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 팬텀 블루 미스트 3부

2025. 1. 5. 20:51·TRPG/나기

어느 날 밤 연나기가 눈을 뜨자, 낯선 장소에서 자신이 수갑을 차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수갑의 한쪽 끝에 연결된 건…… 다름 아닌 팬텀 블루 미스트?!

약칭 '팬블미' 플레이로그 백업

KPC 조원필 / 철재
PC 연나기 / 제리

 
 

 
제리:
rolling 1d100
(
78
0
)
 
=
78
 
─────── ✷ ───────
 
 
철재 (GM): 아무말
 
KPC 조원필 PC 연나기
 
Written by 24
 
─────── ✷ ───────
 
평화로운 밤입니다.
 
내내 그랬듯이, 이 도시에는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민들은 도시의 안전을 수호하는 경찰에게 감사하고,
 
그 경찰 중에 는 당신도 있습니다.
 
이제 신입 딱지는 뗄 만한 정도의 시간이 흘렀네요.
 
많은 것들이 바뀌고 변해갔지만,
 
한 가지 여전한 것은,
 
그날 이후로 당신은 팬텀 블루 미스트와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연나기:(지루하다, 무료하다. 심지어는 지겹기까지 하다⋯⋯. 그 새끼랑 있을 때처럼 목숨이 위험한 상황까진 분명 바라진 않는데, 이렇게까지 무료할 수가 있나?) 흐아암.
 
놀이공원의 화려한 불꽃놀이와 퍼레이드 속에서 작별을 고한 괴도는
 
안녕, 이라고 말한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연나기는 괴도에 대해 잊어버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연나기:안 잊었거든?
 
당신의 일상을 휘저어 놓았던 괴도가 사라졌으니,
 
마침내 평온한 일상을 즐길 수 있겠지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아직도 괴도를 종종 생각하나요?
 
연나기:꿈에 나와.
그러니까- 의식적으로 그 새낄 생각하려 하는 건 아니고.
내 무의식이!
 
팬텀 블루 미스트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나요?
 
연나기:⋯⋯.
마지막에 좀 찝찝하게 헤어졌잖아? 솔직히.
그건 내 의지가 아니었다고. 그 자식의 판단에 '어쩔 수 없이' 떠밀린 거지⋯⋯.
다시 만나면, 음⋯⋯.
(진지하다.) 한 대 치고 싶어.
진짜 딱 한 대만.
 
새것으로 말끔하게 교체한 창문 유리가 도시의 야경을 비춥니다.
 
환한 보름 달이 떴지만,
 
달을 등지고 자신만만하게 대사를 읊었던 어떤 이는 더 이상 이곳 에 없습니다.
 
그래요.
 
이 부재도 익숙하기만 합니다.
 
 ✷ 행운 판정 ✷ 
 
연나기:
운
기준치: 78/39/15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무언가 잊어버린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 서랍이 조금 열려 있네요.
 
연나기:뭐야, 언제 열렸대. (1인 가구는 혼잣말이 익숙하다. 서랍장으로 다가가 내용물을 확인할 겸 서랍을 연다.)
 
지난번에도 이런 일이 있었죠.
 
지난번이라고 해도, 아주 오래전이지만요.
 
서랍을 들여다보면 안개꽃 귀걸이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괴도와의 질긴 악연을 상징하는 물건이었지만,
 
지금은 떠나버린 괴도가 놓고 간 마지막 유품
 
(그가 죽었다는 뜻은 아니지만요)
 
처럼 느껴져요.
 
연나기:죽진 않았는⋯⋯. 그래.
 
이제 이 귀걸이마저 없으면, 괴도와의 인연을 증명할 만한 건 어디에도 없네요.
 
귀걸이는 여전히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습니다.
 
 ✷ 정신력 판정 ✷ 
 
연나기:
정신
기준치: 79/39/15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문득 귀걸이를 힘껏 쥐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집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이에요.
 
연나기:(⋯⋯뭐지? 이 짐승같은 충동은?)
 
지금 당장, 어서 빨리!
 
연나기:에이 씨, 몰라. (손을 뻗어 귀걸이를 세게 쥔다. 충동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연나기가 귀걸이를 손에 쥐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괜스레 숨을 멈춘 것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연나기:⋯⋯. (귀걸이에 찍힌 살만 아프다.)
 
귀걸이는 그저 빛나기만 할 뿐,
 
당신을 어디에도 데려가 주지 않습니다.
 
연나기는 다소 허탈해집니다.
 
그러니 오늘은 이만 잘까요.
 
뭐니 뭐니 해도 숙면이 제일이니까요.
 
연나기:아니아니, 잠시만⋯⋯.
(그러니까 분명 가고 싶은 곳을 떠올리라고 했잖아, 그 때.)
(괜히 아무도 없는 집 안을 둘러본다. 그 정도로 입 밖으로 내기 민망한 모양이다.)
(귀걸이에게 속삭인다.) 팬텀 블루 미스트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줘.
 
귀걸이는 여전히 미동이 없습니다.
 
연나기:⋯⋯.
존나 고장났네.
(잔다.)
 
베개에 머리를 누이면, 어째선지 삽시간에 졸음이 찾아옵니다.
 
오늘은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았는데,
 
당신은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무시할 수 없는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 듣기 판정 ✷ 
 
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잠결에 귀 쫑긋거린다.)
 
조원필:……일어나, 형사님. 지금 잘 때가 아닌데~..
 
돌연 더없이 싸늘한 냉기가 닿아옵니다.
 
연나기는 분명히 푹신한 이불 속에 서 잠들었을 텐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연나기:으음⋯⋯. 이 새끼야아⋯⋯. (여전히 반쯤은 잠들어 있는 상태. 무의식적으로 네 옷자락 잡는다.)
도망가지 마라, 이 씨⋯⋯.
 
조원필:야. 일어나래도? (볼 꾸우욱)
 
연나기:으, 엉?
 
당신이 눈을 뜨면, 어째선지 너무나도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지독한 추위가 몰려와, 저도 모르게 몸을 떨게 됩니다.
 
연나기:(멀뚱 멀뚱)
 
입고 있는 옷은 잠들기 전에 입은 그대로이며,
 
그렇기에 별 다른 소지품은 없는 듯싶네요.
 
아, 한쪽 귀에 위화감이 있습니다.
 
연나기:(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제 옷매무새 헤집는다.) 뭐야. 여기 어디야?
(한쪽 귀도⋯⋯ 살필 겸 함께 만지작거린다. 뭔가 있나?)
 
어째선지 푸른 안개 꽃 귀걸이가 달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귀를 만지기 위해 들어 올린 손에
 
아주 강한, 부자유스러움을 느낍니다.
 
찰캉,
 
쇳소리가 들려옵니다.
 
연나기:?
 
연나기는 자신의 한쪽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음을 발견합니다.
 
수갑에 매달린 쇠사슬은 어딘가로 연결되어 있는지,
 
늘어져 있지 않고 좀 떠 있네요.
 
연나기:뭐야 시발, 이거! (수갑이 채워진 손을 격하게 흔들거린다. 아니, 그리고 피어싱이면 몰라도 난 귀걸이 같은 거 안 한다고!!!)
아니, 잠시⋯⋯. 잠시만. (진정하자.)
(손목을 제 쪽으로 팽팽하게 당겨 끌어온다.) 뭐냐, 너?
 
조원필:야 미친 형사야! 진정 좀 해봐.
이제야 깨어났네.
아무리 불러도 일어나지 않아서, 혹시 죽은 것 아닌가 걱정했거든.
 
……익숙하지만, 낮게 가라앉은, 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당신의 옆에서 들려옵니다.
 
연나기:미친 형사?! 이걸 콱; (자유로운 손으로 너 때리는 시늉한다. 네 정체를 알기 전임에도 스스럼없이 대하는 건 여전하다.)
(⋯⋯아무튼, 그 뒤엔 공격적이었던 손을 거두고 네 쪽으로 뻗어선 인영을 파악하려 뺨을 어루만졌다.) 너⋯⋯.
조원필?
 
손을 뻗는다면 온기를 가진 살갗과 옷이 손끝에 닿습니다.
 
슬슬 눈이 어둠에 익숙해집니다.
 
다시 주변을 둘러보면, 이곳이 마치……
 
감옥 같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쇠창살이 촘촘하게 박힌 문이 보이고,
 
딱딱하고 거친 바닥은 조금만 움직여도 생채기가 날 것 같네요.
 
천장에서 물이 새는지 똑, 똑,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연나기의 바로 앞에는,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시발 꿈인가⋯⋯. (그대로 네 볼을 좌악 잡아당긴다.)
 
익숙한 가면과 망토,
 
한쪽 귀에서 빛나는 안개꽃의 귀걸이.
 
당신이 아는 괴도가,
 
당신과 반대쪽 손에 같은 수갑을 찬 채 앉아 있습니다.
 
조원필:아아아, 씨 아프다고!
 
……정말 팬텀 블루 미스트인가요?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어둠 속에서, 괴도와 수갑으로 연결된 채 재회했다는 게 말이에요.
 
조원필:아, 걱정하지 마. 이건 다 네 꿈이거든.
 
연나기:(황당한 투.) 꿈인데 아파? 그럼 다시. (꽈아아아아아악⋯⋯.)
 
조원필:아아악 씨파알!!!!! (팍 쳐낸다;) 나는 일단 아프다고!!
(째려보면서 볼 문질거린다..)
 
연나기:아오 씨 깜짝이야; (움찔했다⋯⋯. 하여간 이 새끼도 성격 참 쉽지 않아.)
 
 ✷ 심리학 판정 ✷ 
 
연나기: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
 
연나기:⋯⋯.
 
 ✷ 심리학 판정 ✷ 
 
연나기:
심리학
기준치: 40/20/8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꿈이라고요?
 
조금 전에, 죽었을까 봐 걱정했다고 하지 않았나요?
 
더군다나 괴도는 상당히 녹초로, 지쳐 보입니다.
 
연나기:(그런 것 치곤 목청 빵빵하더만.)
이게 내 꿈이라고? 그런 것 치곤 너⋯⋯. (기분 나쁘게 위 아래로 훑어본다.) 방금 전까지 어디서 구르고 온 것 같은데.
이 현실감 어쩔? (네 옆구리 콕콕콕콕⋯⋯. 꿈이라는 것엔 반신반의하나 이왕 꿈이라면 평소보다 더 막 나가기로 결심한 모양이다.)
 
조원필:그건 괴도 나름의 사정이 있는거고~. (한숨 푹 쉬더니 제 모자 꾹 누른다. )
하,........ 진짜 왜 이렇게 귀찮게 하지? 연나기?
 
연나기:(어쭈, 이젠 이름도 막 부르고.) 더 귀찮게 해 줘?
 
조원필:너 이런 꿈 좋아해? 이런 마니악한 꿈.
수갑도 말이야~. 어? 안 풀리더라고. 혹시 이런 취향?
 
