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 팬텀 블루 미스트 2부

2025. 1. 5. 18:43·TRPG/필연

 그때의 사건 이후로도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팬텀 블루 미스트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지만, 강한 빛이 있으면 어둠도 따라오기 마련이죠. 어느 순간부터 괴도를 향한 소문들이 도시에 퍼져가기 시작합니다. 아주 악질적인 소문이 말이에요.

 “또 안개꽃이 발견됐어.”

 그중 가장 두드러진 건, 팬텀 블루 미스트가 연쇄살인범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한 달 전부터 도시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은, 그 방식도 대상도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별개의 사건으로 취급되었습니다만, 현장에는 언제나 푸른 안개꽃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야 팬텀 블루 미스트가 자신의 상징으로 안개꽃을 쓰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고, 살인자가 단순히 사칭했을 수도 있겠지만…… 범죄자를 어떻게 믿겠어요? 이제 도시의 사람들은 팬텀 블루 미스트를 두려워하고, 미워합니다. 이에 대해 어떤 감상을 품든 간에,

당신은 훌륭하고 믿음직한 경찰이잖아요! 자, 어서 출동합시다!

약칭 ‘팬블미’ 플레이로그 백업

 

이번에는 꼭, 반드시……
그를 붙잡아 보이겠어요!

 

KPC 조원필 / 철재
PC 연나기 / 제리

 

─────── ✷ ───────

 

연나기:34
 
─────── ✷ ───────
 
⟡안개 속 살인자 <a href=⟡ KPC ⟡⟡ PC ⟡조원필연나기
 
─────── ✷ ───────
 
─────── 도입 ───────
 
그때의 사건 이후로도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팬텀 블루 미스트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지만,
 
강한 빛이 있으면 어둠도 따라오기 마련이죠.
 
어느 순간부터 괴도를 향한 소문들이
 
도시에 퍼져가기 시작합니다.
 
아주 악질적인 소문이 말이에요.
 
 
형사:또 안개꽃이 발견됐어.
 
그중 가장 두드러진 건,
 
 
팬텀 블루 미스트가 연쇄살인범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한 달 전부터 도시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은,
 
그 방식도 대상도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별개의 사건으로 취급되었습니다만,
 
현장에는 언제나 푸른 안개꽃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
 
연나기:유명세를 이용한 증거 흐리기 아닙니까?
 
그야 팬텀 블루 미스트가
 
자신의 상징으로 안개꽃을 쓰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고,
 
살인자가 단순히 사칭했을 수도 있겠지만……
 
범죄자를 어떻게 믿겠어요?
 
이제 도시의 사람들은
 
팬텀 블루 미스트를 두려워하고, 미워합니다.
 
 
형사:단순 괴도라고 얕볼게 아니었던 거지.
 
연나기:(미심쩍단 말이지. 사람 죽일 꺔냥은 없어 보였는데... 이 또한 주관이지만.) 그렇다기엔 그냥 관종 같아 보였는뎁쇼.
놀아나는 겁니다, 다른 놈한테!
하여간... 욕하라고 들이미는 새끼나 옳다구나 욕하는 인간들이나... 전 마음에 안 듭니다.
 
이에 대해 어떤 감상을 품든 간에,
 
당신은 훌륭하고 믿음직한 경찰이잖아요!
 
자, 어서 출동합시다!
 
 
감식반 :아, 잠깐만, 선 안으로 넘어오지 마세요.
현재 감식 중이거든요.
 
물론 신입인 당신이 할 일은
 
현장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저마다 각자의 자리가 있는 법이잖아요.
 
 
형사:됐고. 넌 사람들 통제나 잘해.
난 감식반이랑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연나기:맨날 노가다만 시키고.
언제는 팬텀을 잡은 영웅 어쩌고라더니.
(째려본다) 변했슴다.
 
 
형사:뭘 변해? 나도 너처럼 짬 안됐을 땐 다~ 그랬다.
과정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서 있다 보면,
 
사람들이 심각한 얼굴로 오갑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 듣기 판정 ✷ 
 
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귀 쫑긋거린다.)
 
 
형사:이게 벌써 몇 번째야.
 
 
감식반 :동일범의 소행이 분명한데도, 전혀 일치하지 않아.
어쩌면 이건 한 명이 벌인 짓이 아니라……
 
 
형사:자료 좀 다시 보자. 어디 있다고 했지?
 
 
감식반 :저쪽 차에.
 
연나기:(팔짱 낀 채 경청한다.)
 
 
감식반 :일단 밥부터 먹을까?
 
그들은 밖으로 나갑니다.
 
연나기:저쪽 차라고... (중얼인다. 차 쪽 흘겨보며)
 
한쪽에 연나기 일행이 타고 온
 
경찰차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연나기:(수상해 보이지 않도록-당연하다, 난 형사니까.- 경찰차로 이동해 자연스럽게 차 문을 연다.)
 
문은 잠겨 있지 않은 것 같네요.
 
좀 위험한 것도 같지만,
 
생각해보면 경찰차를 털
 
간 큰 자동차 도둑이 어디 있겠어요?
 
연나기:보자, 자료가~... (읏차. 뒷좌석에 자연스럽게 앉아 차 문을 닫는다. 내부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 안에서 사건의 자료가 담긴 [파일]을 획득합니다.
 
그 외 목캔디나, 커피맛 껌, 비타민제와 같은
 
소소한 간식거리를 추가로 얻을 수 있습니다.
 
연나기:(목캔디 하나 손바닥에 털어 입 안으로 집어넣는다.)
아오, 매워. (인상 잔뜩 찌푸리며 파일의 첫 장을 넘긴다.)
교살에, 척살에, 타살에... 죽이는 방법도 가지가지구만. (쯧, 허를 차며 줄글을 읽어나간다.)
(공통점은 정말로 푸른 안개꽃의 생화가 발견되었다는 것 뿐인가. 그치만... 너무 작위적이지 않아?)
 
공통점이 전혀 없는 사건에서의
 
유일한 공통점은 푸른 안개꽃의 생화입니다.
 
이 도시에서 푸른 안개꽃이 뜻하는 바는
 
오직 한 가지입니다.
 
 
팬텀 블루 미스트.
 
정말 그가 범인일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자신을 나타내는 단서를
 
현장에 흘리고 다닐 것 같진 않은데,
 
범행 전에 예고장을 보내는 그 기행을 보면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연나기:(작정하고 악의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으니까. 물론, '공포감 조성'이 목적이라면 일부러 연출하는 것도 말이 된다. 뭐든... 단정할 순 없다.)
진짜 어떤 새끼냐. (신경질적으로 자료 덮는다.)
 
마지막 페이지에 이 도시의 지도가 첨부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연나기:(미간 찌푸리며 지도를 펼쳐본다.)
 
살인 사건이 벌어진 장소들이
 
동그란 선으로 표시되어 있네요.
 
한곳에 몰려 있지 않고,
 
도시 여기저기로 퍼져 있는 게 도리어 기묘합니다.
 
연나기가 지도를 유심히 바라보면,
 
 ✷ 지능 판정 ✷ 
 
연나기:부지런하기도 하셔라.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장소들, 어쩐지 위치가 신경 쓰이지 않나요?
 
마치 어떤 규칙 위에 배열된 것처럼.
 
선으로 이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나기:(첫 번째 살인 장소를 자료와 대조해 본다.)
 
선 하나로 장소들을 잇다 보면,
 
확연한 별 모양이 됩니다.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하기엔 기시감이 드는걸요.
 
피에 젖은 제단과 바닥에 그려진 기이한 마법진의 기억이 연나기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리고 별의 중앙엔……
 
 
캔디랜드.
 
모두가 사랑하는 이 도시의 랜드마크,
 
놀이공원입니다.
 
뭐…… 우연이겠죠?
 
연나기:(그럴 리가.)
이유 없는 행위는 없지. 하! 기분 나쁘네, 꼭 주술적인 의미가 있는 것 처럼...
 
곧 연나기가 탄 차의 창문을 누군가 강하게 두드립니다.
 
올려다보면 아까의 그 형사네요.
 
농땡이 부리고 차 안에서
 
노닥거리는 당신에게
 
화라도 낼 기세입니다.
 
이런, 더 혼나기 전에 일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연나기:(반대쪽 문으로 나간다.)
실례했습니다~. (도망~)
 
─────── ✷ ───────
 
우여곡절 끝에 오늘의 업무가 끝났습니다!
 
퇴근입니다!
 
연나기는 집으로 어떻게 돌아가나요??
 
연나기:(안타깝게도 아직 자가가 없다. 면허증은 있지만...)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때마침 퇴근 시간이라 사람도 많지, 앉아서 가긴 글렀군.)
 
오늘은 살인 사건의 영향인지..
 
퇴근 길 버스는 한적합니다.
 
다들 구경이라도 하는걸까요?
 
팬텀 블루 미스트가 범인이라니,
 
버스에 흘러나오는 라디오도 그의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아오, 시끄러워; 잘 안 들려.)
 
마침 집으로 가는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골목을 지날 때면
 
수상한 사람과 만나지 않나 걱정하곤 했었죠.
 
겨우 가로등 하나만 음침하게 켜진 골목길인데,
 
오늘은 가뜩이나 등불의 상태가 안 좋은지 내내 점멸하고 있습니다.
 
 ✷ 듣기 판정 ✷ 
 
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길거리 씨... 음산하구만.)
분위기 한번~...
(슬 뒤돌아보지만 아무도 없다. 필요 이상으로 조용한 것이 안심해야 하는가, 불안해 해야 하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 발을 끄는 소리.
 
가장 어두운 골목 안쪽에서 인기척이 들려옵니다.
 
 ✷ 관찰력 판정 ✷ 
 
연나기:(시~ 발.) 가, 말어. (-라지만 착실하게 움직이는 형사의 발...)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가장 어두운 골목 안쪽에,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집니다.
 
고양이라고 하기엔 너무 크군요.
 
사람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누군가 비틀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벽을 짚은 손은 온 체중을 지탱하고 있는 듯
 
당장이라도 꺾일 것 같고,
 
허리는 잔뜩 숙이고 있네요.
...! (이상한 느낌을 감지했다.) 괜찮으십니까?
 
그가 한 발짝을 옮길 때마다
 
어디선가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깜박,
 
가로등이 명멸합니다.
 
이내 그가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조원필:형사님……
 
안도하는 듯한, 쉰 목소리로 당신을 부릅니다.
 
아, 확실히 당신을 부르고 있어요.
 
이 목소리,
 
어디선가 들은 것 같지 않나요?
 
그러나 연나기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그대로 쓰러집니다.
 
당신이 받아 안지 않는다면,
 
딱딱한 바닥으로 말이에요!
 
연나기:(인상 찌푸린다. 경계했으나 동작에 대한 반응이 더 빨랐다. 네 쪽으로 달려가 쓰러진 몸체를 부축한다.)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오, 씨... 무거워! 같이 바닥으로 꺼지려는 걸 간신히 버틴다.)
 
연나기는 쓰러진 자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검정 일색의 옷을 입고 있고,
 
안고있으면 상당히 축축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연나기:괜찮아요? 일어설 수 있겠어요? (뒷목 받치며 의식 확인하듯 눈 마주치려 한다.)
 
응답이 없는걸 보니..
 
생명은 무사하지만 기절한 것 같습니다.
 
연나기:하, 씨... 뭐야. (주위 두리번거리지만 아무도 없다. 전화기 꺼내들고)
119, 119. (번호 누른다.)
 
 ✷ 관찰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면
 
휴대폰 불빛을 써보는 건 어떨까요?
 
연나기:(갑자기 묘한 기분이 드는 건 왜인가. 긴급 전화번호를 누르던 동작을 멈추고... 취소 버튼을 누른다.)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네 얼굴 쪽을 비춘다.)
 
확인한다면 이게 피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이 사람이 다쳤다기보다는, 남의 피가 묻은 것에 가까워보여요.
 
이곳은 연나기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골목이니,
 
이대로 집에 데려가도 괜찮을 것입니다.
 
하지만 낯선 이를 함부로 집 안에 들이는 건 현명하지 못하기도 해요.
 
바로 경찰에 신고할까요?
 
음, 그러기엔 그가 당신을 보고 안도했던 것 같은데요!
 
연나기:(움찔, 황급히 네 상의를 걷어 다친 곳이 있나 확인하지만 별다른 흉은 없다. 기껏해야 벽을 짚느라 조금 쓸린 손바닥 정도일까... 미심쩍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러고 보니 이 인간, 아까 날 보고 '형사님'이라고 했었지...
어디서 봤나? (낯익은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안면은 없다.) 하... (불안한 마음에 고개 기울여 심장 뛰는 소릴 확인했다. 일단은 안정적이나 피범벅이 된 인간을 어디 방치해두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리고 어쩐지... 경찰에 넘기면 더 귀찮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에이, 씨! (짜증스레 소리 내며 네 팔을 제 목에 둘러 부축한다.) 집, 가깝지만, 않았어도-
-신고했을 거라고... (비척비척 제 집으로 걸음한다.)
 
쓰러진 사람을 옮기는 건 꽤 힘든 일임에 분명합니다
 
피와 땀으로 축축해진 연나기가 낯선 이를 침대나 바닥이나 소파나……
 
하여튼 집 안 어느 곳이든 내려놓으면,
 
이 사람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확실히 앳된 인상은 아닌 것 같네요.
 
