테니까, 와인만 들고 먼저 가 있어.
조원필:
운
기준치: |
45/22/9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거실은
소파,
소파 앞 테이블,
축음기,
벽난로,
트리가 쭉 둘러 보이는 공간입니다.
여기저기 빼놓지 않고 겨우살이 장식이 달려 있습니다.
조원필:(트리 나중에 사진 찍어가야겠다. 트리 장식 보러 다가간다.)
옆의 바구니에는 반짝이는 털실이며 기차, 별, 아기 천사, 방울, 겨우살이 등등⋯⋯ 크리스마스 장식이 가득합니다.
연나기:모처럼이니 같이 꾸미고 싶어서 비워 놨는데.
⋯⋯할래? (트리 꾸미기를.)
1단은 낮고 2단은 적당한 높이라 그냥 달 수 있지만, 3단은 성인 남성에게도 높아 한 사람을 안아 들어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1단은 털실 이런게 괜찮지않냐?
연나기:이거 달아야지. (네 눈 앞에 삼겹살 오너먼트를 흔든다.)
털실도 좋고.
이건 왜 사온거야.
불만 있냐?
얌마; 말 이쁘게 안해?
연나기:아, 안 돼. 그건 내가 할 거야. (묘하게 집착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건 맨 위에 달아야지 1단에 왜 다는데.
연나기:아!!! 유치해. (네게서 유일하게 하나 있는 겨우살이 장식을 뺏어온다.)
나 안해.
(ㅋㅋ)
(미간 좁힌다.) 니랑 꾸미고 싶어서 비워 놨다고 했잖아⋯⋯.
그니까아. 빨리 더 골라봐.
뭐 달고 싶은데?
연나기:씨⋯⋯. (1단에 사탕, 볼, 삼겹살, 털실, 선물 상자를 달았다.)
(여전히 겨우살이 장식을 품에 꼭 안은 채) 나머지 하나는 니가 달아.
눈 장식도 달아야겠다.
연나기:2단에 눈 장식 하나. (잠시 고민하다 검은 고양이와 눈표범 오너먼트를 꺼낸다.) 리본 말고 이건 어떤데? 동물.
장식도 혼자 사온거야? 구경 갔으면 재밌었겠다.
연나기:(눈 장식을 사이에 두고, 양 옆에 검은 고양이와 눈표범 오너먼트가 서로 마주보게끔 달았다.) 난 구경하는 거 좋아하니까.
뭐⋯⋯. 나중에 기회 되면 같이 가든가. (확신할 수 없는 약속이지만.) 나 저 위에 겨우살이 달래. 올려줘.
조원필:
근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연나기:(네 도움을 받아 맨 위에 겨우살이 가지를 달았다.) 체력 좋은데?
이제 내려줘.
트리를 모두 달면 한결 더 충만해진 기분입니다.
환하게 빛나는 불빛 아래서 반짝거리는 트리, 이성 +2.
보통 트리 아래에는 선물이 있기 마련인데⋯⋯.
연나기:선물은 서재에 뒀으니까 이따 꺼내올게.
모처럼 트리 장식도 마쳤는데⋯⋯. (팔짱 끼고 너 본다.)
어떤 방식으로 행복해지고 싶은지 빌어보는 건 어떠냐? 아니면 뭐⋯⋯ 큼, 각자에게 소원 빌어주기라던가.
조원필:(장식된 트리 사진 찍다가 뒷말에 널 본다.) 넌 뭐 빌건데? 소원은 말하면 소용 없어진다 이런 거 하지말고..
난 널 위해 소원 빌려고.
(키득이며 눈 감는다.) 좋은 거 빌어 줘야 된다?
원필, 어떤 소원을 빌고 있나요? 눈을 감은 채 속으로 기도하세요.
조원필:(연나기. 행복하게만 살아라. 만나자던 우리 약속.. 안지켜도 상관없으니까. 아픈 과거는 다 잊고, 널 위해서 살아.)
오늘은 크리스마스,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 날.
내일도, 모레도⋯⋯. 당신이 웃을 수 있기를,
그 미소의 이유에 내가 조금이라도 존재하기를.
