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청춘 편집부 여름호 1면

2025. 1. 5. 19:57·TRPG/샤이

 “KPC 어때?”

 부장이란 작자들이란! 

 이로. 당신이 몸 담고 있는 문예부는 분기마다 계절호를 펴내고 있었었죠. 봄 간행은 보통 겨울방학동안 선배들이 알아서 하는 편이라 신입생들이나 신 부원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문예부지는 여름호부터였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때까지 그림이나 시화로 해 오던 문예부지 표지를 이번엔 모델을 내세우겠다지 뭐에요. 

 그것도 하필이면 샤오란을요? 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당신은 그에게 한 번도 말을 걸어보지 않았습니다.

 물론, 샤오란이 인기인의 대열에 있긴 하기에 부장의 입에서 나오는 것도 당연하지만… 잠깐, 왜 다들 동의하는 건데? 아무리 신입 글을 문예부지 제일 앞에 싣는다지만,

- 이로, 당신이 맨 앞에 실리는 샤오란의 인터뷰까지 따내야 한다고요? 

 

청춘 편집부 여름호 1면

약칭 ‘청춘 1면’ 플레이로그 백업

 

KPC 류 샤오란 / 웁
PC 이로 / 제리

 

 

 
도련 (GM):이로로 왕왕! 해주시면 출발하겠습니다
 
이로:?
 
 
도련 (GM):해줘잉
 
이로:싫다.
 
류 샤오란:ㅠㅠ진짜..?
 
이로:⋯⋯.
왕.
 
 
도련 (GM):힛
갑니다!
 
─────── ✷ ───────
 
COC 7th fanmade scenario
 
 
KPC 류 샤오란 PC 이로
 
Written by 세계
 
─────── ✷ ───────
 
─────── CHAPTER 00 ───────도입
 
쓸데없이 맑고 더운 탓에 낡은 에어콘이 털털 돌아가고 있는 오후 1시 30분의 문예부실.
 
얼마 있지도 않은 부원들은 대부분 생기부를 채워 넣으려 온 사람들입니다.
 
그 얼마 안 되는 애들도 점심을 먹은 식곤증 때문에 거의 엎어져 있다시피해서,오늘 열린 이번 계절지의 내용에 관한 회의는 부장의 독단이나 다름없습니다.
 
다들 손풍기 몇 대를 책상에 세우고 목에 건 채 시체가 되어있을 때, 부장은 그렇게 입을 뗐습니다.
 
 
문예부 부장:샤오란 어때?
 
이로:? (익숙한 이름에 창문 너머 바라보던 시선이 부장에게 꽂혔다.)
 
 
???:뭐야? 갠 문예부엔 관심도 없을걸?
 
신입부원 이야기로 잘못 알아들은 애가 거듭니다.
 
 
??:홍보부원? 개 인기 많으니깐 좋기야 하겠지만 우리를 도와줄까?
 
부장은 그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흔듭니다.
 
이로:(샤오가 문예부⋯⋯? 고개 기웃인다.)
 
 
문예부 부장:이번 계절호 표지, 샤오란으로 하자!
 
...정적.
 
다들 무슨 말을 하지 못하고 굳습니다.
 
당신의 시선이 흘끔 옆에 있는 서가로 향합니다.
 
이때까지 나온 문예부의 계절호지가 쫙 꽂혀 있지만
 
그것들 중 모델 표지가 있는 표지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 때까진 몰랐습니다… 당연히 모두가 반대할 줄 알았는데.
 
신입의 특권이라며 맨 앞에 특집으로 실릴 글을 당신이 쓰게 됐단 사실에 자기 일이 아니라고 등 돌려 버릴줄은.
 
어쩌죠? 정말이지 다들 너무합니다!
 
이로:⋯⋯. 이거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 회피.
(그렇지만, 학교에 발을 들인 이후 얘기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어쨌거나 바라보고 구경하는 것만으로 충분했으니까⋯⋯. 좋은 게 좋은 건가? 잘 모르겠다.)
 
 
문예부 부장:에이~ 이로 잘 할 수 있잖아! 힘내보라고!
 
─────── ✷ ───────
 
─────── CHAPTER 01 ───────쳐다본 거 아니거든
 
 
??:힘내~ 신입!
 
이로:신입이 아니라 이로.
 
 
???:그래 이로. 괜찮아, 괜찮아! 이런 것도 경험이지~
 
 
??:우리 문예부 인기도 없는데, 이런 걸로 인기몰이라도 하는 게 좋지 않겠어?
 
...복도에 가만히 서 있으니 자신에게 취재 노트를 쥐어주며 등을 떠밀어준 선배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어쩌다 떠밀려온 샤오란의 교실 앞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부 활동 시간인걸요.
 
샤오란도 자기 부를 찾아 갔겠죠…
 
애초에 샤오란, 무슨 부였죠?
 
문예부가 아닌 건 확실합니다.
 
이로:샤오 부가 어디다⋯⋯.
(몰라. 아는 게 없다. 멍하니 질문지만 바라보고 있다⋯⋯. 그런다고 답이 나오지 않을 텐데도.)
음⋯⋯.
(첫 번째 생에선 비무하는 걸 좋아했지. 뭔가 겨루는 부에 들어갔으려나.)
(체육관으로 향한다⋯⋯.)
 
아니 문예부인데 이때껏 얼굴을 안 비췄으면 그 무슨 괘씸한 놈이에요.
 
부활동 시간에 맨날 탱자탱자 놀고있기만 했단 거 아니에요.
 
떠나기 직전 교실 창문 너머를 뚫어져라 바라봤습니다.
 
복도로 시선을 돌린다해도 지나가는 선생님들이 너 나 아니? 같은 눈빛으로 이상하게 보고 지나갈 뿐 이니까요.
 
이로:(안다. 선생.)
 
그런 애들이 대부분 그렇듯, 샤오란은 쉬는시간에 볼 일이 있을 때마다 늘 자리를 옮겨앉아서 어디가 본래 자리인 지 알 수 없는 놈이에요.
 
하지만 그 중에 지금 당장 그의 책상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 어느 것인지는 딱 알겠습니다.
 
선물이 수십 개 쌓여있는 책상 하나가 내가 바로 그 책상이다! 하고 뽐내는 것 같습니다.
 
이로:(인기가 많다, 샤오.)
 
류 샤오란:..너 뭐야?
 
아 - 익숙한 목소리. 본능적으로 머리를 스치는 경고음.
 
뒤를 천천히 돌아 볼 필요도 없습니다. 교실 유리창에 이미 그의 얼굴이 비치니까요.
 
류 샤오란:누구냐고 묻잖아, 지금.
 
이로:이로. (당황한 기색 없이 뱉는다.)
 
류 샤오란:...그래, 이로. 나한테 볼일 있어?
 
이로:샤오⋯⋯ 란. (애칭으로 부르던 말 이번 생엔 처음이라 끝까지 맺는다. 제 손에 들린 질문지 한 번 바라본다.)
있어, 볼일.
(이젠 익숙해진 말투가 아닌 인간의 흉내를 제법 낼 줄 알게 되었기에 어색하게나마 건네는 말이다.)
 
류 샤오란:(네 손 힐끔 내려다보더니 비죽 웃었다.) 편지? 그런거면 그냥 책상에 두고 가면 되잖아.
얼굴이 보고싶었어? (재수없는 표정..)
 