연나기:(바닥에 내려놓는다. 그 편이 제일 치우기 쉬우니까.)
(이마에 송골 맺힌 땀을 닦는다.) 다시 생각해보니 미친 놈 아냐. 왜 데려온 거지?
 
그는 정신은 잃고 있지만 위급한 상황은 아니니,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깨어날 것입니다.
 
연나기가 일련의 과정을 마치고 한숨 돌렸을 즈음 말이에요..
 
수상한 이가 깨어난다면……
 
깨어난 이는, 조금은 당황한 기색입니다.
 
연나기:깨셨습니까? (네 얼굴과 목에 묻은 피를 막 다 닦은 참이다.)
 
조원필:....여기가 ....... 그러니까..
어디죠?
 
연나기:납치.
 
조원필:나를?
왜일까~....
그~래도! 다행이네요.
수상한 사람들한테 쫓기고 있었거든.
 
연나기:(왜... 그 새끼 말투같은 거지? 눈썹 꿈틀인다.)
저도 수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은 안 하시나 봅니다.
 
조원필:제가 우연히! 정말 우연히.
경찰이란 걸 알았거든요.
그래서 딱.. 마주치고 안심했나봐요.
역시~.. 우리나라 경찰 믿음직스럽다니깐?
 
연나기:저 사복인데요.
 
조원필:..
깊이 알려고 하지 마세요.
다 어? 각자만의 사정. 그런 게 있는 거 아냐.
 
연나기:(졸라 수상한데 이거... -라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들고 있던 물수건으로 덜 닦인 귓가의 피를 마저 닦아주며) 그쪽 좀 의심스러워 보이는 건 알고 있죠?
됐고, 난 퇴근했지만 어찌 됐건 그쪽 말처럼 형사니까 신원 확인부터. 이름이 뭡니까?
 
조원필:그.. (아, 그래도 친절하네.)
제가 수상한 사람들한테 쫓기고 있다고 했잖아요?
형사님 만나기 전에도.. 내가 습격을 받았거든?
그 사람들이 아주.. 무시무시한 음모를 꾸미고 있어서,
그 전에 막지 않으면 큰일 날거라고요.
저 좀..~... 도와주면 안되나? (시선 슬금 피한다.)
 
연나기:이름.
 
조원필:하.
여기까지 왔으니 어쩔 수 없죠.
맞아요.
저 팬텀블루미스트입니다.
 
연나기:이름 말하라고. (걸레로 어깨 팎 때린다;)
 
조원필:아!
....
아 그게 중요한가!?
 
연나기:팬텀 시발, 미스트고 뭐고 이름 뭐냐고 지금 세 번 물었다. 나랑 농담 따먹기 하고 싶어서 불렀냐?
(안 믿는 것 같다...) 음모도, 뭔지 모르는데 다짜고짜 나보고 도와 달라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조원필:조원필....
아 전에도 말해줬는데 왜 기억을 못해요?
형사 맞아?
 
연나기:...?
 
조원필:내가 파티장에서 알려줬잖아 이름.
조연필이라고 틀리기까지했으면서.
됐고!
 
연나기:(잠시 사고가 정지한다.) 그러니까 그 밉상이 너라고?
 
조원필:지난번 사건 기억하시죠? 그때의 잔당이 아직 남아있거든요,
야수회는 해산되었지만, 사교도 집단은 어디서나 존재하니까.
덕분에 살인 사건의 누명도 쓰고~? 타겟이 되어 버려서 곤란해요.
 
연나기:아니, 졸라 지 할 말만 해... 내가 뭔 니 전용 도우미냐?! (-까지 말하다가, 마지막 문장에 멈칫한다.)
 
조원필:내가 원흉이라고 추적이 집요해져서.. 아까 형사님 안 만났다면 우리 쭉 대화할 일이 없었을걸?
 
연나기:아, 잠시만... (갑자기 닥친 상황에 정리가 덜 된 듯하다... 이마 짚고) 그러니까 연쇄 살인의 배후가 그 사교도 새끼들이라고? 너는 보복성으로 쫓기고 있고?
 
조원필:정확하네!
내가 사람 죽일 사람으로 보여요?
 
연나기:아니, 넌 그냥 관종이야. (심각한 얼굴이지만 뭔가 풀린 듯한 표정이다.)
 
조원필:....
 
연나기:시발 어쩐지... 누구 죽일 놈으론 안 보이는데 이상하다 했어.
 
조원필:사람 면전에다 관종은 좀~.. 어?
여튼. 나 혼자서는 무리라는 걸 겸허히 인정은 해요.
형사님 도움이 이번에도! 절실하단거지.
나 한 번만 더 도와줘요. 엉~?
 
연나기:맨입으로?
 
조원필:.......음?
뽀뽀라도 해드려?
 
연나기:...;
아오 씨, 이거... 맨 얼굴로 하니까 적응 안 되네.
 
조원필:그때 볼 뽀뽀로는 부족했죠?
(고개 가까이 하더니 나기 턱에 손 얹는다. )
 
연나기:미쳤나, 이게! (당황해선 네 손 팍 쳐낸다.)
입술 함부로 쓸 거면 걍 잠궈라. (엄지와 검지 마디로 네 입술 꼬집어 밀어버린다.)
 
조원필:으붑..
 
연나기:팬텀이 무섭긴 무슨... 졸라 이상한 변태 새낀데 하여간 멍청한 새끼들. (대중들을 말하는 것 같다.)
 
조원필:(네 손목 잡더니 손가락에 입술 문댄다.)
난 대중들이 뭐라 떠들고 다니든 신경 안써요.
근데 우리 형사님이 날 걱정해주네~?
여튼. 나 도와주는거지?
 
연나기:(방어적으로 주먹 꽉 쥔다...) 니 걱정한 적 없는데?
내 감을 믿는 거지.
 
조원필:때리려고 그거로?
 
연나기:때려 줘?
 
조원필:싫다면?
 
연나기:싫어도 처맞아. (손으로 네 하관 우악스럽게 감싸며 양 볼 눌러버린다.)
(아무튼 때리진 않았다...)
 
쨍그랑!
 
불현듯 창문이 깨집니다.
 
연나기:어으, 시발 뭐야?!
 
누가 돌을 던지고 간 걸까요?
 
아니면, 난데없이 바람이라도 분 걸까요?
 
산산조각이 난 유리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불길한 기운에 휩싸일 때였습니다.
 
연나기:어떤 새끼야! (성질하곤 졸라 더럽다...)
 
 ✷ 회피 판정 ✷ 
 
연나기:
회피
기준치: 33/16/6
굴림: 97
판정결과: 대실패
 
 ✷ 1d5 판정 ✷ 
 
연나기:2
 
유리 파편이 튀어 체력이 2 감소됩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은 것 같은데,
 
뭔가가 당신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날아가 벽에 박혔습니다.
 
뒤를 돌아보기가 아주 두려워져요.
 
이거, 어쩌면 혹시……
 
조원필:위험해!
 
조원필이 당신을 힘껏 누르며 몸을 숙입니다.
 
삽시간에 덮쳐오는 무게에 당신은 짧은 숨을 내쉴지도 모르겠습니다.
 
연나기:아오! (그대로 깔린다.)
 
여전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유리가 깨지고,
 
무언가 벽에 박히고, 전등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누군가 총을 쏘고 있습니다.
 
당신의 집을 향해서……
 
충격적인 상황에 연나기는
 
 ✷  이성 판정 0/1 판정 ✷ 
 
연나기:(시발... 내 집...)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조원필:그들이에요. 아무래도 절 쫓아서 여기까지 온 것 같은데……
 
전투는 불가능합니다.
 
사교도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B급 영화처럼 머리를 조금만 들어도
 
총에 맞아 날아가기에 십상이니까요.
 
조원필:형사님, 제가 여기서 구해드리면……
 
문득 조원필이 말합니다.
 
조원필:날 도와줄래요?
 
연나기:(이 악물며 네 옷자락 꽈악 잡는다.) 알았다고...!
 
조원필은 몸을 들어 올리고,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던집니다.
 
‘그것’은 총알이 날아오는 곳에 정확히 직격해,
 
눈 부신 빛을 내뿜습니다.
 
섬광탄입니다.
 
조원필은 섬광탄이 작렬하기 전
 
연나기:(눈 질끈 감는다.)
 
연나기의 눈을 손으로 덮어 가려줍니다.
 
이윽고 빛이 가라앉으면,
 
모든 집에서 불이 켜지고 동시다발적으로 기웃거리게 되겠네요.
 
이렇게나 많은 시선이 쏠리면
 
사교도도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없습니다.
 
연나기의 집을 향한 총알 세례가 멎고
 
상황이 종료됩니다.
 
바깥을 둘러본 조원필은,
 
이내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조원필:이제 안전해진 것 같네, 형사님.
 
연나기:헉, 헉... 으...
 
조원필:어디 다치신 덴 없고?…
 
연나기:덕분에. (작게 한숨 쉰다. 집 꼴이 엉망이다.)
(네 손 잡고 몸 일으킨다.)
 
집안 꼴이 엉망이지만 최악의 일은 일어나지 않았네요.
 
조원필:우선 청소부터 해야겠네.
도와주겠다고 한 제안, 잊지 않았으니 지키셔야 해요?
 
연나기:애초에 시발, 안 그래도 파려고 했었어.
계속 이해 안 되던 게 니가 나타나니까 갑자기 퍼즐처럼 딱딱 맞춰지는데 그거 무시할 수 있는 놈 있냐?
시발... 집은... (둘러보더니 안색 창백해진다.)
 
조원필:같이.. 청소하면 되니까!
 
연나기:업체 부를래. 오늘은 모텔에서 잘거야...
 
조원필:같이 갈거죠?
근데.. 내가 쫓기느라 정신이 없어서요. .
사교도들이 어느 장소로 향하는지, 뭘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 계획을 못 짰거든요.
혹시 알아낸 거 있어요?
 
연나기:(현관 문 나서려다 우뚝 멈춰선다.) 아, 그거.
...놀이공원?
아까 자료들 봤는데, 살해 현장에 점을 찍고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선을 그으면...
 
조원필:놀이공원? 이라면.. 캔디랜드잖아.
역시 그들이 이 도시를 무대로 거대한 마법진을 설계하려는 게 분명해졌네.
 
연나기:놀이... 어, 거기서 모이던데.
 
조원필:마법진의 꼭지점마다 제물을 바치고,
최종적으로 이 가운데, 캔디랜드의 어딘가에서 악신을 소환하려는 거지.
 
연나기:...
만화 많이 봤냐?
 
조원필:믿을만한 정보에 따르자면, 마침 돌아오는 토요일이 달이 뜨지 않는 그믐이거든요.
하하! 내가 만화를 많이 봐서 허언 있는 것 같아요?
전에 같이 봐놓고도 그러네.
소환 의식을 벌인다면 토요일이 가장 유력하겠어요.
 
역시, 캔디랜드에 잠입할 수밖에 없는 걸까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문득 조원필이 씩 웃습니다.
 
꿍꿍이가 있는 웃음이군요.
 
연나기:... 표정만 보면 니가 그 악신인지 뭔지 하는 것 같다.
 
조원필:이번 주 토요일에 뭐해요?
 
연나기:솔직히 졸라 안 믿기는데 저번에 같이 본 것도 있고...
아, 니랑 있으면 이상한 일만 일어나.
토요일은 왜?
 
조원필:나랑 데이트 좀 하자.
 
이럴 줄 알았다!
 
하지만 혼자보다는 둘이 나을 테니까 말이에요.
 
연나기:왜 반말이냐?
존대를 하던지 반말을 하던지 하나만 해. (사실 지금 상황에서 별로 중요한 건 아니긴 하지만...)
뭐. 잠입하자고?
 
조원필:응.
(냉큼..)
 
연나기:(꿈틀...) 어떻게 할 계획인데.
 
조원필:그건~..
놀이공원에 가서 조사해야지.
토요일에 약속 비워둬.
 
연나기:없었어, 이 새끼야.
 
조원필:캔디랜드에서, 한.. 10시까지.
정문에서 만나는걸로?
 
연나기:(하...) 그러든가.
아오, 그냥 나가려 했는데 옷 갈아입고 가야겠네.
 
조원필:집은 업체 부르지말고.
내가 치워둘게.
그 때 옷 이쁜거 입고 와야한다~?
 
연나기:니가 왜?
 
조원필:가죽에 청바지라거나.
나때문에 벌어진거니까.
 
연나기:아~, 뭐.
니 때문이라기보단...
걍 잘못 찍힌 거지. 이상한 새끼들한테. (너도 이상하긴 하지만.)
그냥 같이 치워. 갑자기 나가기 귀찮다.
 
조원필:왜애. 피곤하잖아?
 
연나기:에휴... (주섬주섬 수납장 열어 빗자루와 쓰레받기 꺼낸다.)
니보다 피곤하겠냐?
 
조원필:나야 뭐...
이리줘.
 
연나기:됐거든... 큰 거나 주워.
손 안 다치게 조심하고. (습관적인 걱정의 말투. 쓰레기통 가리키며) 쓰레긴 저기 버려.
별... 희한한 놈들을 다 보겠네. 사교도니 악마...? 악신? 별 모양 마법진? 졸라 오글거리는 새끼들. (다 들리게 중얼거린다...)
 