연나기:형사씩이나 되서 괴도랑 같은 감옥에 갇히는 꿈 말하는 거냐? (코웃음 친다.)
몰라. 네 말대로 이게 진짜 내 꿈이라면⋯⋯.
보고 싶었나보지, 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원필:....
큼, 아무튼.
여긴 아마.. 감옥인 것 같거든?
 
연나기:그건 지나가던 개도 알겠다.
 
조원필:지금까지 절대로 열리지 않았는데, 네가 이 꿈에 들어오면서 틈이 생겼어.
어쩌면 나갈 수 있을지도?
좀 둘러볼까?
 
연나기:에⋯⋯. 뭐. 그런 설정? (꿈인데도 설정 하난 참 세세하다고 생각했다. 정녕 내 무의식이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 맞나?)
(제 손목을 가볍게 흔들어 수갑이 절그럭거리는 소릴 낸다.) 같이 움직어야 할 것 같은데.
 
감옥은 춥고 어둡습니다.
 
무언가를 보려면 아주 가까이에서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쇠창살은 아주 단단해서 구부리거나 부술 수 없고,
 
문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 관찰력 판정 ✷ 
 
연나기:흠⋯⋯.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원필:움직일 때 나한테 말해줘야 한다? 안 그럼 넘어진다고..
 
연나기:알아서 따라와. 알잘딱 몰라?
 
바닥을 샅샅이 훑으며 조사한다면
 
먼 바닥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걸 발견해냅니다.
 
연나기:(무릎을 구부려 앉아 줍는다.) 뭐야? 이건.
 
조원필:(덩달아 무릎 굽힌다.) 아! 말하래도.
 
반짝이는 걸 주워보면 그것은 녹슨 열쇠입니다.
 
이것으로 감옥의 문을 열 수 있겠죠.
 
다만, 쇠창살 사이로 팔을 뻗어 돌려 열어야 하는 까닭에
 
높은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연나기:거 참 쫑알쫑알 말 많네⋯⋯. (짜증스레 네 손 잡는다.) 됐지?
알아서 따라와 이제.
(쇠창살 사이를 향해 시선 준다.) 흠⋯⋯. 닿으려나.
 
조원필:뭔데? 열쇠야?
..한 번 도전해볼래?
 
 ✷ 손놀림 판정 ✷ 
 
연나기:
손놀림
기준치: 70/35/14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금 뻑뻑한 감은 있지만,
 
무사히 열쇠를 꽂아 넣고 돌립니다.
 
잠시 후 감옥의 문이 열리며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연나기:쉽네. (가오 지켰다.)
 
조원필:대단한데 형사님~. 갈까? (손 꼭 잡고서 앞장 선다.)
 
이곳은 아마도 지하인 모양이에요.
 
창문이 없는 복도를 한창 걷고 있노라면,
 
발소리가 울려 기괴한 메아리를 자아냅니다.
 
연나기:(어차피 꿈이니까 이런 상황에서도 그저 잡담만⋯⋯.) 왜 다시 형사님이냐? 아깐 연나기라고 잘만 부르더니.
내가 의식해서 그런가?
 
수갑을 찬 탓에 바로 옆을 걷고 있는 조원필은 기분 탓인지 말수가 적네요.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사람이 좀 변한 것도 같고.
 
조금 어색해집니다.
 
연나기:(안 어색한데.) 야 대답해. (발로 네 엉덩이 깐다.)
 
조원필:..그거야 꿈 속 형사님의 조원필이 멋대로인가보지.
 
연나기:⋯⋯그래~?
그럼 이왕 제멋대로 할 겸 이름 불러.
친해진 것 같고 좋네!
 
조원필:....허. 그래. 긍정적이라 다행이네.
 
연나기:(키득거린다.) 괴도도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네, 좀.
 
조원필:그래? 욕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꿈 속이지만 재회의 장소가 그닥.. 로맨틱하진 못하지?
 
연나기:한 대 치고 싶긴 했는데 비슷한 거 했으니까 됐어. (아프게 볼 꼬집은 걸 말하는 듯 싶다.)
뭐⋯⋯. 놀이공원 같은 데였으면 좋았겠다고 말하고 싶은 거냐?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그런 덴 사양이다~
 
조원필:그런 곳 보단 감옥이 낫다?
 
연나기:⋯⋯꼭 그렇단 소린 아니고.
왤케 꼬투리를 잡아? (어깨로 너 친다.) 못 본 새에 성격 드러워졌어.
 
조원필:.....아무튼, 가자.
 
연나기:아, 왜 자꾸 진지한 척 하냐고! (퍽퍽)
 
조원필:아프다고~..
나가긴 해야할거 아냐.
 
연나기:씨⋯⋯.
사람 유치하게 만드는 데 재능있네.
 
조원필:손은 왜 이렇게 매워?
 
연나기:니 같은 놈들 때려잡으려고.
(삐졌다.)
 
계속 걷다 보면,
 
갑작스레 바닥이 꺼지고, 거대한 웅덩이가 하나 나타납니다.
 
웅덩이라고 할지, 호수라고 부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시커먼 물이 출렁이는 가운데,
 
호수의 건너편에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 주변에 미약하게나마 횃불이 타고 있어,
 
호수의 모양새가 얼핏 보이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연나기:수영은 좀 하냐? 날아다니는 것밖에 못 봐서 모르겠네.
 
조원필:난 뭐.. 그럭저럭. 넌 수영은 좀 해?
 
연나기:기본이지.
 
조원필:옛날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생쥐와 개구리라고,
둘은 호수를 건너기 위해 발목에 밧줄을 묶어 서로를 연결하거든…
 
 ✷ 교육 판정 ✷ 
 
연나기:(그런 전래동화가 있었냐? 몰라.)
언어(모국어)
기준치: 75/37/15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방금 장기기억에서 어떠한 기억이 꺼내져나온 것 같기도 하다.)
 
그거, 결국 개구리가 생쥐를 익사시키고,
 
매가 죽은 생쥐를 낚아채는 바람에 개구리도 같이 죽는 이야기잖아요?
 
지금 하기엔 너무나도 지독한 농담입니다.
 
아무래도 이 호수를 수영으로 건너가는 건 너무 위험한 일 같습니다.
 
서로가 수갑으로 묶여 있다면 더더욱 그래요!
 
자세히 보면, 빈 궤짝이나 나무판자 같은 것들이 물 위에 둥둥 떠 있습니다.
 
적절한 균형감각이 있다면 저것들을 밟거나,
 
배로 써서 호수를 건널 수 있을 거예요.
 
조원필:나 이런 거 많이 해봤어. 이런 식으로 건물 난간 위를 걷는 건데,...
 
다시 떠들기 시작한 조원필은 내버려 두고,
 
출발합시다.
 
연나기:파쿠르? (내버려 두길 실패했다.)
 
총 5칸입니다.
 
한 칸 한 칸을 건널 때마다, 기본적으로 민첩 판정을 요구합니다.
 
연나기:일단은⋯⋯. 그래, 뭐. (손 단단히 깍지 껴 잡는다.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니고 한 명이라도 헛디디면 위험하니까.)
 
조원필:뭐, 비슷하지. (실실 웃는다.) 천천히 따라갈게. 할 수 있지?
 
 ✷ 민첩 판정 ✷ 
 
연나기: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안정적으로 한 칸을 이동했다.)
 
조원필:아직까진 괜찮지? 그대로만 하면 되니까..
 
연나기:당연하지. (꿈이라고 생각하니까 거침 없어지는 걸.) 또 건넌다? 신호 줄게 이제.
하나, 둘⋯⋯.
 
 ✷ 민첩 판정 ✷ 
 
연나기: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일관된 자세.)
 
조원필:잘하네! 소질있는데?
 
연나기:야, 나 형사야. 몸 쓰는덴 도가 텄다고.
됐어, 빠르게 건너자.
 
물을 가르며 헤엄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주 고요하지만,
 
연나기:⋯⋯?
 
이 공동에서는 작은 소리도 크게 증폭되어 들리는걸요.
 
무언가 물 아래에서 헤엄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뾰족한 등 지느러미만이 물 위 로 올라와 있어요.
 
잠깐, 저거 혹시……
 
연나기:(물고기겠지, 호수니까. 근데 좀 큰 것 같다⋯⋯?)
 
……상어일까요?
 
설마? 여기서? 갑자기?
 
연나기:시발⋯⋯.
 
조원필:아냐. 우리 조금만 더 건너면 되거든?
........
침착하고. (심호흡한다.)
 
연나기:(아, 씨. 정신 흐트러지는 것 같아.) 이건 꿈이다, 꿈이다, 꿈⋯⋯.
상어가 시발 호수에 왜 사는데!!!!!!
 
조원필:야야! 괜히 더 자극하지마!!
 
 ✷ 민첩 판정 ✷ 
 
연나기: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조원필:헉...씨.. 하..........
우리 어떻게든 잘 가고 있다?
 
연나기:야, 정신 차려라. 난 이 좆 같은 곳을 빨리 빠져 나가야겠어.
(맞잡은 손에 힘을 들인다. 꿈인데 왜 이렇게 생생하고 식은땀이 나지?)
 
 ✷ 민첩 판정 ✷ 
 
연나기: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그 때문인지 발을 헛디뎠다.)
 
상어가 나기를 향해 튀어오릅니다.
 
중심을 잃겠어요!
 
 ✷ 민첩 판정 ✷ 
 
연나기: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흔들거리던 판자가 겨우 멈춥니다.
 
연나기:제발! (겨우 중심을 잡는 데 성공한다. 허억⋯⋯.)
 
저 호수에 빠졌다면.. 꼼짝없이 상어 밥이 되었겠죠.
 
한 번 더!
 
 ✷ 민첩 판정 ✷ 
 
연나기:(내가 잠옷을 입은 채 괴도랑 손을 잡고 호수 위에서 판자를 밟으며 상어를 피하는 게 실화라니⋯⋯.) 아냐, 시발 꿈이야 이건.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상어가 있는 호수를 무사히 건너면 계단을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균형을 잘 잡을 수 없는 위태로운 나무판 위에서 버텼더니,
 
다시 땅에 발을 디디자 새삼스레 떨림이 올라오네요.
 
연나기:조원필⋯⋯. (놀이기구를 탔을 때보다 더한 구토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
 
조원필:하.. 연나기 꿈 지독하네. 상어 다음에는 또 뭐가 나오려고.. (턱까지 타고 흐른 땀 닦는다.)
 
연나기:그게 왜 내 탓인데?!
 
조원필:토하려고!? 쟤한테 그럼 토하자. (상어 가리킨다)
 
연나기:아 꺼져!!! (너 친다.) 토하다가 뒤질 일 있나⋯⋯.
 
계단은 좁아, 두 사람이 동시에 올라갈 수는 없었습니다.
 
조원필:네가 먼저 갈래?
 
연나기:네가 먼저 가. 뒤에서 잘 가나 볼라니까.
(등 떠민다. 앞만 보고 가면 네 안전을 확보할 수 없으니⋯⋯.)
 
누가 앞에 서든 투박한 돌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저 위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 듣기 판정 ✷ 
 
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쫑긋.)
 
경쾌한 클래식, 오케스트라 합주입니다.
 