이로:(언젠가 눈이 내리는 날, 네게 삐뚤한 글씨로 쓴 편지를 건넨 적이 있었지. 좋아하는 표정이 생경했다.) 편지는 직접 건네는 게 좋아.
(이어지는 대답엔 고개 끄덕인다.)
 
류 샤오란:그럼 줘. 멀뚱히 서있을 거야? (당연히 고백이라고 생각했는지 조금 건조한 표정. 손을 네 앞에 내밀었다.)
 
이로:? (고개 기웃인다.) 이건 주면 안 되다.
 
류 샤오란:그럼 뭔데? 볼일 있다며. 편지 주고 너도 얼른 돌아가.
 
이로:싫다.
(흠.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잠시 고민하다 다짜고짜 삿대질이다.) 물어볼 거 있어. 인터뷰 질문.
 
류 샤오란:인터뷰..?
 
 ✷ 설득 판정 ✷  
 
이로:
설득
기준치: 40/20/8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류 샤오란:(이어진 대치에 조금 지친 표정으로 네 종이 힐끔거렸다.) 문예부? 이번 계절지에 인터뷰 실으려고?
 
이로:⋯! 어떻게 알다. (감정없는 눈이 조금 커졌다.)
 
류 샤오란:뭐야.. 그런 거였냐. 진작에 말하지.
 
적당히 납득한 것 같은 그는 이상한 얘기를 할 게 아니라면 얼마든지 괜찮다고 하고, 나쁘게만 쓰지 말아달라고 합니다.
 
자신에게 들어오는 관심이 많다보니 평판을 깎아내리려는 별 놈들이 다 있었다고요.
 
둘이서 이야기해도 관심이 그닥 안 들어오는 조용한 장소를 안다며 샤오란은 당신을 데리고 어디론가로 향합니다.
 
─────── ✷ ───────
 
─────── CHAPTER 02 ───────관심있는 거 아니거든
 
이로:(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그가 당신을 데리고 온 곳은 잔잔한 개울이 흐르는 기숙사 뒤뜰 입니다.
 
어딘가에 있는 그늘진 바위에 걸터앉은 샤오란이 바위의 평평하게 깎인 면 중 하나를 가리키며 이 쪽에 앉으라 말합니다.
 
류 샤오란:질문지 꺼내. 지금 대답해 줄게.
 
이로:(묵묵히 가리킨 곳에 앉는다. 기숙사 뒤뜰이던, 정자던 근본없는 장소던 크게 상관 없었다. 조금 구겨진 메모지 다시금 펴 첫 번째 줄부터 읊는다. 사무적이게도)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름은 류 샤오란.
(글자 또박또박 읊는다. 이젠 제법 다 자란 인간처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제삼자가 보기에는 어린애가 글씨를 읽는 모습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나이와 생일, 그리고 가볍게 스⋯⋯ 몰톡? 의 대표 주자 M, B, T⋯⋯ I. 먼저 알려주세요.
설득
기준치: 40/20/8
굴림: 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류 샤오란:아, 그거.. 지난번에 해봤을땐 ESTP였던 것 같네. (대답은 해주면서도 네 사무적인 태도에 피식 웃었다. 이거야 원, 인터뷰라기보단 무인 응대 시스템 같지 않은가,)
 
이로:이에스티피가 뭐다. (진짜 모른다⋯⋯.)
 
류 샤오란:... 모르면서 물어본거냐. 외향형이라는 거지, 크게는.
 
이로:이에스, 티피가 외향형? (이해 안 되는 것 투성이지만 그렇다니 그런 걸로 하자. 저는, 내향형이라는 말을 들었던 거 같은데.) 그럼 난 뭐다.
(인터뷰⋯⋯ 맞나?)
 
류 샤오란:나야 모르지. 검사 안해봤어? 정상으로 나왔다거나~ (인터뷰라길래 사심 가득한 애가 나왔을줄 알았는데, 좀 특이한 후배를 보낸 건가..)
 
이로:(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뉘는 결과인가, 알겠다. 고개 끄덕인다.) 그러면 샤오는 정상, 이에스티피. (1번 질문란의 하단에 메모한다.)
(무의식적으로 네 이름 줄인 애칭 뱉는다.)
 
류 샤오란:애들은 란으로 줄이던데. 벌써 애칭도 붙는 사이인가봐 이로랑 나. (우리 오늘 초면이지 않나? 부러 웃으며 놀렸다.) 다음 질문은?
 
이로:샤오는 샤오. (다소 뻔뻔하게 뱉는다. 1-1에 대한 건⋯⋯ 일단 인터뷰어가 질문에 대해 무지하기에, 외향형. 이라는 세 글자 적고 끝냈다.)
그럼 2번, 좋아하는 거 있어? 음식도 괜찮고, 장소도 괜찮고, 어떤 물건도 괜춘. (질문지에 쓰인 내용 그대로 읊었다.)
운
기준치: 85/42/17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류 샤오란:(아까는 사무적이더니 지금은.. 평범한 10대 같다.) 어어, 가라테 좋아하지. 몸 쓰는 운동이면 사실 대부분 좋아해.
 
이로:(안다는 듯 고개 끄덕인다.) 비무도 좋아하다.
 
류 샤오란:(비무..? 무협지를 좋아하나. 그런가보다.. 하고 넘긴다.) 그게 다?
 
이로:그게 다?
 
류 샤오란:질문, 여기서 끝이냐는 말이지. (턱 무릎에 괴고 본다. 진짜 이상한 애..)
 
이로:질문이 10번까지 있다.
 
류 샤오란:뭐야, 많잖아. 얼른얼른 물어보라고.
 
이로:성격이 급하다, 샤오.
(느리게 2번 질문의 하단에 가라테, 비무. 라고 적는다. 비무⋯⋯라고는 말 한 적 없지만.)
이 다시 일. 그럼 싫어하는 건? 이것만은 진, 물결, 짜 싫다.
운
기준치: 85/42/17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류 샤오란:(윽. 어쩐지.. 진심으로 답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려서.. 자신도 모르게,) 우리 집. 별로 안 좋아하는데.. (작게 중얼거렸다가 급히 말 고쳤다.) 아, 이건 적지 말고.
 
이로:(우리, 까지만 적다 멈칫하고 고개 들어 너 본다.)
 
류 샤오란:대충 그런거 적어줘. ... 공부같은 거. 성적이 잘 나오는 거랑 즐기는 거랑은 별개거든.
 
이로:똑같다. (주어는 없다. 이전에도 너는 집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었지. 인간은 수많은 환생을 반복해도 인생의 굴곡은 주어진 것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 옆에 공부, 라고 적는다.) 우리 공부.
 
류 샤오란:(그거나 그거나,라는 뜻인가? 바보같은 후배. 차라리 얘가 소문에 어두워 다행이다 싶었다. 이미 전교생이 다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우리 공부.. 너 이렇게 써가면 혼나지 않아? 나랑 상관은 없지만서도.
 