조원필:(주섬 큰 조각들 모아 쓰레기통에 넣는다.)
영웅 놀이는 싫어?
 
연나기:싫지.
놀이잖아.
 
조원필:전에 팬텀 블루미스트를 몰아넣고 보석을 받아냈다고,,
영웅이라 했었잖아?
음~. 대단했지.
 
연나기:아;
아, 그래. 너!!!
그거 왜 놓고 갔냐?
 
조원필:보석?
 
연나기:어.
 
조원필:너라면 믿을 수 있어서.
그 놈들처럼 악용하진 않을 것 같아서.
그뿐이야.
 
연나기:뭐 언제 봤다고 믿녜 마녜...
 
조원필:짧은 만남으로 찌릿, 한거지.
 
연나기:지랄. (떨어진 잔해를 쓸어낸다.) 영웅같이 거창한 타이틀이 붙길 원한 건 아니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래, 뿌듯하긴 했어.
너 몰아낸 거 말고, 그 새끼들 소탕한 거.
영웅 놀이가 싫은 건... 오늘같은 일이 영웅이라는 이름 하에 지워져서야.
사람들은 밝은 면만 보니까.
 
조원필:..내가 말했지.
남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떠들든 신경 안쓴다고.
네 말대로 밝은 면만 보니까.
이쯤 치워두고, 우리도 나가자.
토요일은 왜인지.. 하루가 엄~청 길 것 같거든?
잠으로 보충해둬야지.
 
연나기:나도 신경 안 써.
사람들이 버보고 살인마니, 나쁜 놈이니 떠들든지 말든지 난 계속 니를 관종이라고 생각했어.
사람 못 죽이는 그냥 관종.
대중한테도, 사교도한테도 눈에 띄는 짓만 골라 해.
닌 근데 뭔데 이런 일을 자처하는거냐?
 
조원필:내 나름의 사정이 있어서?
 
연나기:그게 뭔데?
 
조원필:그건...
형사님이 나랑 좀 더 친해지면 말해줄게.
 
연나기:우리 졸라 친하잖아.
 
조원필:지랄.
 
연나기:(친한 척 어깨동무...) 지랄이라고 했냐?
 
조원필:(입 비죽.)
 
연나기:뭐, 이 씨.
콱;
 
조원필:콱~?
경찰이 사람 패고 그러네.
 
연나기:내가 언제 니 팼는데.
말 지어내지 마라?
 
조원필:내가 감시하려고.
패는지 안패는지
 
연나기:감시한다고 내 주먹이 안 날라갈 것 같냐?
 
조원필:증거 영상이라도 남겨놔야하나..
 
연나기:하... 왜 이렇게 밉상이지?
 
조원필:내 매력인거지. (눈 찡긋)
 
연나기:(팅- 튕겨 나가는 별 같은 것. 네 얼굴 빤히 들여다 본다.)
니 근데 몇 살이냐?
 
조원필:알면 뭐.
호칭이 달라져?
 
연나기:내 나이는 알아?
 
조원필:모르지?
내가 또 경찰은 아니라서 개인정보까지는 음~..
 
연나기:서른 둘.
 
조원필:더 어려보이는데?
 
연나기:동안이란 소린 많이 들어.
니 몇 살?
 
조원필:서른 셋.
 
연나기:...;
(시발... 서른 셋이면 여섯 살...?)
 
조원필:형이라 불러라.
 
연나기:싫어;
 
조원필:이럴거면 뭐하러 물어봤대?
 
연나기:걍 궁금해서.
가족 있냐?
 
조원필:가족?
연 끊은지 오래라.
 
연나기:너네 부모... 아... 응...
 
조원필:잘 지내겠지 뭐~...
 
연나기:(갑분싸...)
(어깨에 걸쳤던 팔 푼다.)
왜 끊었는데?
 
조원필:이런 일을 하는데..
너라면 같이 지낼 수 있겠어?
봐, 지금도 너랑 있는 곳을 귀신같이 알고
집을 이 난장판으로 만들었잖아.
 
연나기:(결국 이 일이 원인인 거냐. 도돌이표구만.) 뭐... 나 같아도 그럴 것 같긴 하네.
하여간 지긋지긋한 새끼들...
너...
적당히 해. 이번 일 끝나면 그냥 일상으로 돌아가.
괴도 짓도 그만두고.
 
조원필:.....
그거야~.. 장담은 못하지!
내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말야.
 
연나기:관종 새끼...
 
조원필:내가 관두면 그땐?
누가 할건데.
 
연나기:이어받아야 하는 일인 거냐?
괴도와 사교도의 상관관계를 아직까진 잘 모르겠는데...
 
조원필:그럼 쟤네가 저번처럼 잡아가면
끝날것같았냐?
지금도 봐. 날 흉내내서 연쇄살인범으로 만들고 있질않나..,
 
연나기:에휴, 그래. 속 편한 소리 해서 미안하다.
 
조원필:내가 자처한거야.
그렇게 따지면 관종 짓은 맞네..
 
연나기:...
왜 시발 갑자기 처량한데.
관종이라고 안 하면 되잖아...
아, 몰라. 걍 잠이나 자.
니 설마 여기서 잘 건 아니지?
 
조원필:음...
다른 곳에 머물면 되니까 난 괜찮아.
 
연나기:...추적 때문에 그러냐?
 
조원필:형사님은 여기서 자게?
 
연나기:(잠시 생각하더니) 그럼 그냥 니가 여기서 자라.
집이 좁아서; 난 걍 나가 잘란다. (옷장에서 적당히 검은 자켓과 청바지 챙기고...)
 
조원필:잘자, 형사님.
굿나잇 뽀뽀는?
 
연나기:(엿 날린다.)
 
우여곡절 끝에 시간이 흘러,
 
토요일 오전입니다.
 
연나기의 마음과는 반대로
 
날은 그야말로 화창하군요.
 
구름은 없고 하늘은 푸른,
 
선선한 가을 날씨입니다.
 
연나기:아오, 허리야... (자리가 영 안 좋았던 모양이다.)
 
괴도와는 캔디랜드 정문 앞에서 만나기로 했었죠.
 
성인 둘이서 주말 하루를 비워 놀이공원에 간다……
 
데이트라면 데이트인데 말이에요.
 
영 내키지 않아요.
 
연나기:(데이튼 지랄. 그냥 작전이지. 잠입 작전!)
 
어떻든 연나기는 채비를 합니다.
 
놀이공원에 가는 일정이니,
 
사복을 입을 수밖에 없겠어요.
 
너무 신경을 쓰면 괴도가 놀리지 않을까요?
 
하지만 너무 편하게 입자니,
 
이건 또 이것대로 신경이 쓰입니다.
 
아무래도 시작부터 팬텀 블루 미스트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기분이 들어요.
 
 ✷ 행운 판정 ✷ 
 
연나기:
운
기준치: 34/17/6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무언가 잊어버린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 서랍이 조금 열려 있네요.
 
연나기:(서랍을 열어본다.)
 
서랍을 들여다보면
 
푸른 안개꽃 귀걸이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연나기:..........................................
뭐. 차고 가라고?
 
지난번 사건에서 괴도에게 선물 받았던 물건이죠.
 
괴도와의 질긴 악연의 시작을 상징하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어쩐지, 이것을 챙겨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나기:(듣는 이 하나 없건만 혼자 산 지 오래라 혼잣말이 술술 나온다.) 왜 놓여 있는데, 너.
하고 가, 이걸?
말아...?
(푸른 안개꽃 귀걸이 든 채 제 눈 앞에서 가볍게 흔든다.) 그 새끼도 이거 하고 오겠지...
(고민하다 자켓 안쪽 주머니에 넣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차고 가는 건 오바야.) 돌려주기나 하지 뭐.
돌아가라, 본래 주인에게로~... (주섬주섬 준비를 마치고 현관을 나선다.)
 
귀걸이를 챙긴 연나기는 캔디랜드까지 이동합니다.
 
캔디랜드의 정문.
 
거대한 호박 조형물이 여기저기 장식되어 있습니다.
 
다가오는 할로윈을 테마로
 
벌써부터 죽은 자의 명절 준비가 한창이네요.
 
주변을 둘러보면,
 
이른 할로윈 코스튬을 입은 사람들이 즐겁게 매표소로 향합니다.
 
조원필:형사님!
 
말끔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을 향해 다가오는 조원필은
 
딱 보기에도 본격적인 데이트룩입니다.
 
마치 오늘, 데이트만 하러 온 사람처럼요!
 
연나기:아으, 뭔 아는 척이야... (한 손으로 제 얼굴 가린다.)
 
조원필:나보다 늦었네. 지각했으니 점심이라도 사주나~?
 
연나기:떨어져, 떨어져. (슬금 멀어진다.)
에이 씨... 고작 5분 늦은 거 가지고 되게 뭐라 하네.
 
뻔뻔스레 웃는 낯짝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이 모든 게 조원필이 당신을 놀리기 위해 벌인 계획이 아닌가 싶어집니다.
 
아니, 그럴 리는 없지만요.
 
연나기:...근데,
니 옷 꼬라지가 왜 그러냐?
 
조원필:나기 형사님 오기 전에 리플렛을 좀 보고 있었거든. 볼래?
엉? 뭐가.
 
연나기:아니 왜 나랑...!
 
조원필:아~ 커플같지?
 
연나기:...............아니?
 
조원필:이래야 그 놈들도 의심안할거아냐.
 
연나기:졸라 남 같은데. 좀 떨어지지, 그러니까?
 
조원필:아. 리플렛만 좀 봐봐.
 
연나기:씨... (못마땅한 표정 하곤 리플렛을 받아 펼쳐본다.)
 
조원필:자! 어디부터 갈까?
 
연나기:... 가는데 이유가 있는 거지?
 
조원필:당연한거아냐?
빨리이. 우리 다 돌려면 시간 없어.
 
연나기:아니, 그러니까 다 돌아야 되는 이유가...;
 
조원필:그놈들이 어디있을지 어떻게 알아?
이왕이면 다~ 둘러보는 게 좋지.
 
연나기:(왠지 말리는 기분인데. 아오...!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 한 번 쉬고 게임존 방향을 가리킨다.) 가까운 데부터 가, 그럼.
 
─────── ✷ ───────
 
놀이공원에는 꼭 있는 게임존입니다.
 
자유이용권 외에 별도로 돈을 내야 하지만요.
 
스티커 사진 기계나 인형 뽑기,
 
사격 게임, 레이스 게임, 리듬 게임 등이 있습니다.
 
조원필:온 김에 사진 찍고 갈래?
 
연나기:애들 좋아하겠네. (심드렁하다...)
사진?
사지이이이이인?
 
조원필:나름 형사님과의 추억~?
 
연나기:'괴도랑 한 컷'... 뭐 이 지랄 해야 하냐? (아까부터 못마땅한 티를 숨기지 않는 게 비협조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조원필:...싫음 말고.
인형 뽑기는 잘해?
 
연나기:됐어, 추억은 무슨... (훠이~ 손 내젓는 것관 별개로 사진 부스 쪽으로 걸음하는 게 뭐 하자는 건가 싶지만, 사람들 찍은 사진은 또 궁금한 모양이라.)
 
조원필:(너 따라가더니 붙어있는 사진들 확인한다. 얘 진짜 안 찍을 생각인가? 아쉬운데..)
나기 형사님은 데이트로 이런데는 처음인가?
 
연나기:뽑기 안 한 지 오래 돼서 모르겠는데. (얘네 웃기네... 붙어 있는 사진들 보곤 작게 웃는다.)
데이트를... 해 봤는지 물어보는 게 매너 아닌가? (졸라 째려본다.)
 
조원필:아~...
인기 없어?
 
연나기:...
 
조원필:의왼데.
 
연나기:니 새낀 인기 많아서 좋겠다.
 
조원필:다음에 애인 생기면
이런 곳에서 자기야~ 사진 찍자! 하면
냉큼 찍어줘야하는거야;
 
연나기:생길 일 없어. (-_=)
 
조원필:장담하냐?
 
연나기:인상 드럽단 말만 졸라 들었는데 생기겠냐고... (짜증스레 중얼거린다.)
 
조원필:에이. 인상 드러워도 좋아할 사람은 좋아하지. (볼 쿡.)
그럼 나랑 시범 삼아 찍어보자.
하~. 내가 형사님 연애 사업까지 도와주네? 기특하지?
 
연나기:네 도움 필요 없거...! (-든, 뭔가 말하려고 하지 않았나? 그렇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인해 발을 헛디뎌 포토 부스 안으로 미끄러지게 되는데...)
 
조원필:거봐~. 찍고싶었던 거 맞네. (포토 부스 안으로 따라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카드 결제한다. 버튼 꾹꾹 누르고 카운트 들어가면..)
형사님. 볼 콕~! (나기 볼 손가락으로 쿡 찌른다.)
 
연나기:졸라 자연스럽네. 많이 와 봤나 보다?
아니, 이러면...! (카메라 의식하느라 화도 제대로 못 내는 꼴이 영...)
(찰칵, 소리가 들린 이후 잠시 멈춘 화면 속의 나기는... 웃고 있나? 화내고 있나? 아무튼... 애매하다. 첫 번째 사진은 실패라고 봐도 되는 걸까.)
 
