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 팬텀 블루 미스트! ~TTS~ 1부

2025. 7. 10. 01:50·TRPG/필연

약칭 '팬블미 TTS' 플레이로그 백업

KPC 조원필 / 철재
PC 연나기 / 제리

 

─────── ✷ ───────

 

 
12:48PM연나기:
rolling 1d100
 
(
36
 
)
 
 
=
36
 
─────── 팬텀 블루 미스트 타임시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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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KPC 조원필 PC 연나기
 
Written by 24
 
─────── 도입 ───────
 
시작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입니다.
 
당신의 인생에 난데없이 끼어든 조원필이 익숙해진 지도 제법 되었죠.
 
예전처럼 스케일이 커다란 사고를 치지는 않습니다만,
 
장난을 좋아하는 성격은 여전합니다.
 
바로 지금처럼요.
 
12:51PM조원필:형~사~님~ 나 보고 싶었지? 그치?
 
뒤에 착 달라붙어서 속삭이는 꼴이 오늘도 얄밉습니다.
 
집에 와도 된다는 허락을 한 적이 없는데,
 
천연덕스럽게 붙어 앉아 있으니까요.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모든 창문을 잠가도 신출귀몰한 괴도에게는 소용이 없습니다.
 
12:53PM연나기:(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상태라 가운을 입고 있다. 어째 눈에 초점이 없다⋯⋯.) 그으⋯⋯. 러. 니. 까.
올 거면 연락을 하고 오라고⋯⋯. (주먹 꽉. 머리카락에서 물 떨어진다.) 그럼 적어도 이런 꼴로 맞이하진 않을 거 아냐⋯⋯?
 
12:55PM조원필:시도 때도 없이 보고 싶은 걸 어째? 머리 말려줄까? (네 뒷 머리 손가락으로 털어주다가 볼에 멋대로 쪽! 뽀뽀한다.)
나 올 줄 알고 미리 씻고 있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12:58PM연나기:(입술 닿은 부분부터 서서히 발개진다. 그러나 행동은 솔직하지 못하지, 되려 난폭하기 짝이 없다. 팔꿈치를 움직여 너 떼어내고) 니가 오는 거랑 내가 씻는 게 뭔 상관인데?!
형법 제36장 주거침입죄 몰라, 이 괴도야?! (괜히 쪽팔려서 되는대로 뱉는다.)
 
1:00PM조원필:그야 우리가 아주 뜨거운 밤을 보낼 수도 있는 거고. (아직 그러진 못했지만..) 내 품에서 같이 자고 싶어서?
어우~. 법 지켰으면 내가 왜 괴도 짓을 하겠어요, 형사님.
 
1:01PM연나기:(주먹질!!!)
비무장
기준치: 70/35/14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5
 
1:01PM조원필: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빗겨 맞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더 아프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1:02PM조원필:애정 표현이 격한데........ (맞은 부위 문질거리며 주저 앉는다.)
 
1:02PM연나기:(아차, 너무 진심으로 때렸나.) 괘, 괜찮냐?
(네 상태 살피려 쭈그려 앉았다.) 그러게 왜 자꾸 깐족대냐고! 어디 봐.
 
 ✷ 관찰력 판정 ✷ 
 
1:03PM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겁니다.
 
애초에 그렇게 세게 치지도 않았고요!
 
조원필의 한쪽 귀에 걸린, 안개꽃 귀걸이가 희미한 빛을 발합니다.
 
……참, 혹시 귀걸이의 사용법을 잊어버린 건 아니죠?
 
1:04PM연나기:어라. (무의식적으로 손 뻗어 툭, 네 귀걸이 만지작거린다.) 이거 빛나는데?
 
1:04PM조원필:당연하지. 이걸로 형사님 집으로 뿅, 하고 온거니까?
귀걸이 쓰면 피곤해서 자고 가야겠는데~.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워 버린다.)
멀리 떨어져도 언제든 같이 있을 수 있다니, 정말 로맨틱하지 않아?
 
1:07PM연나기:어이, 눕지 말라고. (네 손을 잡아당겨 늘어진 상태여도 몸체가 바닥에서 뜨도록 하고,) 잘 해야 로맨틱이지, 화장실에서 X 싸고 있는데 갑자기 들이닥치면 그건 좀 곤란해.
 