이로:사실을 썼다.
(⋯⋯ 부실에서 들은 얘기다. '기레기' 라는 단어⋯⋯. 인터뷰이가 원하지 않는 건 내보내면 안 된다 그랬어. 시선 옮겨 3번 문장을 읊는다.) 학교생활은 좀 어때? 인기남의 성적과 은밀한 취미가 궁금. (이 역시, 부끄러워하는 기색 없이 기계처럼 뱉는다.)
운
기준치: 85/42/17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류 샤오란:성적은.. 5위권 밖이었던 적은 없어. (뭔가를 더 말해주고 싶지만, 정말 말 그대로라서.) 은밀한 취미는 없고. 가라테부 하나로도 취미는 벅차거든. 그 이상은 공부랑 병행이 안돼.
 
이로:대견하다, 샤오. (표정에 변화는 없지만 어째 진심이 묻어나는 것 같다. 첫 번째 생에선 좀처럼 앉아있질 못하더니.)
취미가 좋아하는 거랑 같다⋯⋯. (중얼이며 네 답변 그대로 질문지에 적는다. 투명하기 짝이없다.)
흠.
4번. 고백 몇 번이나 받아봤어? 가장 기억에 남는 고백 있어? 키읔, 히읗, 키읔, 히읗, 히읗. (어째 질문할 때마다 인격이 바뀌는 것 같다⋯⋯.)
운
기준치: 85/42/17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
 
류 샤오란:음.. 그건 좀. 고백해준 애들한테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이 질문은 빼자. (제 일 아니라는듯, 조금은 명령조.)
 
이로:흠. (이해했다는 듯 고개 끄덕이고 망설임 없이 좍좍 긋는다.)
다음, 5번.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하는 편? 고백 성공률은?
운
기준치: 85/42/17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류 샤오란:(집안 사정 때문에 연애를 금지당했다.. 같은 건 누가 읽어도 재미없겠지. 머리를 좀 굴려서 내용만 같은, 엇비슷한 대답을 한다.) 지금은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서, 고백은 해본 적 없어. 좋아하는 사람도 딱히 없네.
 
이로:(제 입가 긁적이다 망설임 없이 종이에 적는다.) 고백 성공률은 0퍼센트.
 
류 샤오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좀 기분이 나쁘다. 내가 그럴리가 없는데,)
 
이로:샤오는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
(중복 질문이다. 왜? 냐는 물음.)
 
류 샤오란:대답하기 싫어. 없으면 없는 거야. (꾹꾹 눌러뒀던 원래의 본성이 튀어나오기 시작..) 다음 질문부터 물어봐.
 
이로:흠. (별다른 미련은 없다는 듯 다시금 질문지에 시선 둔다.) 6번, 좋아하는 스킨십. (어째 질문이 하나같이⋯⋯.)
운
기준치: 85/42/17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류 샤오란:연애 경험이 없는데 그걸 어떻게 알아. (..) 글쎄. 손만 잡아도 좋을 것 같긴 하네.
 
이로:순진하다.
(어디까지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라는 얘기지만.)
 
류 샤오란:그래, 고맙다. (이거 잘 써주려나 몰라..) 남은 질문은 계속 이런식?
 
이로:('좋아하는 스킨십><' 하단에 손. 이라고 적었다.)
(⋯⋯오해의 소지가 조금 있을지도 모르겠다.)
번호가 없다. (아마도 8번) 이상형, 별표.
운
기준치: 85/42/17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류 샤오란:이상형.. (질리지도 않나? 대하는 태도로 봐선 이 후배 머리에서 나온 질문은 아닌 것 같으니 뭐라고 하진 않았다.) 자기 마음에 솔직한 사람. 체면 차리는 것보다는 그 편이 좋아.
 
이로:나는 솔직하다. (틈새 어필 같은 건 아니고 그냥 제 이야길 했을 뿐이다.)
 
류 샤오란:(당연하게도, 틈새 어필로 알아듣고 갑작스럽게 웃음이 터졌다.) 그으래. 알겠어, 이로. 두 개 남았지?
 
이로:(왜 웃지? 라는 표정. 네 말에 질문지 다시금 들여다 본다.) 하나, 둘, 셋, 네 개. (네 줄이니까. 세번째 줄은 질문이 아니지만⋯⋯.)
8번, 외적인 걸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아니면 내면이라던가.
운
기준치: 85/42/17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류 샤오란:(가슴, 이라고 튀어나올 뻔 했다. 이상하다. 왜지? 자신은 그런 쪽에 관심이 별로 없는데..) 내면이겠지. 외적인 이상형을 두면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미리 거르는 거나 마찬가지인 꼴이 되니까.
 
이로:흠. ('외적인 이상형 두면 거르는 거. 내면.' 이라고 적었다. 이전 생에서도 그랬나? 잘은 모르겠지만.)
(드물게 문장의 머리에 번호를 붙이지 않았다.) 형, 뭐 먹고 그렇게 키가 크셨나요?
운
기준치: 85/42/17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류 샤오란:... 유전이지 뭐. 음식은 가리는 거 없이 잘 먹는다고 써줘. (어쩐지 의문의 남성 화자가 불쌍해서 그만.)
 
이로:('가리는 거 없음' 이라고 썼다.)
10번, 인터뷰 수고하셨습니다. 웃음.
(그 밑엔⋯⋯ 읽고 잠시 멈칫한다.)
 
류 샤오란:어어, 감사합니다. (지금 웃음을 소리내서 읽은 건가? 긴 공백에 먼저 입 열고) .. 하나 남았잖아. 물어봐.
 
이로:⋯⋯ 이로는 인기가 많을 것 같나요?
(⋯⋯.)
 
류 샤오란:(3인칭? 너를 쭉 훑어봤다. 아담하고.. 뭐, 이만하면 얼굴도 귀엽고. 말투가 좀 특이하긴 하지.) 없어? 그정돈 아닐 것 같은데
 
이로:모르다. (눈에 띄는 편은 아니니까. 어째 시선이 미묘해 덩달아 동태 눈깔 한다.)
 
류 샤오란:(눈이.. 죽었군.) 네가 다가가면 인기도 생겨. 너무 아쉬워하진 말고.
 
인터뷰 질문을 어느정도 모으고 나니 그제서야 떠오르는게 있습니다.
 
계절호의 표지가 될, 사진이 필요했는데!
 
─────── ✷ ───────
 
─────── CHAPTER 03 ───────같이 있고 싶은 거 아니거든
 
표지 모델이니까, 당연히 사진이 필요하겠죠.
 
인터뷰에 잠시 정신이 팔려있었나 봅니다.
 
 ✷ 지능 판정 ✷  
 
이로:
지능
기준치: 55/27/11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번뜩, 평소 이상의 속도로 돌아가는 두뇌가 알려줍니다.
 
표지용 사진은 해상도 때문에 휴대폰 같은 게 아니라 진짜 카메라로 찍어야 한다고 들었어요.
 
사진부 같은 데 가면 빌려주려나..?
 
그러고 보니 사진부는 동아리 활동을 어디서 했었죠?
 
무작정 찾으러 나서도 괜찮겠지만..
 
류 샤오란:..?
 
이로:흠.
 
왜 굳이 그런 길을 가야 할까요. 옆에 이 학교 대표 인싸가 있는데.
 
이로:카메라를 빌려주다.
(네가, 나에게. 라는 뜻이다.)
 
류 샤오란:내가? 당장은 없는데.
사진부 애들한테 물어보면 있을걸?
 
이로:사진부가 어디 있다?
(이 학교에서 제 관심이란 오직⋯⋯. 밖에 없는데. 사진부 따위 어디 있던지 알 게 뭐람.)
 