조원필:푸핫! 아니.. 얼굴 토마토같네.. (어깨동무 하고선 나기 볼 꾹 눌러 정면본다.) 좀 웃어봐. 엉?
 
연나기:(답지 않게 빨개졌다...) 아이, 씨... 이래서 사진 찍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고;
(너 잠시간 째려보다 다시 카메라에 집중한다. 이번엔 어색하게나마 미소지어 본다. 다소 작위적인 브이-와 함께.)
 
조원필:브이가 뭐야. 브이가.
 
연나기:뭐, 시발... 뭐.
 
조원필:고양이 귀 해줘. 이렇게. (네 손가락 브이 머리까지 끌어올려준다.)
 
연나기:(어색해 죽겠는데 옆에서 자꾸 뭐라 하니까 더욱 빨개지는 얼굴...) 이게 뭐냐고!
 
조원필:2초남았다! 빨리 웃어봐.
 
연나기:(못 웃어! 너 잔뜩 째려보는 표정으로만 찍힌다.)
 
조원필:다음 포즈 뭐하지 형사님?
 
연나기:내... 내가 정하라고?
 
조원필:(엄지 검지 펼쳐서 얼굴에 가져다댄다.) 멋쟁이 포즈할까?
 
연나기:진짜 짜증나...
(이번엔 준비 시간이 충분했지만, 자존심인지 뭔지 오기로 웃지 않고 볼에 바람만 넣었다. 적당히 뚱- 한 표정.)
 
조원필:아유~... 놀려먹기 딱 좋네.
(출력된 사진 보며 큭큭 웃는다.)
형사님 한 장 가져가. 집에 붙여두라고.
 
연나기:................................... 마음에 안 들어.......................... (절망이 뒤에 깔린다.)
 
조원필:기회는 한 번이었거든?
 
연나기:나도 알아.
아... 씨, 진짜 개못생겼네.
(일단... 가방에 넣는다. 찍었으니까.)
 
조원필:여기는 없는 것 같네.
다른 곳으로 가볼까?
 
연나기:(벌써 진 다 빠진 것 같다...) 어디.
 
조원필:롤러코스터!
 
연나기:(이 새끼 그냥 날 괴롭히고 싶어서 이러는 거 아냐?)
 
조원필:갈까?
(빤히..)
 
연나기:니 맘대로 해라. (눈 지긋이 감고 너 따라간다.)
 
─────── ✷ ───────
 
놀이공원에 왔다면, 역시 롤러코스터가 제격이죠.
 
사람들이 제법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조원필:기다리려면.. 한
두시간? 걸릴 것 같은데.
우리 몰래 새치기 해볼래?
 
연나기:생각하는 게 왜 그 꼬라지냐?
괴도라 그런가?
 
조원필:다들 그런 생각도 하잖아.
매직 패스를 사둘걸 그랬나..
 
연나기:뭔... 놀이기구 타러 온 것도 아닌데 패스는 뭔 패스.
줄 서~ 서서 그 놈들 어디 있나 정찰하면 되잖아.
 
조원필:(입술 비죽..)
 
연나기:이건 습관이냐? (네 입술 재차 꼬집는다.)
 
조원필:그래도 오래걸리잖아아. (칭얼)
 
연나기:...왜 말꼬리를 늘이지?
왜 칭얼대냐고.
 
조원필:애교.
 
연나기:(표정 급속도로 안 좋아진다.)
그렇게 타고 싶으면 니 혼자 새치기 해. 난 기다릴라니까. (완고하다.)
 
조원필:..알았다고.
 
연나기:하여간 나잇값...
야, 저거 사 올 테니까 기다려.
 
조원필:뭐 사올건데?
 
연나기:(대답 없이 근처 부스에서 츄러스와 음료 한 잔 사 들고 온다. 지가 먹고 싶었던 모양이다.)
 
할로윈용 특별 괴기 음식도 보이네요.
 
손가락 모양의 감자튀김,
 
눈알 사탕, 피 주스, 뼈가 그대로 붙은 스테이크!
 
연나기:...
 
꿈틀거리는 벌레 젤리가 유난히도 리얼해보입니다.
 
연나기:(이 딴 걸 먹는 사람도 있다고?)
비위 상하는데...
... (잠시 고민하다 벌레 젤리 하나 산다.)
야, 괴도. (벌레 젤리는 잠시 숨긴 채로 츄러스와 음료 네 쪽으로 건넨다.)
 
조원필:괴도라고 부르지말고..
조원필.
오, 츄러스 맛있겠다.
(받자마자 한 입 베어문다.)
 
연나기:들고 있어 봐... 아, 누가 먼저 먹으래;
...맛있냐?
 
조원필:완전.
(네 쪽으로 츄러스 기울여준다.)
먹어봐.
 
연나기:(-그 순간, 네 눈 앞으로 벌레 젤리 들이민다.) 에비.
 
조원필:와학. 뭐야?
이런걸 사는 사람이 있구나..
아까 너 없을 때 기다리면서 사람들이 뭘 들고 있나 했는데 젤리네?
난 거미 먹을래.
 
연나기:(생각만큼 놀라지 않는 것에 실망한 듯...) 졸라 재미없어.
 
조원필:그건 나중에 네 애인한테나 해.
 
연나기:아, 왜 자꾸 애인 타령이냐고!
 
조원필:이런 놀이공원은 .. 응? 자고로
낭만. 사랑. 동심. 가득한 곳이라고.
나기 형사님도 내 애인 한테 만큼은 듬직하고. 사랑스러워보이고싶은 날이 있겠지?
연애할 때 어떤 스타일이야? 애교 많은 타입? 아님 츤데레?
 
연나기:아주 소설을 써라, 소설을.
(연애) 안 해 봤다고 몇 번을 말하냐고! (졸라 씅낸다.)
 
조원필:어우. 맞다 모쏠이랬지.
 
연나기:니 진짜 개 열받는데 한 대만 패도 되냐?
 
조원필:아니이.
오늘 애인 역할로 있는건데..
고마워해줘야하는거 아냐 자기~?
(윙크.)
 
연나기:(부글부글...) 이거나 처먹어. (츄러스 네 입에 쑤셔넣는다;)
 
조원필:우붑...
(다 먹어갈 때 쯤 네 어깨에 기대 붙는다.)
우리 순서 다 와간다?
 
연나기:얼굴 저리 치워... (두 번의 모솔 공격으로 인한 심리적 타격이 컸던 것일까, 아까보다 까칠해졌다...)
 
조원필:섭섭하게.. 그런 반응이나 하고. (쩝 소리내며 떨어진다.)
주변 사람이라도 소개시켜줘?
외로워서 이러나..
부끄럼 많고, 반응도 잘해주고, 너보다 키 작은 사람이면 되냐?
 
연나기:됐거든?! (졸라 씅낸다.)
그건 또 어디서 나온 이상형이야?
내가 언제 부끄럼 많은 인간이 좋댔냐?
 
조원필:그럼 뭔데?
너 연애는 안해봐도 이런 사람이랑 하고 싶다! 는 있을거아냐.
 
연나기:하... 진짜 익숙지 않다고, 이런 대화... (귓가 벌개져선 제 뒷목 주무른다. 잠시 뜸 들이다가...)
일단... 잘생겨야 돼.
 
조원필:여자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이것도 의외다?
 
연나기:.........................(화아악-)
아니, 니가 물어보니까...
아니...!
아, 짜증나. 말 안 해! (뒤돈다.)
 
조원필:...아니! 내가 물어본거랑.. 뭐..
뭐가아.
 
연나기:뭐, 시발.
 
조원필:또또...
됐다. 빨리 자리 앉기나 해.
우리 차례거든?
 
연나기:하... (크게 한숨 쉬고 자리에 앉는다. 그것보다 또 옆자리군.)
 
조원필:옆자리인거 싫냐?
애인 만들어줘? (두리번..)
 
연나기:니 한번만 더 중매쟁이 같은 소리 하기만 해.
 
조원필:이래도 싫다 저래도 싫다..
 
연나기:이럴 거면 가면 벗고 중매나 하지 왜 괴도를 하고 앉았대? (캐스트의 안내대로 안전벨트까지 하고 난 뒤 궁시렁거리는 태. 신경질적으로 주먹으로 네 허벅지 친다. 아플지도 모르지만, 거기까진 제게 중요한 건 아니라.)
 
 
놀이공원 알바:가지고오신 귀중한 소지품은 오른쪽 은색카트에 넣어주시고~
좌석 오른쪽 왼쪽에 있는 안전벨트를 착용해주시길 바랍니다!
안전바 검사합니다.
하나 OK 둘 OK 셋 OK 넷 완료!!
모든 준비 완료되었으면 출발합니다. OK Let'​s GO~
 
롤러코스터의 선로는 복잡하게 꼬불꼬불 엉켜 있고,
 
몇 번이나 추락과 상승을 반복합니다.
 
360도 구간은 또 어떻고요.
 
당연하지만 사진이 찍힙니다.
 
연나기:(아오, 시발... 울렁거려...!)
 
 
놀이공원 알바:아쉽지만 탐험은 여기까지! 나가시는 출구~오른쪽
남은시간도 모험과 신비의 나라 사랑이 가득한 캔디랜드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조원필:이야..
재밌네 이거.
 
연나기:우욱... (네 팔 붙잡고 멈춰선다.)
 
조원필:토 하지마 진짜!
너 토하면 또 안데려올거야;
 
연나기:... 누가 니랑 또 오고 싶대?!
(다소... 창백해진 낯. 다음은 조금 만만한 곳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조원필:선물 가게에서 좀 쉴까?
 
연나기:(고개 끄덕인다.) 닌 맨날 날라 다녀서 괜찮은가 보다.
 
조원필:난 이런거 즐겨서. 괜찮지.
 
─────── ✷ ───────
 
무엇이든 있는 캔디랜드의 선물 가게입니다.
 
귀여운 캔디 마스코트의 상품이 가장 많이 보이네요.
 
키링, 가방, 인형, 우산 이외에도
 
어딜 가나 있는 해파리 인형, 하프물범 인형, 돌고래 인형 등도 보입니다.
 
맛 좋은 캔디와 젤리도 팔고 있고요.
 
조원필:형사님 여기봐봐.
(고양이 머리띠 나기한테 씌워준다.)
짠~. 귀엽지.
어울리네. 사줄까?
 
연나기:..........................................
아까부터 생각했는데... 니는 날 뭘로 보고 있는 거냐?
 
조원필:뭐가?
...동료?
친구?
 
연나기:아니 고양이... 하, 됐다.
(근처에 있는 하얀 표범 머리띠 집어 네 머리에 대충 씌워 버린다.)
 
조원필:난 이거 쓰면 돼?
(거울 확인하고 머리 정돈한다.)
음, 어울리네 우리 둘 다.
이제 시작인데 지친 건 아니지?
 
연나기:(어째 시작보다 퀭~ 한 낯.) 니... 엠비티아이 뭐냐?
 
조원필:미니 사파리랑~.. 회전목마 중에 골라봐.
나?
뭐일 것 같은데.
 
연나기:일단 E.
졸라 극 E.
 
조원필:그리고?
 
연나기:E 100% 나올 듯;
그리고 생각하는 게 영~ 비현실적이라 N.
하는 거 보면 자꾸 지랄하는 게 T 같기도 하고...?
예고장 졸라 열심히 보내니까 J.
ENTJ.
 
조원필:나 S야.
J도 아니고..
바보.(ㅋ)
 
연나기:ESTP라고?
 
조원필:왜?
 
연나기:나랑 하나 빼고 다 틀리네.
 
조원필:유감~.
그럼 보자..
ISFP?인가?
ISFJ?
니가 N일리는 없잖아.
 
연나기:...
N이거든?
 
조원필:INFP라고?
참나..
 
연나기:거의 반반이긴 하지만...;
 
조원필:엠비티아이 그거 믿을게 못된다.
여튼. 사파리랑 회전목마 중에 골라봐. .
 
연나기:사파리 가. 지금 니 꼴에 딱이네. (흥.)
 
조원필:너도 딱이네. 잡아먹히기 딱 좋겠어?
 
─────── ✷ ───────
 
원래는 동물이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몬스터존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마다 몬스터 분장을 한 아르바이트생들이 돌아다닙니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마다
 
창문을 쾅쾅 두드리거나,
 
기어 올라오거나,
 
연나기:아오, 씨! 깜짝아.
 
상당히 리얼하고 무섭네요.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피가 흐르는 고기를
 
뜯어먹는 좀비 아르바이트생과 마주칠 수 있습니다.
 
앗, 이렇게까지 연기할 필요가 있는 건가?
 
조원필:와씨.. 진짜 좀비아냐..?
 
연나기:뭘 처먹는 거야...? (저도 모르게 네 쪽으로 몸 기울여 옷자락 꽈악 잡는다.)
 
조원필:난 좀비는 왜인지 좀.. 싫더라.
 
연나기:그거 좋아하는 사람도 있냐?
 
조원필:걍.. 좀 그렇다고 임마!
 
연나기:아, 왜 성질이야!
 
조원필:너씨. 계속 성질부렸거든?
 
연나기:니가 자꾸 짜증나게 하니까 그렇지;
지 한 건 생각 안 하고...
 