지금까지 거쳐 온 일에 비하면 다소 뜬금없는 음악이군요.
 
이내 시야가 환하게 밝아집니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매달린 홀.
 
악단이 직접 연주하는 클래식이 경쾌하게 깔리고,
 
고성의 높은 창문으로는 몽환적인 달빛이 밀려들어 옵니다.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드레스와 슈트를 입고 쌍쌍이 대화 를 하고 있네요.
 
테이블에는 은빛 접시가 가득합니다.
 
연나기:⋯⋯. (머리 지끈거리니 제 미간 꼬집는다.) 이건 뭔⋯⋯.
 
아름다운 무도회의 정경입니다.
 
하지만 이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네요.
 
잠깐, 뭔가 신경 쓰이지 않나요?
 
 ✷ 관찰력 판정 ✷ 
 
연나기:(가만, 기시감이⋯⋯. 그 때의 기억인가? 이건?)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면 사이로 튀어나온 양의 뿔, 드레스 자락 밑으로 길게 늘어진 검은 꼬리.
 
걸어 다닐 때마다 따각거리는 발굽들.
 
이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사람이 아닙니다.
 
괴물이라고 부르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악마?
 
연나기:(⋯⋯은 개뿔. 동물의 사육제도 아니고 이 무슨⋯⋯.)
 
 ✷ 이성 판정 ✷ 
 
연나기: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네 귀에 가까이 대고 속삭인다.) 여기서 설마 우리가 인간인 걸 들킨다고 좆 되거나 하진 않겠지?
 
이성 -1 차감
 
조원필이 당신을 다시 계단으로 끌어당깁니다.
 
아무래도 조원필은 이 무도회가 무엇인지 알아차린 것 같네요.
 
연나기:왜, 왜.
 
맨얼굴로 뻔뻔하게 무도회에 참여하는 건, 현명하지 못한 일입니다.
 
조원필은 가면이 있지만 연나기는 없거든요.
 
조원필:그야, 가면 무도회잖아?
가면을 찾아야지.
 
연나기:아, 가면. 응. 그래. 가면⋯⋯.
 
 ✷ 관찰력 판정 ✷ 
 
연나기:(아무리 꿈이어도 그렇지 진짜 황당한 거 알지?!)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저건⋯⋯ 어떤데? (뭔가 가리킨다.)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면,
 
저쪽 테이블에 누군가 두고 간 것인지 얼굴을 대부분 가리는 가면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저곳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다면 들키지 않을 거예요.
 
무도회 분위기가 한창이니 웬만해선 이쪽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 은밀행동 판정 ✷ 
 
연나기:형 다녀온다.
(⋯⋯가 아니라 같이 가야 되는군.) 그러니까 따라와 임마;
은밀행동
기준치: 60/30/12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아.
 
조원필:야! (넘어질 뻔 한 걸 급하게 제 쪽으로 끌어안는다.)
(덕분에.. 끈적하게 밀회 즐기는 꼴이 되버리기)
내가 할테니까 여기 있어.
 
연나기:(미친⋯⋯. 이게 뭐지.) 같이 가야 된다고. 묶여 있잖아 지금.
 
조원필:
은밀행동
기준치: 80/40/16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연나기:⋯⋯.
 
조원필:아오 씨..
 
연나기:안아줘?
 
조원필:(자기 망토 둘러준다..)
이러고 같이 갈까?
 
연나기:(덕분에 모양새가 우습게 됐다. 아 씨, 왜 웃기지.) 이것도 나름 가면이라면 가면 아니겠냐⋯⋯.
가자. 내가 다시 해볼게. 감 잡았어 이제.
은밀행동
기준치: 60/30/12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 그냥 니가 해라.
 
조원필:풉...
 
연나기:웃지 말라고!
 
조원필:아니, 가면 가져오는게 왜이리 힘드나 해서..
은밀행동
기준치: 80/40/16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연나기:내가 원래 이렇게까지 모양 빠지지 않거든? 꿈이라 그래, 꿈이라⋯⋯. (아 씨, 쪽팔려.)
 
조원필:자, 가면. (가면 씌워주더니 귀 뒤 쪽도 확인해준다.)
어때, 잘 맞아?
어울리네~. 잘생겨서 그런가.
 
연나기:이제 알았냐?
근데 그래서 이거 무슨 모양인 건데? 멀어서 잘 못 봤어.
 
조원필:참나 ㅋㅋ 망토는 두르고 있어.
그냥 음. 단정한 거?
 
연나기:단정⋯⋯? (이상한 게 아니니 됐나.)
 
조원필:해골 모양 이긴 한데,
저 사람들 가면 보단 단정하다~.. 인거지.
 
무사히 가면을 획득했다면 무도회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고성의 1층을 차지한 홀은 천장이 아주 높고,
 
천장에서부터 뻗은 샹들리에가 내려온 구조입니다.
 
밖으로 나가는 [문과 창문]이 보이네요.
 
연나기:그거랑 잘생긴 거랑 무슨 상관인데! (짜증)
 
위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거 대한 [액자]가 하나 걸려 있습니다.
 
중앙에는 춤을 출 수 있는 텅 빈 공간이 있고,
 
사이드로 [만찬 테이블]이 보입니다.
 
한쪽 구석에 흥겨운 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있습니다.
 
그리고 예의, 가면을 쓴 [참석자들]은 느긋한 걸음걸이로 무도회장 안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연나기:⋯⋯.
(잡은 손 꼼지락거린다.) 문 먼저 살펴야 하는 건 아는데 좀 신기해서.
말 걸어도 되냐? 저기 [참석자들] 한테.
 
조원필:..용감하네. 멀리서 보기만 해. 말은 안 거는 게 좋을 거야.
 
가만히 보고 있자, 그중 하나가 가면을 벗습니다.
 
형형하게 빛나는 눈, 튀어 나온 사슴의 뿔.
 
긴 혀를 내밀어 썩은 음식을 먹는 그는
 
악마라고밖에는 묘사할 수 없습니다.
 
담소를 나누고 있던 참석자들은
 
당신은 이해할 수 없을, 기이한 울음소리를 내며 웃습니다.
 
악몽 같은 일이에요……
 
연나기:음~ 패스. (쫄았냐고 물어본다면 쫄았다고 대답할 거다. 이번 만큼은. 네 손 잡고 빠르게 [오케스트라] 쪽으로 향한다.)
 
조원필:ㅋㅋ 쫄았어?
 
연나기:시발⋯⋯. 그래.
졸라 괴상하게 생겼네. 아무리 꿈이어도 이게 맞는 거냐?
 
조원필:......무섭긴 해.
꿈 아니면 언제 이런 걸 보겠어?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와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그 외에도 구색을 갖춘 많은 악기를 든 악단이 알지 못할 경쾌한 곡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악단은 단정한 턱시도를 입었네요.
 
단, 그들 중 누구도 ‘머리’가 보이지 않아요!
 
악보는 어떻게 보는 걸까요?
 
연나기:음⋯⋯.
 
신청 곡이 있나요?
 
연나기:(동물의 사육제가 연주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건 꿈이니까⋯⋯. 생각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려나? 아닌가?)
 
연나기가 원하는 곡을 신청한다면 음악이 바뀝니다.
 
친절한 악단이었어요!
 
조원필:음? 멜로디가 바뀐 것 같네.
 
연나기:이게 바로 '꿈 주인'의 능력이다 이 말이야⋯⋯.
(본인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른다.)
아무튼 더 볼 건 없을 것 같네. 그냥 대가리 없는 연주자들인 거 말고 딱히 특별한 건 없어.
([만찬 테이블]에 가면 악마같이 생긴 것들이 먹는 썩은 음식이 즐비해 있으려나, 한번 가 보자⋯⋯.) 따라와.
 
새하얀 테이블보 위, 무수한 접시가 올려져 있고,
 
당연히 모든 접시는 차 있습니다.
 
허기를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이곳의 음식을 먹을 수는 없겠어요.
 
파리 떼가 꼬이는 썩은 음식,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활활 타오르고 있는 음식,
 
역한 유황 냄새가 훅 끼쳐오는 음식.
 
병 와인에서는 녹색 연기가 흘러나오고,
 
후르츠 펀치엔 붉은 피와 함께 도마뱀의 눈알이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연나기:웩.
 
딱 하나, ‘멀쩡해 보이는’ 고기가 접시에 담겨 있는데,
 
당연하지만 멀쩡하지 않겠죠?
 
역겨운 광경에
 
 ✷ 이성 판정 1/1D3 판정 ✷ 
 
연나기:(눈살 찌푸린다.)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조원필:내가 비위가 좋지만 이건.. 진짜 못먹겠다.
 
연나기:왜? 멀쩡해 보이는데 이건.
 
조원필:사람 고기 같은 거 아냐?
 
연나기:⋯⋯.
나 집에 갈래.
 
조원필:습. 안돼.
 
연나기:집 보내줘 이 미친⋯⋯. (네 멱살 잡는다.)
 
조원필:마저 둘러 보자.
아니.. 내 멱살 잡는다고 해결 되겠냐고.
나도 해결 됐으면 좋겠다.. 몇 번이고 내어주게.
다른 곳이나 둘러보자.
 
연나기:하⋯⋯. (인상 쓴다.)
뭘 내어 준다는 거야?
 
조원필:멱살.
 
연나기:(그제야 멱살 놓아준다.) 됐어.
(흘긋 보더니 옷매무새 적당히 정돈해 주고,) 저 [액자]. 가까이서 좀 봐야겠다.
 
밖에서 본 성의 그림이 걸린 커다란 액자입니다.
 
당신의 키를 넘어서는 크기예요.
 
그림의 배경은 밤이고, 역시 달이 떠 있네요.
 
고성은 상당히 높아 보여요.
 
뾰족한 탑이 솟아 있군요.
 
성 밖에 그려진 건, 묘지일까요?
 
연나기:이 건물의 외관인 건가?
 
더 자세히 보고자 한다면,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성의 홀에 환한 불이 켜져 있네요.
 
연나기:(침침⋯⋯. 형사의 감 다 뒤졌군.)
 
그 안쪽에, 기이한 괴물의 그림자가 그려져 있습니다.
 
지금 이 무도회를 그린 모습인가 봐요.
 
조원필:잘 그렸네. 여기 다시 봐볼래?
 
 ✷ 관찰력 판정 ✷ 
 
연나기:어디?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림자는 천천히 움직임을 반복합니다.
 
이 그림은 움직이고 있어요!
 
연나기:그림이 움직이잖아⋯⋯!
 
조원필:해x포터 같다. 안그래?
 
연나기:⋯⋯ 거기에 이 딴 장면도 나오냐?
 
조원필:... 아니, 그림이 움직인다는 것만.
 
연나기:(으으⋯⋯. 다시 생각하니 소름이.) 아무튼 이건 그림이면서도 건물의 정경인 거네.
뾰족한 탑에, 나가면 묘지가 있다고⋯⋯? 근데 그래도 잘 모르겠어.
뭔 꿈에 논리라곤 하나도 없냐? 하긴, 그래서 꿈인 건가⋯⋯.
 
