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 팬텀 블루 미스트 1부

2025. 1. 5. 15:14·TRPG/필연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범인을 색출해내는 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범죄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감옥에 들어가기 일쑤죠.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기어 다니는 죄 많은 그들…… 아, 물론 동정하는 건 아니에요. 정의로운 신입 형사인 당신에게 죄는 뿌리 뽑아야 할 악덕이며, 악당은 혼쭐을 내줘야 할 불량 씨앗이니까요.

 “그런데, 벌써 몇 번째 검거에 실패하는 게 가당키나 하냔 말이야!”

 쾅, 상사가 책상을 크게 내리치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책상 위에는 오늘 아침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신문이 펼쳐져 있습니다. 1면에 들어간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 유명한, 팬텀 블루 미스트의 화려한 예고장입니다. 어렵게 꼬아놓은 퀴즈나 수수께끼도 없이, 정정당당하게(이 말을 써도 괜찮을까요?) “몇 월 며칠 몇 시 몇 분, 어느 장소에서 보아요!” 발송된 예고에는 언제나 그렇듯 푸른 안개꽃이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이왕 친절하게 예고장을 보낼 거라면 뭘 훔쳐 가는지도 말해달라고!”

 그렇습니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범인을 색출해내는 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범죄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감옥에 들어가기 일쑤죠.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기어 다니는 죄 많은 그들…… 사이에서도, 경찰을 우롱하며 훨훨 날아다니는 푸른 안개의 괴도!

 

약칭 ‘팬블미’ 플레이로그 백업

 

 

이번에는 꼭, 반드시……
그를 붙잡아 보이겠어요!

 

KPC 조원필 / 철재
PC 연나기 / 제리

 

─────── ✷ ───────

 

연나기:
rolling 3d6*5
(
2
6
+
3
6
+
2
6
)
*5
 
=
35
 
─────── ✷ ───────
 
⟡저주받은 보석<a href=⟡ KPC ⟡⟡ PC ⟡조원필연나기
 
─────── ✷ ───────
 
─────── 도입 ───────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범인을 색출해내는 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범죄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감옥에 들어가기 일쑤죠.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기어 다니는 죄 많은 그들……
 
아, 물론 동정하는 건 아니에요.
 
정의로운 신입 형사인 당신에게 죄는 뿌리 뽑아야 할 악덕이며,
 
악당은 혼쭐을 내줘야 할 불량 씨앗이니까요.
 
 
상사:그런데, 벌써 몇 번째 검거에 실패하는 게 가당키나 하냔 말이야!
 
 
쾅-!!!!!!!!!!!!!!!!!!!!!!,
 
연나기:(또 시작이네, 꼰대 새끼⋯⋯.)
 
상사가 책상을 크게 내리치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책상 위에는 오늘 아침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신문이 펼쳐져 있습니다.
 
1면에 들어간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 유명한,
 
팬텀 블루 미스트의 화려한 예고장입니다.
 
어렵게 꼬아놓은 퀴즈나 수수께끼도 없이,
 
정정당당하게(이 말을 써도 괜찮을까요?)
 
발송된 예고에는 언제나 그렇듯 푸른 안개꽃이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상사:이왕 친절하게 예고장을 보낼 거라면 뭘 훔쳐 가는지도 말해달라고!!!
 
그렇습니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범인을 색출해내는 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범죄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감옥에 들어가기 일쑤죠.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기어 다니는 죄 많은 그들……
 
사이에서도, 경찰을 우롱하며 훨훨 날아다니는
 
 
푸른 안개의 괴도!
 
이번에는 꼭, 반드시…… 그를 붙잡아 보이겠어요!
 
 
상사:이봐, 듣고 있는 거야?
 
연나기:'친절한 예고장' 이라뇨. 애초에 시대가 어느 땐데 구닥다리 예고장 따위를⋯⋯. (불만스럽다.) 이거야말로 진짜 불친절의 끝 아닙니까?
듣고 있습니다. (-_-)
 
 
상사:신입이 벌써부터 말을 얹는거야?, 에잉, 쯧쯧……
나가봐!
 
연나기:연차 낮다고 말도 못 합니까?
(나가라니까 나가긴 한다.)
 
 
상사:이게!!!!!! 잘리고 싶어?!
 
주먹을 불끈 쥐고 다짐하는 것도 잠시,
 
상사의 꼰대질에 당신은 쫓겨나듯 방을 나옵니다.
 
마음먹은 대로 돌아갔다면 만사가 참 쉬웠을 텐데요.
 
 
동료 1:오늘은 평소보다 심기가 안 좋으시네요.
 
 
동료 2:왜, 또 그 괴도가……
 
동료들이 소곤거리다, 당신이 오자 반갑게 맞이합니다.
 
 
동료 1:커피 마시고 일해요~ 이럴 때 한숨 돌려야죠.
 
연나기:(가볍게 고개 끄덕이며 커피 받는다.) 감사합니다.
 
손에 뜨거운 커피가 안착합니다.
 
종이컵 안을 들여다보면,
 
새까맣고 끈적끈적한 액체 위에 언뜻 당신의 모습이 비치네요.
 
조금 피곤해보이지만 눈빛만은 힘이 들어간.
 
이 정도면 제법 정의로운 경찰 같지 않나요?
 
뿌듯해해도 좋아요.
 
아니, 뿌듯해하자고요.
 
마침내 꿈에 그리던 경찰에 들어온 당신은
 
생각하고는 다른 여러 일에 당황한 적도 있지만 (주차 단속, 무단횡단 단속, 음주 단속, 기타 등등)
 
팬텀 블루 미스트라는,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는 대사건에 합류할 기회를 얻었으니까요.
 
 
동료 1:나기 씨도 이제 경찰 태가 나네요~ 햇병아리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연나기:(비유임을 알아도 어째 퍽 듣기 좋은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하.
 
 
동료 2:아니, 정말 엊그제였잖아. 몇 달밖에 안 됐다고?
 
 
동료 1:아하하, 그랬었나. 그런데 나기 씨,
지난번 괴도가 출몰했던 현장에 있었다면서요.
혹시 재미있는 일화 같은 거 없어요?
 
 ✷ 지능 판정 ✷    
 
연나기: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3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재미있는 일화라고 한다면, 아마도……
 
자각하기도 전에, 당신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말이 흘러나옵니다.
 
분명히 명화 절도사건이었죠.
 
괴도와 일대일 매치를 했던 역사적인 순간!
 
동료들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가득 차오릅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나기는 그때의 일을 회상하기 시작합니다…….
 
─────── 회상 ───────
 
한 달 전, 달이 뜨지 않은 밤.
 
시내 XX 미술관은 한밤중인데도 전층 불을 밝히고,
 
숨을 죽인 채 괴도의 침입을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입구부터 경찰들이 오가는 차를 경계하고 있네요.
 
나기는 이런 큰 사건에 차출된 것이 처음이라 심장이 떨리기만 합니다.
 
원래 같았다면 신입 중에서도 신입인 나기에겐 기껏해야 순찰 정도가 떨어졌겠지만,
 
이번엔 운이 좋았어요.
 
괴도가 보낸 예고장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 바로 당신이었으니 말이에요!
 
 
서장:자네가 하마터면 놓칠 뻔한 예고장을 발견했다고 들었네.
 
연나기:운이 좋았습니다. (그걸 신입이 발견할 정도면 일을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있는 거야? ——라는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참았다. 하하.)
 
 
서장:이 괴도란 것이 참 질이 나빠. 언제, 어디서는 그렇게 꼬박꼬박 잘 쓰면서 뭘 훔치려고 하는지도 적지 않고……게다가 예고장을 아무 데나 끼워두니 제때 발견하기도 힘든 일이지.
겸손하기까지! 우리 나라 경찰 미래가 참 밝군.
 
연나기:(그러게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예고장은 회수를 위해 내놓은 빈 짜장면 그릇 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막내인 당신은 그릇을 버리다가 우연히 예고장과 눈이 마주쳤고,
 
그 공을 인정받아 가장 중요한 전시장의 경계를 맡게 되었답니다.
 
연나기:(성격 하고는⋯⋯ 남편이라도 죽이고 싶었나 보지? 열 받게.)
 
 
서장:자, 곧 예고 시간이군. 녀석이 노릴 법한 그림이라면, 분명히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가 틀림없어. 이 미술관에서 최고로 가치 있는 그림이니까.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
 
이 전시장의 중앙,
 
오만떼만 경찰들로 바글바글한 안쪽에 그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커다랗고 휘황찬란한 귀걸이를 한 여인이,
 
베일을 쓴 채 눈을 내리깔고 있습니다.
 
손에는 막 감다 만 실타래가 들려 있고요.
 
연나기:(삐까번쩍한 예고장을 짜장면 그릇 따위에 숨기는 괴도 새끼가 이 곳에서 제일 가치있는 그림을 훔칠 거라고 장담하는 것도 이상한 일 아닌가? ⋯⋯라지만 말단이 뭘 알겠는가. 까라면 깔 뿐이다.)
그림 한번 참⋯⋯ 화려하네.
 
 ✷ 교육 : 어려움 / 예술 / 감정 판정 ✷    
 
연나기:
예술 Roll
기준치: 90/45/18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가치를 부정할 수 있는 자는 없습니다.
 
명실상부한, 미술계의 신성!
 
단 한 사람을 그린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힘 있는 붓놀림과 터치는 그를 살아 숨 쉬는 이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괴도가 처음 미술관을 목표로 지정했을 때,
 
모든 사람이 괴도가 노리는 것은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라고 생각했던 것도 당연합니다.
 
 
상사:예고 시간 10분 전! 모두 정위치로!
 
나기는 전시장의 구석 벽에 섭니다.
 
아리아드네와는 다소 멀리 떨어진 곳이라,
 
이 구역의 경계는 한산하네요.
 
당신 외에 배치된 이는 갓 신입처럼 보이는,
 
경찰정복을 서투르게 입은 사람입니다.
 
모자가 삐뚤어졌는지 쩔쩔매고 있네요.
 
연나기:(영 신경 쓰이는지 흘긋 보기만 하다⋯⋯ 참견한다.) 뭐 하는 거야? 옷도 똑바로 못 입냐?
(아무리 이 쪽에 높은 분들이 없다 해도 그렇지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삐뚤어진 모자 돌려 정리해 준다.) 흠.
 
 
신입:(눈이 마주치자 꾸벅, 인사를 하고…… 머쓱한지 뒷목 쓸며 감사인사를 합니다.) 아, 가, 감사합니다.. 긴장해서.
 
20대 중반? 상당히 젊어 보여요.
 
선량한 얼굴이지만 잔뜩 긴장한 듯,
 
겉옷의 단추도 한두 개쯤 뜯어져 있습니다.
 