겨우살이 아래를 빌어 당신께 키스하는 나를 용서하세요.
오늘만큼은, 이 입맞춤에 형벌이 내리지 않을테니.
눈을 감고 있자면 다물린 입술에 여린 살의 감촉이 느껴집니다.
연나기:(소원은 진작 다 기원한 모양인지 네가 눈을 감은 사이 느리게 입술을 맞붙인다.)
조원필:(그대로 눈 감은 채 네 뒷통수를 감싸 맞붙여 오는 입술을 파고든다. 자연스레 혀 옭아매며 집요하게 입술 부비다 푸스스 웃으며 떨어진다. 또, 또.. 그새를 못 참고.)
연나기:(네 시야가 닫혀 있는 덕에, 네 낯을 보다 집요하게 응시할 수 있었다. 살덩이가 입 안 점막을 훑고 혀를 감아 얽으며 제 욕심껏 안을 누빈다. 네가 떨어져도 만족할 때까지 널 붙들고 입을 맞추다 화답하듯 마저 웃었다.) ⋯⋯좋지.
원필은 부드러운 별빛에 휘감기는 기분이 듭니다. 이성 +5.
조원필:노래라도 좀 들을까? (네 웃는 낯에 볼 쓰다듬어주고 자리를 옮긴다. 분위기 진짜.. 위험하네.)
LP판이 가지런히 꽂힌 책장이 옆에 놓여 있습니다.
연나기:좋아하는 노래 있어? 있으면 틀어 줄게.
유명한걸로 듣자.
잠만 기다려 봐. (LP 판 뒤적인다.)
(All I want for for Christmas is you 를 틀었다.) 졸라 유명하긴 이게 제일 유명하긴 하지.
어떻게 내 맘을 이렇게나 잘 아냐?
연나기:분위기 개 신나는데 춤이라도 춰 봐. (관람자 모드.)
됐고. 안추워?
(벽난로 기웃거린다.)
연나기:딱히? 난 추위 별로 안 타잖아. 추우면 저쪽 가자. (널 데리고 벽난로로 향한다.)
산타 인형과 양말, 트리 조각 등 귀엽고 아기자기한 장식이 쭉 걸려 있습니다.
장작을 벽난로에 넣으면 불길이 환하고 아름답게 피어오릅니다.
불길을 바라보면 문득 당신의 눈 앞으로 스쳐 가는 환상이 있습니다.
나기가 작은 나무의 겨우살이 가지를 꺾어 품에 넣고, 가게로 들어가 겨우살이 장식을 싹쓸이하는⋯⋯.
조원필:....내가 모르는 사이에 초능력이 생겼나..? (중얼)
조원필:너 오늘 가게 들어가서 겨우살이 장식 싹쓸이했어?
뭐야, 어떻게 알았냐?
(아니, 딱히 인과관계를 생각하면 추론하기 어렵지 않은⋯⋯ 사실이긴 하다. 방 안을 가득 채운 겨우살이 장식을 보라.)
조원필:아니.. 불길 속에 그 잔상이 보여서.
기분 탓이겠지.
(산타인형 조물딱)
연나기:진짜 초능력이라도 생긴 건가⋯⋯. (이 쪽은 네 볼 조물딱거린다.)
조원필:자자. 이제 소파 앉자. (제 볼 조물딱 거리는 손 잡고서 소파쪽으로 끈다.)
푹신하고 편안한 소파입니다. 겨우살이 장식이 양 끝에 달려 있습니다.
보들보들한 극세사 담요가 깔려 있어서 앉거나 눕기 좋아보입니다.
함께 앉으면 나기가 당신을 끌어 안고 어깨에 얼굴을 묻습니다.
이러니까 되게 연인같네.
연나기:(안은 손에 힘을 들였다.) 넌 가만 보면 연인을 되게 좋아한다.
외롭냐?
옆에 아무도 두기 싫었는데,...
외로웠나봐.
네가 붙어있고, 집에 누군가 있다는게
되게 좋네.