조원필:내가 다 잘못했다?
 
연나기:(아닌 거 알지만) 따지고보면 그렇지.
 
조원필:허...
 
연나기:뭐, 이 씨.
왜 한숨이야.
 
조원필:형사님한테 부탁하는게 아니었는데.
 
연나기:하! (팔짱 끼고 너 꼬라본다.)
그럼 그 때 그지같은 몰골로 쓰러져 있지 말지 그랬어.
왜, 지금이라도 옆 동네 가서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 보지 그래?
 
조원필:그럴 바에는 혼자 하는 게 낫겠지.
 
연나기:뭐, 지금이라도 찢어져?
 
조원필:그러고 싶어?
 
연나기:선택지가 나한테 있는 것처럼 얘길 하네.
 
조원필:씨팔! 아, 싸우지 말자고.
바이킹이나 타러가자. 내가 잘못했어.
 
연나기:난 너 도와주러 나온 거야. 근데 니가 나한테 부탁한 거 후회한다매. (제가 계속 툴툴댄 건 생각 안 하는 발언이지만 일단은.)
 
조원필:머리띠 쓰고 싸우니까 집중안되거든?
싸울거면 나중에 싸워.
 
연나기:아니, 개빡치네; (고양이 머리띠 홱 벗는다.)
 
조원필:아 왜 벗어!
 
연나기:(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귀여운 설표 머리띠...) 하...
 
조원필:다시 끼라고.
싸울 때마다 만원빵.
 
연나기:니 서른 세 살 구라지? (다시 낀다.)
 
조원필:니 서른 한 살 구라지?
 
연나기:(뜨끔;) 아니 내가 먼저 물어봤다.
 
조원필:민증 까.
 
연나기:왜... 왜 갑자기 지랄인데.
 
조원필:새끼. 쫄았네?
 
연나기:.........................................아오 진짜!!! (벌떡 일어난다.)
 
조원필:뭐.
쫄리지?
 
연나기:시발, 안 쫄리거든?
 
조원필:까 그럼.
내놔봐라니까?
 
연나기:이게 아깐 신경도 안 쓰더니 왜 갑자기 지랄이야.
(가방 꽉 쥔다...)
 
조원필:질질 끌지마라~.
(손 내밈.)
 
연나기:.......
(눈 천장을 향해 데굴 굴린다. 아, 빡친다... 부들거리는 손으로 제 지갑 꺼내고...)
(너한테 집어던진다.) 아오, 그래 구라다, 됐냐?!
 
조원필:스물일곱?
스물일곱~????????
 
연나기:뭐!!!! (적반하장.) 니 나이도 구라잖아.
 
조원필:애새끼였네..(ㅋ)
 
연나기:하... (듣기 싫은 소리를...)
 
조원필:그래. 나 서른 하나다 어쩔래.
 
연나기:..........................................
 
조원필:형이라 불러라?
 
연나기:(왜... 속인 나이는 물론 실제 나이도 저 새낄 웃돌 수 없는가...)
내가 왜.
멋진 구석이 있어야 형이라 부르지.
 
조원필:잘생겼는데 멋진거아냐?
오빠라 부를래 그럼?
 
연나기:아이 씨... 발.
형. (옛다, 임마- 뭐 그런 뉘앙스.)
 
조원필:그래 동생~^^
 
연나기:(아랫입술 꽉 깨문다. 시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조원필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그럭저럭 즐거웠지만,
 
이래서야 정말 그냥 데이트 같은걸요.
 
수상한 일이라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아요.
 
그런 의심을 담아 조원필을 바라보면,
 
고개를 돌리고 휘파람을 불고 있습니다.
 
조원필:이쯤 되면 슬슬 꼬리가 잡힐 만한데~.
 
그런 것치곤, 동물 귀 머리띠를 쓰고
 
팝콘통을 목에 걸고 츄러스를 먹고 있으니
 
누가 보아도 온전히 캔디랜드를 즐기러 온 관광객일 뿐입니다.
 
 ✷ 듣기 판정 ✷ 
 
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의식…… 제물…… 방해……
 
인파 사이에서, 너무나도 신경 쓰이는 대화가 들립니다.
 
조원필의 안색도 변하네요.
 
조원필:방금 뭔가…… 있지 않았냐?
 
주변을 둘러보자,
 
어째선지 노골적으로 수상해보이는 검정 일색의 사람 두 명이 걷고 있습니다.
 
저승사자나 사신 분장이라도 한 걸까요?
 
할로윈 코스튬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조금 전 들은 대화를 미루어보면……
 
조원필:타이밍이 좋은데!
 
연나기:따라가? (마침 이 쪽도 이상하다고 느낀 터라, 순식간에 진지해진 낯으로 고개만 끄덕인다.)
 
쉿, 들키면 곤란해요.
 
지금부터 미행이 시작됩니다.
 
이 미행의 목적은 수상한 사람들에게 여러분의 정체를 발각당하지 않고,
 
그들의 목적지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떠들썩한 놀이공원이니만큼 웬만하면 들키지 않겠지만,
 
그만큼 따라가는 것도 힘이 듭니다.
 
 ✷ 행운 판정 ✷ 
 
연나기:
운
기준치: 34/17/6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수상한 사람들을 따라가다가,
 
그만 아이와 부딪쳐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아이가 울기 시작하는걸요.
 
어서 달래지 않으면,
 
큰소리를 들은 그들이 이쪽을 바라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원필:야!! 간식 간식!
뭐라도 아님 말해봐! 달래는 그런 말솜씨 없냐?
 
연나기:간식?! (황급히 제 주머니 뒤져보지만... 없다. 일단 웃는 얼굴로 달래야 해.)
야, 울지마.
설득
기준치: 68/34/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이가 뚝 그칩니다.
 
연나기:... 옳지. 의젓하네.
 
정말.. 큰일 날뻔했네요.
 
 ✷ 행운 판정 ✷ 
 
연나기:
운
기준치: 34/17/6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수상한 사람들을 따라가다가,
 
갑작스레 직원이 여러분을 부르기 시작합니다.
 
 
놀이공원 알바:캔디랜드! 즐기고 계신가요~?
저쪽에 계신 잘 어울리는 커플분들!
 
연나기:아오, 오늘 운 뒤지게 없네...!
 
 
놀이공원 알바:와서 사랑이 가득한 게임 한 판 하고 푸짐한 상품을 타가지 않겠어요?
 
가만히 보니 다트 게임을 할 수 있는 부스 같은데요.
 
커플이 아니라고 부정해봤자,
 
직원의 호객은 커져만 갑니다.
 
이래선 들키는 것도 시간문제!
 
연나기:에라이, 씨발... 왜 커플룩인 건데, 진짜.
 
조원필:... 아니! 뭐 오해 받기 좋네.
사격 잘하잖아. 형사님 도전~?
 
연나기:아오, 그래. 후딱 끝내자.
 
 ✷ 투척 or 사격 판정 ✷ 
 
연나기:넌 계속 쟤네 보고 있어.
사격(권총)
기준치: 70/35/14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단 한 번의 손놀림으로 다트판의 정중앙에
 
다트를 꽂을 수 있습니다.
 
직원의 감탄과 함께 러브러브 간식 무료 티켓을 받습니다!
 
그다지 쓸 데는 없어보이지만요.
 
조원필:자기야 멋있다~.
 
연나기:(티켓은 대충 네 주머니에 쑤셔넣는다.) 니 가져라.
 
 ✷ 행운 판정 ✷ 
 
연나기:
운
기준치: 34/17/6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미행 성공!
 
……대체 어디까지 이동하는 걸까요?!
 
캔디랜드의 절반은 주파한 것 같은데,
 
그들은 내내 걷고 있습니다.
 
조원필:쟤네 뭐 하자는거냐?
 
그 조원필마저 지친 안색입니다.
 
차라리 미행을 포기하고 제압이라도 해볼까?
 
그런 생각을 할 즈음입니다.
 
연나기:(인상 찌푸린다.) 걷는 게 의식의 일부라거나... 그런 거 아니냐?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아오, 오늘 진짜 집중 안 되네.)
 
그들은 여전히 ‘일정한 보폭’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걸어가고 있습니다.
 
잠시만, 뭔가 싸한 기분이 드는데요.
 
 ✷ 지능 판정 ✷ 
 
연나기: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들은 우리가 미행하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보기 좋게 허를 찔렸어요!
 
연나기:야.
 
조원필:엉?
 
연나기:(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걷는다.) 우리 미행이 들켰을 확률은?
 
조원필:....
 
연나기:튈까?
 
조원필:이 새끼들이...!
 
그들의 낌새가 변하고,
 
곧 그들은 전력으로 뛰어 달아납니다.
 
조원필:쫓아!
 
그러나 사방이 확 트인 캔디랜드에서 벗어날 곳이 없는 건
 
연나기:아오, 씨발!
 
우리도 상대도 마찬가지겠지요.
 
연나기가 수상한 자의 덜미를 낚아채기 직전,
 
그들은 대기열이 하나도 없는 대관람차 안으로 들어가버립니다!
 
연나기와 조원필이 따라가려고 해도,
 
성인 넷은 하중 상 위험할 수 있다며 직원의 만류를 받네요.
 
결국, 닭 쫓던 개처럼 수상한 이들이 관람차를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가는 걸 보고만 있게 되었어요……
 
조원필:야, 그래도 관람차는 한 바퀴 돌기 마련이니 여기서 기다리면……
 
연나기:어느 세월에.
 
 
놀이공원 알바:네~ 순서대로 줄 서서 타주세요! 이 관람차 들어가실게요~
 
연나기:아;
 
운도 나쁘지, 우르르 몰려온 단체 탑승자 때문에,
 
연나기:잠시만요. 저희 안 타요;
 
여러분도 그만 다음 관람차에 타게 되었습니다.
 
저희 타는 거 아니에요, 라고 말할 새도 없이
 
그만 문이 닫히네요.
 
쿵,
 
좁은 공간에 둘만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조원필:어쩌냐, 이제 우리 둘만 남았네……
 
이런 순간에 그런 농담은 좀 그만둬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암담한 기분에, 연나기는 관람차의 밖만 내다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연나기:아오, 저 개 같은 새끼들이...! (창문 너머로 앞 관람차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그런다고 답이 나올 린 없는데도.)
 
꼭대기에 도달하려면 아직 꽤 시간이 남았네요.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사교도의 음모는 진행되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
 
상당히 초조해집니다.
 
괜스레 관람차가 빨리 움직이길 바라게 됩니다.
 
연나기:하... 그래. (헝클어진 머리 정리한다. 어차피 이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없... 나?) 니 평소엔 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날라다니지 않냐? 지금은 그런 거 안 되냐?
 
꽤 높은 곳까지 올라왔는지,
 
캔디랜드의 정경이 한눈에 보입니다.
 
저마다 화려하게 할로윈 장식을 달고 있는데,
 
유독 한 곳만 잠잠하기 그지없네요.
 
어떤 어트랙션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조원필:...있지. 근데 막, 남용하면 안돼.
 
연나기:아, 그래? 지금은 쓸 때가 아닌가보네. (의외로 순순히 납득한다.)
 
조원필:흠, 있어봐.
 
연나기:뭘?
 
연나기는 어느새 조원필이 제 옆에 앉아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아뇨, 거기서 그치지 않고,
 
조원필은 당신에게 손을 뻗어, 더듬는 게 아니겠어요?!
 
조원필:야, 혹시……
 
바로 근처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연나기:왜 이래?
 
신경 쓰이기 그지없습니다.
 
연나기:(쭈볏...) 뭔데.
 
조원필이 들어 올린 것은……
 
당신이 가지고 나온 푸른 안개꽃 귀걸이의 한쪽입니다.
 
조원필:아직 가지고 있네?
너한테도 어울리지?
왜 안하고 온거람.
 
연나기:아; 맞다. 이거 니 돌려주려고 가져온 거야.
그렇게 화려한 건 나한텐 안 어울려...;
(뭐... 그것도 그렇고, 괴도의 반쪽짜리 물건... 형사가 달고 다니는 게 더 이상하지 않겠냐고.)
 
조원필:야. 근데 왜 저 어트랙션은..
불이 안들어왔냐?
귀신의 집 같은데.
돌려줄 필요 없어. 혹시 모르니 가지고 있으라고.
만약에~.. 라는 상황이 있잖아?
 
연나기:뭔 부적 같은 거라도 되냐?
 
조원필:뭐, 비슷한거지.
 
 
덜컹,
 
여러분이 탄 관람차만이 거세게 흔들립니다.
 
중심을 잡을 수 없을 만큼요.
 
 ✷ 민첩 판정 ✷ 
 
연나기: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6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오...! 또 갑자기 왜 지랄인데.
 
평소 같으면 장난스러운 말이 날아올 타이밍이지만,
 
조원필의 표정은 무척 심각합니다.
 
조원필:야. 밖에 봐, 아래쪽.
 
연나기:(창에 이마 기댄 채로 아래쪽 본다.) 뭔데.
 
관람차의 바로 아래,
 
이쪽을 바라보는 검은 후드의 사람이 있습니다.
 
이쯤 되면 사교도는 거의 정체를 숨길 생각도 없다고 봐야겠죠!
 
무슨 술수를 쓰는지,
 
당신이 탄 관람차만이 거세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주먹이 쥐어, 떼어내려는 것처럼요.
 