연나기:긴장할 거 없어. 괴도가 건드리는 건 뭐⋯⋯ 가치 있는 그림 같은 거지 네가 아니니까.
 
 
상사:예고 시간 5분 전!
 
 
신입:저기, 제가 오늘이 첫 임무라 그런데……
팬텀 블루, 어쩌고가 그렇게 유명한가요? 미술관 앞에 기자들도 와글바글하고……
 
신입 경찰이 당신에게 자꾸만 말을 걸어옵니다.
 
아무래도 나기 또한 신입이다보니까,
 
그런 기류를 감지하고 친해지고 싶어 하는 걸까요?
 
나기가 원한다면 신입에게 정보를 흘려줄 수 있습니다.
 
연나기:(눈썹 꿈틀거린다.) 첫 임무라 긴장한 것 치곤 말이 많다? 너.
(라지만, 툭 치면 날아갈 것 같은 놈 앞에서 필요 이상으로 가오잡는 것 또한 할 건 못 되기에.) 척 보면 모르냐? 시대가 어느 땐데 편지나 보내는 구닥다리 감성으로 인기가 많으시댄다. (어깨 으쓱인다.)
'블루 어쩌고' 는 보내는 꽃이랑 관련 있다던데. 푸른 안개라서 미스트. 잡아야 할 놈 이름은 제대로 외워 두지 그래.
 
 
신입:우와.., 그게 정말인가요? 왜 하필 푸른 안개꽃인지 궁금하네요..이렇게 경비가 삼엄한데 대체 어떻게 탈출하는 걸까…… (신입은 당신의 이야기를 아주 흥미롭게 듣습니다. 추임새를 빠지지 않고 넣더니,)
인기가 많은 괴도였구나. 선배는, 좋아하시나요?
 
연나기:(이 새끼 질문이 왜 이래?) 니 같으면 좋겠냐?
아~ 뭐. 근데 난 경찰청장이나 서장같은 높은 직위는 아니라, 책임질 게 상대적으로 적어서 그런가⋯⋯. 그렇게까지 악감정은 없어. 그냥 좆 같다, 정도? (엄지와 검지로 턱 문질거린다.)
 
 
신입:음 그래도.. 싫어하는거에 가깝다는 거네요? 하긴, 그래야 정의로운 경찰이죠! 존경스러워요, 선배~..저도 선배에 뒤지지 않도록 힘내야겠는걸요?!
 
 ✷ 심리학 판정 ✷    
 
연나기: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지금의 대화로 긴장이 다 풀렸나 보네요.
 
신입 경찰은, 조금 전보다 편안한 얼굴을 합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입니다.
 
연나기:긴장 풀렸냐?
자세 똑바로 해라. 이제 잡담 안 받아준다.
 
 
상사:거기, 아까부터 소곤소곤 시끄럽잖아!
 
연나기:(아오) ⋯⋯.
 
 
상사:예고 시간 10초 전……
 
그 순간, 화를 내던 그가 아연한 표정을 합니다.
 
방 안의 모든 불이 꺼집니다.
 
암흑이 찾아옵니다.
 
 
상사:저, 정전이다!
어서 비상 전력을!
 
연나기:(시발⋯⋯) 야, 너 괜찮냐?
 
 
상사:젠장, 손전등이라도 켜봐!
 
삽시간에 전열이 흐트러지며,
 
손전등 빛이 번뜩거립니다.
 
아직 그림은 무사한 모양이네요.
 
 
신입:선배. 그러고보니.. 손전등은 챙겨왔어요?
 
바로 옆에서 속삭임이 들립니다.
 
 
신입:저는, 아닌데.
놓고 왔나 봐요. 칠칠치 못한 신입이라니까~.
 
그 말을 듣고 당신은 허리춤을 확인하지만,
 
이상하게도 당신의 손전등도 보이지 않아요.
 
분명 가져왔는데 말이에요.
 
연나기:(아,) 이 시 발 새끼가⋯⋯ 누굴 좆으로 알아? (네 멱살 잡으려 한다.)
 
 
신입:그래도 핸드폰이 있어서 다행이죠~.
문명의 이기! 저 플래시 자주 써요.
 
부스럭거리는 소리.
 
그런 것치고는 빛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신입:선배 진정하시구요~. 슬슬 예고 시간 아닌가요?
정확한 시간이,
6, 5, 4……
 
나기가 자신의 핸드폰을 찾아본다면,
 
 ✷ 관찰력 판정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8/34/13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3
 
2
 
1
 
Go~ Shoot! 아, 요샌 이 말 안 쓰나요?
 
눈을 찌르는 듯 강렬한 빛이 터집니다.
 
섬광탄입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제대로 뜨고 있을 수 없습니다.
 
어디선가 욕설이 들립니다.
 
연나기:아오, 시발 진짜! (손으로 제 눈 가린다.)
 
 
상사:녀석이 왔다!!! 벽을 더듬어! 아리아드네를 지켜라!
 
그리고 당신의 바로 옆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립니다.
 
조원필:이런 상황에도 막힘없이 지휘하시다니~ 우리나라 경찰은 대단하네!
자부심을 느껴.
그런데 어쩌나. 물건은 이미 챙겼거든?
 
연나기:(눈물 찔끔 흘리며 겨우 눈 뜬다. 실루엣밖에 안 보여⋯⋯. 으득,) 이 개새끼가⋯⋯ 조용히 왔다 갈 것이지 시비는 왜 처 거는데? 내려와, 이 미친 새끼야!
 
조원필:내가 언제 아리아드네를 가져간다고 말이라도 했어? 나도 가끔은 쉬운 길을 가고 싶어서~
 
제대로 앞을 볼 수도 없는 당신의 머리에,
 
푸욱, 깊게 모자가 씌워집니다.
 
조원필:이것저것 알려주셔서 감사했어요, 선배~ 그럼 오늘은 이만───!!!
 
연나기:집어 치워───!!! (모자 땅바닥에 내동댕이친다.)
 
잠깐만요, 나기!
 
이대로 그를 보내줄 건가요?
 
괴도, 팬텀 블루 미스트잖아요?
 
지금까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당신을 놀렸던 괴도인데,
 
설마 아무것도 안 하고 내버려 둘 생각은 아니겠죠?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방향은, 정확해요.
 
이대로 달려들면 붙잡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달려들어요!
 
 ✷ 근접전(격투) 판정 판정 ✷    
 
연나기:
근접전(격투)
기준치: 70/35/1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조금 비켜 나갔지만,
 
얼추 몸통박치기를 해낸 것 같습니다.
 
이건 예상 못했는지, 괴도가 당황한 소리를 냅니다.
 
쿠당탕!
 
조원필:아, 씨팔 잠깐만!! 나 뼈 부딪혔다니까!?
 
연나기:(허억, 허억⋯⋯.) 시발 어쩌라고. 난 마음이 부러졌어 이 새끼야. 사람 놀려먹으니 좋냐?!
 
팔다리가 엉키고,
 
서로에게 주먹질을 하고,
 
육탄전이 계속되다가……
 
 ✷ 관찰력 : 어려움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8/34/13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의 바로 앞에 있는 괴도가,
 
불현듯 자신의 머리카락을 왼쪽 귀 뒤로 넘겨
 
만지작거리는 듯한 동작을 합니다.
 
이런 순간에, 갑자기?
 
연나기:(인상 팍 구기며 그 쪽으로 시선 준다. 반사적으로 왼쪽 귓가로 확 손 뻗는다.)
(귀 좌아아아아아악 잡아당기며) 너 여기 뭐 있지.
 
조원필:타임, 타임!
 
당신은 나동그라집니다.
 
다른 경찰들이 모조리 이쪽으로 달려들었지 뭐예요!
 
연나기:아오, 진짜!
 
섬광탄의 효력이 사라질 때까지 얼마나 지났을까요.
 
정신을 차리자,
 
창문은 훤히 열려 있고,
 
괴도는 온데간데없을뿐더러……
 
나기의 손에는, 찢어진 망토 조각만이 남아있었습니다.
 
─────── 수상한 배달부 ───────
 
……
 
……그런 일이 있었죠.
 
미술관이 잃어버린 것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사실 인기가 없다 못해 아무도 정확한 이름을 몰랐던 낡은 그림이라고 합니다.
 
미술관 측은 아리아드네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니 되었다며
 
이 이상 경찰을 추궁하진 않았다고 하네요.
 
오히려, 팬텀 블루 미스트가 훔쳐 간 그림이라며
 
해당 그림의 기념품을 제작해 큰 이익을 거뒀다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동료 1:나기 씨도 참, 고생이 많네요. 하마터면 잡을 뻔했는데 아깝다.
 
연나기:⋯⋯네. 그러게 말입니다. (하, 하, 하.)
(그 개자식⋯⋯ 다시 만나면 죽여버릴 거야, 다짐한다.)
 
어느새 식어버린 커피를 들이켭니다.
 
입맛이 씁니다.
 
그날로부터 벌써 한 달이 흘렀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리벤지 매치!
 
전날 밤 당신이 두고 간 슬리퍼 밑에서,
 
예고장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에요.
 
이번에 팬텀 블루 미스트가 노리는 장소는 사흘 후
 
 
열리는 <가장무도회>라고 합니다.
 
고위층들이 해마다 여는 즐거운 유희라,
 
경찰을 단체로 들일 수 없다는 명령에 다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도 당신이 합류할 수 있었던 건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연나기:(시발⋯⋯. 괴도는 잡고 싶고 경찰은 들이기 싫고 하여간 부자 새끼들 바라는 건 졸라게 많아요.)
 
 
동료 2:그러지 말고 일이나 합시다, 일.
파티 다녀오면 어땠는지 이야기해주시고요.
 
 
동료 1:아, 오늘 점심은 피자 어때요?
 
 
동료 3:피자 좋지! 나는…… 하와이안!
 
연나기:예에?
 
 
동료 1:아 지난번에도 그거 시켰잖아요, 저 파인애플 싫다니까 자꾸 그러네.
 
연나기:그건 좀⋯⋯.
(동료 1의 옆에 가서 선다.)
 
 
동료 1:그쵸, 나기씨?
우린 다른걸 먹어야할 것 같아~..
 
연나기:예에. 따뜻한 파인애플은 저와 이분에 대한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료 1:자자, 그럼! 파인애플 제외한 피자랑, 하와이안 시키는걸로!
 
점심 메뉴가 정해지면..
 
당신은 자리로 돌아와 예고장의 사진을 살펴봅니다.
 
 ✷ 지능 판정 ✷  
 
연나기: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푸른 안개꽃이 사진 한편에 희미하게 찍혀 있습니다.
 
<가장무도회>에 입장을 허가받은 건 당신과 몇 명의 경찰.
 
제대로 사복을 입어야 한다고 했었죠.
 