연나기:(어깨에 뺨을 부비적댄다.) 원래 외로우면 더 안으로 굽는대. 외롭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나도 그랬는데⋯⋯. 그러게. 지금 와서는 혼자가 더 좋다고 생각하진 않아.
조원필:어휴.. 연나기 두고 내가 어떻게 가냐. (네 어깨 끌어안으며 고개 부비작 댄다.)
연나기:말은 잘해요, 아주. (딱히 불만이 있어 보이진 않지만 괜히 놀리듯 뱉는다.)
됐어, 남은 시간 동안 재밌게 즐기다 가면 돼. (테이블 쪽으로 손 뻗는다.)
조원필:(동시에 소파 앞 테이블에 시선이 간다. )
먹기 좋은 후식이 가득 놓여 있는 테이블입니다.
미니 트리 위로 겨우살이 장식이 걸려 있습니다.
솔방울 리스처럼 만들어진 티 라이트 홀더 안에는 베이지색 향초가 켜져 있습니다.
나기는 향초 상자를 선물로 받았다며, 갈색 종이로 싸여 있는 상자를 꺼냅니다.
조원필:
운
기준치: |
45/22/9 |
굴림: |
54 |
판정결과: |
실패 |
연나기:(꺼내서 네게 내민다.) 좋아하냐? 이거.
엉. 좋아해.
(냉큼 받기!)
연나기:그럼 이제 선물 가지러 갈까? (이게 뭐라고 좀 긴장되는군.)
나기가 원필의 옷자락을 잡고 서재로 이끕니다.
서재 안에는
책장으로 벽면이 꽉 차 있고,
창문을 등지고서
책상이 위치해 있습니다.
아늑하고 고요한 공간이지만 여기도 겨우살이 장식이 즐비하긴 매한가지입니다.
조원필:(선물부터 확인해야지. 책상 앞으로 다가간다.)
아니지, 그 전에.
⋯⋯뭘 것 같은데? 맞혀봐.
네가 전에 조각해서 선물해준다고 했던 거?
연나기:⋯⋯귀신같은 놈. (만족스럽다는 듯 웃었다.)
두 개의 불완전한 조각이 분리된 채 놓여 있습니다.
척 봐도 완성품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만, 당신이라면 이 두 파편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겠죠.
연나기:하얗지? 아직 마감은 다 못 했는데 어디까지 했는지는 보여주고 싶어서 구색만 맞춰 놨어.
네가 오늘 가져갈 건 아니고, 출국할 때 줄게.
거친 형태라서 한 번에 알아보긴 어렵지만 분명히 ‘날개’입니다.
각각의 조각은 이제 두 사람의 목에서 지워진 조직의 문신을 닮았습니다.
나기가 파편 하나를 위에서 아래로 밀어넣자, 두 조각이 맞물리며 온전한 하나의 조각이 됩니다.
연나기:마음에 드냐? 오랜만에 손 움직이려니 힘들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말투에 긴장이 조금 묻어났다.)
조원필:....엄청. 내가 받아본 선물 중 최고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걸. (부서질 세라 조심스럽게 둘러보더니 히죽 웃는다.)
가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전시해둬야겠어.
연나기:(슬쩍 다가온다.) 당연하지, 누가 만든 건데.
깨뜨리지 말고⋯⋯ 뭐, 이런 말은 완성품 주면서 하는 게 낫겠다.
다 봤어? 다시 넣어 놓게.
조원필:빨리 완성해서 받고싶네. (건네주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고..)
그러고보니 밖에 눈 오는 거 봤어? 지금쯤이면.. 제법 쌓였을 것 같은데.
(창문으로 다가간다.)
녹색 비로드 커튼이 단정히 양 옆으로 매어져 있는 창문입니다.
여기 창틀에도 쌓였어.
연나기:오⋯⋯ 이만한 눈사람 하나 만들 정돈 되겠는데?
(쌓인 눈을 모아 금세 눈사람을 만들고, 양 옆에 동그란 귀를 달았다.) 봐라, 곰돌이.
조원필:(동그란 귀 다시 뾰족하게 세운다) 이제 고양이.
⋯⋯아까부터.
미국 가서 고양이 데리고 사는 거 아냐?