조원필:...흠, 일단 나갈 방법은 계속해서 찾아봐야겠네.
나가도 묘지라니. 참~..슬프다. 안그래?
 
연나기:([계단]으로 올라가기 전에⋯⋯.) 근데 넌 왜 여기에 갇힌 거야?
그러니까⋯⋯. 내 꿈에.
 
조원필:글쎄. (진짜 꿈이라고 믿는건가?) 내가 너무 보고싶어서 이런 모험을 즐기고 싶었다거나.
 
연나기:솔직히 부정은 못 하겠다. 지루하긴 했거든.
 
조원필:어떤게. 일상이?
 
연나기:엉. 무료하고, 조금 지치고⋯⋯.
⋯⋯ 그게 이 정도의 스릴을 즐기겠단 뜻은 아니었지만!
너한테 정 들었나 봐.
(그러니까 꿈이라서⋯⋯. 이런 얘기 할 수 있는 거야.) 잘 살고 있지?
섭섭해~ 나. 나름 생사를 함께한 동료인데 소식도 없고. 가끔 와서 살아 있다고 연락이라도 주든가⋯⋯.
 
조원필:잘 살고 있을걸. 괴도 일 한 두 번 해본 것도 아니고~.. 알아서 살고 있겠지.
걔도 너 보고 싶은데 연락 못하는 거 아냐?
 
연나기:그래? 그럼 구해 줘야 하나. 그 때처럼.
아니, 음⋯⋯. 형사가 괴도를? (딜레마에 빠졌다⋯⋯. 아무튼, 계단으로 올라간다.)
 
붉은 양탄자가 깔린 계단이지만,
 
어째선지 중간에 뚝 끊어져 있습니다.
 
위로 올라갈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겠어요.
 
연나기:⋯⋯ 진짜?
건널 수 없나? 민첩하게 확⋯⋯.
 
조원필:....최악인데.
 
연나기:⋯⋯.
 
조원필:문이나 창문도 보자.
 
연나기:너 이 씨. 꿈이라고 졸라 단호한 거 뭐냐?
(터덜터덜 네 말 듣는다.)
 
조원필:.....왜애. 너무 T같아?
 
문은 어째선지 단단한 나무판자로 못질이 되어 있습니다.
 
시간을 들인다면 부술 수 있겠지만,
 
큰 소리가 나니 모두에게 들키는 건 확실하겠죠.
 
창문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 도저히 나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덩그러니 뜬 보름달 이 원망스럽게 느껴져요.
 
이 홀에 갇혔다는 충격으로
 
 ✷ 이성 0/1 판정 ✷ 
 
연나기:
SAN Roll
기준치: 48/24/9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거야?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 그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는 수 밖에 없다니까?
 
조원필:흠.......... 계단으로 뛰어 올랐다가 떨어지면?
 
연나기:꿈인데 죽냐?
 
조원필:꿈에선 죽겠지.
 
연나기:그럼 잠에서 깨고 좋은 거 아냐? (논리가 없다.)
 
조원필:나랑 있을 기회를 이렇게 놓친다고?
 
연나기:(뒷머리 긁⋯⋯적.) 나랑 있고 싶어?
 
조원필:.....
응.
 
연나기:(아까부터 뭐냐, 진짜?) 크흠⋯⋯.
 
조원필:너 가면.. 나 혼자 감당 못해.
 
연나기:아, 알았어, 알았어. 농담이야; 어차피 나도 죽을 생각 없어.
흠⋯⋯. 그럼 어쩌지? 지금으로썬 딱히 방법이 안 떠오르는데. 뭐 좋은 아이디어 있냐?
 
음악이 한층 경쾌하고 신나는 무도곡으로 변합니다.
 
그들이 쌍을 지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군요.
 
강한 기시감이 몰려옵니다.
 
하지만 아무리 조원필라고 해도,
 
괴물이 날뛰는 무도회장에서 설마……
 
조원필:일단..
춤 출까?
 
어이, 진심이냐고 팬텀 블루 미스트!
 
연나기:나가고 싶다매?
 
심지어 이쪽은 잠옷이라고!
 
연나기:갑자기 웬 춤? 아니, 나 옷이⋯⋯.
 
조원필:하지만 이제 별다른 수도 없잖아.
문으로 나갈 수도 없고,
창문으로 오를 수도 없고. 음식도 먹지 못하고,
대화도 나누지 못한다면……
할 수 있는 건 춤밖에 없지 않겠어?
자, 오히려 추지 않는 게 더 눈에 띌 거라고. (춤 신청하듯 손 내민다.)
 
연나기:(그거랑 그거랑 상관이⋯⋯. 있나? 눈 데굴 굴린다.) 어, 어~ 그치. 우리 두⋯⋯? 세 번째 만남 생각나고 좋긴 한데.
(내민 손 위에 제 손을 겹쳐 올린다. 여전히 반신반의한 표정이다.) 춤 춘다고 해결되면 참 좋겠네⋯⋯.
이럴 거면 씨, 정장 입고 잘 걸 그랬네.
 
조원필:정장 입고 잘 수는 없잖아.
잠옷 귀여운데?
(빤히..)
 
연나기:뭘 봐! 보지 마.
졸라 모양 빠져, 진짜⋯⋯.
 
조원필:줄무늬 좋아하구나?
노란색이고..
 
연나기:야, 야!
뭘 또 묘사하고 있어. 척 보면 아는걸.
 
연나기가 응한다면, 둘은 춤을 추게 됩니다.
 
정말이지 이상한 일이에요.
 
오늘 있었던 모든 게 꿈만 같아요.
 
물론, 팬텀 블루 미스트는 이게 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요.
 
동물의 머리를 한 악마들이 춤을 추며 웃습니다.
 
빙글빙글,
 
턴을 돌 때마다 화려한 샹들리에 불빛이
 
조원필의 얼굴을 비추며 내립니다.
 
거추장스러운 수갑도, 지금만큼은 가까이 붙어 있으니 방해되지 않네요.
 
연나기:(참⋯⋯. 괴도 다운 얼굴이네.)
 
조원필:무슨 생각해?
 
연나기:니 얼굴 볼만하다는 생각. (툭.)
 
조원필:내 얼굴? 음.. 좀 많이 상했는데.
여전히 봐줄만해?
 
연나기:얄미운 거 빼면 처음부터 나름 봐 줄 만 했어.
지금 와서는⋯⋯.
음. (아까 속으로 음악을 신청했으니 이것도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네 낯을 빤히 보더니 머뭇거리다 입을 연다.)
나아라~ 얍.
 
조원필:....뭐해?
 
연나기:⋯⋯뭐가?
 
조원필:그 얍은 뭐야.
 
연나기:니 얼굴 낫게 하려고 하는 건데.
 
조원필:아...........
 
연나기:안 되나? 이거?
 
조원필:큽...
 
연나기:왜 또 웃는데! 씨⋯⋯.
 
조원필:아, 크게 웃을 뻔 했네..
 
연나기:아니, 내 꿈이라며?
이거 안 돼?
 
조원필:너 진짜 개그에 재능 있는 거 아냐?
하,.. 그만 웃겨도 되니까 그만해.
 
연나기:아니 난 진심이었거든? 내가 개 그 칠 사람으로 보이냐?
 
조원필:푸핫.., 아.. (스멀스멀 웃음 새어나온다.)
 
연나기:(아이 씨, 쪽팔려.) 이거 뭐는 되고 뭐는 안 되는 이유가 뭔데!
 
조원필:그래도 전보다 춤 실력 많이 늘었네.
그야 저것들은 인간이 아니라서 그런거고.
 
연나기:⋯⋯ 그 이후로 춤은 춘 적 없어.
그냥 네가 날 더 잘 알게 된 거겠지.
나도 마찬가지고.
 
춤을 추던 중, 갑자기 음악이 빨라지면서,
 
당신은 박자를 놓칩니다.
 
몸이 어긋나자 옆의 이들과 부딪칠 것 같은데요.
 
연나기:아, 잠깐⋯⋯.
 
이걸 어떻게 한담!
 
 ✷ 예술(춤) 판정 ✷ 
 
연나기:
예술(춤) Roll
기준치: 30/15/6
굴림: 2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원필:
예술(춤) Roll
기준치: 30/15/6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피할 수 없었습니다!
 
호되게 부딪쳐, 당신은 그만 가면을 떨어트리고 맙니다.
 
연나기에게 사과하려던 이들이,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굳힙니다.
 
연나기:아잇, 야⋯⋯! (황급히 손으로 제 얼굴 가린다.)
 
그리고……
 
연나기:(⋯⋯ 이거 안 되나? 아, 시발⋯⋯.)
 
 
???:■■■■! ■■■ ■■■ ■■!
 
알아들을 수 없는 울음을 웁니다.
 
음악이 뚝 끊어집니다.
 
춤을 추던 이들이 모두 동작을 멈추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연나기:⋯⋯좆 된거 같은데 이거.
 
동물의 털이 곤두서고,
 
꼬리를 흔들고, 발굽으로 땅을 두드리면서……
 
아, 그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 것만 같아요.
 
누군가 먹던 접시를 놓칩니다.
 
음식이 쏟아져 바닥을 더럽히고,
 
그리고 그중 하나가 당신의 신발 앞까지 굴러 옵니다.
 
채 손톱이 뽑히지 않은,
 
잘린 인간의 손가락.
 
 
???:■■■! ■■■ ■■■! ■■■ ■■!
 
조원필:도망치자 연나기!!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연나기:안 그래도 그 말 하려 했다고!
 
조원필:어느 방향으로 갈까?!
 
연나기:왼쪽! 달려! (수갑은 이제 의미가 없다. 네 손을 꽈악 잡고 서둘러 뛰어간다.)
 
 ✷ 회피 판정 ✷ 
 
연나기:
회피
기준치: 33/16/6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아이, 씨⋯⋯!
 
당신을 잡으려 드는 수많은 손과, 앞발과, 어쨌든 다른 것들에 긁혀 상처가 납니다.
 
HP 1 소실.
 
수갑에 묶인 채 뛰어가는 기분은,
 
정말이지 당신이 괴도가 된 기분이에요.
 
이런 기분을 언제 또 느껴보겠어요?
 
하지만 어디로 도망칠 수 있죠?
 
문은 봉쇄되어 있고, 창문은 너무 높고,
 
계단은 도중에 끊어져 있는데도요!
 
 
???:■■! ■■! ■■! ■■ ■, ■■ ■■■■!
 
아우성은 커져갑니다.
 
 ✷ 관찰력 판정 ✷ 
 
연나기:하하, 하⋯⋯! (비현실적인 상황에 왜인지 웃음이 난다. 내가 드디어 정신이 나갔나⋯⋯.)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커다란 액자의 그림이, 커튼처럼 일렁입니다.
 
연나기:(그치만, 그 어느 때보다 정신이 맑다.)
 
원한다면 들어갈 수 있을 것처럼요.
 
어쩌면……
 
림을 통해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연나기:야, 조원필.
 
조원필:...엉?
 