차라리 경찰을 가장한 척,
 
정복을 입고 가면 안 되나?
 
잠깐, 이거 괜찮은 것 같습니다.
 
연나기:(흠⋯⋯?)
 
고급스러운 정장이나, 코스튬을 갖추기엔 여력이 없단 말이죠.
 
나기는 경찰정복을 입은 채 무도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합니다.
 
결행 일시는 사흘 후.
 
그 후로 잠을 잘 때마다,
 
꿈 속에서 괴도가 나타나 당신을 바짝 약 올리고는 사라집니다.
 
본때를 보여주고 말겠어……
 
 
상사:아, 피자 온 것 같네. 막내가 나가라!
 
본때를 보여주고 말겠다고……
 
당신은 피자를 받으러 나갑니다.
 
연나기:-_-
 
피자 배달부는 헬멧을 쓴 채로,
 
오토바이 옆에 서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연나기:피자 받으러 왔습니다.
 
 
상사:주문 감사합니다!
 
연나기:⋯⋯?
 
하는 말과 함께 피자판을 잔뜩 얹어주네요.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가득 피어오릅니다.
 
결국 파인애플이 든 피자 반, 들어있지 않은 피자 반을 시켰던가요.
 
연나기:(뭐지? 순간 꼰.상.(꼰대 상사라는 뜻)으로 보였던 것 같은데. 게슴츠레한 눈 하고는 피자 받아든다. 냄새 죽이네.) 감사합니다.
 
 
피자 배달부:열 번 시키면 피자 한 판이 무료거든요. 이제 아홉 번이니까, 네.
다음 주문하실 때 꼭! 쿠폰 사용하신다고 말씀해주세요~.
 
연나기:그렇게나 처먹었나? 기억이⋯⋯. (중얼인다.) 네.
 
배달부는 제법 싹싹하게 말을 붙여옵니다.
 
헬멧에 가려져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엔 웃음기가 담겨 있네요.
 
고된 일인데도 이렇게 잘 해주는 건……
 
당신이 경찰이라서일지도 모릅니다.
 
원래 경찰 앞에서는 모두가 법규를 준수하잖아요.
 
연나기:(걍 기분이 좋은가 보지.)
 
 
피자 배달부:아참참, 우리 멋진~ 경찰관님께서는 무슨 피자가 제일 좋으세요?
 
 ✷ 듣기 판정 ✷  
 
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렇게 깐죽거리는 말투,
 
비교적 최근에 들은 것 같은데……
 
아뇨. 아마 아니겠지만. 무언가 마음에 걸립니다.
 
쓸데없이 파고들어 오는 것도 그렇고.
 
아, 좀, 수상하단 말이죠.
 
연나기:(아⋯⋯ 왜지? 열 졸라 뻗치는데.) 좋은 일 있으신가 보죠?
모르는 사람 피자 취향 물어보는 거 보면. 배달은 요즘 대행을 많이 쓴다던데, 가게 영업하러 이러는 건 아닐 것 같고.
 
 
피자 배달부:네에~ 뭐. 알바비 입금날이라서요.
 
연나기:아~. (할 말 없어졌다.)
 
 
피자 배달부:월급날은 신나잖아요?!
 
연나기:그쵸⋯⋯. (시발 맥 빠지네.) 불고기 좋아합니다.
 
 
피자 배달부:불고기! 다음에 꼭 듬뿍 얹어달라해야겠네요.
그럼 이만 가보겠…… 아, 아으으윽……
 
오토바이에 올라타던 배달부가 오른쪽 무릎을 부딪쳤는지 크게 아파하는 소리를 냅니다.
 
그렇게 세게 부딪친 것 같지도 않은데,
 
엄살이 심하네요.
 
눈이 마주치면 배달부는 멋쩍은 것처럼 물어보지도 않은 변명을 합니다.
 
 
피자 배달부:아 이게 참, 한 달 전에 멍이 든 건데 아직도 안 나서 말이에요.
그때 그 사람이 너무 끈질겨서 원……
 
연나기:⋯⋯ (눈 게슴츠레 뜬다.) 뭐 원한이라도 샀나 봐요? 배달부 일 말고 다른 일도 하시나?
 
 
피자 배달부:네? 아, 그냥, 좀…… 하하하하……
신경 쓰지 마세요!
 
연나기:아뇨, (피자 잠시 옆 쪽에 두고 네 쪽으로 성큼 다가간다.) 이래 봬도 경찰이라서요. 그 상태로 운전 하시면 큰 일 나겠는데?
 
 
피자 배달부:아차차, 다음 배달 시간이 또 이렇게 밀려서는……
지각이다, 지각!
 
연나기:야.
 
 
피자 배달부:너무 늦으면 여왕님께 목이 잘릴 거예요~
 
연나기:서라.
 
같은 헛소리를 하며
 
전속력으로 바이크를 몰아 도망칩니다.
 
연나기:(머리 쥐어 뜯는 시늉한다.) 아오, 저 개 새끼 진짜⋯⋯!
(하⋯⋯. 선배들한텐 비밀로 하자, 일단.)
(쌓인 피자 들고 도로 들어간다⋯⋯.)
 
나기는 식어가는 피자를 먹으며
 
 ✷ 지능 판정 ✷  
 
연나기: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그래, 틀림없습니다.
 
헷갈릴 리가 없죠.
 
저 사람, 팬텀 블루 미스트라고요.
 
경찰이 뭘 하고 있는지 염탐하러 온 게 아닐까요?
 
단 하나의 정보라도 줄까 보냐……
 
당장이라도 괴도를 감옥에 집어넣고 싶어집니다.
 
분노와 사명감으로 인해
 
 ✷ 이성 판정 0/1 판정 ✷  
 
연나기: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 파인애플이 떨어져버렸습니다……
 
─────── 가장무도회 ───────
 
그렇게 사흘이 흐릅니다.
 
나기는 그동안 많은 일을 했지만,
 
그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괴도의 괴롭힘에 시달려 다소 피로해집니다.
 
무단횡단을 하는 할아버지로 변장하거나,
 
인형을 잃어버렸다며 우는 아이로 변장하거나,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리는 아저씨로 변장하거나.
 
아니, 뭐 모두가 괴도는 아니겠지만요.
 
그래도 그 괴도라면 당신을 괴롭히러 오는 게 당연하다니까요.
 
한 명 정도는 괴도였을걸요?
 
오른쪽 무릎을 다친 사람들이 어디 그렇게 흔하겠어요!
 
어쨌든, 현재 나기는 가장무도회장에 들어와 있습니다.
 
도시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이곳은,
 
어떤 종교단체의 건물이라고 하는군요.
 
처음 들어보는 종교니 정교는 아닌 듯한데,
 
고위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니 뭐라고 지적하기도 어렵습니다.
 
건물 주변엔 이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온 고급 자동차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총 3층짜리 건물로,
 
 
1층에는 휴게실,
 
 
2층에는 식당,
 
 
그리고 3층에는 기도실
 
로 쓰이는 넓은 강당이 있습니다.
 
현재는 파티에 걸맞게 [휴게실] 구역, [레스토랑] 구역, [본회장]으로 나뉘어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단 하나뿐인 계단을 올라가 3층에 도착하면,
 
회장 안은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맛좋은 음식과 음료가 가득하네요.
 
경찰정복을 입고 온 당신을
 
‘경찰 코스튬’을 입은 참가자라고 모두가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화려한 드레스나 연미복,
 
당신이 알지 못하는 만화 캐릭터 코스튬,
 
슈퍼맨을 위시한 히어로들,
 
마법사나 할로윈 코스튬 같은 것들도 보이고.
 
하지만 당신이 가장 거슬리는 건……
 
연나기:(⋯⋯ 좋은 생각이었지만 '진짜' 형사라 그런지 민망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등장, 등장! 팬텀 블루 미스트의 화려한 등장입니다!”
“잠깐! 사칭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나야말로 진정한 팬텀 블루 미스트!”
 
……그 괴도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겠죠!
 
얼추 돌아보아도
 
연나기:(소리 들리는 쪽으로 자꾸 흠칫, 신경이 기울어진다.) 하⋯⋯ 시이발⋯⋯.
 
60명 정도는 괴도 행세를 하며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래서야 진짜가 나타나더라도 얼른 잡을 수 없겠어요.
 
몇 없는 사복 경찰들도 하나같이 당황스러운 얼굴을 합니다.
 
무전기와 연결된 이어폰이 치직거리더니, 음성을 토해냅니다.
 
 
상사:[ 어쩔 수 없지. 다들 경계를 늦추지 말고, 자연스럽게 파티에 녹아들도록. ]
[ 괴도가 노릴 만한 목표는 보석이다만, 경찰에게도 그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군. 우선은 나타난 괴도를 잡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게나. ]
 
그런 지령과 함께 당신은 혼자가 되었습니다.
 
연나기:(시발⋯⋯ 그러니까 부자 새끼들 바라는 거 졸라게 많다니까. 난이도 극악이구만⋯⋯.)
 
예고 시간까지는 앞으로 세 시간.
 
파티라도 즐겨볼까요?
 
나기가 회장을 전체적으로 둘러보면,
 
우선 가장 넓은 [본회장]에서는 쉴새 없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 쓸 만한 정보를 ‘탐문’으로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외 2층 [레스토랑] 구역은 앉아서,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개방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1층 [휴게실] 구역은 떠들썩한 파티에서 한숨 돌려 휴식할 수 있고요.
 
한 구역을 둘러볼 때마다 한 시간이 지난다는 전제입니다.
 
현재 나기가 있는 곳은 본회장입니다.
 
특별한 지령이 없는 한, 우선은 본회장부터 둘러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연나기:(본 회장에서 일단 쓸만한 정보를 찾아볼까. 세 시간을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8/34/13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손님이 너무 많아 정신이 혼미합니다.
 
정신을 다잡아야겠어요.
 
 ✷ 이성 판정 0/1 판정 ✷  
 
연나기: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아오 시발 어지러워 죽겠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둘러보면,
 
당신을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그룹이 있습니다.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과,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이네요.
 
순서대로 말을 걸어볼까요?
 
연나기:(제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저 시선이 호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걸 모를 리가 없다.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자에게 다가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 파티는 즐거우십니까. (아오, 어색해 죽겠네.)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오오, 그럼요. 제법 총명해 보이시는군요. 아, 제가 아무한테나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경찰보단, 당신도 다른 탐정 옷을 입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알다시피 추리 소설에서 경찰은 번번이 범인을 놓치는 존재로 등장하기 마련이잖아요.
 