1:09PM조원필:음.. 생리 현상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막말로 x 싸고 있어도 x 싼다고 놀리겠어? ……그리고 이 귀걸이, 출퇴근할 때도 엄청 유용하다고. 특히 집에 뭘 두고 왔을 때 좋다니까?
아무튼.
나 궁금한 게 있는데...
 
1:10PM연나기:(이 자식이라면 백 퍼 그럴 것 같은데⋯⋯.) 뭔데?
 
1:11PM조원필:목적지가 서로의 위치일 때, 귀걸이를 동시에 쓰면 어떻게 될까?
 
 ✷ 지능 판정 ✷ 
 
1:11PM연나기: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기껏해야 서로 머리를 부딪치고 끝나거나, 위치만 바뀌게 되지 않을까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고.
 
적어도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괴도의 페이스에 말려들었을지도요.
 
1:12PM연나기:뭘 물어? 0.000001초 차이로 네가 내가 있던 곳으로 가고 나는 그 반대겠지.
(별 생각이 없다. 놀랍게도 MBTI N이다.)
 
1:12PM조원필:한 번 해보고 싶지 않아?
귀걸이가 어디까지 쓸 수 있나.. 시험해보고 싶기도 하고.
연나기이~. 궁금하잖아 너도.
 
1:14PM연나기:난 안 궁금한데? (잡았던 손 놓는다. 그대로 다시 바닥에 벌렁~ 눕게 될 거라는 얘기다.) 내가 말했지, 너 저번부터 니가 하고 싶은 건 남도 하고 싶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애초에 갑자기 찾아와서 한단 소리가⋯⋯. (하!) 난 또 같이 자려고 온 줄 알았네. (기대한 내가 바보지, 라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속으로만.)
 
1:16PM조원필:안 궁금할 리가 없을텐데? 무려 팬텀 블루 미스트 귀걸이인데?! (받치던 손이 없어지자 바닥에 머리가 쿵 닿는다. 아오! 다정하게 좀 해달라고!) .....아니, 그냥 해보기만 하자는거지.. 까탈스러워. 속도 좁고.
 
1:16PM연나기:뭐야?!
 
1:16PM조원필:자려고 왔는데? 내가 설마 이거 하나 때문에 왔겠어? 그냥 이건 머릿 속에서 번뜩, 생각이 난 거고.
속 좁다고!!
 
1:17PM연나기:너는 그럼 까탈스럽고 속도 좁은 새끼를 왜 좋아하냐?
삐짐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취향 참~ 특이하다? 어~??
 
1:18PM조원필:......
당연한거아냐?
우리 생사를 함께 했고.
넌 나 구하러 오고.
안 좋아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네가 나보고 약점이니까 지켜준다매!
 
1:20PM조원필:문득 지치거나 외로워지면 찾아오라고 해놓고..
(쌓인 괴도 경험치로 열연을 하기 시작한다.. 억울한 듯 울상까지 짓고서!)
 
1:20PM연나기:뭣, (저와 달리 솔직한 태도 덕인지 화아아악- 붉어진 얼굴. 부끄러우니까 괜히 성질이다.) ⋯⋯조용히 해!!!!
(먹혔다. 그것도 아주 잘.) 씨⋯⋯.
 
1:21PM조원필:내 인생을 다 아는 사람이 너 밖에 없는데 귀걸이 이것도 안해주고!
 
1:22PM연나기:알았어, 알았다고. (제 뒷머리 헝클어뜨리며) 귀걸이, 그래서 뭐. 그거. 해 주면 될 거 아냐, 해 주면!!!!!!
(⋯⋯넘어갔다!)
 
조원필은 아주 기뻐합니다.
 
그 후로 괴도 일을 쉬고 있으니만큼,
 
심심했던 걸지도 모릅니다.
 
괴도를 그만둔 조원필은 결국 일반인이니까요.
 
1:23PM연나기:(⋯⋯그러시겠지. 개로 따지면 보더콜리 같은 새끼.)
 
심심하니 놀아달라며 먼저 찾아오는 것도 언제나 조원필 쪽이었죠.
 
……조금쯤은 다정하게 대해줘도 괜찮을지도요.
 
(안 그래도 됨)
 
1:23PM연나기:알았어, 알았다고!!!
 
1:23PM조원필:짜잔~
여기 형사님 귀걸이.
근데 너 계속 그렇게 있을거야?
샤워 가운 입고?
유혹이 아니면 뭔가~..해서.
 