연나기:<해*포터> 좋아한다고 했지?
 
조원필:그..그치?
왜. 너 뭐하려고?
 
연나기:그럼 군말 말고 달려, 이 새끼야---------!!!!
(그림을 향해 뛰어 들어간다!)
 
조원필:어딜?!!!!!!!!
 
괴도는 크게 당황하지만 수갑 탓에 어쨌든 따라오긴 합니다.
 
그림에 손을 뻗으면 그대로 쑥 들어가집니다.
 
숨을 삼키고, 그림 속 으로 뛰어든다면
 
무사히 탈출할 수 있습니다.
 
─────── ✷ ───────
 
강한 밤바람이 불어, 눈을 뜨기 어렵습니다.
 
절로 재채기가 나옵니다.
 
연나기:헉, 허억, 콜록⋯⋯. (가쁘게 숨을 몰아쉰다. 와, 진짜 뒤질 뻔했네⋯⋯!)
 
그림 속에 들어왔다는 것에 신기해하는 것도 잠시,
 
이런 얇은 잠옷으로는 추운 밤 기온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조원필:....춥지, (제 겉옷 벗어 네게 둘러준다.) 그림 속에 들어오게 될 줄은 몰랐네. 대단한데?
하... 진짜 죽는 줄 알았어.
 
연나기:아오, 씨. 패딩 입고 잘 걸 그랬네 진짜. (덜덜 떨면서 네 겉옷을 꽈악 쥔다. 어째 무도회장의 데자뷰가⋯⋯.)
 
그림으로 본 고성 밖에는 무엇이 있었던가요?
 
아, 분명히 묘지였습니다.
 
공동묘지네요.
 
비석이 빽빽하게 세워져 있고, 계속 흙냄새가 납니다.
 
달빛만큼은 여전히 밝아,
 
원한다면 비석을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연나기:하⋯⋯. 그래, 가만히 앉아 있는다고 뭐가 되냐. (일어나서 비석을 살핀다.)
 
메리 레이시 벨 – 흡혈귀와 외계인의 습격으로 잠들다
 
연나기:⋯⋯?
 
건터 – 뱀인간에게 물려 잠들다.
 
연나기:(고개 기웃거린다.) 꿈 한번 드럽게 지독하네.
 
 
조원필 –좀비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남기고 잠들다. 2024.08.06
 
 
조원필 – 이계의 문지기 잠들다. 2024.10.27
 
기이한 사인입니다.
 
이런 사인으로 사망하는 게 가능이나 한가요?
 
이해할 수 없는 오싹함에
 
소름이 돋습니다.
 
비석을 훑어가는 당신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질 때였습니다.
 
 ✷ 관찰력 판정 ✷ 
 
연나기:여기 네 이름이 왜 있냐? 이상하네⋯⋯.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느리게 흔든다. 좀비 바이러스에 이계의 문⋯⋯. 뭐? 그런 게 이 세상에 존재할 리 없잖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갓 만들어진 듯 깨끗한 비석에 발이 걸립니다.
 
새겨진 글자가 유독 신경 쓰입니다.
 
글자를 확인할까요?
 
연나기:네 이름도 있으니 내 이름도 있을 법한데. 그치? (농담조로 말하고 비석의 글자를 확인한다.)
 
 
팬텀블루미스트 조원필 여기에 잠들다. 2025.01.26
 
이 이름이 이곳에 있다는 건...
 
연나기:⋯⋯.
 
조원필:왜 그래 연나기? 묘지가 무서운건가~..
눈이라도 가려드려?
 
연나기:(꿈이잖아, 이건⋯⋯. 황급히 네 쪽으로 돌아서 시야를 가린다.) 어, 무서워.
 
조원필:.....내 눈은 또 왜 가려주는거야?
 
연나기:⋯⋯너 같은 애들이 보기엔 좀 수위가 높아서.
 
갓 만들어진 무덤엔 새 흙이 얕게 덮여 있습니다.
 
연나기:내가 지켜주는 거지. 형사니까.
 
깊게 묻히지 않은 듯, 새하얀 관이 언뜻 보이네요.
 
원한다면 뚜껑을 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연나기:(⋯⋯진짜? 너와 새하얀 관을 번갈아 본다.)
 
 ✷ 정신력 판정 ✷ 
 
연나기:
정신
기준치: 79/39/15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지금 당장 저 관을 열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입니다.
 
닫힌 상자가 있다면 안을 궁금해하는 건
 
당연한 인간의 본능이잖아요.
 
연나기:(⋯⋯아니?! 난 안 열고 싶은데. 버틴다.)
으극⋯⋯.
 
관 뚜껑이 크게 들썩이더니
 
갑자기 열려버립니다!
 
안은 텅 비어 있습니다.
 
연나기:(아니, 꿈인데 내 의지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아오 깜짝이야.
 
그것에 안도할 새도 없이,
 
툭,
 
누군가 당신의 등을 밀쳤습니다.
 
아니, 밀친 걸까요?
 
조원필은 당신의 옆에 있는데도.
 
오히려 경악과 놀람으로 눈을 크게 뜬 채,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붙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습니다.
 
연나기는 관 안쪽으로 떨어집니다.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아니 애초에 얕은 무덤이니 작은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는데……
 
연나기:엉? 아니, 잠시만!
 
어째서일까요.
 
연나기:조원필!
 
조원필:연나기!!!
 
이 추락이 멈추지 않습니다.
 
연나기는 계속, 계속 추락합니다.
 
추락하는 꿈은 키가 클 징조라고 하던데,
 
아무리 그래도 이 나이에 그건 아니겠죠.
 
수갑이 묶여 있던 손목을 내려다보면 그저 말끔하기만 합니다.
 
 ✷ 지능 판정 ✷ 
 
연나기:(스물 일곱인데 뭘 또 키가아아아아아아아악-----!!!)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3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건 마치 동화 같아요!
 
토끼 굴 대신 끝없는 무덤에 떨어진 게 다를 뿐이죠.
 
하지만 이 추락의 끝은 어떨까요?
 
굴 안쪽에는 크고 작은 액자들이 걸려 있습니다.
 
연나기가 떨어져 내리며 액자들을 바라보면,
 
그것들은 전부 초상화네요!
 
다만 정적인 자세로 앉은 일반 적인 초상화가 아닌,
 
생동감 있는……
 
인물화에 더 가깝나?
 
 ✷ 자료조사 판정 ✷ 
 
연나기:(추락하는 와중에도 눈을 가늘게 떠 주위의 것을 살핀다.)
(보이나? 볼 수 있나?)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볼⋯⋯!
아, 다시, 다시.
(정신!!!!!)
 
 ✷ 자료조사 판정 ✷ 
 
연나기: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무수한 초상화의 공통점을 깨닫습니다.
 
전부 동일한 ‘사람’이 등장하고 있어요.
 
회색 머리와 검은색 눈을 가진 아이가 점점 자라는 형상입니다.
 
평범한 일상이네요.
 
추락은 아직 멈추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속도가 한층 느려지지 뭐예요.
 
연나기는 여유를 갖고 그림 하나하나를 뜯어볼 수 있을 거예요.
 
연나기:가만⋯⋯ 이거⋯⋯.
 
초상화 속 아이는 어느덧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초상화가 소곤거리며 당신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당신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아니면 그저, 이 굴에 떨어진 단 한 사람이 당신이었기 때문일까요?
 
이유를 알지 못할지라도, 초상화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첫 번째 초상화
 
그는 처음으로 기이한 일에 맞닥뜨렸습니다.
 
세계를 혼돈에 빠트리려는 나쁜 악당들에게서 의식의 키워드가 되는
 
중요한 물건을 훔쳐낸 거예요.
 
그는 기뻤고, 앞으로도 이 삶을 이어나가기로 합니다.
 
그에게 약점이 될 만한 것은 없었고,
 
그는 아주 유능한 ‘탐사자’였으므로
 
아무것도 문제 될 게 없었습니다.
 
자신만만하게 옥상 난간 위에 서 있는 팬텀 블루 미스트 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첫 사건이었을까요.
 
 
두 번째 초상화
 
몇 번의 사건을 겪으며 그는 더욱 능숙해졌고,
 
교활한 괴도가 되어갔습니 다.
 
사교도도 경찰도 그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죠.
 
아, 하지만 새로 발견한 신입 경찰은 그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이 경찰을 이용한다면 그의 일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았거든요!
 
아리아드네의 명화를 훔치는 팬텀 블루 미스트와,
 
그를 쫓는 당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괴도는 당신의 기억보다 더 얄밉게,
 
그리고 당신은 더 분하게 묘사되어 있네요.
 
연나기:(네 기억 속의 내가 이렇다고? 이걸 콱⋯⋯.)
 
두 번째 초상화 옆에서, 연나기는
 
‘피자 배달부가 되어 도망치는 팬텀 블루 미스트’와,
 
‘가장무도회에서 당신에게 춤을 권하는 팬텀 블루 미스트’,
 
‘총을 맞 은 척 피를 흘리는 가증스러운 팬텀 블루 미스트’,
 
‘당신에게 붙잡힌 채 꼴사납 게 애원하는 팬텀 블루 미스트’의 그림을 봅니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
 
 
펑,
 
반짝이 폭탄이 연나기에게 뿌려집니다.
 
연나기:아!
 
어디선가 감미로운 사랑의 세레나데가 들려오네요.
 
현재 기분은 어떤가요?
 
연나기:설마 이거 주마등이냐?
 
이성 회복 1D3
 
연나기:
rolling 1d3
(
2
 
)
 
=
2
 
추락이 이어집니다.
 
 
세 번째 초상화
 
그러나 혼자서는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그는 꽤 많은 위기를 겪었어요.
 
죽을 뻔한 적도 여러 번 있었죠.
 
아무리 강인한 탐사자라고 해도,
 
결국 그의 이성은 마모되고 체력은 깎여가거든요.
 
인간이 얼마나 죽기 쉬운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잖아요.
 
그럴 때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연나기:좋겠지 뭘 물어.
 
피를 흘리며 도망치는 팬텀 블루 미스트와, 그를 받아 안는 당신의 그림입니다.
 
당신이 보는 사이, 그림은 몇 번이나 깜박거리며 변해갑니다.
 
연나기:⋯⋯.
 
깨지는 유리 조각, 관람차에 갇힌 둘,
 
사교도에 둘러싸인 둘,
 
그리고 불꽃놀이.
 
어쩌면 의지하고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길을 선택해서 걸었지만,
 
선택하기도 전에 휘말린 사람에게도 그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떠나기로 합니다.
 
아주 가벼워지기 위해서.
 
당신의 위에서 불꽃이 터집니다.
 
연나기는 이때를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더라도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결국 팬텀 블루 미스트는 당신을 떠났는데도요.
 
약점 운운이나 하면서.
 
연나기:(듣는 이 없음에도 입을 연다. 허공인데, 분명 추락하는 중인 것이 분명한데 이다지도 포근한가.) 나도 너처럼 '선택'해서 널 따르기로 한 거야.
난 뭣도 모르고 휘말린 피해자가 아니야⋯⋯.
알아들었어? 멍- 청아.
 