연나기:(말을 개 같이 하네.) 탐정이 근대 추리의 상징이라면 경찰은 현대 치안의 상징이니까요. (쉽게 말해 구닥다리보단 새 것을 택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의미다.) 마침 파티장도 화려하고 하니.
(소설은 소설일 뿐이지. 실질적으로 니 새끼들 안전을 지켜주는 건 탐정이 아니라 경찰이다, 이 새끼들아⋯⋯. 속으로 씹는다.)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잇는다.) 듣자하니~... 사복 경찰이 몇 팀 섞여왔다고 하더군요. 그런 뜨내기 도둑은 얼른 잡혀주는 게 치안에 좋다니까요. 오늘은 그걸 볼 수 있어서, 기대됩니다.
 
연나기:그러게요, 저도 볼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착잡하네, 진짜.)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흠. 이곳에 저주받은 보석이 있다곤 하던데, 정말인진 모르겠네요. 소유주에게 불행을 가져다준다고 했나……
결국 트릭은 마지막에 들통나기 마련이죠.
유독성의 물질이 발라져 있다거나, 방사능이 새어 나오고 있다거나. 그런 거 아니겠어요?
 
연나기:저주받은 보석? (그럼 이 새끼들은 그걸 갖고 있는 인간 집에서 파티를 하는 거야? 참⋯⋯ 뭐라고 해야 할지.) 방사능이 뭐, 방문 닫는다고 안 새어 나오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황당하네.)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음.. 그것도 큼! 맞네요. 여튼, 좋은 대화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연나기:(좋은 대화였나? 별로. 아무튼 '저주받은 보석'이 괴도 새끼가 훔칠 물건 후보 중 하나라는 건 알아냈네. 진위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고개 끄덕이며 걸음을 옮기고,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에게 다가가 인사한다.)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경찰 옷이 참 잘 어울리시네요! 이런 경찰만 있었다면 범죄는 벌써 사라지고도 남았을 거예요.
 
연나기:이런 경찰은 도처에 널렸는데요. (경찰 옷이 잘 어울리는 경찰이랑 범인 잘 잡는 경찰이랑 뭔 상관인지. 하여간 다들 정신이 빠져가지고⋯⋯.)
흠⋯⋯ 괴도가 오늘 여기 온다고 하던데, 혹시 뭘 훔칠지 짐작 가는 게 있습니까?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아~. 괴도! 맞아요. 분명히 멋진 사람이겠죠? 그걸 보려고 몰래 들어온 외부인들도 몇몇 있다는 걸요.
제 목걸이를 탐내진 않겠죠? 정말 비싼 최고급 루비로 만든 거란 말이에요. 이걸 잃어버리면 너무 슬플 거예요.
 
연나기:아⋯⋯. (김 졸라 새지만 일단 고개 숙여 들여다 본다.) 그렇게 비쌉니까, 이게?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그럼요~..꽤 값비싸보이죠? (자랑하듯 목걸이 들어보여줍니다.)
아, 그러고 보면 야수회에서 애지중지하는 보석이 하나 있대요.
황금빛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그래도 전 제 루비가 제일 좋지만요!
 
연나기:예에, 뭐. (시큰둥⋯⋯ 이어지는 말엔 귀 쫑긋거린다.) '황금빛의 저주받은 보석'인 건가? 종교의 상징일까요.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고 혼자 중얼거리는 것에 가깝다.)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여긴 종교 단체가 소유한 건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름이, 뭐였더라?
야수회?
 
연나기:네, 아까 말씀하셨습니다.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좀 이상하긴 한데, 자선도 많이 한다고 했고.
종교의 자유는 누구나 가질 수 있으니까요.
야유회인지 야수회인지 헷갈려서요~!
 
연나기:저는 그래도 종교의 자유는 어느 정돈 제한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특히 비인도적인 행위를 강요하는 사이비. 이 쪽 종교도 그런 쪽인진 잘 모르겠지만⋯⋯ 부자들 사이의 유행이라 하니 마약의 매매가 목적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야수회. 잘 말해 놓고 왜 헷갈려 하십니까?
아무튼, 대화 즐거웠습니다.
(적당히 대화를 마무리하고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에게로 향한다.)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저는 이 가장무도회가 너무 좋아, 매년 참석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시계토끼의 분장을 했어요. 아시나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건데.
 
연나기:전 이번이 처음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매년 하는 행사인가 보죠?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네 그렇죠. 여긴 야수회, 라고 하는 종교단체의 건물이에요.
위대한 신을 섬기며 그 신의 가르침을 설파하는 교단이죠. 관심이 있으시다면 언제라도 환영이지만, 오늘만큼은 파티를 즐겨주세요.
 
연나기:무슨 가르침을 설파한답니까?
⋯⋯이것도 나름 파티를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해서 여쭙습니다.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그분들의 뜻이 곧 저흰 법이라서요. 부디 그 분들이 불편하시지 않게 보살피는 것에 치중하죠.
 
연나기:(그러니까 그냥 독재라는 뜻 아니야? 생각하듯 엄지와 검지로 제 턱 문질거린다. 인상 찌푸러지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는 듯) 예에. 그래서 그쪽은 뭘 얻는데요?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그 분을 모신다는 것 만으로도 제게 크나큰 영광이라서요. 뭘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저주받은 보석? 그런 소문이 돌고 있더군요.
신의 축복을 받은 보석, 옐로 다이아몬드입니다.
그 황금빛 보석이 얼마나 귀한지……
 
연나기:대가를 바라지 않는 추종⋯⋯ 뭐 그런 겁니까? (이해할 수 없지만 뭐, 팬덤이라고 생각하니 완전히 이해 못 할 건 또 아닐 것 같아서.)
옐로 다이아몬드라고 하는군요, 그거. (곰곰) 신의 축복이라는 건 뭡니까?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숭배인거죠. 그 다이아몬드에 관해선 자세히 알려드리기 어렵습니다. 관심이 있어보이니 드리는 말씀이지만.., 괴도가 그 보석을 훔쳐 가면 이만저만 손해가 아닙니다!
만일 정말 경찰이라면, 꼭 그 망할 도둑을 잡아주세요.
그렇다고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진 마시고요. 손님들이 불안해하니까.
 
연나기:예에, 뭐.
(도둑 잡으라면서 헤집지는 말라니⋯⋯ 하여간 마음에 안 들어. 적당히 인사하고 거리를 둔다.)
 
나기가 탐문을 끝내면,
 
무도회장의 음악이 한층 경쾌하고 신나는 무도곡으로 변합니다.
 
사람들이 쌍을 지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군요.
 
달리 파트너가 없는 당신은 그런 대열을 피해 구석으로 밀려납니다.
 
월 플라워가 될 준비는 되었나요?
 
그 순간,
 
조원필:멋진 형사님, 저를 잡아가려고 오셨나?
 
당신에게 팬텀 블루 미스트가 말을 걸어옵니다.
 
……아, 팬텀 블루 미스트의 옷을 입은 사람이요.
 
엄밀하게는 말입니다.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8/34/13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의 왼쪽 귀에만 안개꽃 모양의 귀걸이가 달려 있습니다.
 
한쪽만 한 귀걸이라니, 독특하네요.
 
당신이 귀걸이를 물끄러미 보자,
 
그는 호의적인 미소를 지으며 손으로 귀를 가리는 동작을 취합니다.
 
조원필:전 조원필이라고 하는데~.. 당장 체포하려는 게 아니라면, 함께 춤이나 출까 해서.
 
연나기:어⋯⋯. (얼굴 자세히 보려 인상 찌푸린다. 오지 말라는 듯 손바닥 내밀고) 저에게 말 걸지 말아주시죠? 괴도 코스튬 플레이어 씨. 저는 경찰 코스튬 플레이어라서요.
 
조원필:경찰 코스튬이 있으니, 괴도 코스튬을 한 내가 다가가는 것도 당연한 것 아닙니까~?
그러지말고, 엄연히 파티를 즐기러 온 경찰과 괴도로 춤 한 번 춰주세요.
 
연나기:(아이, 시발 귀찮게⋯⋯.) 뭐가 당연합니까? 이게. 저~ 기 붉은 드레스 입은 여자한테나 가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아 보이는데요.
저는 춤 못 춥니다. (팔짱 끼고 노려본다. 네 옷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기가 불편한 듯 하다⋯⋯.)
 
조원필:하하, 보아하니 이런 곳은 처음인가 보네.. 경찰 옷을 입은 참석자는 당신뿐인걸. 본인이 얼마나 눈에 띄는지 모르죠? 다른 괴도들이 오기 전에 제가 먼저 낚아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혹시 정말 경찰인가? 살면서 경찰하고 처음 이야기해보는 것 같아서 신기하네. 참고로 난진짜 도둑이 아니니까 막 잡아가고 그러시면 안 됩니다? (자기 모자 손가락으로 들춰 올리며 입가에 호선을 그린다.)
 
연나기:본인이 남한테 관심이 많은 거라곤 생각 안 하나 보죠? (하⋯⋯ 귀찮은데, 진짜. 짜증스레 제 머리 헝클어뜨리다, 계속 거부하는 건 장소에 맞지 않는 행위라 생각했던지 네 쪽으로 다가간다.)
진짜 경찰이든 아니든, 도둑이 아니라면 제 발 저릴 일도 없을 테니 긴장 푸시죠. (불만스러운 표정 하고는 네 허리 감싼다. '남자' 역할은 이 쪽이 맡으려는 것 같다.)
 
조원필:음~. 리드하려고? (영~... 믿음직스럽지 못한데. 붙잡힌 허리로 시선 내려가다 네 손 맞잡아 깍지낀다.) 자~. 형사님. 치고 들어가볼까요?
(제 허리에 감싼 손에 다른 손 겹쳐 잡고는 굉장히 능숙하고, 사뿐사뿐한 걸음걸이로 대열에 섞인다.) 그러고보니, 저주받은 보석 이야기는 들으셨나?
 
연나기:(어째 이 쪽이 리드하는 자세인데 네 흐름대로 따라가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인가. 인파에 섞이면 조금은 정신 사납다는 듯이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너 하나 따위한테 집중할 시간 없어, 그렇게 말하는 듯 했다.) 개나 소나 그놈의 저주⋯⋯. 제대로 알고 있는 놈이 한 명도 없던데.
왜요, 궁금하십니까? 괴도 옷 입었다고 진짜 괴도 행세라도 할 생각인가 보죠.
 
조원필:어이, 형사님. 어디 보는거야? (맞잡은 손 더 꽉 잡으며 끌어온다.) 저주가 실존하려나? 왜, 여긴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고립된 곳이니까 무도회장에서 좀비가 튀어나오는 영화를 예전에 본 것 같아서. (헛소리 주절주절..)
궁금? 궁금은 하지~.
 
춤을 추던 중, 조원필은 나기를 부드럽게 턴 시켜줍니다.
 
[ 예술(춤) 판정 ] : 기본치 5입니다.
 