류 샤오란:오늘은 운동장에 가있대. 친구 하나가 사진부거든.
 
이로:(네 등의 옷깃 슬며시 붙잡는다. 가자는 듯⋯⋯.)
 
그러고 보니… 어디서 찍는 게 좋을까요?
 
교내에 사진을 찍을 만한 곳을 떠올려 보니,
 
◈ 복도 홀, ◈ 미술실, ◈ 도서실, ◈ 방송실, ◈ 운동장, ◈ 교실 정도가 생각이 나네요.
 
이로:(옷깃 잡고 미술실 쪽으로 이끈다.)
 
류 샤오란:... 카메라 안 빌려? 간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이로:카메라.
(다시 네 쪽으로 돌아왔다⋯⋯.)
 
류 샤오란:그래. 운동장부터. 미술실은 바로 다음에 가줄테니까.
 
운동장
 
이로:킁⋯⋯. (날리는 모래에 코 훌쩍인다. 인간들이 흘리는 땀 냄새가 바람에 섞여 나는 것 같고.)
 
운동장에는 육상부 아이들과 축구부 아이들이 경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연습하는 아이들 사이엔 어쩐지… 이질적인 무리가 하나 끼어 있습니다.
 
가장자리에서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는 아이들은 - 사진부 아이들입니다.
 
사진부 아이들은 땡볕에 앉아 있는다고 여간 고생이 아닙니다.
 
체육 선생님들이 시켜서 체육 쪽 애들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고요.
 
하지만 괜히 스포츠 특화 사진사가 있는 게 아닙니다.
 
영 좋은 사진이 나오질 않는지 사진부 애들은 연신 카메라를 확인할 때마다 카메라를 내던질 기세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물러설 수 없습니다!
 
사진부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먼저 빌려야 샤오란의 사진을 표지로 쓸 수 있으니까요!
 
이로:(대뜸 중앙의 아이에게 가 묻는다.) 카메라.
 
 
??:카메라? 카메라는 왜.
 
이로:사진을 찍다. (샤오란 쪽으로 삿대질한다.)
 
 
??:샤오란 사진? 쟤가 찍혀준대?
 
이로:(대답 않고 고개 끄덕인다.)
 
 
??:뭐.. 그래.
조심히 다뤄주기만 하면 상관없어.
 
비장했던 각오가 무색하게도 사진부 아이들은 흔쾌히 카메라를 당신에게 넘깁니다.
 
이제 이걸로 표지 사진 찍기가 본격적으로 시작이네요.
 
─────── ✷ ───────
 
이로:(아까 가려던 미술실 쪽으로 걸어갔다. 네 옷깃 붙잡지 않은 채 앞장선다. 알아서 따라오겠거니.)
 
미술실
 
아무래도 채광이 좋고 널따란 곳이라면 미술실이죠!
 
앉기 좋은 낮은 돌책상, 이젤이나 조각상 따위의 소품들. 여기야말로 풍수지리가 만든 스튜디오입니다!
 
하지만… 부 활동을 하는 건 우리뿐만이 아닙니다.
 
미술부 아이들 역시 미술실에 남아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술가의 정신 때문일까요? 그 널따란 돌책상을 명당 하나씩 차지하고 앉아 작업하고 있습니다.
 
류 샤오란:으음, 원래 얘네 부실이긴 하니까. 어떡할래?
 
촬영 때문에 잠시만 비켜달라고 하면 한 쪽 책상에 그림을 치우고 잠시 미뤄줄 수도 있을테니… 부탁을 해 볼까요?
 
이로:(창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의 아이에게 묻는다.) 사진 찍어도 돼?
 
 
???:사진? 사진은 왜. 내 사진은 좀 곤란한데..
 
이로:샤오의 사진. (흘긋, 네 쪽 쳐다본다.)
 
류 샤오란:(오해하게 둘 순 없어서 마지못해 입 연다.) 이번 계절지 표지가 되어주기로 했거든. 얼마 안 걸릴테니까 잠시만 도와줄 수 있을까?
 
 
???:.... 그러지 뭐. 네가 부탁하니까.. (..)
 
샤오란의 좋은 말주변 덕에 미술부 아이들에게서 미술실 사용 허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류 샤오란:찍어주는 거지? 어떻게 서있으면 돼?
 
이로:앉아. (어째 명령조다.)
(정확히는 편하게 앉아도 돼~ 에 가깝겠지만 의도야 어쨌든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류 샤오란:(이제는 익숙해진 말투에 순순히 응했다. 앉아서 45도 각도로 몸을 틀고, 자연스럽게 눈을 흘기듯 카메라를 바라본다.) 이거면 돼?
 
이로:⋯⋯응, 예쁘다. (늘 그렇듯 친구에게 마음을 전하는 데엔 거리낌이 없다. 카메라, 잘은 다룰 줄 모르지만 빌려갈 때 대략적인 설명을 들었으니까. 기기 들고선 네 얼굴에 초점이 잡힐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이 녀석, 모델에게 요구하는 그 어떤 사항도 없다. 그냥 너를 찍을 뿐이다. 셔터 소리가 미술실 한 켠에서 드문드문 울렸다⋯⋯.)
 
류 샤오란:(예쁘다는 말에 부끄러운 기색 없이 웃기만 했다. 보통은 멋있다, 잘생겼다. 이런 말이던데. 그래도 솔직하니 나았다. 어쩐지 편안한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했고.)
 
찰칵,
 
당신의 노력 덕분에 좋은 사진을 건진 것 같아요. 미술부 아이들에게 감사를 하고 문을 닫아주었습니다.
 
─────── ✷ ───────
 
이로:(인터뷰 했을 때보단 조금 풀어진 분위기. 이번엔 말없이 방송실 쪽으로 걸어갔다.)
 
방송실
 
 
???:아 - 안돼! 촬영중이야! 들어가면 안돼!
 
당신들이 근처로 와 문을 열려고 하면 스태프인 것 같은 학생이 자재를 들고 뛰어와 앞을 가로막습니다.
 
하는 애기로는 연극부인지 영화부인지 애들이 모여서 이번 학예회 사진을 찍고 있었다는 것 같네요.
 
아쉽지만 다른 곳을 노려봐야 할 것 같아요.
 
─────── ✷ ───────
 
이로:흠.
어딜 가다. (역으로 네게 물어보는 꼴이 전혀 프로페셔널하지 않다.)
 
류 샤오란:큼큼
그럼 복도쪽은 어때? 우리 학교 애들은 거기서 뭐 많이 찍던데.
 
이로:그래. (네 말에 수긍하듯 복도 쪽으로 간다.)
 
복도 홀
 
평범한 복도 홀. 아이들이 오가고 중간중간 띄엄띄엄 놓여있는 책상에서 모둠 과제를 하고 토의하는 곳입니다.
 
이 넓게 트여있는 공간. 햇빛이 벽면 창문 정면에서 쫙 들어오는 곳.
 
그야말로 화보 촬영하기엔 좋은 곳입니다.
 
우리 학교 스타들의 셀카나 틱X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니깐요.
 
옥상이 잠겨있는 대신 여기인게 어떻습니까!
 
류 샤오란:음.. 찍을만한 곳이..
 
잠시 둘러보다보니 교무실 근처 2단 선반이 눈에 들어오네요.
 