……추락의 속도가 한층 느려집니다.
 
이제 거의, 공중을 유영하는 기분조차 들고 있습니다.
 
 
네 번째 초상화
 
시도는 꽤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휘말린 사람은 안전해졌으며,
 
그는 다시 가벼워졌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이 쉬워지진 않았습니다.
 
운이 나쁘게도, 괴상한 공간에 빠져버리고 말았거든요.
 
이 공간엔 탈출구가 없으니,
 
그의 장기인 탈출 마술도 무리였어요.
 
고성 지하에 쓰러진 팬텀 블루 미스트가 보입니다.
 
시체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아요.
 
아주 얕은 숨만 쉬고 있습니다.
 
연나기:⋯⋯. 가만, 이거⋯⋯.
(초상화를 덥썩 잡는다.) 이거 꿈이라며!?
 
그는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모든 탐사자에게 오는 끔찍하고 비참한 죽음이,
 
마침내 자신에게도 돌아온 것을,
 
괴도의 위대한 ‘시트’를 찢어낼 차례라 고 말이에요.
 
하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그림 속 팬텀 블루 미스트의 귀걸이가 빛납니다.
 
이윽고, 추락하고 있는 당신의 귀에서도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귀걸이가 빛나고 있습니다.
 
 ✷ 듣기 판정 ✷ 
 
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아, 씨⋯⋯ 바람 소리 때문에.)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나레이션을 읊는 것처럼요.
 
 
이 공간에서 의 텔레포트는 불가능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요!
 
 
한쪽 귀걸이를 가진 사람이 끌려 오고 말았습니다.
 
 
불완전한 이동이었으므로 ‘영혼’만 말이에요.
 
 
다섯 번째 초상화
 
그는 자신의 미련이 이 사태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끌려오며 생겨난 불완전한 탈출구를 이용하면,
 
둘 다 나갈 수 있을 거라고도 추측했죠.
 
그는 당신의 영혼이 튕겨 나가 갈기갈기 찢기지 않게 수갑을 채웁니다.
 
수갑을 찬 팬텀 블루 미스트와 당신이,
 
고성의 여기저기를 탐험하고 있습니다.
 
이후로는 당신이 겪은 그대로입니다.
 
……추락이 끝납니다.
 
당신은, 푸른 안개꽃이 한가득 핀 꽃밭에 떨어집니다.
 
은은한 향기가 당신을 감쌉니다.
 
아주 편안하고, 안온한 기분이 들어요.
 
이곳은 팬텀 블루 미스트의 관.
 
언제고, 그가 죽게 되면 눕게 될 무덤.
 
그러나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적어도 당신이 그를 구하겠다고 다짐한다면,
 
그는 앞으로도 숨 쉴 수 있을 거예요.
 
 ✷ 듣기 판정 ✷ 
 
연나기:(이번엔 추락 중이 아니니까 괜찮겠지. 다시 귀를 연다.)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어째서 아직도 먹먹한 거냐고! 제 귀 때린다.)
 
 
이곳에서 탈출할 아이디어 판정을 요구하세요,
 
 
지금은 당신이 탐사자잖아요!
 
연나기:뭐⋯⋯ 어떻게. 달라고 하면 되냐?
(제 뒷머리 긁적인다.) 지능 판정?
(개오글거리는데.)
 
 ✷ 지능 판정 ✷ 
 
연나기:오 씨⋯⋯.
(눈치본다.)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귀걸이는 서로 이끌리는 것 같으니,
 
지금 귀걸이를 사용한다면
 
팬텀 블루 미스트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연나기:(아깐 공간이 달라서 불가했다면, 이번에야말로⋯⋯. 손을 들어 제 귓가의 푸른 안개꽃 귀걸이를 만지작거린다.)
조원필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줘.
 
연나기는 마력 1D3을 지불하고 텔레포트를 사용합니다.
 
연나기:
rolling 1d3
(
2
 
)
 
=
2
 
조원필:……연나기!
연나기, 일어나봐!
 
눈을 뜨면, 아까의 그 무덤가입니다.
 
관은 굳게 닫혀 있고,
 
조원필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당신을 흔들고 있네요.
 
수갑은 여전히 당신과 조원필의 손목을 잇고 있습니다.
 
서로의 귀에 매달린 귀걸이도 그대로예요.
 
연나기:⋯⋯ 돌아왔어.
 
조원필:갑자기 관 안으로 쓰러지더니 기절해버려서, ....놀랬어. 좀 괜찮아?
 
연나기:돌아왔다고! (본능적으로 너 끌어안는다.)
 
조원필:(얼떨떨하게 몸이 굳어있다가 네 등 쓸어준다.)
.....무사해보여서 다행이다..
 
연나기:(안은 것까진 좋았는데 이제 어떡해야 하지. 머뭇거리다 목을 두른 팔에 힘을 뺐다. 춤을 출 때보다 가까이 시선이 마주한다.) 야, 그⋯⋯.
(개 정 색.) 이거 꿈 아니잖아. 왜 거짓말 하냐?
 
조원필:.....아니 눈치챈 줄 알았는데.. 믿더라고.
연나기 순수하네~. 싶었지. (장난스레 웃는다.)
 
연나기:그럼 말이 안 되는 상황의 연속인데 그걸 안 믿고 배겨!? (이내 멱살을 잡아 짤짤 흔든다.)
꿈이라고 생각 안 했으면 너 보고 싶었느니 볼만 하다느니 그런 얘긴 안 했지!!!
 
조원필:덕분에 네 진심도 들을 수 있었고.
난 좋았는데?
아아~. 아파아. (엄살)
 
연나기:(그저 민망함일 뿐인가? 귀 끝이 조금 붉어진다.) 음침하게 그거 듣고만 있고.
 
조원필:음침~??
본인이 말해놓고! (억울)
 
연나기:됐어! 씨⋯⋯. (잡았던 것 놔 준다.)
(고민하다 입 연다.) ⋯⋯야.
 
조원필:네가 쓰러져 있는 동안, 탑 문이 열렸어.
.......엉?
 
연나기:아 그래? 그거 잘 됐네.
 
조원필:그니까. 저 위로 올라가면 뭐라도 될 것 같은데., 너 괜찮으면 슬슬 가볼까.. 하고.
근데 사람 부르고 왜이리 뜸 들여?
 
연나기:아 씨, 이거 쪽팔려서⋯⋯.
난 네가 놓고 간 미련이야. (낯간지러운지 눈 질끈 감고 네 가슴팍 한 번 친다.)
네 약점이 아니라.
너무 가벼우면 공허하지 않냐?
뭐든 혼자 하려고 하니까 이 사달이 나지⋯⋯.
차라리 처음부터 도와달라고 했으면 편했을 걸, 너도.
 
조원필:..염치가 없잖아.
나 때문에 여기 끌려와서.. 이런 일 겪게 하고.
그렇게 헤어졌으면, 좋은 모습으로 만나야하는데..
 
연나기:(자리에서 일어나 슬 걸음을 옮긴다. 잠시 놓았던 손은 다시 잡고,) 그런 새끼가 같이 있고 싶냐고 물어봤는데 응이라고 대답해?
⋯⋯꼭 좋은 모습일 필욘 없어.
네가 말하는 좋은 모습이란 게 뭔데?
 
조원필:적어도 이건 아니었어.
지금은.. 하.
(마른 세수하더니 슬쩍 고개 돌린다.)
어떻게 안 거야?
 
연나기:⋯⋯. 그냥 알게 됐어. 안 되냐?
더 정확히 말하자면, '네 관에 들어갔다 나왔어.'
 
조원필:안 될 건.. 없지.
내 관에?
아까 그럼.. 그 관이 내 관이었던거야?
 
연나기:(황급히 입 막는다.) 아 씨, 이거 내가 왜 말했지?
 
조원필:....괜찮아.
내 죽음 정도야 어느 정도 예상했었으니까.
 
연나기:쿨한 척 하지 마라.
뭘 죽어 죽기는.
아직 젊으면서⋯⋯.
 
조원필:....그래, 그럼.
너도 나도, 살아야하니까.
일어날까? (수갑 찬 손으로 네 손 꼭 잡는다.)
 
탑 안에 들어가면, 그곳은 천장까지 빙글빙글 가파른 나선계단이 이어져 있습니다.
 
다리를 혹사할 시간입니다.
 
조원필:하.. 진짜 언제 다 올라가냐? (까마득..)
 
연나기:(부들부들⋯⋯.)
 
조원필:'형'이 앞장설까?
 
연나기:엘리베이터 뒀다 어따 쓰냐고-----!!!!!
됐거든?!
 
조원필:참나..ㅋㅋ
 
연나기:(오기로 선두에 서 빠르게 오른다.) 빨리 와! 느려 터졌어 아주.
 
조원필:천천히 가아.
......
근데, 어떻게 지냈어?
 
연나기:⋯⋯ 내가 묻고 싶은 말인데.
아까 네가 꿈인 척 하고 제대로 대답 안 해줬잖아.
 
조원필:사교도들한테 쫓기면서 지냈지.
그러다가 이런 공간에 갇혀서..
아까 너 처음 본 그 감옥에 있었던거야.
 
연나기:(물론⋯⋯. 그래. 액자 너머로 다 보긴 했지만.)
 
조원필:그게 진짜 끝이야.
 
연나기:얼마나 갇혀있었는데?
네가 사라진 그 날 이후로 계속?
 
조원필:글쎄, 기억도 안나네..
비슷해. 그쯤이었으니까.
 
연나기:참 나⋯⋯. 난 일부러 날 피하는 줄 알았어.
그것도 맞나?
 
조원필:.....그럴리가.
물론 안엮이면 더 좋겠단 생각은 했지.
 
연나기:아, 그건 아냐? (조금 기분 좋아졌다.)
 
조원필:너한테 피해 안 끼치기로 했으니까.
나랑 엮이면.. 사교도 때문에 너도 위험해지잖아.
그걸 내가 도저히.. 볼 수는 없겠더라고.
 
연나기:왜 볼 수 없을 것 같은데?
그 때랑 같은 대답 할 거냐?
 
조원필:...
넌 내 미련이잖아.
다치지 않길 바랬어.
그냥.. 그런 감정이 들었어.
사교도 핑계로 더 잡아두기엔 내가 너무 나빴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연나기:(몇 걸음 더 앞서서 돌아보면, 이 쪽이 너를 내려다보게 된다.)
(엄지와 중지로 이마에 딱콩, 딱밤 한 대 아프지 않게 놓아주고.) 미련이 왜 미련이겠어.
쉽게 잊어버리지 못하고 계속 끌리니까 미련인 거지. ⋯⋯ 네가 놓고 가 버려서 그렇다고.
바~ 보야.
(양 팔이 모두 자유롭지 않으니 한 쪽 팔로만 팔짱 끼는 시늉을 한다.) 난 너랑 엮이면 재밌는 것 같아.
⋯⋯어, 즐거워. 죽고 싶다는 건 아닌데.
 