데리고 살까. 싶기도 하고.
귀엽겠네.
누구보다는 말 잘 들을거아냐?
연나기:(쩝, 아쉽다는 듯 입맛 다신다.) 구경도 못 하겠네, 연락 끊기면. 나중에 귀국할 때 데리고 와서 보여주든가⋯⋯.
⋯⋯아니, 잠만. 그 누구가 설마 나냐?
(발끈!) 내가 니 말을 왜 듣는데?!
너도 고양이 데리고 살아봐.
덜 외로울거아냐.
티격태격 하고 있자면, 문득 창문 밖으로 시선이 갑니다.
조원필: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연나기:니 안경에 뭐 묻었다. (뺏어서 뽀득뽀득 닦은 뒤 돌려준다.)
조원필: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남색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원필과 눈을 마주칩니다.
뭐, 이브니 그럴 수도 있겠네요. 코 위로 눈이 내려앉습니다.
흩날리는 하얀 빛들이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워요.
뒤에는 나기가 있고, 허밍처럼 약하게 들려오는 축음기의 캐럴... 이성 +5.
교회에서 남색 로브를 입나?
연나기:뭐 있냐? (찌푸리며 창문 밖을 본다. 이미 지나간 후다.) 안 보이는데.
(별 생각 없는 듯⋯⋯.) 몰라, 나 기독교 아니라.
괜찮으면 열어두게.
음..아냐.
(아까 그 로브 입은 사람들도 찝찝하고.)
(창문 걸어 잠근다.)
추운것같아서.
연나기:뭘 또 잠그기까지⋯⋯. (어깨 으쓱인다.)
조원필:
자료조사
기준치: |
60/30/12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오래된 가죽 표지의 책 한 권이 툭, 당신의 손 끝에 걸립니다.
조원필:(왜이렇게 낡았어? 주워 들어 펼친다.)
황금 가지 1권. 영문본입니다. 조지 프레이저 경 저. 1890년도 출판본.
황금 가지라고 아냐?
연나기:(인중 긁적거린다.) 엉. 내가 아까 겨우살이 장식 만들었다고 했잖아.
조원필:(이 설화대로라면.. 네미 숲의 사람인지 뭔지가 아까 그 사람들인가?)
만들면 너한테 뭐가 좋은데?
연나기:(너 빤~ 히 본다.) 뭔 생각을 그렇게 하냐?
몰라? (어깨 으쓱이고) 그냥 예뻐서 만들었다니까. 좋은 게 있어야만 꼭 뭘 만드나⋯⋯.
조원필: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황금 가지의 마력을 이용할 방법이 직감적으로 떠오릅니다.
꺾인 황금 가지를 발견했을 경우, 한 사람 분의 혈액을 통해 부활시킬 수 있으며 끊임없이 혈액이나 그에 준하는 것들을 갈구한다고요.
황금 가지의 총 마력은 50이며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주문을 사용 가능하며 원하는 장치나 신을 소환할 수도 있으나, 그에 따른 제물을 필요로 합니다.
기본적으로 부여하는 마력(15) 이상을 사용할 때마다 한 사람 분의 혈액과 이성치
3을 소모합니다.
알고 있는 주문이나 소환 방법 등이 있다면 이용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연나기:(와중 점차 가까워지는 거리. 어느새 네 코 앞까지 다가왔다. 뭘 쳐다보는진 굳이 보지 않아도 알 수가 있다.) 야아.
조원필:...엉? (뭔가 골똘이 생각하다 소리나는 쪽으로 시선이 향한다.)
연나기:하자. (그러니까 뽀뽀를. 네 허리 감싸안았다.)
또? (결국 의문을 품고 있던게 입밖으로 나왔다.)
왜 이렇게 뽀뽀를 좋아해.
소파 가서 마저 와인 먹자. 아니면..
네가 만들었다던 황금가지 보여줘도 좋고.
연나기:(불만스러운 표정 한다.) 씨⋯⋯ 그냥 나랑 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지.
또냐고 물어봤잖아, 방금.
야. 입술 닳겠어.
쉬면서 하자고. 밤은 길잖아?