 ✷ 예술 판정 ✷  
 
연나기:
예술(춤)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스텝을 잘못 밟아 비틀거립니다.
 
연나기:(아니, 시발 내가 도는 거였냐고;)
 
그러고 보면, 당신이 아는 괴도는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입었지 않았나요.
 
이왕 중심을 잃은 김에 은근슬쩍 부딪쳐보면 어떨까요?
 
연나기:(비틀거리는 척 하며⋯⋯ 부딪힌다!)
 
조원필:어우, 놀래라. 괜찮아요? (이번엔 이쪽에서 네 허리 단단히 받쳐주며 안아들었다. 네 기대와는 달리.. 특별히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 하마타면 내 발 밟을뻔했네. 조심하셔야지~.
 
이 사람…… 괴도가 아닌 건가?
 
춤이 끝나면 조원필은 멋들어지게 인사를 합니다.
 
조원필:그러고보니~... 형사님.
춤을 추는 동안 무전기가 있는 걸 봤거든요.
그리고 이어폰도.
오늘은 괴도가 출몰한다고 했으니, 사복 경찰들이 여럿 숨어있다던데. 당신도 그런 거지?
 
연나기:(뻔뻔) 이왕 하는 거 실감나게 하면 좋으니까요.
좀 경찰 같나, 이러니까?
 
조원필:시침떼기는.
별 건 아니고,
 
연나기:(눈썹 꿈틀⋯⋯)
 
조원필:나도 수사를 돕게 해줘요.
 
연나기:(코웃음친다.) 사람 잘못 봤습니다~ 용건 끝났으면 가세요. (별, 개나 소나 수사 타령이야. 것도 괴도 복장을 하고⋯⋯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조원필:그야, 괴도가 좋아서 코스튬을 입곤 있지만, 괴도가 직접 눈앞에서 잡히는 걸 보는 게 훨씬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잠입한 형사님을 도울 수 있다니 무용담이 되기도 하겠고.
소리라도 질러드려요? 여기 짭새있다~. 하고.
팬텀 블루 미스트 도망가겠네. (큭큭 웃는다..)
 
연나기:아이, 씨발 진짜. 조용히 하세요?
(사람 졸라 짜증나게 하는 게 그 새끼랑 비슷한데. ——라지만 심증 뿐이니 일단 잠자코 있는다.) 수사가 뭐 애들 장난인 줄 아시나? 인생이 살 만 하셔서 좋으시겠어. 하기야, 그러니까 이런 파티에 그 딴 복장을 하고 온 거겠죠. (짜증스레 너 밀어낸다.)
 
조원필:장난 아닌 거 아니까 부탁하는거지. 내가 도움될걸요? (막말로 혼자 뭘하겠다고..) 형사님. 우리가 만난지는 얼마 안됐지만~.. 딱 감이 오지 않나? 우리 일 적으로 잘통하겠다는거.
 
연나기:안 오는데.
졸라 안 맞을 것 같은 건 알겠는데요.
 
조원필:오잖아. 왜이래? 깐깐하게. (끈질기게 달라붙으며 네게 추근덕거린다.)
 
연나기:아오, 얼굴 좀 치워요. (;;)
 
조원필:어차피 혼자 다닐거잖아요? 하나 보단 둘 아닌가? (더 들밀며 우김)
 
연나기:아아~~ 진짜! (자기도 모르게 성질 냈다가 눈치 보듯 슬 주위 둘러본다. 하아⋯⋯. 성가시다는 듯이 제 이마에 손 얹고) 방해나 하지 마요.
 
조원필:(짜증내는 거 빤히 보다가 이어지는 말에 고개 끄덕인다. 그래.., 내 목표만 이루면 되니까.) 내가 방해하겠어? 나중에 고맙다고 울지나 마요.
 
연나기:퍽이나. (한쪽 입꼬리 올려내 조소한다.)
 
조원필과 나기는 [레스토랑] 구역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합니다.
 
─────── 레스토랑과 휴게실 ───────
 
레스토랑은 본회장보다 평온하고,
 
부드러운 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동그란 테이블이 여러 개 있고,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고 있네요.
 
예고 시간 두 시간 전.
 
그러고 보면 출동한 이래 아직 아무것도 먹지 않아,
 
슬슬 허기가 집니다.
 
 ✷ 건강 판정 ✷  
 
연나기:
건강
기준치: 78/39/15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직은 참을 만한 정도지만,
 
역시 배가 고픕니다.
 
괴도를 쫓는 일에도 체력이 필요하니
 
지금 뭐라도 먹어두는 게 좋을 거예요.
 
조원필:뭐라도 좀 먹어요. 시간도 남았고~.. 배고프다고 쓰러지면 그건 그것대로 곤란하니까.
 
연나기:참견은. (헛웃음과 함께 뱉는 말. 너를 등지고 먹음직스러운 음식 쪽으로 향한다.) 졸라 먹고 힘내서 잡아주마, 망할 괴도 새끼⋯⋯. (혼잣말인 것 같다. 중얼이며)
 
조원필:그야 우린 '파트너'니까. (먹음직스러운 스테이크, 달콤한 쿠키, 신선한 샐러드 등.. 담아 접시를 가득 채운다.) 나 먼저 테이블에 가 있을게요, 형사님~?
 
연나기:파트너는 지랄. (쯧, 허를 찬다. 와중에 네가 담는 것들은 맛있어 보였던지 조금은 따라 담았다. 조금은.)
(접시 어느 정도 채워선 네가 있는 테이블로 돌아온다. 탁, 접시 내려놓으며) 조연필이라고? (틀렸다!)
 
조원필:조연필~? 조연~ 필~?~? (황당하다는 낯이다. 제 이름 특이해서 사람들이 잘 외우던데.. 경찰인것도.. 운이 좋았던건가?) 조원필이지, 형사님. (테이블 중앙에 있는 레드 와인 가져와 네 술 잔 채워준다.) 짠~. 할까?
 
레드 와인이 투명한 잔에 반쯤 따라집니다.
 
조원필은 제 몫의 잔을 들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은은한 불빛 아래의 조원필은,
 
아직도 가면을 벗지 않네요.
 
설마 식사하면서까지 가면을 쓰고 있을 셈인가요?
 
먹는데 지장은 없겠습니다만……
 
연나기:처 먹을 때까지 그 망할 가면을 고수하는 걸 보면 컨셉질에 도가 텄나 봐? (존댓말은⋯⋯ 그만두기로 한다. 동업이고 뭐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 투성인데 굳이 말을 높일 필요가 있나? 성가신 새끼.)
(머쓱하게도, 건배 요청은 무시하고 잔 슬쩍 들어 이리저리 살피다가⋯⋯ 다시 내려놓는다.) 넌 내가 형산데 아무거나 처 마실 거라고 보냐? (음식이야 파티의 다른 인원도 먹으니까 별개. 주류는 혹시 모른다.)
 
조원필:그러엄. 내 얼굴보고 반하면 그건 또 곤란하니까. 내가 괴도 따라하는 걸 좀 좋아해서. 여기 있는 가짜 팬텀 블루 미스트 중에선 가장 유사하다 생각했는데. (와인 향 맡으려 잔 굴리다 한 잔 머금어 삼킨다. 와인 맛 훌륭하네 이거.. 이 새끼들 돈 좀 썼는데?) 음? 진짜 안드시게? 하긴, 여긴 수상한 사이비 교단 둥지니까. 의심할만도~.. 쓰러지면 형사님이 구해주나?
 
연나기:(팔짱 껴선 의자에 등을 기대고) 말 하는 걸 보면 괴도가 아니라 제비 새낀데 이거. (하는 양 가만히 지켜보더니 눈 게슴츠레 뜬다.)
뭐, 봐서. (사람 가려서 구해줄 순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도 웬만하면 알아서 사려~ 사람 너무 믿지는 말고.
 
조원필:제비 새끼? (이건 또 첨들어보네..)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라 유감이네. 파티 끝난 뒤에도 종종 만나면 좋을텐데~. (상체 기울여 너 빤히 보더니 포크로 음식 콕 집어 먹는다.) 형사님은 보고 있으면 괴도를 잡고자 하는 열망이 남들보다 강한 것 같거든. 왜 그런거야?
 
연나기:바쁘다. (딱 자른다. 마저 음식 집어먹고⋯⋯ 생각한다.) 그래 보이냐? 딱히 잘 모르겠는데. 나보단 우리 꼰~ 대 상사님이 더 강하시지. 맨날 승질이란 승질은⋯⋯. (아, 또 한 달 전의 상황이 떠올랐는지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온다.)
몰라, 그 새끼랑 연이 좀 깊나? 아니면⋯⋯ 우리 경찰들이 일을 못 한다는 건데, 그렇게 생각하고 싶진 않고. 괴도장이 자꾸 거슬리게 눈에 보이는 걸 어떡하겠어. (그러다 보니 괴도 잡는 일에 차출되고 그러는 거지. 음, 정말 말하고 나니 거창한 이유 따윈 없는 것 같군.)
아, 있다. 잡아야 되는 이유.
 
조원필:뭔데?
 
연나기:(시선 마주한다.) 뭘 것 같냐?
 
조원필:나야 모르지~.. 괴도가 아닌데. 사명감? 아님 그냥 빡쳐서?
 
연나기:(날~카로운 포크로 네 쪽 가리킨다.) 정답.
졸라 빡치거든. 니 그 새끼랑 대화해 봤냐? 개 패고 싶어 그냥.
 
조원필:진짜 괴도가 짭 괴도를 상대해주겠어? 그 정도로 얄밉나~.. 근데 그거 알아 형사님? 괴도도 문제지만, 사실 이 야수회는 그리 떳떳한 단체가 아닌 듯해서. 야수회와 관련 있는 실종자들이 여럿 나왔다는 소문을 들었거든.
어쩌면 비밀의 장소가 있을 수도 있겠다~. 해서. 꽤나 유용한 정보지?
 
연나기:(흠? 한쪽 눈썹 꿈틀거린다.) 소문, 소문⋯⋯ 여기나 저기나 소문.
가능성이 유의미한 정보가 되려면 근거가 있어야 되지 않겠냐?
비밀 장소엔 뭐가 있는데? 그리고, 누구한테 들었어? 그거.
 
조원필:왜. 비밀 장소 찾으러 가고 싶어? 누구한테 들은게 중요한가~. 이게 정보라는 사실이 중요한거지. 파티에선 항상 귀를 열고 있어야 하는거, 몰라?
난 사람들 실종 사건이 괴도보다 중요하다 보는데~.. 형사님은 어떤데?
 