연나기:노려지고 있는 거 맞지, 지금?
 
조원필:이거 상황이 많이 안 좋네...
 
이대로 있으면 떨어지는 것도 시간 문제라며,
 
조원필이 곤란해합니다.
 
귀를 기울이면 단단하게 고정된 나사들이
 
튕겨 나오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르겠어요.
 
그들은 여러분을 정말……
 
죽일 생각인 겁니다.
 
 ✷ 이성 판정 ✷ 
 
연나기:하하... (이쯤 되니 원인모를 웃음이 새어 나오는데.) 내 일하다가 뒤질 거란 생각은 해 봤지만 그게 오늘인 줄은 몰랐네.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이성 - 1
 
조원필:이런 것까지 알려줄 생각은 없었는데.
귀걸이 하나에 한 명이니 어쩔 수 없네.
다른 곳에 악용하지 말고, 꼭 목숨이 위험한 순간에만 써야 하거든?
귀걸이에 손을 대고,
네가 가고자하는 장소를 떠올리면 텔레포트가 가능해.
할 수 있겠어, 연나기?
 
연나기:(시발...) 당연하지. 나 N이야.
 
조원필은 자신 몫의 귀걸이를 꺼내어 쥡니다.
 
 ✷ 마력 1d3 판정 ✷ 
 
연나기:아니, 잠깐. 한 쪽이 아니라 두 개 합쳐서 하나냐?!
 
조원필:아 빨리해!
 
연나기:으아아, 몰라!!!
rolling 1d3
(
3
 
)
 
=
3
 
마력 -3 차감
 
귀걸이에 은은한 푸른빛이 돕니다.
 
연나기, 어디로 갈건가요?
 
연나기:(불 꺼진 데! 귀신의 집!!!)
(눈 꽈악 감고 귀걸이에 몸을 맡긴다...)
 
조원필이 당신의 손을 잡아옵니다.
 
조원필:아무래도 안심이 안 되어서…… 손을 잡고 있으면 같은 곳에 가겠지.
 
실패한다고 해도, 천국이든 지옥이든 말야.
 
이런 와중에도 그는 지독한 농담을 합니다.
 
조원필:길 잃어버리지 마, 형사님.
 
연나기:그딴 농담 좀 안 칠 순 없냐? (내민 손은 망설임 없이 쥔 채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맞잡는다.)
 
직후,
 
관람차가 종잇장처럼 뜯겨 나와 아래로 떨어집니다.
 
 
쾅!!!!!
 
연나기:(꾸욱⋯⋯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미지의 힘 앞에서 두려움을 숨길 순 없는 노릇이라, 잡은 손에 힘을 들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네 쪽으로 파고든다.)
 
연나기가 눈을 뜨면,
 
그곳은 여전히 캔디랜드의 한복판.
 
어느덧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습니다.
 
노을에 물든 할로윈 오브젝트가 더 기이하게 보이네요.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관람차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사상자는 없다고 하네요.
 
어쩐지 얼떨떨한 기분입니다.
 
짧은 백일몽을 꾸면 이런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조원필:위대한 대마술을 체험해본 감상이 어때?
 
연나기:으⋯⋯. (간신히 눈 뜬다.)
시발, 꿈인가⋯⋯. 이거 혹시 주마등? 뭐 그런 거냐?
 
조원필은 아직 당신과 손을 잡고 있습니다.
 
마술이라기보단 그야말로 마법이었지만요.
 
조원필:꿈도 아니고. 죽지도 않았어.
우리를 무사히 제거했다고 생각할 거야.
더 방해가 들어오기 전에,.. 귀신의 집으로 가볼까?
본거지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연나기:이게 네 힘이냐? (뱉고 나니 묘하게 오글거리는 대사 한 번 날려주고,) 이런 놈을 어떻게 잡으라고⋯⋯. (궁시렁거리는 혼잣말로 마무리한다.)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손-꽈악 맞잡고 있다-에 화들짝 놀라선 뿌리친다.) 아오, 뭐야!
 
조원필:분위기 좋았는데 왜~. (슬금 다시 손 잡으려 뻗는다.)
 
연나기:징그럽게 왜 이래? (아예 제 양 겨드랑이에 손 끼워버린다.)
앞장서. 귀신의 집이 본거지라고? 씨, 불길하게⋯⋯.
(묘하게 식은땀이 나는 것 같지만 무시한다.)
 
상당히 낡은 외관의 귀신의 집입니다.
 
문에는 ‘수리 중’이라는 표지판이 덩그러니 걸려 있네요.
 
캔디랜드 구석에 위치해있고,
 
주변에 별다른 어트렉션도 없는 터라
 
사람의 인적이 아주 드뭅니다.
 
겉으론 특별한 게 없고,
 
문에 귀를 대봐도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연나기:(인상 찌푸리며 동태를 살핀다.) 어쩐지 여기만 어둡더라니, 수리 중이라 그랬구만.
하필 귀신의 집이야. 수리 중일 때를 노린 건가? 아니면 음기가 가득해서- 뭐 그런 거냐?
 
조원필:흠~. 혹시 모르지.
그냥 본거지로 쓰려고 수리 중으로 바꿨을지..
누가 알겠어.
문 열어봐.
 
연나기:어트랙션 하나를 통째로⋯⋯? 그 정도라고?
아니, 왜 내가 열어? 니가 열어; (내뺀다.)
 
조원필:참나..
 
조원필이 문을 연다면 잠겨 있지 않았는지,
 
쉽게 열립니다.
 
안쪽은 지독히도 어둡고,
 
어쩐지 텁텁한 냄새가 풍겨오는 듯합니다.
 
연나기:(에~ 라이⋯⋯.)
 
핸드폰 플래시를 켜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연나기:(휴대폰의 전원을 켜 배터리 상태를 확인한다. 오며가며 만진 적이 별로 없어 탐색하기엔 충분할 것이다.)
 
 ✷ 관찰력 판정 ✷ 
 
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틱-) (정확히 네 눈을 향해 쏘아지는 스마트폰 불빛. 의도한 건 아니다.)
 
변장용 옷을 획득합니다.
 
조원필:아! 야. 안치워?!
 
연나기:아; 쏘리.
(화제 돌린다.) 이거 뭐냐? 코스튬?
 
조원필:오~.. 걔네가 입고다니는건가보다.
우리도 잠입하기는 쉽겠네.
누더기같아서 영~..별로긴한데..
 
연나기:졸라 중이병같이 생겼네.
 
조원필:(대충 망토 걸치고 후드 뒤집어쓴다.)
사교도 같냐?
 
연나기:(온갖 불평불만 늘어놓고 너 따라 망토를 걸친다. 사이즈가 좀 큰데; 후드 뒤집어쓰며) 엉. 지금이라도 사교도로 전직하는 건 어떠냐?
잘 어울린다, 야.
 
조원필:말도 안되는 소릴 하고 있어.
너도 어울리네.
사교도 믿어볼래?
 
연나기:내 얼굴 보이긴 하냐? 시발⋯⋯.
 
터벅,
 
터벅,
 
발소리가 심하게 울립니다.
 
원래라면 정상적으로 영업했을 건물이지만,
 
지금은 먼지와 거미줄로 엉망이 되어 있습니다.
 
아니, 거미줄은 인테리어인가?
 
조금 혼란스러워집니다.
 
연나기:(소곤거린다.) 발소리 좀 죽여.
 
플래시를 여기저기 비춰보면
 
이쪽을 노려보며 굳은 귀신 인형들과,
 
덜컥거리다 마는 도깨비의 기계장치,
 
어딘가 허술한 오브젝트들이 있습니다.
 
조원필:너 귀신 무서워 하냐?
 
연나기:⋯⋯아니? (아닌 게 아닌 듯 하지만 일단은 '아니.')
 
조원필:나도. 사람이 제일 무섭더라고.
누구나 살면서 나쁜 짓 저지르잖아? 근데.. 도 넘은 사람들도 있거든.
길을 어긋나 계속 걸어가서, 무슨 수를 써도 돌아오지 못하는 그런……
 
연나기:그건 인정.
 
조원필:내가 상대하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야.
네가 봤던 것처럼.. 평범한 방식으로는 막을 수도 없고~.
 
연나기:도 넘는 새끼들 무시하긴 커녕 쫓는데⋯⋯. 용감하다고 해야 할 지.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조원필:내 방식이 완벽하게 옳다고 생각하진 않아.
하지만..
이 방식이 가장 유효하잖아?
 
연나기:(우뚝, 멈춰 선다.)
 
조원필:솔직하게 형사님한텐 고마워.
이런 대화 터놓고 한 사람은 형사님이 처음이기도 하고,
괴도 일을 하지 않았다면,.. 너랑 같은 경찰 일을 했을 지도 모르겠네.
너랑 꽤 잘 통해서 일하는 게 즐거울 것 같거든.
 
연나기:(너와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한 그 날부터 쭈욱 궁금했던 근본적인 이유에 관해- 이미 한 번은 친밀하지 않다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당했으나 지금이 기회인 것 같아 다시 묻는다.) 그래서, 괴도 일이랑 사교도는 무슨 관련이 있는데?
사교도를 잡고 싶으면 네 말대로 그래, 경찰이 되면 되잖아.
 
조원필:쉿, 잠깐만..
 
 ✷ 듣기 판정 ✷ 
 
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모퉁이 너머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립니다.
 
연나기:(목소리 낮춘다.) 뭐야, 뭔데⋯⋯.
 
 
?:방해물은 처리했나?
도망친 것 같습니다. 현재 대대적으로 수색 중입니다.
 
아, 이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
 
주변을 둘러보면, 바로 옆에 거대한 항아리 오브젝트가 보이네요.
 
뚜껑은 열려 있지만,
 
이렇게 어두우니 안을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들키진 않을 거예요.
 
성인 둘이 들어가기에 무리가 없는 크기입니다.
 
연나기:(서둘러 너 데리고 항아리 쪽으로 걸음한다.) 야, 들어가. 빨리!
 
조원필:자 잠깐만.. 밀지말고..(꾸깃하게 들어간다.)
 
연나기:(졸라 밀어내) 이익⋯⋯!
 
연나기와 조원필이 항아리에 안전하게 들어가면,
 
연나기:(⋯⋯ 시발, 이거 자세가⋯⋯.)
 
사교도 둘이 대화를 하며 지나칩니다.
 
 
?:수색조를 더 풀어. 캔디랜드에서 나가기 전에 처리한다.
번번이 쥐새끼처럼 구는 그놈을 이번에는 꼭 잡아 죽여야겠어.
 
 
??:그놈, 동료가 있던 것 같던데요. 항상 혼자 행동하지 않았습니까?
 
 
?:상관없지. 동료가 있다면, 같이 죽여버리면 그만이다.
 
조원필이 숨을 삼키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연나기:(식은땀 주륵 흐른다.)
 
그러나 그뿐입니다.
 
곧 사교도들이 지나가고, 주변이 조용해집니다.
 
 ✷ 크기 판정 ✷ 
 
연나기:
크기
기준치: 73/36/14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항아리에 그만 끼고 맙니다.
 
연나기:아, 아니;
 
조원필:.. 왜 안나가?
 
연나기:⋯⋯ 닥쳐봐, 나가고 있, 어⋯⋯;
 
 ✷ 근력 판정 ✷ 
 
연나기: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무사히 빠져나옵니다!
 
연나기:아오! (퐁, 무언가가 빠지는 소리가 난다.)
 
조원필:꼈던거야?
 
연나기:좆 될 뻔했네, 진짜.
조용히 해라?
항아리가 졸라 작았어.
 
조원필:일단.. 그럼 더 가볼까.
 
조금 전보다 더 긴장한 채로,
 
사교도로 변장한 여러분은 걸음을 옮깁니다.
 
모퉁이를 돌면서부터는
 
일반적인 귀신의 집이 아닌 괴이한 광경이 나타납니다.
 
모독적인, 도통 지구에 존재할 수 없는 형태의 조각상과
 
석상이 당신을 내려다봅니다.
 
공기는 더욱 무겁게 내려앉아 숨을 쉬기도 힘들어질 정도입니다.
 
또 다시 사교도들이 지나갑니다.
 
여러분과 똑같이 검은 후드를 푹 눌러쓴 모양새네요.
 
이윽고 ‘직원 전용’의 표시가 붙은 철문이 나타납니다.
 
귀를 기울이면 안쪽에 꽤 넓은 공동이 있단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몇 명의 인기척 또한 느껴지네요.
 
조원필:...이 문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어쩌면 너도 돌이키지 못할 길을 걷는 걸지도 몰라.
여기까지 어울려준 건 고맙지만,.. 아직 되돌릴 수 있잖아?
나 혼자 어떻게든 할 수 있어.
항상 그래왔으니까.
 
아무래도 진심처럼 보입니다.
 
지금까지 실컷 휘두른 주제에,
 
새삼스레 신경이라도 쓰인 걸까요?
 
하지만 괴도의 말대로,
 
이 문을 넘어서면 당신의 삶이 크게 변하리라는 직감이 듭니다.
 
한 번 있었던 일은 다시 일어나기 쉽고,
 
‘기이하고 비상식적인’ 사건에 엮일수록
 
당신의 일상은 뒤틀리고 말 것입니다.
 