연나기:아, 좀 닳으면 어때! 짜증나. (재차 거절당한 놈 잔뜩 성 내며 책상 쪽으로 간다.)
다리를 타고서 양각으로 새겨진 무늬가 은은하게 빛을 어룽지며 반사합니다.
위에는 아까 확인했던, 짙은 회색으로 잘 포장된
선물 상자 하나와
겨우살이 장식이 놓여 있습니다.
구겨진 편지지와
잉크병,
녹색 표지의 책도 같이 있네요.
조원필:(구겨진 편지지? 나기 눈치 보며 내용 확인한다.)
구겨진 걸로 보아하니 쓰다 실패한 것 같네요.
그 아래 쓰레기통에도 구겨진 편지지가 한 가득입니다.
조원필:(귀엽네.. 이거 몰래 가져가야겠다.)
조원필:엉? 책 보려고. (바지 주머니에 대충 쑤셔넣고.. 녹색 표지 책 읽는 척 펼친다.)
「로미오와 줄리엣」 희곡집입니다. 책갈피가 꽂힌 자리가 벌어져 퍼집니다.
그 모습을 보던 나기가 뒤에서 원필의 목을 감싸안고, 나지막이 글을 읽기 시작합니다.
연나기:⋯⋯그렇다면, 입술로 손의 일을 할까요⋯⋯. 기도를 허락하세요, 믿음이 절망되지 않도록. (흘긋 너 본다.)
조원필:(얘 봐라. 애교가 늘어난 건지. 꼼수가 늘어난 건지..) 성자상은 기도를 허락할 순 있지만, 움직이진 못하는걸요?
연나기:(비식 웃는다. 맞춰 주네.) 그렇다면 기도하는 동안은 움직이지 말아요. (쪼옥, 고개 내밀어 가볍게 입술 맞붙인다.)
⋯⋯ 이렇게 내 죄는⋯⋯. 뭐더라? (다시 책 보고, 다시금 네게로 시선 준다.) 그대의 입술로 씻겼소.
조원필:얌마. 배우가 대사를 잊어 먹으면 어쩌냐. (손가락으로 입술 만지작거리며 열연한다.) 그럼... 내 입술로 죄가 옮겨 왔겠네요.
연나기:(웃음이 자꾸 새어 나올만큼 좋은 걸 어째. 너와는 달리 이 쪽은 연기가 영 능숙하지 못하다.) 내 입술에서요? ⋯⋯(아, 방금 좀 웃겼나.) 이렇게⋯⋯ 어⋯⋯ 졸라 단 죄를 저지르고 싶게 만들다니. 니 탓이야.
(네 뺨을 손으로 감싸 제 쪽으로 끌어온 뒤 입을 열어 다시금 키스한다. 아, 너 가면⋯⋯ 난 이제 누구랑 놀아.)
⋯⋯큽, (숨이 옮겨가는 와중에도 웃음이 멈추지 않아 입맞춤이 드문드문 끊긴다.)
조원필:내 죄를 돌려달라고 해야하는 거 아냐? 로미오가 이렇게 과격했나; (입술 비죽이다 나기의 속도에 맞춰 부드럽게 입술을 맞추기 시작한다. 몸을 더 밀착하며 벽으로 밀다가도 끊기며 이어지지 않는 입맞춤에 불만스럽게 웅얼댄다.) 웃던지, 키스하던지 하나만 하라고!
연나기:큭, 아하하하! 아니, 나도 하고 싶은데⋯⋯ 하⋯⋯ 웃기잖아⋯⋯; (한 손으로 네 앞머리며 안경을 만지작거리다) 이거 방해되는 거 같애. (그 한 문장과 함께 벗겨버린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다시금 혀가 밀고 들어간다. 고개가 점차 기울며 집요하게 느껴질 만큼 네 쪽으로 붙었다가 호흡이 가빠질 즈음에야 비로소, 타액이 문들거리는 소리와 함께 떨어진다. 차마 다물지 못한 입으로 옅은 숨을 뱉는다. 느리게 감았던 눈을 떠 시선을 맞추고, 보란듯이 제 혀로 입가에 묻은 침을 닦았다. 우린 이들과 다른 이유로, 스스로의 의지로 떨어져 있기로 결심했지만 그렇기에 함께하는 순간만큼은 후회없이 만끽하려 한다.)