연나기:중요하고 아니고를 따지는 건 내 몫이 아니야. (명령을 내리는 쪽이지. ——라지만 개인에게 있어 보석 도난보다 인간 실종에 무게가 실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잠시 고민한다.)
그거 하난 동의. (씹던 것 꿀꺽, 삼키고) 그래도 난 여기 괴도 잡으러 온 거야. 자꾸 목적 흐리지 마.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8/34/13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포크를 내려놓는 당신을, 조원필이 소리를 낮춰 부릅니다.
 
조원필:형사님, 목적 흐리는 게 아니라. 저기봐. 저기, 아까 그 사람 아냐?
 
본회장 쪽에서,
 
조금 전 만났던 뱀파이어 분장의 남성이 휴게실로 향하는 걸 발견합니다.
 
쉬러 가는 걸까?
 
태도가 상당히 주의 깊네요.
 
연나기:(티 안나게 흘긋인다.) 아까부터 보고 있었냐?
 
조원필:야수회랑 관련 있는 사람 아닌가? 좀 수상하네~
그러엄.
가볼까? 내가 말했던 비밀 장소를 찾을 수도 있고.
 
연나기:(손목 들어 시계 확인한다. 앞으로——) 적어도 괴도가 말한 예정 시간보다 30분 전엔 여기로 돌아오지. (졸라 미심쩍은 새끼. 적당히 먹던 것 갈무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여기서 더 얻을 정보도 없으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지.)
 
둘은 이동하다 나기를 부르는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그 사이 뱀파이어 남성은 휴게실로 쏙 들어가고 마네요.
 
바로 따라가긴 무리일 것 같습니다.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잠시만요!
 
역시, 조금 전 만났던 붉은 드레스의 여성입니다.
 
여성은 다소 혼란스러운 얼굴로,
 
나기에게 셜록 홈즈로 분장한 남성을 보았냐고 묻습니다.
 
연나기:(흠?) 무슨 일이시죠.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아니~.. 대화가 무르익어 그와 단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어요!
사실 저한테만 초대장이 없이, 몰래 들어온 거라고 밝혔는데…… 어쩌면 그게 들켜서 내쫓긴 거면 어떡하죠?
사람들이 다투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아서요.”
 
연나기:몰래 들어왔다고요? (네 쪽으로 고개 돌린다.)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괜히 성냄!)
저 말고도 함께 온 이들이 몇몇 사라졌다고 말한 사람들이 있어요.
휴게실에도 레스토랑에도 없고……
옥상이 있다고 해서 가봤지만, 단단히 잠겨 있고 인기척도 들리지 않아요.
별일이네요, 정말.
 
연나기:⋯⋯ (이게 놈이 말한 수상한 단체의 실종자인 건가? 아니면.) 아까 혼자 어딘가로 향하던 걸 봐서 내쫓긴 건 아닐 것 같지만, 걱정되시면 찾아보겠습니다. (일단은 안심시킨다. 이런 건 뭐⋯⋯ 내가 할 일이니까. 쉬세요, 짤막하게 말하고 휴게실로 향한다.)
(조원필인가 연필인가는 뭐 알아서 따라오라지.)
 
휴게실로 내려간다면……
 
예고까지 한 시간 전,
 
기이하게도 휴게실은 단 한 명의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요란한 파티였으니 한둘 정도는 이곳에서 쉬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요.
 
뱀파이어 분장의 남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들 어디로 간 걸까요?
 
여성의 말이 신경 쓰입니다.
 
 
[창문], [소파], [테이블], [서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연나기:야.
 
조원필:왜.
 
연나기:테이블 살펴.
 
조원필:아 ㅡㅡ 이젠 명령하네요?
 
연나기:돕는다매?
 
조원필:(궁시렁 대면서 테이블 살핌..)
 
연나기:(살피는 것 옆에서 주의깊게 지켜본다.)
 
조화가 든 꽃병이 둥근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둥근 테이블은 상당히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꽃병을 들어본다면 테이블에 단단하게 접착되어 떨어지지 않지만,
 
돌릴 수는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조금 기묘하네요.
 
조원필:이게 들어갈 수 있는~.. 뭐 그런건가? 해x포터에 나올법한.
 
연나기:씁⋯⋯ (이리저리 돌려보다 그만둔다.) 손잡이?
 
조원필:일단 다른거 부터 살피는게 좋겠네. 단서가 나오겠지.
 
연나기:(말엔 대답하지 않고 창문으로 향한다.)
 
회색 커튼으로 가려진 창문입니다.
 
창문을 열어보면,
 
숲의 향기가 섞인 밤바람이 불어옵니다.
 
건물 주변에 우거진 숲은 이런 밤에 들어갔다간 길 잃기 딱 좋겠죠.
 
건물을 빙 둘러 주차된 자동차들이 보이지만,
 
그 외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연나기:제정신이 박혀 있다면 여기로 뛰어내릴 생각조차 않겠지. 다음.
너. (소파 쪽 가리킨다. 살펴보라는 것 같다.)
 
조원필:(짬도 없으면서 뭐이렇게 부려먹는걸 잘해?)
 
푹신푹신한 소파가 여러 개나 놓여 있습니다.
 
조원필은 소파에 드러누워 살 것 같다며 탄성을 흘리네요.
 
연나기:(그야 이 새낀 선배도 부려먹으니까.) ⋯⋯누가 쉬랬냐?
 
조원필:파티도 좋지만, 역시 주기적으로 누워서 쉬고 싶은데^^~!
 
연나기:도움 안 되는 새끼. (너 개무시하고 소파 살핀다.)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8/34/13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푹신푹신하여 깊게 앉는다면 자국이 남는 재질의 소파입니다.
 
조원필이 드러누운 소파를 제외하고도,
 
어떤 소파들엔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최근까지 이곳엔 사람들이 모여 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들 어디로……?
 
연나기:(눈 가늘게 뜬다.) 딱히 끌려간 흔적 같은 건 보이지 않는데. 자발적인 움직임인가⋯⋯. VIP들에게만 공유되는 비밀 통로라거나. 실종과 어떤 연관이 있을진 잘 모르겠군. (중얼거린다.)
(네 쪽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고 일어서선 서재로 향한다.)
 
조원필:(중얼거리는 거 턱 괴고 쳐다보더니 일어나 서재로 향한다.) 예리한데~.
 
자기계발서나 에세이, 킬링타임용 책들이 듬성듬성 꽂힌 서가입니다.
 
 ✷ 자료조사 판정 ✷  
 
연나기: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낡은 기도서를 한 권 발견합니다.
 
알 수 없는 언어로 적혀 있습니다.
 
나기에게 라틴어 기능이 없다면, 이 책을 제대로 읽긴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막연히 훑는 것만으로도
 
까닭 모를 두려움과 불길함이 등줄기를 타고 오릅니다.
 
 ✷ 이성 판정 1D3/1D5 판정 ✷  
 
연나기:(어거지로 읽어본다.)
라틴어 Roll
기준치: 5/2/1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네크로노미콘의 불완전한 필사본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성을 1D10 손실합니다
 
 ✷ 이성 1D10 판정 ✷  
 
연나기:
rolling 1d10
(
6
0
)
 
=
6
 
연나기 일시적 광기에 걸립니다.
 
1d20 굴려주세요
 
연나기:
rolling 1d20
(
1
2
)
 
=
1
 
시야가 새까맣게 뒤덮입니다.
 
<관찰력> 등, 시각을 사용하는 기능에 페널티 다이스 1개 부여됩니다.
 
시각 사용하는 기능에 -20 해주세요
 
 
철재 (GM):
rolling 1d10
(
8
0
)
 
=
8
 
광기는 8시간 동안 지속됩니다.
 
연나기:(아오 시발, 미친 거⋯⋯. 눈에 띄게 휘청거리며 네 옷자락 붙잡고 간신히 선다.)
 
조원필:아니, 씨팔.. 왜이래? (네가 읽던 책 확 뺏어서 돌려본다. 이걸 읽었다고?)
형사님~... 손이 제법 많이 가네.
(네 팔 잡아 지탱해주고는 기도서 확 덮는다. 이런다고 네 광기가 사라지진 않겠지만..)
 
연나기:가, 갑자기 눈이 돌아서⋯⋯. (허억, 허억⋯⋯. 시이발, 아까보다 흐릿한 시야에 정신 붙잡는 것도 고작이다. 네 가슴팍에 머리 기대고 진정하려 지긋이 눈 감는다.)
 
조원필:(본인도 멋대로 마도서를 뒤적이다 이런 적이 있었지.. 네 팔 천천히 쓸어주며 진정 시킨다.) 형사님, 다른 증상은 없지? 움직일 수는 있을 것 같아? (고개 내려 네 낯 살피더니 걱정스러운 음성으로 물었다.)
 
연나기:(저 딴 게 왜 휴게실 서재에 버젓이 꽂혀 있는 거야? 뭐 하는 새끼들이냐, 야수회⋯⋯. 모신다는 신이 설마,) ⋯⋯없, 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네 몸체 더듬거리다 아무 곳이나 붙잡는다. 그럼에도 떨림을 주체할 수가 없는지 주먹 꽉 쥐었고, 이내 금세 떨어졌다. 여전히 괜찮지 않은 듯 하지만⋯⋯.) 됐어, 이제. 가지.
(지끈⋯⋯) 아니, 어딜 간다는 거야. 제정신 시발.
 
조원필:(떨어지는 너 제 쪽으로 당겨 부축하더니 소파에 앉혀준다.) 형사님, 안 괜찮잖아. 여긴 내가 찾아볼테니 좀 쉬고 있어. 덮을 거 필요해? (제 망토 벗어 네 어깨에 둘러주더니 앞에 앉아 올려다본다.) 손 좀 잡아드려?
 
연나기:(창백한 안색 하곤 너 올려다본다. 감싸지는 건 안심이 됐던지 망토 꽈악 쥐고) ⋯⋯됐어. 애새끼도 아니고.
 
조원필:음,.. 기도서 덮으면서 이런 메모지를 발견했거든.
이 메모지대로 돌려볼까? 좀 쉬다가, 출발하면 되니까..
 
연나기:(숨 천천히 몰아쉬며 메모지를 읽는다.) 휴게실에 있던 사람들이 제물인 모양이군. (흘긋, 창문 쪽으로 잠시간 시선 준다. 창문을 등지고 시계 방향으로 세 바퀴 반. 아까의 말대로 테이블 위에 놓인 화병은 손잡이 역할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아, 어지러운데.) ⋯⋯네가 돌려라. 여기까지만 부탁하지.
 
조원필이 창문을 등지고,
 
테이블 위의 꽃병을 시계 방향으로 세 바퀴 반 돌리자
 
커다란 테이블이 반으로 갈라지며,
 
그 안에서 숨겨진 계단이 드러납니다.
 
계단은 아주 길고 깊습니다.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임이 틀림없군요.
 