교무실 근처에 있는, 옛날 선생님들의 신발장으로 사용되었을 야트막한 2단선반입니다.
 
지금은 쓰지 않는 서류나 옛날 출석부 따윌 임시로 정리해놓았습니다.
 
류 샤오란:이로, 이거 봐.
 
이로:보다.
 
신기하다며 한 권을 꺼내보려던 샤오란의 손에 우르르, 몇 권이 더 튀어나오고 말았어요.
 
류 샤오란:.....
 
이로:사고뭉치 샤오.
 
류 샤오란:젠장, 미안. 이거.. 조금만 도와주면 안되냐.
 
이로:도와주다. (망설임 없이 떨어진 것들 집는다.)
 
 ✷ 자료 조사 판정 ✷  
 
이로:
자료조사
기준치: 55/27/11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출결부들을 정리하다보면 전학가거나 죽은 학생 같은 사람들의 결번이 그대로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번호는 그대로지만, 이름이나 인적사항등은 수정액으로 덮어씌운듯 새하얗고 그 위에 꽃 스티커가 붙여져 있습니다.
 
류 샤오란:꽃? 신기하네. 넌 꽃 이름 같은거 잘 알아?
 
이로:알아. 민들레랑 동백꽃.
 
류 샤오란:그래? 난 봐도 잘 모르겠던데..
 
이로:가르쳐 주다⋯⋯. (네가⋯⋯.)
 
이젠 꽃을 아는 당신의 눈에 띄엄띄엄 들어옵니다.
 
지난해 출석부 결번에 붙은 꽃은 벚꽃, 해바라기, 코스모스, 느티나무.
 
지지난해 출석부 결번에 붙은 꽃은 개나리, 수국, 수레국화, 소나무네요.
 
아쉽게도 민들레와 동백꽃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로:흠.
 
정리를 말끔히 마치고 나면, 더 신경쓰이는 점은 없네요.
 
류 샤오란:고마워.
사진이나 찍을까? 해가 예쁘게 들어오네.
 
이로:응. (고개 끄덕이며 다시금 카매라 든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뒤에서 찍어볼까?)
(몇 걸음 걸어 네 뒤로 이동한다. 비치는 햇빛이 네 윤곽을 그리게끔.)
 
류 샤오란:(말하지 않아도 네 의도를 알았다. 기묘한 놈이지만.. 통하는 구석이 있다고나 할까, 반쯤- 간신히 얼굴이 보이게끔만 돌고 뒷모습을 내어주었다.)
 
찰칵,
 
이번에도 명작이네요. 당신, 실은 사진에 재능이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로:잘 나오다.
 
─────── ✷ ───────
 
이로:(킁킁, 코 훌쩍이면 미묘한 책 냄새가 느껴진다.) 도서관.
 
류 샤오란:아, 그러고보니 근처에 있었지. (코가 예민한가? 강아지..같다는 생각을 짧게 한다.)
 
도서실
 
책을 보관하고 있는 도서실입니다.
 
책의 보관상태를 위함인지 거의 채광이 들어오지 않아 서가 사이에서 찍는 사진은 역광을 받아 제법 멋지게 보입니다.
 
서가 거리가 좀 먼 책장으로 가면 옆에서 빛이 쫙 - 하고 들어오는 멋진 샤오란의 모습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류 샤오란:이번에는 어디가 좋아, 작가님?
 
이로:샤오.
(네 옷깃 잡고 도서관 끝의 햇볕이 드는 곳으로 간다. 어디서든 빛을 찾아가는 모양이다.)
 
류 샤오란:(순순히 이끌려준다. 잘도 찾아가네..) 포즈는? 이번엔 측면? 아님 정석적인 정면이라거나.
 
이로:샤오가 좋은 거.
 
류 샤오란:그럼.. 측면 사진도 하나 있어야지. 나중에 보고 맘에 드는걸로 써. (하고, 반쯤 돌아주었다. 해가 닿아 조금 찡그린 얼굴.)
 
이로:알겠어. (찡그린 얼굴까지도 정지된 화면에 담는다.)
 
찰칵,
 
전과는 다르지만, 또 새로운 매력이 있는 사진이네요.
 
촬영을 마치면 옆으로 계절지 서가가 보여요.
 
도서실의 서가 한 켠에 문예부의 계절지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어느 해나 4계절에 맞춰 낸 4묶음의 계절지들이네요.
 
표지들은 대부분 시화에나 등장할 법한 수채화 꽃들입니다.
 
이 수채화 꽃밭을 내버려두고 왜 굳이 이질적으로 인물을 이번 표지에 쓰겠다 고집하는건지…
 
지난호, 그러니깐 올해 봄호부터 2년 전 호까지 서가에 꽂혀 있습니다.
 
이전의 계절지들은 창고에 들어간 모양이에요. 표지는 차례로 다음과 같습니다.
 
올해 봄호 - 벚꽃
 
지난해 봄, 여름, 가을, 겨울호 - 개나리 , 해바라기 , 코스모스 , 느티나무
 
이로:다음은 해바라기⋯⋯.
 
2년 전 봄, 여름, 가을, 겨울호 - 금낭화 , 수국, 수레국화, 소나무
 
이로:(고개 기울인다. 출결부에도 똑같은 꽃이 있었는데.)
 
류 샤오란:그림 예쁘다. 나부터가 인물이면 좀, 안어울리지 않으려나.
하긴, 내가 문예부 사정을 어떻게 알겠냐만은.
 
예쁜 그림을 감상하니 시간은 금방 갑니다. 더 볼 건 없어보여요.
 
─────── ✷ ───────
 
류 샤오란:아, 올라온김에 교실 안 가볼래? 바로 여기잖아.
 
이로:가다.
(이젠 네 옆에서 나란히 걷는다.)
 
교실
 
여름 - 이면 입시철이죠.
 
그러니까 필연적으로 3학년, 그 중에서도 입시반들은 부활동을 하지 않고 출결조퇴하는 게 다반사입니다.
 
이로:비어있다. (교실 쭉 본다.)
 
조용히 3학년 입시반 중 한 교실을 열자 햇살이 쓱 쏟아지는 교실 풍경이 나타납니다.
 
정석적인 교실 풍경은 표지 배경이 되기에 충분하죠!
 
류 샤오란:이번에는.. 이로 맘대로. 마지막 사진이잖아?
어느걸 쓰게 될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이로:흠.
(카메라 이리저리 만지작대며 잠시 고민하다⋯⋯.)
(네 쪽으로 건넨다.) 같이 찍다. (그러니까 사심이다. 현대의 문물로 너와 사진 찍을 일이 얼마나 있으려고.)
 
류 샤오란:하하, 그럼 표지론 못 쓸텐데. 찍어줄 사람이 없잖아?
 
이로:돌려서 찍으면 되다. (그렇게 찍는 걸 본 적이 있다. 카메라 돌리는 시늉)
 
류 샤오란:그럼 해봐. 나는 얼굴 대줄테니까. (말하며 네 곁에서 수그렸다. 눈은 렌즈에,)
 
이로:(카메라 돌린 채로, 아마 프레임 안에 두 사람이 같이 나올 수 있을 그 언저리로 팔 뻗는다. 시선은 카메라에 고정. 표정도 변함없다.)
 