1:24PM연나기:(손 내밀어 받는다. 그제야 본인 상태 깨달았는지⋯⋯.) 아.
(홱, 가운 여며 드러난 가슴을 가렸다. 또 빨개졌다.) 그딴 거 아니거든!
 
1:25PM조원필:왜애. 난 보여줘도 괜찮은데?
혹시 모르니까. 우리가 이 모습으로 다른 곳에 이동하면.. 음.
갈아입고올래?
 
1:26PM연나기:다른 곳에 이동하면 뭐? (주섬주섬 일어났다.)
 
1:27PM조원필:네 그런 모습 나만 보고 싶거든?
단속이지. (끄덕)
 
1:28PM연나기:이게 미쳤냐!!! (확, 또 때리려다 그만둔다. 하여간 손버릇 진짜 나쁘다. 주먹만 꽈악 쥐고.)
갈아입고 올 테니까 기다려.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1:29PM조원필:형사가 이래도 되는 거야?! (움찔..)
 
1:29PM연나기:괴도한텐 그래도 돼.
 
1:29PM조원필:....
형사님 미워.
 
1:29PM연나기:(들렸지만 안 들리는 척⋯)
 
하마타면 가운을 입고 이동할 뻔 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니까 저 괴도 말대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준비가 되었으면 나기! 조원필의 앞으로 앉읍시다.
 
1:31PM연나기:(대충 마실 나가도 괜찮은 수준의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조거 팬츠에 회색 후드집업, 방한 기능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너무 백수처럼 보이지 않게 도와주는 자켓까지⋯⋯.)
(귀걸이와는 전~ 혀 어울리지 않는 행색이지만, 네 맞은 편에 앉는다.) 만족하냐 이제?
 
1:33PM조원필:딱 좋다. 동네 잘생긴 형같고.
셋, 둘, 하나! 하면 동시에 쓰는거야.
이동하고 싶은 장소는 형사님과 나. 서로.
 
1:35PM연나기:흥. 잘생기긴 무슨. (눈 부릅 떠 너 마주보고.) 그래. 너.
 
1:35PM조원필:준비됐지. 시작할게? 타이밍 놓치면 안 된다?
 
1:35PM연나기:알았어.
 
귀에 닿는 감촉이 낯설면서도 그립습니다.
 
마력 1D3을 주입하면 은은한 진동과 함께 푸른 빛이 반짝이네요.
 
1:35PM연나기:
rolling 1d3
 
(
1
 
)
 
 
=
1
 
팔 하나의 거리에서 조원필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잔뜩 기대하고 있는 얼굴이,
 
천천히 수를 세기 시작합니다.
 
1:37PM조원필:셋,
둘,
하나!
 
 
……번쩍!
 
돌연 섬광이 번쩍입니다.
 
번개가 치는 듯한 굉음이 뇌리를 강타합니다.
 
온몸이 홱, 앞으로 쏠리는 것 같은데
 
두 발은 지면에 단단하게 붙어 있습니다.
 
놀란 표정의 조원필이 당신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그러나 손은 서로를 통과하며 흐느적거릴 뿐입니다.
 
무언가 단단히,
 
1:38PM연나기:(섬광에 반사적으로 두 눈을 꾸욱, 감는다.)
 
잘못되었다는 예감이 듭니다.
 
 ✷ 건강 판정 ✷ 
 
1:39PM연나기:
건강
기준치: 78/39/15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잠시만, 분명 바닥에 발이 붙어 있는데 왜⋯⋯.)
 
지독한 멀미와 두통 속에서도 눈을 뜨고 앞을 봅니다.
 
기절한 조원필의 몸이,
 
선 채로 축 늘어져 있습니다
 
문득 서로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우린 어디로 가고 있는 거죠?
 
그저 장난을 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이윽고 시야가 까맣게 물듭니다.
 
 
전원, 기절.
 
1:40PM연나기:
기절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절했다. 깔끔히.)
 
─────── 달밤의 첫 만남 ───────
 
 
1:41PM?:……저기요!
정신 차려요! 기절하면 안 돼요!
 
흔들흔들,
 
누군가 당신의 몸을 흔들고 있습니다.
 
아까부터 일던 멀미와 두통은 이것 때문이었을까요?
 
우선은 괜찮으니까, 이것 좀 멈추라고 하는 게 좋겠습니다.
 