 ✷ 듣기 판정 ✷  
 
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희미하게, 괴로운 신음이 들려옵니다.
 
저 아래에서 말이에요.
 
동시에, 무전기가 울립니다.
 
 
상사:[ 예고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 전원, 정위치로! 상황을 보고할 것! ]
[ 인원의 수가 적다. 무단이탈을 엄격히 금하며, 나타날 괴도에 대비하라! ]
 
연나기:시발, 진짜 정신 졸라 없네.
 
조원필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조원필:형사님, ....안내려갈거야?
 
연나기:(⋯⋯ 너 본다.) 내가 내려가길 바라냐?
 
조원필:이 아래 사람들이 잡혀있을지도 몰라. 아니, 잡혀있다고 생각하는데..
무도회장으로 돌아갈거야?
 
연나기:(하⋯⋯.) 그래, 지금은 이 새끼들이 더 짜증나거든. (부축 잘 하라는 듯이 네 팔 꽈악 쥔다. 이래가지고 1인분은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혼자는 아니니까.) 니가 좀 더 신경 써야지 쓰겄다.
 
조원필:이래야 내가 아는 형사님이지! 정의로워서, 반해버리겠는데? (네 허리에 손 얹어서는 조심스럽게 한 발씩 내딛으며 내려간다.)
 
마치 ‘구면’인 것과 같은 어조네요.
 
둘은 경계하며 계단을 따라 내려갑니다.
 
연나기:하, 언제부터 알았다고.
 
이곳은 전파가 잘 통하지 않는지,
 
무전기도 더는 쓸 수 없습니다.
 
손전등에 의지하며 얼마나 내려갔을까요.
 
곧 바닥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아주 좁은 복도처럼 생겼고,
 
바로 앞에는 거대한 문이 하나 보입니다.
 
 ✷ 듣기 판정 ✷  
 
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다수의 인기척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개중에는 신음과 애원, 분통을 터트리는 사람까지 있네요.
 
애석하게도 문은 잠겨 있습니다.
 
하지만 열쇠를 어디서 얻을 수 있겠어요?
 
조원필:아마 선택받은 몇 명의 사람만 이곳의 열쇠를 갖고 있는 거겠지.
 
조원필이 시험 삼아, 문을 흔들어보며 말합니다.
 
조원필:형사님, (팔 느슨하게 풀더니) 혹시 모르니 벽을 좀 살펴봐 줄래? 누가 예비용 열쇠를 숨겨뒀을지도 모르고.
 
연나기:누가 시발 형사인지⋯⋯. (다만 그게 싫지는 않은 듯 했다. 고개 돌려 벽을 자세히 살핀다.)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48/24/9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벽, 어째선지 오래된 피가 말라붙은 듯합니다.
 
열쇠는 보이지 않습니다.
 
나기가 포기하고 문으로 돌아가면,
 
연나기:(기분 나빠⋯⋯.)
 
조원필:오! 문 열렸다!
처음부터 열려 있었는데, 뻑뻑해서 힘을 줘야만 열리는 구조였네.
 
 ✷ 지능 판정 ✷  
 
연나기:졸라 수상한데 이 새끼. 나 일부러 떨어뜨린 거 아니냐?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상하다. 분명히 잠겨 있었던 것 같은데……
 
좀 수상해요.
 
조원필:지금 그게 중요한가? 열렸잖아.
 
연나기:난 과정주의야.
 
조원필:야, 야. 뭘 따져!
 
조원필이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가자,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사, 살려주세요! 부탁이에요!
 
셜록 홈즈 옷을 입은 남성이 비명을 지릅니다.
 
그의 옆에는, 밧줄에 묶인 여러 사람이 덜덜 떨며 울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보기도 전에 당신은,
 
지하의 제단에 시선이 쏠릴 것입니다.
 
‘제단’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그 구조물은
 
기이하고 모독적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사람 여럿이 기괴하게 꼬인 모양의 화로에서 불이 타오르고,
 
제단은 피와 살점으로 얼룩져
 
최근까지 비인도적인 의식이 치러졌음을 짐작하게끔 합니다.
 
 ✷ 이성 판정 1/1D3 판정 ✷  
 
연나기:우욱⋯⋯. (시발, 토 할 것 같다.)
SAN Roll
기준치: 44/22/8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2
 
)
 
=
2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이상한 사람들이 우리를 여기에 가뒀어요! 당장 나가게 해주세요!
 
당장 그들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당신은 눈길을 뗄 수 없습니다.
 
제단의 가장 위,
 
솟아오른 단상에 놓인 건 분명,
 
 
보석이었으니까요.
 
희미한 빛 속에서도 찬란한 광채를 품고 있는
 
황금빛의 다이아몬드.
 
 ✷ 정신력 판정 ✷  
 
연나기:
정신
기준치: 79/39/15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한순간 눈길을 빼앗겼지만,
 
고개를 돌립니다.
 
그래봤자 보석이니까요.
 
조원필:형사님, 괜찮아?
 
조원필이 당신을 잡아끕니다.
 
연나기:어.
 
당신과 눈을 맞추려는 것처럼.
 
가면 너머의 눈이 몇 번 깜박이더니,
 
당신이 괜찮은 것을 확인하고서야 손을 놓습니다.
 
조원필:...갑작스럽게 끔찍한 범죄 현장을 맞닥뜨렸으니 얼이 빠진 것도 이해해. 그런데, 우선 인질부터 해결하자고.
 
연나기:⋯⋯그러지. (빠르게 인질들에게 다가가 묶인 밧줄을 푼다. 돌아왔던 길로 곧바로 달리라고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원필:잠시만, 형사님.
 
조원필이 작은 나이프 하나를 내밉니다.
 
왜 이런 걸 가졌는지는 의문이지만,
 
밧줄을 끊으려면 날붙이가 필요하겠죠.
 
각각의 인질들은 떨며 무서워하고, 전율하고,
 
당장 풀어달라며 악을 씁니다.
 
공통된 말을 들어보면 갑자기 습격당해 정신을 차리자 여기였다는 것 같군요.
 
연나기:(망설임 없이 받아들곤 밧줄 끊는다. 시끄러워⋯⋯.)
(저항한 흔적이 없는 건 그래서였나, 갑자기 습격당해서.)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다, 당장 도망치자고!
 
셜록 홈즈를 필두로, 인질들이 앞을 다투어 도망칩니다.
 
무전기는 여전히 먹통입니다.
 
조원필도 도망칠 거라 생각했지만,
 
어째선지 그는 제단 앞을 빙글빙글 맴돌며
 
무언가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48/24/9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제단에 그려진 마법진,
 
과 비슷한 것을 발로 뭉개
 
훼손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짓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아주 집중한 얼굴이에요.
 
연나기:뭐 하냐? (제단 위로 올라선다.)
 
조원필:아~. 이제 됐어. 깔끔하게 처리했네. 이로써 한 건 해결~ 인건가.
 
연나기:허튼 짓 하지 말고 빨리 나가지. (흘긋, 뭉개진 마법진으로 시선 준다. 너 잡아당기며)
 
조원필:그래애, 뭐. 이제 갈까? 여기 더 있기도 싫고.. (제단 흘끔 보더니 으, 소리 낸다.)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누구 맘대로!
 
 
탕,
 
조원필의 옷자락이 크게 펄럭입니다.
 
아차하는 순간,
 
조원필이 당신에게로 쓰러집니다.
 
나기의 어깨를 짚고, 휘청거리며
 
기댄 몸이 이상하리만치 무겁습니다.
 
춤을 출 때는……
 
아주, 가볍고 날랬던 것 같은데.
 
연나기:이런 씨⋯⋯!
 
당신의 손이 빠르게 젖어듭니다.
 
조원필:아, 씨팔.. 더럽게 아프네.......
 
연나기:야, 가만히 있어. (너 조심스럽게 안아선 안정적으로 쓰러지도록 자세 잡는다. 눈에 핏줄이 솟았다.) 저 새끼가⋯⋯.
사격(권총)
기준치: 70/35/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5
(
1
 
)
 
=
1
 
어디선가 귀가 찢어질 듯한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뱀파이어 분장을 했던 남성이 이쪽으로 총을 겨눕니다.
 
남성의 눈이 형형한 분노로 타오르고 있습니다.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거의 다 된 의식을 이렇게 망치다니!
너희만큼은 ■■■■■님께 바치고야 말겠다.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발음의 신을 읊조리며,
 
그가 한 발, 한 발 다가옵니다.
 
연나기:발음 똑바로 해, 혀 잘렸냐? 이 시발 새끼가!
(언성이 높아질수록 너 안은 팔에 힘 들어간다. 조용히 귓가에 속삭인다.) 힘 빼. 저 새낀 내가 족친다⋯⋯.
 
조원필:야이 씨.., 나 큽, 틀렸어. (검붉은 것이 목소리보다 먼저 역류하여 울컥, 흘러내린다.) 놔.., 혼자라도 살아야지.
 
연나기:말 하지 말라고. 죽고 싶냐?
버텨.
 
조원필:(앓는 신음 흘리며 인상 찌푸린다.) 아파 이 새끼야아... 눕혀만 달라고. ..저거 진심으로 우릴 죽이려는거야.. 집중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연나기:아; (그제야 너 부축해서 바닥에 눕힌다. 설마 이 때 공격하진 않겠지, 악당 새끼들 변신할 때 기다려 주는 건 국룰이잖아. 여전히 경계하는 태다. 네 상태 살피랴, 적 살피랴, 정신 다잡으랴 혼자 굉장히 분주하다.) 후⋯⋯. (앞머리 위쪽으로 날리고)
오냐, 그래. 오늘 너 죽고 나 살자.
덤벼, 이 시 발 새끼야.
 
조원필이 비틀거리며 제단으로 기어가,
 
당신에게서 멀어집니다.
 
뚝, 뚝, 붉은 것이 떨어지는 자국이 선연하네요.
 
마지막으로 본 조원필은,
 
연나기:야, 뭐 해.
 
피에 젖은 손으로 자신의 왼쪽 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연나기:너⋯⋯!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한눈을 팔다니!
 
탕,
 
다시 총이 쏘아지지만 당신의 뒤쪽 벽을 맞춥니다.
 
─────── ✷ ───────
 
 
야수회의 사교도와 전투를 시작합니다.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이 간사한 것들! 이래서 경찰이 싫다니까? 빨리 너네 패거리라도 부르지 그래? ■■■■■님께서 고작 이 두명으로 배가 차실까!
권총
기준치: 30/15/6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연나기:나는 뭐 니 같은 새끼들이 좋은 줄 아냐? 우린 평생 공생할 수 없어, 그러니까 뒤져. 이 새끼야!
권총
기준치: 70/35/14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크윽..., 이 벌레같은.. (총알이 옆구리를 정확히 관통하자 자세가 흐트러진다.)
 