연나기:그냥 좀⋯⋯. (눈 굴린다.) 뭔지 알지? (적당히 눈치껏 알아먹으라는 신호.)
 
조원필:.....
연나기.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데...
나 좋아해?
 
연나기:미쳤냐?
 
조원필:진짜로?
 
연나기:니랑 있으면 즐겁다고! 하하호호 연애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잔뜩 붉어져선 또 멱살 잡았다. 비슷⋯⋯ 한가? 몰라!)
 
조원필:(넌 내 미련이자 내 짝사랑 상대인데. 이것도 참.. 고역이네..)
에휴, 됐다. 마저 가자. (멱살 풀어주고는 앞장서서 올라간다.괜히 기분도 다운되는 것 같고... 나만 자기 좋아하냐고. 같은 마음이 아냐?)
(....하. 고민한 난 또 뭐지. 베스트 프렌드 이런건가. 아니면 놀이 상대?)
형사님은 차암~. 정이 넘치는 것 같아. (삐뚤)
 
연나기:뭐야, 왜 또 지랄인데⋯⋯.
좋은 말 해 줘도 난리야. 니랑 있으면 재밌다니까?! (씩씩.)
그러니까⋯⋯. (오래 잡고 있느라 습기찬 손을 잠시 놓았다가 손가락 하나하나 얽어 잡는다.) 빨리 올라가자고.
일단 여긴 탈출해야 할 거 아냐.
 
나선계단의 중간쯤,
 
너무 높이 올라와 여기서 떨어지면 확실히 죽겠다 싶은 높이에 오면
 
갑자기 계단이 아래부터 붕괴합니다.
 
 ✷ 민첩 판정 ✷ 
 
연나기:그래⋯⋯. 어쩐지 평화롭다 했다!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아, 씨⋯⋯. 다리에 힘이.
 
1d3판정
 
연나기:
rolling 1d3
(
2
 
)
 
=
2
 
떨어진 구조물에 팔이 스쳐 부딪힙니다.
 
체력 2감소
 
조원필:
rolling 1d10
(
8
0
)
 
=
8
 
연나기:와, 부러질 뻔했네!
 
조원필:흠....
rolling 1d5
(
4
 
)
 
=
4
 
연나기:야, 서두르자. 빨리. (너 끌어 당긴다.)
 
조원필:이게 이렇게 되네.
 
연나기:⋯⋯ 뭐가, 또.
 
 ✷ 민첩 판정 ✷ 
 
연나기: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당신의 발밑에서 계단이 무너집니다.
 
연나기:하, 진짜 힘 다 빠져가지고⋯⋯.
 
아찔한 높이에서의 추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나기:엇
아, 잠⋯⋯ 깐?!
 
그러나, 이번에는 끔찍한 고통이 오겠죠.
 
조원필:연나기! 내 손 꼭 잡아.
절대 놓치면 안된다?!
 
어쩌면 당신의 이름 이 새겨진 비석이 새로 돋아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연나기:놓칠 생각은 니랑 헤어지고부터 한 번도 한 적 없어!
 
하지만 다음 순간, 당신은 위쪽으로 밀려납니다.
 
조원필이 당신을 밀치고, 대신 떨어진 것입니다!
 
당연히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연나기는 이어진 손목에 격통을 느낍니다.
 
사람 한 명의 무게를 버티기엔 역부족입니다.
 
연나기:아윽, 잠시만⋯⋯. 이 새끼야!
 
조원필:하! 하.. 미안. 무겁지.
....기다려봐, 풀어줄테니까.
 
연나기:어? 어어? 야!
야 진짜 지랄⋯⋯.
하지 마라.
 
조원필:조금만 더 올라가면 끝이니까. 최대한 빨리 달려가면 괜찮지 않을까 싶거든?
 
연나기:(완고한 표정으로 너 내려다 본다.) 하지 말라고 했어.
 
다른 손으로 자신의 수갑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합니다.
 
팬텀 블루 미스트는 열쇠 따기에 무한한 재능이 있었죠.
 
그가 무엇을 시도하는지는 뻔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연나기?
 
그대로 둘까요?
 
아니면…… 끌어올릴까요?
 
연나기:와, 야!!! 나 정신 나가는 거 보고 싶어서 그러냐고! 그런 거야, 이 새끼야?!
(젖 먹던 힘까지 짜서 끌어올린다!)
 
 ✷ 근력 판정 ✷ 
 
연나기:제발⋯⋯ 지랄 그만하고 같이 살 생각부터 해, 넌⋯⋯!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마침 내 조원필을 계단 위쪽으로 올리면,
 
붕괴는 멎고 둘은 안전해집니다.
 
연나기:하하⋯⋯. (허탈한 웃음.)
 
어느덧 탑의 꼭대기입니다.
 
연나기:(다시 네 멱살 잡는다.)
 
출구에서 환한 달빛과 서늘한 밤바람이 동시에 불어옵니다.
 
조원필은 연나기가 자신을 구한 것이 상당히 얼떨떨한 모양입니다.
 
연나기:한 대만 맞자.
 
풀리다 만 수갑이 짤그락거리고……
 
조원필:.....
넌 진짜,... 날 포기하질 않는구나.
내가 너한테 뭐라고.
 
연나기:넌 왜 자꾸 널 포기하는데?
 
조원필:그냥 경찰이라서 그런거야?
경찰이면, 시민을 구해야하니까?
 
연나기:⋯⋯경찰이라서⋯⋯.
⋯⋯자꾸 어디론가 사라지려는 시민을 그냥 봐 줄 수가 없어서⋯⋯.
⋯⋯아니야!! (버럭. 탑 내부를 울리는 목소리가 둘 사이로 되돌아올 때 쯤, 힘에 부친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선지 조금 붉어진 얼굴이 빛을 받아 눈에 띈다.)
아니라고. 그러니까 한 대만 맞자⋯⋯. 제발.
 
조원필:.....이유 좀 말해줘. 그러면, 딱.... 한 대만 맞아줄게. (눈 슬 감고 한숨 푹 쉰다. 난 포기 하려는게 아니라... 너 구하려고 이러는 거라고.)
 
연나기:(모르겠어. 함께 몇 번의 위기를 극복해서 생기는 전우애인지, 무료한 일상 속 유일하게 부는 바람이라 더 시선이 가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종일 손을 잡고 있어 생긴 온기로 인한 착각인 건지.) ⋯⋯나는 널 포기하고 싶지 않거든.
기절해 있는 동안 네 인생을 엿봤어. 외로운 나날이었겠다 싶더라고. (몽중몽인가. 이 기묘한 공간이 왜 굳이 내게 이런 사실을 알려준 건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네 과거가 나에게 스밀 만큼 우리의 관계가 돈독해졌다는 거야. 그러니까 널 패서라도 정신 좀 차리게 해 주고 싶어서. (표현 방식이 조금 거칠지만 아무튼 어때⋯⋯.)
널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여기 있다고!
나!
⋯⋯ 네 형사가.
그러니까 날 봐서라도 그 희생정신은 좀 넣어두고,
 
연나기:⋯⋯ 좀⋯⋯. (아,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거지, 나.)
(⋯⋯ 빨개졌다.) 아, 씨. 몰라!!!!!!!
 
조원필:내 인생을 엿봤다고? (아.. 이건 이거대로 충격인데? 어디까지????) 아니,...... 아니. 어디까지 알고 있는데? 그런 말 나한테 안해줬잖아! ...난 팬다고 정신 차려지지도 않던데. 난 채찍보다 당근이라. .. 연나기가 당근을 줄 수 있는지도 모르겠네. (괜스레 입 비죽인다.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지. 난 진짜.., 모르겠는데.)
.....내가 너한테 많이 중요해? 내가 없으면 네 인생이 무료해질만큼?
난,... (입술 잘근 깨물다가 너 쳐다본다.) 좋아해서 이러는거야. 좋아하는 사람이 나 때문에 다치고 있는 꼴을 볼 수가 없어서 멀리 떨어졌던 거고, 죽을 각오했더니 앞에 나타나는 내 기분도 알아달라고. ... 아까 그게 뭐가 대수겠어. 네가 죽는 것 보다 내가 다치는 게 훨 나아.
그러니까, 애매하게... 굴지 말고. (수갑 찬 손 끌어오더니 네 손등에 입술 맞춘다.)
너도 나 좋아한다고 해줘.
 
연나기:네가 나한테 멋대로 보여줬잖아!!! (그런 적 없다. 아무튼 조원필의 '의식'은 영문을 모르는 일이다.) 너 기저귀 차던 시절부터 어린이였을 땐 물론이고 괴도 데뷔 첫 날, 놀이공원에서의 일, 그 이후의⋯⋯. 아무튼 다 알거든?! (초상화가 그렇게 자세히까지 묘사해주진 않았지만 아무튼. 잔뜩 흥분해선 자유로운 손으로 네게 삿대질한다.)
⋯⋯. (입술이 손등에 닿으면 그로부터 간질거리는 기운이 파동이 일듯 서서히 퍼져 나간다. 언제, 언제부터⋯⋯? 아니, 중요한 건 이게 아니지. 우리의 만남은, 너와 날 둘러싼 사건은 그 기원을 따지기에 너무나 무의미한, 비현실적인 일의 연속이니까. 꽈악 주먹을 쥔다. 때리려는 건 아니고, 낯간지러워서 이러는 거다.)
나도 네가 죽는 건 싫어.
⋯⋯ 그만큼 중요해. 눈 앞에 안 보이면 어디서 또 무슨 이상한 일에 휘말려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고.
이게 좋아하는 거냐? 누굴 막 그렇게 좋아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놀이공원에서⋯⋯ 이미 연애해본 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조원필:난..보여준 적 없거든!? 기저귀 차던 시절까지도 봤다고? 허! 허...!!! 왜 그렇게 자세히 들여다 본거람. 이러다 결혼까지 하겠다? (삿대질 하는 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보다가 내려준다.) 형한테 그러는 거 아니다?
(꽈악 주먹 쥐자 때리려는 건가..? 싶어 괜히 네 행동 의식한다. 그래. 맞더라도 마음 먹고 맞는 거랑은 또 다르니까..)
.....그거 좋아하는거야. 친구라는 정이 아니라,.. 좋아하니까 걱정하고. 좋아하니까 생각나고 그런거야. 형사님은 나 없는동안 연애도 안하고. 뭐했담? (괜히 놀리는 어조지만, 네가 진짜 연애하고 있었다면 섭섭했을 수도. 아니? 어엄청 섭섭했을 수도).
(고개 들어올려 네 입에 짧게 입 맞춘다.) 안 죽을게, 방금은 내가 너무 무모했어. 네가 어떻게 될까봐 정말,.. 무서웠다고.
그러니까 이만 화 풀고, 봐줘.
너 내가 아닌 동료가 똑같이 이런 일을 겪게 되면, 그 사람 자꾸 생각날 것 같아?
 