조원필:이쁘게 보이고 싶어서 쓰고왔더니 다 벗겨버리네. 아주 옷도 벗기지 왜애. (네 니트 안으로 손 넣어 쓸어올리더니 느긋하게 탐닉한다. 도대체 어느 포인트에서 흥분을 한건지. 오늘 키스는 왜이리 집요한지 묻고 싶은게 많았지만.. 우린 시간이 없으니까. 입술이 떨어지자 네 목에 새겨진 문신에 입술을 쪽 맞춘다. 우린 서로 비상해서 만나는거야. 그러니까 네 응석 정도는..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다고.) 이 정도면 만족해? (난 더 한 것도 괜찮은데. 이어 말하며 네 엉덩이 한쪽 움켜쥔다.)
연나기:그럴까⋯⋯. (간지러운 감각에 몸을 움찔 떨었다. 이에 반사적으로 널 안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목이든, 상체든⋯⋯ 얼굴이 아닌 곳에 입술을 내리누르는 행위는 일종의 신호나 다름없다고. 시작은 내가 했지만, 받아준 건 너야. 그렇게 생각하며 지긋이 눈을 감으면, 테이블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던 겨우살이 장식이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가지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는 너로서는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조원필:(아.. 꼭. 분위기 좋을 때 뭐가 훼방을 놓더라. 시선 내려 겨우살이를 노려본다. 너 임마. 가만히 좀 있으라니까.) 나 저것 좀 주워도 괜찮냐? (찝찝하니 이걸 활용해서 뭔갈 쓰고 싶지도 않고. 마력을 빌려가면서 까지 내 소원을 이루고 싶지도 않고.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넌 이거 어떻게 하고 싶냐? 뭐 어디 쓰고 싶다거나. 장식하고 싶다거나. 팔아버리고 싶다거나. 그런거.
연나기:⋯⋯ ⋯⋯ (모종의 이유로 이 쪽도 떨어진 겨우살이가 신경 쓰이긴 매한가지. 발개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냥⋯⋯.
나기가 황금 가지로 직접 만든 겨우살이 장식입니다.
붉은 리본과 나무 열매로 조금 더 돋보이게 제작했습니다.
원필이 가지를 주우러 테이블로 향하면, 나기가 자연스레 원필을 따라갑니다.
뒤에서 원필을 끌어 안은 나기가 장식을 든 손을 위로 올린 뒤, 느릿히 목소리를 냅니다.
연나기:글쎄다⋯⋯. 예쁘니까 장식해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지금 와서는⋯⋯ (고민하다) 쓸 수 있다면 소원을 빌고 싶네. 가령,
아까는 널 위한 소원을 빌었으니까, 이젠 날 위한 소원 하나 정도?
뭐 어떤거?
작품이 대박나게 해주세요. 같은건가?
연나기:(고개를 저었다.) 그건 빌기만 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잖아.
바보야.
(흠, 아무튼.) 너, 오늘⋯⋯ 집 가지 말고,
옆에 있어주면 안 돼⋯⋯? (하루, 이틀⋯⋯ 출국 준비를 해야 하는 네겐 다소 이기적인 부탁이란 걸 앎에도 꺼내보는 말이다.) 어차피 이제 2년동안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거잖아.
(어쩌면 출국일이 우리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지만, 굳이 다른 가능성은 입 밖으로 내지 않기로 한다.)
조원필:그러려고 했어. 이런 날에 너 혼자 냅두기도 싫고. 나도 외롭게 집으로 돌아가긴 싫으니까. ..이틀 동안 꼭 붙어있자고. (짐도 얼추 싸뒀고.)
..널 위한 소원은 내가 빌었으니까. 저건 쓰지말까, 생각했지.
설화라고 해도.. 좀 찝찝하잖아. (피 어쩌고 이야기도 있고... 여튼 찝찝해.)