1:42PM연나기:으⋯⋯. 뭐, 뭐야? (텁, 몸체를 흔드는 손목을 반사적으로 낚아챈다.) 그만!
 
 
1:43PM?:우왓, 놀래라...
 
막혔던 숨을 토해내자 대답은 생각보다 명료하게 나갑니다.
 
 
1:43PM?:다행이다...
갑자기 위에서 떨어져서 놀랐다고요.
 
1:43PM연나기:⋯⋯ (정신이 반쯤 돌아왔다.) ⋯⋯떨어져요?
제가요?
 
네? 위에서요? 떨어져?
 
그러고 보니 등이 아픈 것도 같고.
 
어쨌든, 이 목소리는
 
조원필이 틀림없습니다.
 
조원필의 멍청한 장난(책임 전가)이 무사히 수습된 모양이군요.
 
1:44PM연나기:⋯⋯!
 
그놈의 귀걸이부터 당장 압수해서 어딘가에 집어넣어야겠습니다.
 
어쩐지 조원필에게서 위화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1:44PM조원필:눈 좀 떠보세요. 진짜 괜찮은 거 맞죠?
 
1:45PM연나기:아이 씨, 야. 너 때문에! (너란 걸 인지하고 나서부터 급 짧아진 말.)
 
1:45PM조원필:네, 네?!
 
1:46PM연나기:니가 괜히 이상한 장난 치자고 해 가지고 이게 뭐냐고. 여긴 어디야?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눈을 뜨자, 사방이 깜깜합니다.
 
몸 밑으로 딱딱한 아스팔트 바닥이 느껴집니다.
 
1:47PM연나기:(기시감.) 어째 그 때랑 상황이 비슷한 것 같은데. (놈은 너와 함께 감옥에 갇혔을 때를 생각했다.)
 
당신을 내려다보는 조원필의 머리 뒤로,
 
구름에 가려진 달빛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왜 밖에 있는 거고,
 
그보다 왜 밤이 된 걸까요?
 
아니, 그전에…….
 
1:47PM조원필:박물관은 벌써 문을 닫아서 내일 다시 오셔야 할 거예요.
술 취한 것도 아닌데..
 
1:48PM연나기:⋯⋯야.
 
이 사람, 왜 이렇게 낯선 어조로 말하고 있는 거죠?!
 
1:48PM연나기:왜 갑자기 존댓말이야 이거? (너 흔들흔들.)
 
 
마치 ‘나’를 모르는 것처럼요.
 
1:50PM연나기:잠시만, 혹시 아까 그 장난의 부작용이라면⋯⋯. (중얼거린다.) 이 자식 설마 기억 상실증이냐⋯⋯?!
 
 ✷ 관찰력 판정 ✷ 
 
1:50PM연나기:제길, 이러면 어떻게 되는 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아오, 머리 안 돌아간다.)
 
확신할 순 없습니다만,
 
조원필의 눈길이나 어조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볼 때의 것입니다.
 
게다가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지만,
 
조원필에게선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뭐라고 할까. 이전과 달리 더…….
 
1:51PM연나기:(인상 찌푸리고 개노려본다.) 더?
 
구름이 흘러갑니다.
 
일시적으로 걷힌 밤하늘,
 
1:51PM연나기:(딴 소리 하지 말고 결론을 말해!!!)
 
밝은 달빛이 당신과 조원필을 정면으로 비춥니다.
 
당신은 조원필을 똑똑히 볼 수 있습니다.
 
새까만 일색의 옷, 푹 눌러쓴 야구모자.
 
사람 하나는 들어갈 만한 묵직한 가방을 멘 그 얼굴은,
 
당신이 기억하는 것보다 몇 년은 어렸습니다.
 
 ✷ 이성 0/1D3 판정 ✷ 
 
1:52PM연나기:어어어어어어---?!!!!
rolling 1d3
 
(
2
 
)
 
 
=
2
 
1:52PM조원필:역시 머리를 다친 거 아니에요?
왜 이렇게 반응이 늦지?
 
1:53PM연나기:잠깐, 잠깐!!! (양 손으로 네 볼따구 꾸욱 누른다.)
 
1:53PM조원필:처음 본 사람한테 이래도 되는 거예요?!
 
1:53PM연나기:(그리고, 가까이서⋯⋯.) 너 몇 살이야.
 
1:54PM조원필:스물..다섯인데요?
 