찰칵,
 
이로:(⋯⋯라지만, 아마 네 얼굴만 화면 가득 채우고 저는 모서리에 반쯤 걸릴 것이다. 화면 보지 않고 찍는 게 이리 어렵다.)
 
카메라를 돌려 찍힌 사진을 확인해보니, 구도는 의도대로 잘 나왔지만 조금 흔들렸네요.
 
표지로는 쓸 수 없어도 추억을 남기는 용도로는 충분합니다.
 
당신이 사진을 확인하는 사이 샤오란이 졸업앨범두 개를 찾아 건넵니다.
 
류 샤오란:모둠책상 위에 있었어. 선배들이 놔두고 갔나봐.
 
아마 이번에 찍을 졸업사진 포즈 따윌 상의하던 것 같아요.
 
이로:(받는다.) 흠.
 
졸업앨범들은 2년 전 것까지 나와 있네요.
 
앨범을 넘기다 보면 다음과 같은 장들을 발견합니다.
 
… 마치 사진이 있어야 할 곳을 꽃이 파고든 듯한 기묘한 배치입니다.
 
 ✷ 자료조사 판정 ✷  
 
이로:
자료조사
기준치: 55/27/11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벚꽃이다.
 
졸업앨범에는 다음과 같은 페이지가 3장 더 있습니다.
 
사진이 있어야 할 곳을 파고든 식물들은 각각 해바라기, 코스모스, 느티나무..
 
 ✷ 지능 판정 ✷  
 
이로:
지능
기준치: 55/27/11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합니다.
 
문예부에서 발간한 년별 계절지 표지와 똑같습니다.
 
2년 전의 졸업앨범에도 개나리, 수국, 수레국화, 소나무가 똑같이 기묘한 배치를 이루고 있어요.
 
기분이 이상합니다. 앨범을 찾았던 자리에 두고 나오니 샤오란이 문단속을 도와주네요.
 
류 샤오란:.. 왜 그래? 사진이 맘에 안 들었어?
 
이로:계절마다 빈 자리가 있다.
(흘긋, 카메라 쥔 손에 힘 주고 너 본다.)
 
류 샤오란:응, 그러게. 전학이라도 갔나보지 뭐.
 
─────── ✷ ───────
 
─────── CHAPTER 04 ───────내가 이런다고 뭐가 바뀌겠냐
 
… 이상해요. 너무 이상해요. 사진을 이미 찍었음에도 어쩐지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습니다.
 
이 사진으로는 안 될 것 같단 기분이 들어요.
 
류 샤오란:그럼 됐지? 사진부 애들한테 카메라 가져다주고 올게. 내 친구한테 데이터 빼서 넘겨달라고 할테니까.
 
이로:싫다.
 
류 샤오란:왜, 내가 해주면 편하잖아.
 
하고, 그는 당신이 사진을 찍은 카메라를 들고 복도 끝으로 걸어갑니다.
 
이로:샤오,
(이 놈 요괴라 인간인 너보다 빠를 거다. 순식간에 네 앞 가로막고 카메라 뺏어 제 품에 가뒀다.)
 
류 샤오란:(어안이 벙벙해 눈 끔뻑이며 너 바라봤다.) 니가 직접 하고 싶어? 왜 그러는데?
 
이로:(카메라 전원 켜서는 셔터를 누르는 것 말곤 아는 게 없어 한참을 끙끙거리다, 마침내 갤러리에 들어가는 것까지 성공한다. 이후로는⋯⋯.)
지우다.
 
류 샤오란:뭐? 야, 내가 시간 내서 찍어줬는데.. (참나. 네 맘대로 해. 조금은 기분이 상한 것 같기도 하고..)
 
이로:어떻게 지우다⋯⋯. (방법 몰라, 그래서 물어본 거야.)
 
류 샤오란:그러니까,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줘야 지워주지. 이제와서 날 모델로 쓰기 싫어졌다거나, 그런 말이라도 있어야 할 거 아니야.
 
이로:난 샤오가 좋아. (갑작스레 고백 비스무리한 거 뱉는다.)
샤오의 이번 생은, 인간으로 살아야 해. (아까의 맹한 분위기와는 달리 비장한 표정.) 그러니까 지워.
 
류 샤오란:그건 또 무슨 말이야. 너 말투 특이한 건 알겠는데-..
 
픽,
 
잘만 켜져있던 카메라의 화면이 검게 물듭니다.
 
류 샤오란:배터리가 다 됐나보네. 이래서야.. 뭐. 충전한 뒤에 데이터는 뺄 수 있겠지.
 
이로:⋯⋯. (꾸욱, 카메라 쥔 손에 더 힘이 들어갔다. 끝 부분 부서지려는 찰나 뭔가 결심한 듯 카메라 들어 땅으로 내리꽂는다. 카메라는 물론이고 복도 바닥에도 조금 금이 갔다.)
 
샤오란의 눈이 커집니다. 그가 급히 부서진 카메라를 수습하는 사이,
 
때맞춰 문예부 부장에게 전화가 오네요.
 
 
문예부 부장:여보세요~ 이로. 인터뷰 딴 거랑 사진은? 해결됐어?
 
이로:⋯⋯.
너 싫어.
(뚝- 전화 끊는다.)
 
전화는 다시 걸려옵니다. 당신이 마지못해 받으면 부장이 말도안되는 속도로 말을 쏟아내기 시작해요.
 
 
문예부 부장:샤오란 사진 써서 삐졌어? 내가 인터뷰도 하게 해줬잖아! 참..
애들한테 보여지는 부분이 문제면, 같이 찍으면 되잖아! 누구든~ 옆에 붙여서 찍어보라고.
 
이로:부장.
그 누구가⋯⋯ 부장이 돼도 상관없다?
 
 
문예부 부장:얘는. 사춘기 소녀의 맘은 이래서 복잡해.
 
그 말을 끝으로 부장은 깔깔거리더니 전화를 끊습니다.
 
누구랑.. 같이..?
 
 ✷ 지능 판정 ✷  
 
이로:
지능
기준치: 55/27/11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보니 모델은 1명씩만 사라졌습니다. 혹시 2명이라면?
 
부장이 괴씸하긴 하지만, 당장 데려올 수는 없습니다.
 
지금, 그의 곁에 있는 당신.
 
이번에야말로 샤오란과 사진을 찍어야합니다!
 
...어떻게?
 
이로:⋯⋯.
(친구가 사라진다니까 순간 이성을 잃었다. 카메라는 부숴버렸고⋯⋯. 아직도 카메라를 수습하고 있는 샤오를 멍하니 바라본다.)
 
류 샤오란:친구한텐.. 내가 잘 설명해볼게. 안에 든 사진은 쓸 수 있을거야. (..) 화 내서 미안.
 
이로:샤오는 화 안 냈다⋯⋯.
그거 줘. (데이터가 들어있는 SD 카드를 말하는 듯)
 
류 샤오란:직접 하려고? (맹해 보였는데.. 의외의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며 SD카드 뽑아서 넘겼다.) 걔도 애는 착해. 사과하면 받아줄거야.
 
이로:⋯⋯. (네 바램이 무색하게 SD 카드 힘으로 쥐어 부숴버린다.)
싫어⋯⋯.
 
류 샤오란:....... (물 건너갔네. 저녁 내내 나름 노력해서 찍었던 사진이 날아가자 힘이 쭉 빠졌다.)
그럼 이제 표지는? 어떡하려고 그래.
 