차라리 눈을 돌리는 게 쉽진 않을까요?
 
당신이 없더라도,
 
이 넓은 세계의 누군가는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요?
 
 
당신 앞의 괴도처럼요.
 
연나기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연나기:순서가 틀렸어.
그 말은 네가 우리 집에서 기절했다 깨어난 날, 그 때 물어봤어야지.
온갖 개고생 다 시켜 놓고 이제 와서? (팔짱 낀 채 불만스럽게 노려본다. 분명, 그러한 결정은 생사를 함께한 놈 혼자 보낼 순 없다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되었으나 나오는 말이 평소 습관처럼 영 친절하지 못하다.)
나 네 이름도 알고, 나이도 알고⋯⋯ 뭐, 그거 말고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아무튼 알아.
그 정도로 정 없는 놈 아니야.
 
조원필:...타깃이 될 수 있는데도 나랑 어울려주겠다고? 만약.. 그때 내가 이 질문을 했다면 형사님은 거절했을까.
그런 사람이 아닌 걸 아니까. ...그래서 형사님한테 접근했던거야.
약았다고 하면, 할 말이 없지. 연나기. 나도 너 이름도 알고, 나이도 알아. 처음으로 내 고민을 들어준 사람이기도 하고.
나 때문에.. 네 인생이 잘못되면 어쩔거야?
 
연나기:에이 씨, 말이 많아. (머쓱한 지 뒷머리 긁적인다.) 그럼 뭐, 졸라 약았다고 칭찬이라도 해 줘?
니랑 가겠다고 결정한 건 나야.
네가 물었지만, 답한 건 나라고.
난 네 계략대로 움직이는 자아 없는 허수아비도 아니고,
얄랑한 동정심 하나로 움직이는 착한 사람도 아냐.
그냥⋯⋯.
 
연나기:'영웅 놀이' 한 번 해 보고 싶어졌다, 어쩔래?
내 선택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자꾸 그딴 소리 하지 마라.
 
팬텀블루미스트는 어째서인지 아연한 얼굴을 합니다.
 
기뻐하지도, 안도하지도 않은 당황한 얼굴이요.
 
괴도가 이런 표정을 짓는 건 처음 보는 듯한 기분도 드는걸요.
 
그러나 곧 그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조원필:...그럼 내 위대한 계획에 동참해 줄건가?
 
연나기:위대한지는 까 봐야 알지.
 
조원필:영웅 놀이 좀 하자. 엉?
영웅 놀이 치고 좀~.. 많이 심플하긴 한데.
이 문 너머에는 그때처럼 소환 의식을 위한 제단이 있을 거거든.
지난번엔 마법진을 지우고, 경찰을 통해 체포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이번엔 그것만으로 부족해.
 
연나기:뭘 더 해야 하는데?
 
조원필:나한테 뭐가 있게?
 
연나기:⋯⋯나?
 
조원필:작은 폭탄~!
..
 
연나기:아;
 
조원필:뭐 그것도 있고.
 
연나기:(아, 쪽팔려⋯⋯.)
 
조원필:이걸로 재단 자체를 무너트리면 다신 아무것도 부를 수 없게 되겠지.
내가 시선을 끌테니까,
형사님이 폭탄을 던져.
탈출은 귀걸이를 사용하는걸로.
언제라도 쓸 수 있게 귀에 다는 건 어때?
 
연나기:잠깐잠깐잠깐잠깐, 폭발에 휘말리지 않게 준비는 해 둔 거⋯⋯ 그래. (귀걸이⋯⋯ 미묘한 표정 하곤 너 본다.)
 
조원필:그래. 순간 이동을 하잔거지.
다른 질문?
 
연나기:(안개꽃 귀걸이 만지작거린다.) 이래서야 졸라 괴도 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인데.
 
조원필:베스트프렌드지.
영광으로 알아.
 
연나기:하⋯⋯. (한숨 푹 쉬곤 제 왼쪽 귀에 걸려 있던 피어싱 빼 네게 건네고, 안개꽃 귀걸이로 갈아낀다.)
 
조원필:어울리네, 커플같고.
 
연나기:베스트 프렌든지 커플인지 하나만 해라.
 
조원필:어느 쪽이 더 좋은데?
 
연나기:⋯⋯;;;
 
조원필:(네게 소형 폭탄 건네준다.)
자, 준비됐냐?
 
연나기:준비는 항상 되어 있다~.
가자, 조원필.
 
조원필:충격받지마.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모독적이고, 보기 힘들거야.
(문 손잡이를 꾹 잡고 연다.)
 
문을 열자, 넓은 공동이 나타납니다
 
그 건물의 지하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네요.
 
기이하고 모독적인 형태를 한 제단이 당신을 마주봅니다.
 
사람 여럿이 기괴하게 꼬인 모양의 화로에서 불이 타오르고,
 
제단은 여전히 피와 살점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그리고 꽤 많은 수의 사교도들이 몰려 있습니다.
 
다들 검은 후드를 쓰고 있고,
 
여러분이 들어와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네요.
 
그들은 곧 있을 모독적인 의식에
 
흥분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조원필:..연나기..
제단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신호는 두 번 줄거야.
내가 시선 끄는거에 한 번, 폭탄 신호 한 번.
할 수 있지? (네 후드 정리해주며 빤히 쳐다본다.)
 
연나기:(쿵⋯⋯ 쿵, 쿵⋯⋯. 비현실적인 광경에 넋을 놓은 듯 제단을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이 불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연해 보인다. 네 말에 비장하게 고개 끄덕였다.)
할 수 있으니까 여기까지 온 거야. (주먹으로 네 팔뚝 가볍게 쳤다. 안심하라는 신호 같은 것.)
 
조원필:...조심해야해.
(먼저 발걸음 옮긴다.)
 
연나기:(제단 쪽으로 걸음한다. 들키지 않게⋯⋯ 자연스럽게, 환호하는 신도들 사이에 섞여서.)
 
저쪽에 있는 조원필과 눈이 마주치면,
 
그는 당신에게 윙크를 하고,
 
입 모양으로 숫자를 셉니다.
 
3,
 
2,
 
1
 
조원필:환영합니다~. 금일 캔디랜드를 찾아주신 여러분.
특별 게스트, 팬텀블루미스트 등장~.
 
 
펑,
 
색색의 종이가 흩날리며, 공동의 한가운데에서 괴도가 등장합니다.
 
언제 옷을 갈아입었는지 당신이 아는 바로 그 모습으로요.
 
얼굴을 가린 가면,
 
한쪽 귀에서 흔들리는 푸른 안개꽃의 귀걸이.
 
펄럭이는 망토와 장갑!
 
연나기:하! 장애물 같던 섬광이 이젠 구원의 빛이라니⋯⋯.
 
 
?:네, 네놈!
 
 
??:괴도가 왔다!
 
아우성치는 사교도들 사이에서,
 
괴도는 언제나 당당한 얼굴입니다.
 
조원필:날 향한 러브콜이 얼마나 몰아닥치는지 참 곤란했어요~.
하지만! 괴도는 모두의 것?
야수회 여러분께만 너무 시간을 쓸 수도 없다고요.
 
그러나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괴도가 누구보다 화려한 것은,
 
그 이면에 반드시 감춰야만 하는 게 있기 때문이겠죠.
 
마술의 기본 법칙 말이에요.
 
 
이제 움직이세요, 연나기!
 
제단으로 다가가,
 
조원필:그러니 질긴 악연은 이것으로 끝내기로~!
 
 
폭탄을 터트립시다!
 
연나기:(품에 숨겨뒀던 폭탄을 제단을 향해 던진다!)
 
콰앙!!!!!!!!!!!!!!!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요란한 소리가 울립니다.
 
당신이 던진 폭탄은 제단의 정중앙에 부딪치더니,
 
눈부신 불꽃과 함께 터집니다.
 
바로 가까이에 있는 당신에게도 그 뜨거운 열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피와 살점으로 얼룩진 제단에서 비명이 들립니다.
 
연나기:큭⋯⋯!
 
이 제단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던 걸까요.
 
그러나 그런 끔찍한 일들도 이제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거대한 제단의 구조물이 뿔뿔이 흩어지더니,
 
그대로 이쪽을 향해 기울어집니다.
 
 ✷ 회피 판정 ✷ 
 
연나기:
회피
기준치: 33/16/6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아, 씹⋯⋯ 늦었⋯⋯!
 
어깨를 스쳤는지, 순간 날카로운 고통이 밀려옵니다.
 
HP를 1 잃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가 아니에요.
 
빠르게 탈출합시다!
 
연나기:(무너지는 제단의 반대 쪽으로 달린다.) 아, 잠시만⋯⋯ 뭔가 잊은 게 있는 것 같은데.
(어깨의 고통 때문에 잠시간 무뎌진 생각이 다시금 번뜩 떠오른다.) 귀걸이!
 
푸른 안개꽃의 귀걸이를 사용한다면,
 
연나기는 바로 발을 뺄 수 있습니다.
 
연나기:(고개 치켜들어 네 쪽 쳐다본다.)
 
아마 그것이 현명한 방식일 겁니다.
 
벌써부터 “한패가 있었다!” 라며 사교도들이 이쪽을 노려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대로 가도 괜찮은 걸까요?
 
당신의 눈에, 사교도에게 망토를 붙잡힌 팬텀블루미스트가 들어옵니다.
 
당황하는 기색이 여실히 느껴집니다.
 
저래서야 도망칠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마침,
 
당신의 발치에 데굴데굴 굴러온 제단의 잔해,
 
벽돌이 있습니다.
 
자…… 어떻게 하시겠어요?
 
연나기:에이, 씨발! (벽돌을 들어 망토를 잡은 사교도 쪽으로 던진다.)
그거 놔, 이 새끼야아아아------------!
 
괴도의 망토를 붙잡고 있던 사교도가,
 
당신이 던진 벽돌에 부딪쳐 쓰러집니다.
 
손이 떨어지면,
 
그 찰나의 순간 괴도는 텔레포트를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훌륭해요, 연나기!
 
무사히 괴도를 구해냈군요.
 
이제 당신도 이곳에서 도망칠 시간이에요.
 
연나기:(귀에 착용한 안개꽃 귀걸이 문지른다. 무조건 밖, 무조건 밖, 여기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 그 다음에 몰라. 그냥 나가게 해달라고----------!)
(눈 질끈 감는다.)
 
 
?:절대로, 절대로 용서 못 한다.
 
마지막으로 마주한 건 이를 가는 사교도의 얼굴입니다.
 
사교도는 당신을 정면으로 노려보고 있습니다.
 
 
?:네놈들 전부, 절대로……!
 
 
팟,
 
연나기:(양 손으로 뻐큐 날리며 사라진다.)
 
텔레포트가 발동합니다.
 
─────── ✷ ───────
 
연나기가 눈을 뜨면,
 
그곳은 여전히 캔디랜드의 한복판.
 
깊은 밤, 사람들이 한곳에 뭉쳐 퍼레이드를 보고 있습니다.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퍼레이드 마차 위에서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춤을 춥니다.
 
조금 전까지 있었던 일들은 당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되었습니다.
 
조원필:위험할 수도 있었는데, 버리고 가지 그랬어..
 
아뇨, 한 명 더,
 
괴도가 있었군요.
 
연나기:시발, 이번에야말로 죽은 건가⋯⋯?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괴도는 당신의 옆에 서 있습니다.
 
다시 평상복을 입고 있으나 표정만큼은 괴도일 때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자신만만하고, 뻔뻔한,
 
언제나 무대 위에 올라선 배우와 같은.
 
조원필:안죽었다니까.
여기가 천국같아?
 
연나기:(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리고,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이고⋯⋯.) 그림자라곤 없는 게 천국 같은데.
아까 별 꼴을 다 봐서 그런가.
 
조원필:형사님 보고있으면, 좀 바보 같아.
나때문에 얼굴 팔린 것도 있고..
나로 인해 너 데뷔한거야. 엄청 유명해진거라고.
 
연나기:니 보단 똑똑하거든?
형사는 뭐 아무나 되는 줄 아냐?
 
조원필:아닌 것 같은데...(ㅋ)
 
연나기:(ㅡ"ㅡ) 나보다 니가 더 그 새끼들한테 유명하니까 니가 더 바보야.
 
조원필:하...., 그래도 퍼레이드는 보는구나.
그렇게 치면, 내가 젤 멍청하긴 하네.
 
연나기:(냉큼) 그래, 이 멍청아.
조금이라도 더 똑똑했으면 문 앞에서 그런 소릴 안 하지.
 
조원필:난 진심으로 걱정해준거라고.
 
연나기:그거 참 고맙네.
 
퍼레이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폐장 시간이 가까워졌는지,
 
캔디랜드가 마지막 불꽃놀이를 쏘아올립니다.
 
붉고, 노랗고, 푸른 불꽃 속에서 사람들이 탄성을 지릅니다.
 
연나기:시발, 앞으론 어떡하냐⋯⋯. (책임지겠다곤 했지만, 사실 아직 어떻게 할지 생각해 둔 바는 없다. 이사를 가야 하나.)
 
불꽃 아래에서 로맨틱한 말을 하는 건 정석적인 연출이죠.
 
눈이 마주치면, 괴도가 뭐라고 속삭입니다.
 
조원필:연나기.
 