과거…… 과거로 돌아온 걸까요?
 
이걸 돌아왔다고 할 수 있나?
 
1:55PM연나기:아아⋯⋯. 그렇다 이거지. (그 자식은 그럼 지금 어디 있는 거지? 설마 이게 끝인가? 무의식적으로 네 양 볼 주물거리면서 말한다. 주물주물.)
얌마. 어린 놈이 혼자 돌아다니면 못 써. 지금 뭐 하고 있었는데?
 
1:56PM조원필:네? 어린 놈은 아니지 않나.. (궁시렁 거리다 슬금 고개 뺸다.. 이 사람은 대체 뭐야.. 경계하는 기색이다.)
절 꼭 잘 아는 것처럼 말하시네요. (작게 기침하고) 빨리 집 가세요. 아님 택시 잡아드릴까요?
 
1:57PM연나기:스물 다섯이면 어리지 뭔 소리야. (아, 빠졌네. 텅 빈 손이나 가만히 봤다. 너한테서 옮은 건지 희한하게도 위기의식이 없다.)
(기침 소리 듣더니,) 감기 걸렸냐? (네 뒷말은 모두 무- 씨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네 상태를 살피는 게 제일 최우선인지라.)
 
2:00PM조원필:그 쪽은 몇 살인데요? 형인건가? (이 사람 진짜 괜찮은건가?!?!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은데.. 적당히 맞장구 쳐주다가 가야하나?!)
아, 아뇨. 당황해서 그런 거예요. 감기 증상 있으면 약 먹으면 되는 거고.. (힐끔)
저도 사실 좀 이따 일이 있어서..
일단 응급실에 모셔다드릴게요.
 
2:02PM연나기:나? 스물 일곱. (한 손으로 제 승모 잡고 주물거렸다. 누굴 때리려는 건 아니지만⋯) 나기 형이라고 불러. (눈살 접어 씨익, 웃었다. 묘하게 문장에 강세가 실린 이유는 캔디랜드에서의 앙금을 갚아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응급실 갈 정돈 아니니까 걱정 마시고. (그런 덴 생명이 위급한 사람들을 위해 있는 거야, 훈수 뒀다. 금방이라도 도망칠 것 같은 네 팔 붙잡는다.)
무슨 일? 같이 가자.
 
2:05PM조원필:(고작 두 살인데? 꼰대.....라는 생각 가진다. 이 형 깡패 짓 하는 사람인 거 아냐? 어색하게 입꼬리 올린다.) 어엉....네 형.. (내가 지은 죄가 있는 것 같은데.. 나라라도 팔아먹었나?)
......음.. 아뇨, 같이 가주실 필요는..
 
당신의 손을 잡고 일으킵니다.
 
순순히 잡으면, 제법 강한 완력으로 당신을 끌어올립니다.
 
저 묵직한 가방이 중심추라도 되는 것처럼요.
 
……그런데, 조원필은 왜 이 시간까지 박물관을 배회하고 있는 거죠?
 
아무리 아르바이트라고 해도, 이미 박물관은 문을 굳게 닫았는데요.
 
이때의 조원필은 아직 괴도가 아니었던 걸까요?
 
아니, 어쩌면…….
 
 ✷ 지능 판정 ✷ 
 
2:07PM연나기:흠⋯⋯. (동자 굴려 네가 메고 있는 가방으로 시선 준다. 이윽고 자연스럽게 흐르듯 네 어린 낯으로. 굳이 더 경계하게 만들어 봤자 좋을 건 없으니. 직업병이다.)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자신이 괴도라는 걸 숨기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말로 안 된다면 증거를 잡는 수밖에 없죠.
 
그리고 증거를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몸수색입니다!
 
마침 조원필의 가방이 유난히도 가깝습니다.
 
지퍼를 당기기만 하면 되겠는데요.
 
2:08PM연나기:(네가 당기는 힘을 이용해 넘어지는 척,) 어이쿠.
(손을 뻗어 가방의 지퍼를 당긴다. 그러니까, 이건 정말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일이라는 걸 네가 알았으면 해.) 손이 미끄러졌네.
 
 ✷ 민첩 판정 ✷ 
 
2:09PM연나기: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진짜 미끄러졌다. 시발)
 
조원필은 기겁하며 가방을 끌어안으려 듭니다.
 
2:09PM조원필:우와아악,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잠깐만, 잠깐만요! 타임! 타임!
 