이로:(네 말엔 대답 않는다.) 계절호의, 표지가 되면⋯⋯.
꽃이 되어 사라져. (한 손으로 네 손 쥐고 고개 들어 너랑 눈 맞췄다.)
(이해했어? 라고 묻는 듯한 눈)
 
류 샤오란:(머리가 복잡하다. 당장은 카메라 문제가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탓에,) 그래, 알겠어. 알겠는데..
그럼 표지는 어떡하냐고 물어보는 거잖아. (..) 나름 내가 하겠다고 했고, 이미 소문은 다 났을 거 아냐.
 
 ✷ 지능 판정 ✷  
 
이로:
지능
기준치: 55/27/11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방송실 캠코더!
 
기억이 나자마자 그와 함께 방송실로 향하면 아까까지 자리하던 아이들이 없습니다.
 
그러게요. 방송실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커다란 방송용 카메라가 자리하는 곳.
 
TV에도 꽉 찰 정도의 해상도니 잡지 표지 정도의 해상도 사진을 잠시 찍는 건 문제도 아닐거에요.
 
심지어는 어디를 찍는지 안으로 보여주는 모니터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흔들릴 걱정이 없겠어요.
 
방송실 안으로 들어가면 조명이 둘러싼 스튜디오와 방송 장비, 그리고 대기용 부스가 있습니다.
 
방송에 무지한 당신도 부스 안으로 들어가면 방송실 아이들이 패널에 다닥다닥 붙여 놓은 조명 1, 조명 2, 조명 3 따위의 스티커를 보고 쉽게 스튜디오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얼떨떨해 보이는 샤오란에게 설명은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사진을 찍는다고요. 너와 나의!
 
이로:⋯⋯나는 샤오라서 인터뷰 하겠다고 한 거다. (너 아니었으면 눈에 안 띠게 도망쳐 숨어버렸겠지.)
샤오가 인간으로 있는 게 좋으니까 데려오다.
두 명이서 찍으면, 샤오도 표지의 모델이 될 수 있고, 샤오가 있고(실종이 안 된다는 걸 말하는 듯).
같이 찍다, 사진.
 
류 샤오란:... 결국 사진 찍자는 거잖아. 장황한 설명을 할 것 까지야, (의자에 앉아 카메라를 슬쩍 바라보고, 네 머리 뒤로 몰래 브이를 올렸다. 그래봤자 화면으로 보이겠지만..)
그으래. 이로 맘에 들때 셔터 눌러. 난 언제든 사진에 잘 나오는 경향이 있거든. (피식, 이제야 맘이 좀 놓이는 모양이다.)
 
이로:그냥 사진 찍다와 다르다. (달라, 아무튼 달라. 굳이 한번 더 정정해주기에 이른다. 너 따라하듯 왼 손으로 검지와 중지를 펴고⋯⋯.)
(음, 다른 손으론 엄지를 버튼 위에 위치시킨다. 그러고는) 샤오, 웃어.
 
류 샤오란:웃고 있어, 너부터 웃지? (도륵 눈이 굴러가고 네 입꼬리를 가볍게 찔러본다.)
 
이로:웃을 수 있다. (이번 생에선 처음인가? 함께 '제대로' 프레임 안에 담기는 일이. 두근, 이 시절의 너와는 처음이라는 생각에 자연스레 입꼬리 올려낸다. 웃을 수 있었다.) 하나, 둘⋯⋯.
 
찰칵!
 
─────── ✷ ───────
 
─────── CHAPTER 05 ───────네가 알아 채 주지도 않을 텐데
 
...그로부터 며칠 후.
 
20XX년 XX고등학교의 문예지 여름호는 연래없는 호황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오전 수업이 끝나면 매일같이 문예부실 복도 앞에 자리한 부스가 여름호를 팔고 있습니다.
 
개인이 와서 다른 학교 애한테 줄 거라면서 사 가기도 하고, 선생님들이 학급문고에 꽂아둘 요량으로 몇 묶음씩 사가기도 합니다…
 
거기에 자신의 얼굴이 찍혀있지만 않았다면 덜 부끄러웠을지도요.
 
이로:(부끄럽지 않다.)
 
큼큼,
 
거기에 자신의 얼굴이 찍혀있지만 않았다면 덜 귀찮았을지도요.
 
표지에 찍힌 얼굴마담이자 특집 인터뷰의 작가란 이유로 당신은 매일같이 부스 앞의 판매원을 강제당하고 있습니다.
 
가끔 지나가는 샤오와 눈이 마주칠 때면… 그가 비죽 웃는게 조금 짜증날지도 모르겠어요.
 
이로:(짜증 안 나다.)
 
짜증은 나지 않지만 아무튼 그는 자주 옵니다..
 
자기 얼굴이 찍힌 잡지를 팔고 있다니.
 
부끄럽진 않아도 귀찮아요. 이름이 뭐냐는 둥 둘이 무슨 사이냐는둥 쉴 시간이 없습니다.
 
슬슬 판매량이 종점으로 향하고 있을 무렵의 어느 날, 점심시간.
 
당신이 앉아있는 복도 저 멀리에서 샤오란이 계단을 타고 올라오는 게 보입니다.
 
이로:샤오.
 
평소처럼 반응을 하려고 할 때 -
 
시간이 멈춥니다.
 
아니, 시간이 멈춘 것 같았습니다.
 
거의 부스 가까이까지 온 그의 근처로 사람들이 다가옵니다.
 
학교의 교복, 선생님들이 입을 법한 복장을 입고 있는 무리. 하지만 당신의 육감이 외칩니다.
 
수상할 정도로 아름다워요, 저 사람들.
 
만약 지금 이 자리에 샤오란이 없었다면, 그 사람들이 자신을 에워싸고 있었다면,
 
이 끌림, 신비로움에 저절로 그들을 따라가게 될지도 모를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당신 자신도 인간이 아닌걸요.
 
평범을 벗어난 것들에 대해선 틀려본 적이 없습니다.
 
시간이 멈춘 것 처럼 주변이 천천히 느려지고 햇빛이 쏟아지고 보케(Boke) 빛망울이 눈 앞을 반짝반짝 가리는 광경.
 
마치 운명과도 같은 만남들이라 생각했을 지도 몰라요.
 
무엇을 근거로? 라고 스스로에게 묻더라도 거기에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멋대로 그들을 믿어도 된다. 무조건 따라가야 한다. 라고 외치는 느낌입니다.
 
이런 자신을 알아차린 당신,
 
 ✷ SAN 1d2 / 1d4 ✷  
 
이로: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2
(
2
 
)
 
=
2
 
이성 2 감소
 
─────── ✷ ───────
 
알 수 있습니다.
 
이때까지 사라진 학생들도 똑같은 일을 겪었을 거란 걸.
 
샤오란 역시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걸.
 
그들은 그를 둘러싸고 무어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의 눈빛이 흐려지는 게 보입니다.
 
그들이 서서히 샤오란 앞에 무언가를 꺼냅니다.
 
민들레 꽃.
 
그 꽃을 그의 손에 쥐어줍니다.
 
샤오란은 미소를 지으며 그걸 저항없이 받아들입니다.
 
수천년을 넘어 다시 만난 그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위험이 닥쳐온게 느껴져요.
 