연나기:(어버버) 겨, 결⋯⋯. 갑자기 그 소린 왜⋯⋯! (차마 말을 끝맺지 못한 채 네 말을 잠자코 듣는다. 그, 그런 거야? 네가 부재하는 동안 계속 네 꿈을 꾸고, 확실하게 갈무리하지 못한 우리의 마지막이 계속 떠오르고, 그 때 널 붙잡고 싶었던 마음이⋯⋯.)
(그게, 그런 거라고? 혼란스러운 통에 이름붙인 감정을 의식하기 시작하자 표정 관리가 안 된다. 애초에 제대로 하려 마음먹은 적도 없었지만.) 너 그럼⋯⋯.
(쪼옥, 입술끼리 서로 맞붙었다 금세 떨어진다.) 너, 너⋯⋯!!!
(어, 생각날 것 같아. 나도 사람인지라. 근데⋯⋯. 지금의 네가 생각날 만큼은 아냐⋯⋯.)
⋯⋯.
몰라, 임마--------!!!!!!!! (솔직하지 못하다.)
 
조원필:싱겁기는..
 
높은 탑 위에 섭니다.
 
보름달을 제외하고는, 별이 하나도 뜨지 않은 밤하늘입니다.
 
종탑이었나봐요.
 
줄이 달린 종이 걸려 있네요.
 
줄을 당기면 종이 울리는 구조입니다.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너무 높은 곳에 올라와서 그럴까요.
 
다소 현기증이 돕니다.
 
조원필이 당신을 잡아주며,
 
조원필:왜 나때문인데? (줄에 붙은 쪽지를 떼어 보여준다.)
종을 울리고 돌아가래.
 
연나기:씨, 처음이었다고⋯⋯. (웅얼거린다.)
 
조원필:돌아가면 한 번 더 해줄게.
그럼 됐지?
 
연나기:아니, 그 소리가 아니라학 (아오, 혀 씹었다⋯⋯.) 줄이나 당겨!
 
조원필:같이 당기자.
하나, 둘..
 
연나기:⋯⋯알았어.
(세엣, 신호와 함께 줄을 잡아당겼다.)
 
종을 울리자,
 
청명하고 맑은 종소리가 퍼져나갑니다.
 
동시에 그 커다란 보름달이 하나의 출구로 변합니다.
 
공간에 생긴 균열이라고 하는 게 좋을까요.
 
하늘에 뻥 뚫린 구멍을 보는 건 굉장히 이상한 일이지만,
 
오늘은 이미 이상한 일들을 충분히 겪었으니까요.
 
하지만, 저 위까지 어떻게 도달할 수 있단 말이죠?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없는 데다가,
 
여긴 비행기나 기구, 하다못해 행글라이더나 거대풍선도 없는데요.
 
연나기:⋯⋯ 괴도는 언제나 하늘로 사라지잖아.
(팔꿈치로 툭, 친다.) 방법 없냐?
 
조원필:연나기, 날 얼만큼 믿어?
 
연나기:⋯⋯그냥 믿어.
 
조원필:꿈이라고 생각하면, 꿈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잖아.
사상 최대최후의 마지막 마술, 널 위해 보여줄게.
 
그리고 그는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연나기:마술? 여기서?
 
팬텀 블루 미스트의 장갑은 너덜너덜 하고 해지고,
 
손목엔 수갑까지 채워져 있지만.
 
이 손으로 수많은 일을 해낸,
 
대괴도의 손이거든요.
 
조원필:안잡을거야?
 
연나기:⋯⋯ 말을 정정하지.
네 인생을 다 아는 사람이잖아, 또 내가.
네가 여태까지 지나온 삶에 한 치의 거짓도 없었음을 내가 보증할게.
그만큼 믿어. (손을 내밀어 잡는다.)
(이어지는 낯에는 작은 미소가 걸렸다.) 기대해도 되냐? 마술.
 
조원필:네가 믿어주는 만큼..
실망 안시키려고.
 
조원필은 아무런 예고도 전조도 없이,
 
갑작스레 당신을 끌어당겨,
 
종탑의 바깥에 발을 디딥니다.
 
바람이 거세게 붑니다.
 
그만 눈을 감아버리고 추락에 대비하지만,
 
아무것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시 눈을 뜨면, 당신은 하늘 위에 서 있습니다.
 
종소리가 은은하게, 계속 퍼져나갑니다.
 
잠시 숨어 있었던 별들이 하나둘 피어나고,
 
반짝이는 별빛 아래에서 괴도는
 
당신을 더 위로, 위쪽으로 끌어올립니다.
 
한 발짝씩 걸을 때마다,
 
분명히 계단도 받침대도 없는 하늘인데,
 
무언가 당신의 발아래를 단단하게 받치고 있습니다.
 
두려움은 없습니다.
 
이건 마술이거든요.
 
아니면, 마법이라거나.
 
어쩌면 기적이에요!
 
연나기:⋯⋯너랑 있으면 역시 재밌는 것 같아.
 
조원필:어때. 만족스러워?
아래 봐, 아름답지.
....너랑 볼 수 있어서 좋네.
 
연나기:(고개를 숙이면 하늘이 화답하듯 바람이 머리카락을 간질인다.) 비현실적이네⋯⋯.
믿겨지는 게 하나도 없어.
 
그렇게 하늘을 걸어, 그저 평화롭게 걸어가,
 
달의 모양을 한 문 앞에서, 팬텀 블루 미스트는 말합니다.
 
조원필:사실, 귀걸이를…… 훔쳐 가려 했어.
나로 인해 위험을 겪게 되었잖아? 귀걸이를 가져가면 나와 너의 연결점은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니까...
어쩌면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기, 앞으로도 내 약점이 되어주지 않을래?
만약에, 날 계속 보고 싶다면,
보는 게 싫지 않다면……
 
조원필:또 만나러 가도 될까.
 
바람이 불어, 당신의 귓가를 훑고 지나갑니다.
 
귀걸이는 아직 당신의 귀에 걸려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참 많은 선택을 해왔죠.
 
이번이 당신의 마지막 선택이 될 거예요.
 
귀걸이를 돌려주면, 이 지긋지긋한 인연은 완전히 끝이 날 것입니다.
 
귀걸이를 돌려주지 않는다면, 더한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겠죠.
 
연나기:끊어지는 건 한 번이면 족해. (일전에 널 구하기 위해 단절되기로 마음먹은 적이 있었던가? 그 땐 형사와 괴도도 아니었고⋯⋯. 뭐지. 기억에 안개가 낀 듯 흐릿하다. 당최 왜 그런 말이 입 밖으로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좋아한다며? (아 씨, 말로 꺼내는 것도 영 익숙지가 않은 감정이다.) 만나러 와.
너도 이제 내 약점이니까 내가 지켜줘야지⋯⋯. 안 그래?
(손을 뻗어 흩날린 머리카락을 정돈해준다.) 귀걸이는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 테니까.
문득 지치거나, 외로워지면⋯⋯.
그 때 찾아와.
 
연나기:꼭 그런 상황이 아니어도 되고.
 
당신이 팬텀 블루 미스트에게 뜻을 전하자,
 
그는 괴도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여린 표정이 됩니다.
 
하지만 곧 자신만만한, 당신에게 익숙한 미소로 변하네요.
 
괴도는 당신의 귀에 걸린 귀걸이를 살짝 매만집니다.
 
서로의 귀에서 안개꽃이 반짝입니다.
 
조원필:...고마워, 내 형사님. 나도 너랑 헤어지는 건 싫어. ....진작 널 만났어야 했는데. 내 약점이 밥은 잘 먹고 있는지, 뭐하는지 궁금하니까.. 지치거나 외로울 때가 아니더라도 불쑥 찾아가면 안돼?
언제든 갈게. 문만 열어둬.
마지막으로 작별의 뽀뽀는?
 
연나기:⋯⋯ 말 안 해도 그럴 거야.
(눈을 감고, 고개를 슬 기울여 낯을 가까이했다. 가만, 근데 이거 그냥 들이받기만 하면 되는 건가? 거리가 좁아들 차에 슬그머니 눈치를 보듯 눈꺼풀을 살짝 들어올린다.)
 
조원필:...왜 또 망설여? (네 행동에 뒷목 쓸어주다가 끌어당겨 입을 맞춘다. 물론 아까보다는 길게, 고개도 두어번 정도 옮겨댔지만..)
내가 알려줘야 할 게 많네.
 
조원필이 당신을 잡았던 손을 떼자,
 
언제 그랬냐는 듯 수갑이 깔끔하게 풀어집니다.
 
연나기:(푸시식⋯⋯.) ⋯⋯ 진짜 적응 안 되네, 이거.
 
조원필:잘가, 연나기.
푸욱, 자고.
내 꿈 꾸고.
 
연나기:너도⋯⋯.
 
당신은 자신을 끌어당기는 부드러운 힘을 느낍니다.
 
공간의 균열로, 달의 구멍을 통해 왔던 곳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연나기:'잘 자.'
또 보자.
 
작은 속삭임을 끝으로 연나기는 눈을 감습니다.
 
바야흐로 위대한 모험의 끝 입니다.
 
새까만 어둠이 눈꺼풀을 덮고……
 
……
 
……
 
새 소리가 들립니다.
 
아침입니다.
 
잠에서 깨면, 아마 간밤 좋은 꿈을 꾼 것 같아요.
 
더없이 개운하고 뿌듯한 기분입니다.
 
그래요. 꿈에 괴도가 나왔었죠.
 
그건 정말 꿈이었을까요?
 
당신은 괴도의 전언을 생각하며,
 
서서히 잠기운을 몰아냅니다.
 
연나기:으으음⋯⋯. (기지개 쭈욱 편다.)
 
어디선가 꽃향기가 납니다.
 
옆을 보니, 왠지 창문이 열려 있네요.
 
분명히 창문을 닫고 잤는데 말이에요.
 
연나기:⋯⋯? (가까이 간다.)
 
아, 잠시만……
 
누군가 아주 가뿐하게, 창턱에 착지합니다.
 
어디서 들어온 걸까요.
 
마치 새가 날아 들어온 것처럼.
 
환하게 웃는 그는, 푸른 안개꽃 다발을 당신에게 내밉니다.
 
정말이지, 프로포즈로 오해하면 어쩌려고요!
 
다시 만난 괴도가 즐거운 듯이 웃습니다.
 
연나기:아니 이렇게 바로?
 
조원필:좋은 아침~. 내 사랑.
 
물론, 이것은 당신에겐 최선의 결말이겠지요.
 
연나기는 조원필과 함께하는, 진정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 ✷ ───────
 
 
ED2. 굿 모닝, 팬텀 블루 미스트!
 
조원필과 연나기는 재회합니다.
 
함께 나눈 귀걸이는 여전합니다.
 
둘은 앞으로 어떻게 지내게 될까요? 연나기는 조원필을 다시 체포하려 할까요? 조원필은 표면적인 괴도 일을 그만둘까요?
 
이후의 일은 시나리오가 아닌, KP와 PL 이, 그리고 두 명의 연나기가 정할 일입니다.
 
연나기의 행복을 빌며, 캠페인 엔딩 보상으로 이성 회복 1D5가 지급됩니다.
 
지금까지 수고하셨어요.
 
연나기:
rolling 1d5
(
4
 
)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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