연나기:불꽃 저거는 졸라 예쁘네.
왜?
 
 ✷ 듣기 판정 ✷ 
 
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원필:오늘 정말 즐거웠어.
그래도...
이제 다시는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
 
연나기:⋯⋯.
 
조원필:그냥 우리 추억으로 간직하자고.
 
연나기:내가 혹시 방금 니한테 고백했냐?
 
조원필:아니.
 
연나기:기분이 시발, 왜 이렇게 더럽지⋯⋯.
 
조원필:...
반가웠어, 형사님.
건강히 지내고.
 
누군가 중심을 잃었는지,
 
인파가 한 번에 기우뚱합니다
 
당신은 중심을 잡기 위해 잠시 시선을 뗍니다. 넘어지지는 않았으나,
 
고개를 돌리면 괴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꽃이 서서히 잦아듭니다.
 
펑,
 
펑……
 
연나기:(바스라지는 불꽃을 멍하니 바라본다. 화려한 빛의 여파로 이전보다 몇 배는 더 짙고 어두운 밤하늘을 시선으로 좇는다. 섬광은 망막에 잔상을 남겨 시야에 들어오는 게 아무것도 없음에도 계속 한 곳만을 바라보게 하니- 이 심경을 무어라 불러야 하는지. 섭섭한 건가, 아냐. 뭐 얼마나 알았다고⋯⋯.)
멍청이.
 
그래도! 이렇게 헤어지는 건 말도 안 됩니다.
 
지금까지 실컷 당신을 흔들어놓은 건 바로 괴도였는데 말이에요.
 
괴도를 한 번 찾아볼까요?
 
연나기:(몇 번의 불꽃이 하늘을 수놓아 모두의 시선이 위를 향하던 때에도, 아까보다 가라앉은 표정으로 그 아래 흐릿한 인파만 본다.) 똥 같은 새끼⋯⋯.
졸라 짜증나네, 갑자기.
아니, 지가 뭔데 만나라 마라야? 아까도 시발, 지 멋대로 위험하니까 그만두니 어쩌니 지랄이란 지랄은 혼자 다 해 놓고.
지만 개고생했어? 시발, 구해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아!!!
잡히면 뒤졌어, 이 새끼.
(어째⋯⋯ 재회의 이유가 분노로 가득차는 건 기분 탓일까⋯⋯.)
 
당신은 포기하지 않고,
 
퍼레이드가 끝나고 불꽃이 잦아들고,
 
폐장 안내 방송이 흘러나와
 
모든 인파가 스러질 때까지 괴도를 찾습니다.
 
연나기:헉, 헉⋯⋯. (퍼레이드 덕인지 거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인적이 드물다. 일단 인파를 뒤로하고 빠져나왔다. 얼마나 달렸을까, 턱 끝까지 숨이 차올랐다.) 으⋯⋯. 나와, 이 새끼야!
⋯⋯.
(가만, 이렇게 윽박지르면 나오던 것도 들어가지 않을까?)
 
어쩌면 이미 돌아갔을지도 몰라요.
 
오늘은 너무 피곤했는데,
 
이제 그만 쉬는 것도 좋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연나기는 팬텀블루미스트를,
 
아니, 조원필을 찾아 헤맵니다.
 
당신이 경찰이기에
 
괴도를 쫓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연나기:⋯⋯아.
생각났다.
 
그러나 이건……
 
연나기:(마침 시야에 들어온 '헬프 센터'. 폐장 시간이지만 다행히도 혹시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문을 닫지 않았다. 서둘러 안에 들어가 직원에게 말을 건다.)
애를 하나 잃어버렸는데요.
방송 됩니까?
 
 
놀이공원 알바:아이라면 해야죠! 이름이랑 나이, 생김새 알려주시겠어요?
 
연나기:이름은 조, 원, 필. 연필 아니고 원필이고요.
좀 사납게 생겼어요.
회색 머리카락입니다.
 
 
놀이공원 알바:조~원~필 어린이요 네에.
같이 찾아드리면 될까요?
 
연나기:네.
연나기 보호자가 애타게 찾고 있다고 덧붙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놀이공원에 방송이 울려퍼집니다.
 
조원필 어린이를 찾습니다..
 
회색 머리의 사나운 인상을 본 적 있으시면 지금 즉시..
 
연나기 보호자님이 애타게 찾고 계시다고 합니다..
 
 ✷ 지능 판정 ✷ 
 
연나기: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원필이 롤러코스터를 재밌게 탔었죠.
 
속는 셈 치고 그곳에 가봐도 좋겠어요.
 
이 추리는 아주 엉터리고, 운에 맡긴 결론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로 훌륭한 형사는 목표를 잡는 데에
 
노력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법이잖아요.
 
연나기는 걷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그 어트렉션의 앞에서,
 
조원필:씨팔... 너는 뭐 쪽팔리게.
 
연나기:ㅋㅋ
 
당신은 조원필과 마주칩니다.
 
연나기:니가 나 짱나게 해서.
복수다.
 
조원필:혹시 체포하러 온 건 아니지?
나 오늘 착한 짓 많~이 했는데.
 
연나기:그~ 렇~ 게 착한 인간이 날 내팽개치고 쏠랑 가버려?
그러니까 니가 친구가 없는 거야. (그러는 본인도 많다곤 할 수 없지만 아무튼.)
 
조원필:이런 일을 할 땐 혼자가 편해.
약점은 없는게 나으니까.
 
연나기:혼자가 그렇게 편해서 나한테 부탁하셨나?
야, 착각하지마. 누가 네 약점이야?
 
조원필:솔직히.. 형사님을 엄~청 이용했잖아?
좀 미안하긴 했는데, 그래도 그게 유리해서 그랬어.
 
연나기:아니, 씨 그놈의 이용 진짜! 니가 날 조종했냐? 내가 내 의지로 움직였다니까?
 
조원필:그런데... 이제 뭐라고 해야할까.
그냥 형사님을 더 휘두르기도 싫다고.
 
연나기:나 안 휘둘렸는데?
아니,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거라고. 지금까지 내 말 뭘로 들었냐?
 
조원필:.....
......난 형사님이 내 새로운 약점이 될까 두려워.
 
연나기:⋯⋯무슨 의민데?
 
조원필:괴도는 늘 자유로워야하잖아. 가벼운 것도 좋고.
누군가의 뒷모습 보면서 애태우고, 걱정하고.. 그런거.
괴도가 할 일 아냐.
 
연나기:뭐 <괴도 매뉴얼>이라도 있나 보다, 그렇게 말하는 거 보면? (여전히 달갑지 않은 투.) 야, 가벼운 게 자유로운 거면 새가 깃털 하나만 쓰지 왜 졸라 많이 달고 있는데?
하나 빠지면 얼마 못 가 떨어진다. (땅에 떨어진 다 헤진 깃털 하나 주워 보여준다.) 이렇게.
 
조원필:연나기.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잖아.
 
연나기:닌 너무⋯⋯ 생각이 많아. 아, 그래. 생각이 많으면 좋은 거지. 좋은 건데⋯⋯.
자꾸 곱아들어가니까 문제지.
 
조원필:난 누군가에게.... 그런 의미가 될 수 없다고.
 
연나기:그건 누가 정하는데?
 
조원필:그럴 자격도 없고..
 
연나기:태어날 때부터 너는 그럴 의미도 없고 자격도 없다- 고 하느님이 점지해 주나?
 
조원필:나랑 엮이면 안 좋아.
 
연나기:아오!!!! 멘헤라냐??!?!?!?!?
 
조원필:.......그게 뭔데.
 
연나기:넌 진지하게 우울증 상담을 한 번 받아봐야 할 것 같다. 내가 같이 가 주면 되냐?
야, 네가 말하는 그거, 다 절대적인 거 아냐. 네 주관적 판단이지.
뭐, 인생사 다 주관에 주관에 주관이지만⋯⋯. 아무튼 난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조원필:내 판단이잖아.
.........난 그렇게 생각해.
 
연나기:내 판단은 다른데?
 
조원필:널 위험에 노출시킬 수도 없다고.
그러니까 사교도 건은,.. 걱정하지마.
 
연나기:그럼 니가 잘 좀 해; 망토를 짧게 하고 다니든가⋯⋯. 모양 빠지게 왜 잡히고 지랄이야.
 
조원필:어떻게든 내 쪽에서 시선을 끌면 네게까지 접근할 일은 없을거거든.
 
연나기:저 혹시 지금 벽에 대고 말하고 있나요?
야.
도와주겠다고.
니 체포 안 한다고.
 
조원필:........필요없다고 했잖아.
 
연나기:아, 짜증나!!!!!!!!
 
조원필:연나기.
 
연나기:왜, 조원필 어린아.
 
조원필:왜그래.., 또. (네 손 슬 잡더니 웃는다.)
성질 내지 말고.
나라나 잘 지켜.
너 경찰이잖아.
 
연나기:너무 많은 걸 알아버린 경찰이지.
(손은⋯⋯ 가만 보더니 보복하듯 꽈악 쥔다. 그렇게 아프진 않을 거다.)
 
조원필:괴도의.. 그래. 베스트 프랜드?
 
연나기:가지 말라고.
 
조원필:안가면?
그땐.. 네가 뭘 해줄 수 있는데. .
 
연나기:⋯⋯.
 
조원필:네가 의지대로 움직였다고 해도..,
나 때문에 이런 일 휘말린거야.
그럼 이렇게 다칠 일도 없었겠지. (네 상처로 시선 간다.)
 
연나기:⋯⋯ (눈 가늘게 뜨고 너 본다.)
(아; 맞다. 나 다쳤었지. 그제야 다시금 아파오기 시작하는 상처⋯⋯) 윽⋯⋯. 걱정은 니만 할 줄 아냐?
 
조원필:네가 도와주겠다고 한 것도.. 고마워.
다 고맙지. 나한테 그런 말 할 인간이 있겠냐.
그치만 더 이상은 안돼.
넌 경찰로 돌아가고,
난 괴도로 돌아가고.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가자.
 
조원필:이건 우리 일상이 아니야..,
 
연나기:원래 그런 건 없다고, 이 새끼야⋯⋯.
졸라 빡치네. 아오, 그래 니 맘대로 해라. 말이 안 통해, 진짜.
⋯⋯.
(훠이, 손 내저으며 가라는 듯한 제스처 취하는 것과는 대비되게 반대쪽 손은 여전히 놓지 않은 채다.)
 
조원필:집까지 못 바래다 줘서 미안해.
데이트 신청은 내가 했는데....
데이트 상대로 완전 꽝이네.
 
연나기:뭐가 미안해, 원래 데려다 주는 사이도 아니었는데.
(그제야 손 놓는다.)
 
조원필:이건 선물.
(떨어진 손 위에 고양이 키링 얹어준다.)
 
연나기:뭐냐, 이건?
 
조원필:베프로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해.
 
연나기:하. (한쪽 입꼬리 올려내 조소한다.) 졸라 귀엽네, 시발⋯⋯.
난 선물 없는데.
 
조원필:됐어.
이렇게 얼굴 본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뭘.
제대로 된 작별 인사는 어떻게 하는 거냐?
 
연나기:제대로 할 것 까지 있냐?
그냥 가~. 니가 어떻게 인사하든 난⋯⋯.
 
조원필:그래...그럼.
먼저 가.
가는 거 보고 나도 갈게.
 
연나기:아오, 콱 체포해 버릴라. (농담. 기분 좋아 보인다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마지막이니 웃긴 한다.) 니 없으면 이제 좀 심심할지도 모르겠네.
잘 지내든가 말든가.
(그 말을 끝으로 돌아서서 네 반대 쪽으로 걷는다.)
 
그 후 집까지 돌아가는 동안,
 
연나기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평화로운 일상이에요.
 
캔디랜드의 일 이후,
 
연쇄살인사건은 흐지부지하게 종결되었습니다.
 
더는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팬텀블루미스트가 말한 대로,
 
야수회의 사교도들은 당신을 노리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조용하고, 잔잔하고, 평화롭습니다.
 
팬텀블루미스트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딱 그때부터였습니다.
 
모든 신문은 앞을 다투어
 
도시의 유명한 괴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정말 괴도가 살인사건의 범인이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추측 투성이의 기사를 냅니다.
 
괴도가 사라진 이유를 오직 당신만 알고 있네요.
 
당신 몫까지 시선을 끌다가,
 
다치지나 않을까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얄밉게 성명서를 보냈던 일이 거짓말처럼,
 
괴도는 당신에게도 더는 접촉하지 않습니다.
 
괴도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조사를 해도
 
허탕으로 돌아갑니다.
 
맞아요.
 
안개꽃의 괴도는 그야말로 안개처럼 당신에게서,
 
그리고 이 도시에서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적어도 괴도가 당신의 평정심은 갖고 달아나버린 듯해요.
 
푸른 안개꽃의 귀걸이를 볼 때마다,
 
연나기는 그날의 괴도를 떠올리곤 합니다.
 
당신이 제 새로운 약점이 될까 봐 걱정스럽다는,
 
힘없는 목소리로 떨어진 고백을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ED2. 괴도, 완전히 실종!
 
조원필 실종 / 연나기 생환
 
보상 : 사랑스러운 당신을 위한 이성 회복 1D3, 캔디랜드의 추억
 
연나기:
rolling 1d3
(
2
 
)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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