동물적인 감각이 그렇게 소리칩니다.
 
그들을 제지하나요, 당신?
 
이로:샤오. (살기를 띄운다. 놈도 요괴이기 이전에 짐승이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향기나는 꽃으로 모습을 감춘 위협이라 할지라도⋯⋯.)
(순식간에 네 앞으로 다가가 꽃을 꺾는다. 네게 위협이 될 만한 건 다른 인간의 물건이라 할지라도 부쉈으니까. 이번에도.)
(내가 네 곁을 맴도는 이유는, 너를 지켜보는 게 좋아서. 그리고 너를 위협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서야. 우리는 인간과 요괴로 만났지만 친구이기 때문에⋯⋯.)
사라져.
 
─────── END 01 ───────비눗방울 터지듯 잊혀지던
 
멈춘 듯한 배경 너머로 힘겹게 한 발자국을 내딛습니다.
 
민들레를 든 그 손이 흔들립니다.
 
샤오란을 에워싼 사람들의 뒤를 뛰어가듯 밟습니다.
 
걸어가고 있음에도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복도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과 빛나는 먼지들이 그 앞을 가로막는 것 같습니다.
 
닿을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이미 늦은 게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을 때 -
 
당신은 그들과 샤오란 앞에 와 있습니다.
 
민들레를 든 뒷모습이 흔들립니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 당신을 돌아봅니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신뢰가 드는 눈빛들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잡았습니다.
 
류 샤오란:... 이로.
 
이로:⋯⋯.
다 사라져. 너네 싫어.
(네 앞으로 가 너를 그들로부터 떨어뜨린다. 한참은 작은 덩치로 막는 것에 가깝다) 샤오한테서 떨어져.
 
팔을 뻗어 꽃을 꺾고, 그를 붙잡았습니다.
 
어떻게 붙잡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그를 둘러싸고 있는 자들이 막고 있었을텐데 마치 유령을 통과한 것처럼 그의 팔뚝이 손에 잡혔습니다.
 
그리고,
 
빛방울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비눗방울이 xj지는 것 처럼,
 
마지막 빛방울이 터지자
 
그가 손에 들고 있던 민들레 한 송이 마저도 노란빛방울이 되어 사그라지듯 터졌습니다.
 
반짝거리는 빛도, 이상할리치만큼 신뢰되던 사람들도, 멈춘 듯한 시간도 -
 
모두 사라졌습니다.
 
매미소리와 교실의 전경,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은 희미한 더위만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그 곳에 남은 건 어쩌다 팔짱을 낀 듯한 당신과 샤오란밖에 없었습니다.
 
류 샤오란:뭐야, 끼고 싶었으면 말을 하지 그랬어.
 
그가 시원하게 웃습니다.
 
이로:(팔짱은 무슨. 말없이 껴안는다.)
 
류 샤오란:(잠시 주춤하지만 닿는 따스한 온기에 당신을 양 팔로 마주안았다.)
뭐야, 뭐가 무서워서 그래.
 
이로:안 무섭다.
샤오는 이제 괜찮아.
 
류 샤오란:그럼 됐고. 언제부터 어리광쟁이였는지 모르겠네.
 
지척에서 들리는 매미소리, 여름의 향이 느껴집니다.
 
류 샤오란:이제 괜찮으니까.
 
아, 부정할 수 없는 여름입니다.
 
류 샤오란, 이로 생환.
 
─────── ✷ ───────
 
 
꼬순내가나 (GM):짠~
수고하셨어요!
 
이로:너는 누구다...
 
 
꼬순내가나 (GM):어머
 
 
오리:이로 돌려보냄
 
이로:왕왕!
 
 
오리:;;;;?????
 
 
꼬순내가나쥐 (GM):이것이 키퍼의 힘입니다
 
 
오리:와... 내 자캐가 스스로 움직인다니
신기합니다
 
 
꼬순내가나쥐 (GM):그래서 이거 캐릭터 바꿔서도 가잖아요 ㅋㅋ
 
 
오리:아 진짜요?
 
 
꼬순내가나쥐 (GM):서로 적폐해석하기
막
 
 
오리:개쩌네
 
이로:(작은강아지발로 챱챱걸어왔다.) 이로, 배가 고프다. (꼬르륵.. 작은 강아지배에서 소리가 날정도로 배가 고팠다.) 류, 고기 사주다!
 
 
오리:아 씨발
 
 
꼬순내가나쥐 (GM):ㅋ
 
 
오리:괴로워요
 
 
꼬순내가나쥐 (GM):그렇죠?
키퍼에게 잘하시기바랍니다
 
 
오리:저 잘못한적이 없는데 왜이러세요
 
 
꼬순내가나쥐 (GM):오늘은... 즐거웠나요 어케 잘 몰앗는지몰겟네요
실수도 개마니하고 허허
 
 
오리:넘 재밌었어요 ㅠ 왜 벌써 5시지 1시반에 갔는데
4시간 반을했네요;;;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꼬순내가나쥐 (GM):원래 추천시간이 2~4시간이긴햇어요
 
 
오리:추천시간 오바했네
 
 
꼬순내가나쥐 (GM):오리님이 롤플을 조아하시는편이라는거. 잘알겟읍니다
 
 
오리:맞아요
티나나여
><
진득한롤플. 류랑 러닝때못한 실시간역극.
 
 
꼬순내가나쥐 (GM):이게 약간 타이만의 정석. 롤플/조사/추리가 적당히 들어잇는 시날인데
전에 가셧던게 어땠는진 모르겠지만 거의 조사 없이 롤플만 하는 시날두 있고 그러니까요
담에도 재밌는거 가봅시다!
 
 
오리:좋아여!!!!!!!!!!!!!!!!!!!!!
맞아요 조사 과하지도 않고 롤플이랑 적당히 섞여서 좋았음
롤플만 있는것도 쭈음
이로 너도 좋았지??
 
이로:응.
 
 
꼬순내가나쥐 (GM):근데 보통 롤플만 하는거는
좀 분위기가.. ㅋㅋ 겁나어두워지거나 겁나진득해져서
샤이로 갈만한건 찾아봐야할듯.
 
 
오리:오킹~ㅋㅋㅋ
준비하시느라 너무 고생많으셨습니다
진심으로 즐거웠어요
 
 
꼬순내가나쥐 (GM):아닙니다잼썻어요...///
이로 사랑둥이강아지
 
 
오리:이로는 류를 정말로 사랑해요
 
 
꼬순내가나쥐 (GM):사실 엔딩 더 많았는데 당연히 이걸줄 알아서 다른거 준비 안했음 ㅋ
 
 
오리:카메라는 유감임
 
 
꼬순내가나쥐 (GM):류도 이로 사랑해요 이번에 기억이없어서글치^^;
 
 
오리:이번생에는 이번일로 인해 기묘한 친구 관계가 될 듯
어쩐지 조금 수상하고 기묘한 친구
 
 
꼬순내가나쥐 (GM):ㅋㅋㅋㅋㅋㅋㅋㅋ
잉
귀여버
 
 
오리:굳~~~~~~~~~~~~~~~~~~~~~~~~~~~^^
 
 
꼬순내가나쥐 (GM):히힛
트위터에서 볼까여?^^
 
 
오리:네 ^^
 
 
꼬순내가나쥐 (GM):수고하셧어욧!!!!
 
 
오리: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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