연나기:(안은 팔에 힘을 들인 채 네 등에 얼굴을 묻는다.) 좋네⋯⋯. 좋다, 응.
서로에게서 떨어지는 건 너무 춥고 외로워질 것만 같은 밤입니다.
함께 한 잔 더 기울이고, 벽난로의 온기가 닿는 곳에서⋯⋯.
연나기:
매혹
기준치: |
25/12/5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
아무튼 나기는 적어도 오늘 밤, 원필과 떨어질 생각이 없습니다.
아주 조금이라도요. 품에서 놓아주고 싶지 않고, 자신 없이는 아무데도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손은 얼음장처럼 찬 것만 같고 (그럴 리 없지만요), 벽난로 속 장작 타는 소리가 아늑하잖아요.
함께 한 잔 정도 더 하면 어떻겠어요? 원필.
원필을 안은 나기가 뒤뚱거리며 다시 거실로 나갑니다.
들어줄까? (팔에 힘을 준 채로 이내 널 들어올리기에 이른다.)
연나기:
근력
기준치: |
68/34/13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침울)
너 살 쪘냐?
벌크업?
연나기:(은근하게 손 올려서 만지작거린다. 주무르진 않았고.) 오⋯⋯ 잘 모르겠는데 키운 거 맞지?
조원필:잘 모르겠다고? 좀 더 주물거려보라니까. (네 손 위에 겹쳐서 꾹 잡아누른다.)
좀 쿠션감이 있지않아?
연나기:(손바닥 쫘악 편 채로) ⋯⋯ 왜 자꾸 유혹하는데.
(무릎을 굽혀 네 오금을 친다.) 너 미국 가서도 이래라, 응?
하⋯⋯ 오픈 마인드 되어선 오겠네, 또.
조원필:내가 이사람 저사람 만날까봐 질투나냐?
연나기:안 하거든?! 질투는 무슨⋯⋯. (질투인가, 이거?)
누가 들어온거아냐?
연나기:(기웃거린다.) 현관에서 난 소린 아닌데?
연나기:(너 안은 채로 뒤뚱거리며 서재로 향한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까지.)
조원필:야야! 넌 무슨.. 떨어질 생각을 안하냐.
창문을 통해 누군가 들어오려고 했던 건지 창가의 눈이 전부 쓸려 있습니다.
떨어진 건가⋯⋯?
또 없어진 거 있나 찾아봐.
창문을 잠근 덕에, 다행히도 잃어버린 물건은 창가 밖의 곰돌이 눈사람 말고는 없었습니다.
문을 열자 남색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 잃어버린 겨우살이를 돌려받고자 왔습니다.
연나기:⋯⋯? (원필의 뒤에서 빼꼼, 고개만 내밀어 그들을 본다.)
조원필:저희 집에 겨우살이가 많아서 그러는데..
정확히 어떤 겨우살이죠?
겨우살이에 니꺼 내꺼가 있나 싶긴하다만..
???: (손가락을 천천히 들어올려 원필을 지나 허공을 가리킨다.) 그건⋯⋯.
──── Ed 1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그들이 그렇게 말하자 불현듯 문가의 겨우살이 가지가 빛을 내더니 사라집니다.
남색 로브의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다 여러분에게 인사를 합니다.
그럼 좋은 밤 되시기를.
조원필:(아니 가져가라고 한 적도 없는데!?????????? 억울하네.)
그래요. 네..
좋은 밤 되세요.
무슨 일이었는진 모르겠지만, 그들은 스스로 문을 닫아버립니다.
몰라, 뭔가 번쩍하더니 순식간이었거든.
잘 된 거겠지. (네 어깨 끌어안는다.)
침대로 갈까?
여러분의 뒤, 축음기에서 캐럴이 울려 퍼집니다.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뭐, 상관 있겠어요. 지금은 서로가 함께 한다는 게 중요하죠.
밤은 무척 길고, 또 길고... 우리의 크리스마스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황금 가지는 네미 숲의 신성한 나무로 되돌아갔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기나긴 밤의 성호 효과는
11일 간 지속됩니다.
보상: 이성 1d6 / 메리 크리스마스 / 기나긴 밤의 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