연나기:벌레는 너고. 너도 네 주제를 아니까 지하실에 처박혀서 같잖은 의식이나 치르는 거잖아. 안 그래?
(놈에게 가까이 다가가 대가리 발로 깐다.)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아오, 갑자기 어지럼증이 도진다.)
 
 
뱀파이어 복장을 한 남성:(이때를 놓치지 않고 휘청이는 너 몸으로 밀친다!)
비무장
기준치: 40/20/8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내가 이대로 당할 줄 알고? (주먹 들어 연나기 얼굴 주먹으로 내려친다.)
비무장
기준치: 40/20/8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연나기:(간신히 고개 기울여 피한다.) 아까부터 명중률 현저히 떨어지는데. 그냥 기절하는 게 낫지 않겠냐? (발로 네 거시기 깐다!)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사교도는 비명을 지르며 나기 위로 엎어집니다.
 
기절한 것 같네요.
 
뒤가 시끄러워지더니,
 
 
동료 1:꼼짝 마! 경찰이다!
 
여러 명의 경찰이 뛰어 들어옵니다.
 
제대로 정복을 갖추고 있네요.
 
 
동료 3:납치된 피해자들이 뛰어나와, 급하게 지원을 요청했어요! 곧 더 많이 도착할 겁니다!
 
당신의 동료가 짧은 설명을 마치고는 바닥에 쓰러진 사교도를 체포합니다.
 
연나기:(허억, 헉⋯⋯ 그제야 진정하고 황급히 제단 위로 향한다.) 조원필⋯⋯!
 
이게 무슨 일이죠?
 
제단 위에 쓰러져 있던 조원필은 온 데 간 데 보이지 않습니다.
 
바닥에 이렇게나 피가 흥건한데도……
 
분명히 치사량의 피를 흘렸어요.
 
그대로 두면 죽을 거라고요.
 
 ✷ 관찰력 판정 ✷  
 
연나기:이 새끼 어디 갔어.
관찰력
기준치: 48/24/9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잠시만.
 
……당신은 붉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주머니를 발견합니다.
 
물풍선이라고 해야 할까요?
 
안에 붉은 물감이 들어있었나봐요.
 
마치, 힘을 주어 터트렸다간,
 
실제로 피를 흘리는 것처럼 보이게요.
 
왜 이런 게 여기에……
 
연나기:⋯⋯.
 
 
동료 1:그런데, 결국 괴도는 나타나지 않았네요. 가짜 예고장이었나?
 
 ✷ 지능 판정 ✷  
 
연나기: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4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막연한 의심이 빠른 속도로 형체를 갖춰갑니다.
 
처음부터 ‘형사님’이라고 말을 걸었던 것,
 
기묘하게 자신을 잘 안다는 듯이 말했던 것이나,
 
뻔뻔하리만큼 익숙한 말투와 행동이라거나.
 
분명히 잠겨 있었던 문을 연 것도 있고.
 
한 달이면 웬만한 멍은 낫고도 남을 시기죠.
 
연나기:시발, 다이아몬드는⋯⋯! (보석이 있던 쪽으로 눈을 돌린다.)
 
단상에 올려져 있던 옐로 다이아몬드가,
 
언제부터 사라졌었죠?
 
그 아래에 보란 듯이 놓여 있는,
 
찢어진 옷 조각은?
 
……
 
……
 
……젠장, 속았다!
 
나기는 분노로 인해
 
연나기:이 개 새끼가아아아아——————————!!!
 
 ✷ 이성 판정 0/1 판정 ✷  
 
연나기:
SAN Roll
기준치: 42/21/8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후, 경찰은 건물 안에 있던 모든 사교도를 체포합니다.
 
사람을 제물로 바쳐,
 
사악한 신을 부르는 의식을 실행하려고 했다는군요.
 
인질들은 모두 풀려나 안전해졌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포위하고 있기에 건물을 빠져나간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하네요.
 
붉은 액체가 묻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괴도 코스튬의 참가자도 없고요.
 
대체 어디로 탈출한 걸까요,
 
이 괘씸한 괴도는!
 
아니지, 내내 당했는데,
 
이렇게 끝날 수는 없어요!
 
생각해볼까요, 나기.
 
오늘 이 건물에 와서 겪은 그간의 일들을요.
 
과연 괴도는 어디로 도망쳤을까요?
 
문이나 창문으로 나가는 건 불가능해요.
 
계단을 통과하지 않고 지하실에서 도망친 건 의문입니다만,
 
모든 마술에는 트릭이 있잖아요.
 
설령 마술이 아니라 마법이라고 해도 말이에요!
 
─────── ✷ ───────
 
괴도는 왼쪽 귀를 만지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왼쪽 귀에는 귀걸이가 있고요.
 
한 달 전의 그 사건에서도, 홀연히 사라지기 전에 비슷한 행동을 했던 것 같아요.
 
지하실에서도 그러지 않았나요?
 
혹시, 귀걸이에 무언가 도망칠 수 있는 장치가 있는 거라면……
 
그렇다면 어디로 간 걸까요?
 
잠깐! 그 괴도,
 
잠긴 문을 아주 쉽게 풀었는데,
 
이 건물에 자물쇠로 단단히 잠긴 곳이 하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말해주었잖아요.
 
건물 전체를 다 살펴보아도 괴도를 찾을 수 없다면……
 
─────── ✷ ───────
 
연나기:벽도 창문도, 바닥도 아니라면 하늘로 솟았겠지. 이 새끼 뒤졌어⋯⋯. (혼란스러운 틈을 타 곧바로 옥상으로 향한다.)
 
꽁꽁 잠겨 있었던 문은 어째선지 쉽게 열립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푸르스름한 달빛이 비치는 옥상에서 즐거운 듯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조원필:문은 닫고 들어와야지~ 혼자 오셨어, 형사님?
 
연나기:즐겁냐? 이 새끼야.
 
옥상 난간에 기대 여유롭게 웃고 있는 괴도는,
 
확실히…… 조금 전의 얄미운 그였습니다.
 
연나기:연기가 아주 수준급이야? 패고 싶게⋯⋯.
 
조원필:사교도 몰래 보석을 훔치려면, 어쩔 수 없었어.
 
연나기:그래서 날 이용하셨다?
 
조원필:형사님이 날 너~무 걱정해줘서 감동했지 뭐야.
우리 최강 콤비 아냐?
다음에도 이런 일 있으면, 미리 언질이라도 줄게.
너무 화내지말고~. 엉?
 
연나기:콤비는 지랄, 콤비네이션 피자나 배달 하세요. 지금은 주문 안 들어오냐? 그 새끼도 너지? (하⋯⋯. 제 머리 헝클어뜨린다.)
 
조원필:정답~. 그땐 그냥 너보러 간거라 모르지. 그 피자집 장사 잘되던데? 잘 되겠지 뭐. (호탕하게 웃는다.)
 
연나기:아, 됐어, 시발. 더 화낼 힘도 없어. (맥이 빠진다⋯⋯. 그래도 놈 덕분에 불필요한 희생은 막았으니 된 건가.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지만⋯⋯ 제 선에서 끊어낼 수 있었다는 점, 그거 하나는 다행이다. 아오, 양가감정 좆 되네⋯⋯.)
야, 나는 그깟 보석보다 인간들 목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빡치게 하지 말고 그냥 조용히 꺼져라. (훠이, 훠이~)
 
조원필:그래! 그럼.. 어디보자 연나기 형사님이라 하셨나? 나~기 형사님. 우리 헤어질 시간이거든! 다음에 또 보자?
 
정말이지, 의외로, 놀랍게도 당신은 괴도를 풀어주기로 합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아뇨, 나기가 제일 잘 알고 있겠죠.
 
연나기:(말 했잖아. 미련한 인간들 목숨 값에 비하면 싸게 먹히는 거라고. 판단할 권리가 내게 있는 건 아니지만.)
이름 부르지 마라. 죽여버리기 전에.
 
조원필:아, 그런데…… 내가 이벤트 하나는 좀 해주고 싶어서.
 
 
펑,
 
폭탄이 터집니다.
 
섬광탄입니다.
 
아, 또 걸렸어요!
 
제대로 눈을 뜰 수 없고, 눈을 뜨려다간 눈물이 줄줄 흘러내립니다.
 
눈을 꾹 감은 당신의 뺨에 무언가 부드러운 게 닿았다가 떨어집니다.
 
연나기:이 미친 새끼가⋯⋯!
 
조원필:날 구해준 멋진 왕자님, 흠, 뭐라고 하지? 어쨌든 완전 멋진 형사님께 감사의 뽀뽀~
 
곧, 괴도의 인기척이 사라집니다.
 
계단을 뛰어오르는 발소리 사이에서,
 
당신은 방치되어 훌쩍훌쩍 눈물만 흘립니다.
 
아, 젠장, 눈 아파……
 
연나기:(줄줄줄⋯⋯)
 
이제 난 죽었다,
 
……라고 생각했는데,
 
 
상사:아슬아슬한 대접전 끝에 괴도를 놓치다니, 참 아깝네. 그래도 보석은 건졌으니 그게 어딘가.
 
상사가 당신을 위로합니다.
 
책상 위에는 오늘 아침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신문이 펼쳐져 있습니다.
 
1면에 들어간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 유명한,
 
 
젊은 형사, 나기가 팬텀 블루 미스트를 몰아넣고 보석을 되돌려받는 것에 성공했다
 
는 기사입니다!
 
연나기:⋯⋯?
 
언론은 당신에게 큰 관심을 보이며,
 
대중들은 혜성처럼 나타난 형사에 감동합니다.
 
 
상사:그래도 다음엔 꼭 잡게나. 자네 어깨에 우리 경찰의 명예가 걸려 있어!
 
아아, 어깨가 무겁네요.
 
연나기:(이러면 내가 옳다구나, 하고 좋아할 것 같냐? 이렇게 빅 엿을 먹인다고?)
 
그리고 점심시간,
 
당신에게 깜찍한 선물 상자가 배달됩니다.
 
연나기:⋯⋯아⋯⋯. (하⋯⋯. 졸라 열기 싫다, 시발⋯⋯.)
(똥 씹은 표정 하곤 조심스레 뚜껑 열어본다.)
 
반짝이 폭탄이 터지고 감미로운 사랑의 세레나데가 울리고
 
손수 만든 초콜릿과 신문의 한 글자 한 글자를 오려 만든 성명서,
 
마지막으로 안개꽃 귀걸이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연나기:(귀걸이 꽈악⋯⋯ 쥐다가 이내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필요 없어─────!!!
 
나기는 분통을 터트리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참으로 유명한 그 한 마디를 내뱉습니다!

 

역시 다음엔 꼭 잡고야 말겠어!!!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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