2:09PM연나기:⋯⋯.
빠르기도 해라.
 
하지만 자세가 불편한 탓에 쉬이 힘을 쓰지 못하네요.
 
근력 대항으로 가방 쟁탈전을 합니다.
 
 ✷ 근력 판정 ✷ 
 
2:09PM연나기: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2:10PM조원필: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2:10PM연나기:나 너 뭐 하는 놈인지 알거든? 좋은 말 할 때 이 손 놔라?
 
시원스럽게 열리는 가방의 암흑 속,
 
나타나는 것은……
 
(다음으로 계속)
 
2:10PM연나기:?
 
─────── 조금은 허술한 도둑 ───────
 
툭, 투둑, 툭.
 
아스팔트 위로 흉흉한 물건들이 떨어집니다.
 
방독면, 폭탄 3종 세트(섬광탄/연막탄/수면탄), 밧줄과 손전등,
 
실감 나는 미끼 인형, 가짜 피 주머니,
 
목 쿠션과 침낭, 귀여운 곰 인형, 길리슈트, 경비원 모자와 복장,
 
2:11PM연나기:⋯⋯.
 
적외선 탐지 선글라스, 거기에 특수한 모양새의 총까지!
 
2:11PM연나기:도라X몽이냐?
 
일반인이라면 그 쓰임새도 짐작 못 할 것들입니다만,
 
당신은 형사─ 중에서도 괴도와 지독하게 엮였던 괴도 전담 베테랑입니다.
 
스캔하는 것만으로도 저 총이 마취총이라는 건 이미 파악했죠.
 
조원필은 벌벌 떨며 양손을 들어 올립니다.
 
2:11PM조원필:이 총 진짜 아니고 마취총이에요!
중고 거래로 산 거라 고장 난 걸 수도 있어요…….
 
2:12PM연나기:얼씨구⋯⋯. (마취총 들어 까딱거린다. 진짜네? 요 놈 봐라.)
 
2:12PM조원필:제가 그, 정말 여태 착하게 살았는데요. 이게 다 사정이 있어서요
아직 나쁜 짓은 아무것도 안 했잖아요.
여기 있는 거 하나 아무거나 드릴게요!
길리슈트 드릴까요? 이거 되게 유용해요.
..미사용 신품임.
 
2:12PM연나기:보통 착하게 산 놈은 이런 거 안 들고 다니지, 원필아. (총구 너에게로 겨눈다. 쏠 생각은 없고, 그냥 위협용.)
 
2:13PM조원필:제 이름은 어떻게 아세요!?
 
2:13PM연나기:탕. (입으로 소리 낸다.)
그건 알 거 없고.
우리가 정말 우연하게도, 이 박물관에서! 이렇게 만났다는 게 중요한 거 아니겠냐.
⋯⋯ 조금 불미스럽긴 하지만? 이건 또 뭐야. (폭탄 3종 세트 이리저리⋯⋯ 확인한다.)
 
2:14PM조원필:.....자, 잠깐!!1
신고할거예요..?
 
2:19PM연나기:신고할지, 안 하는 대신 협박할지 고민하고 있었어. (이 자식이 이런 짓을 하는 이유야 뻔하지. 방독면 렌즈 너머로 널 봤다. 그러니까, 분명 그 초상화가 보여준 기억에 의하면 이번이 놈의 첫 번째 사건.)
(세계를 혼돈에 빠뜨리려는 나~ 쁜 악당들에게서 의식의 키워드가 되는 중요한 물건을 훔치는 놈의 데뷔 무대가 되는 거지.)
(사색에 잠긴다. 그러니까 이걸 내가 도와주면 놈은 성공적으로 팬텀 블루 미스트로 데뷔하는 거고, 안 하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냐?
 
2:21PM조원필:협박이요?! (역시 깡패가 맞았네! 서슴없이(?) 협박한다고 하고!) 진짜 제가 사정이 있어서 이러는 거라니까요? 형도 내 사정 알면 아~ 하고 납득할걸?
제가 수상해 보이니 우선 넘어간다 쳐도.. 나중에 신고하려는 거 아녜요?
마침 제 마취총에 마취탄이..
rolling 3d6
 
(
5
 
+
1
 
+
4
 
)
 
 
=
10
10개나 있는데.
 
2:22PM연나기:그러니까 그 사정이란 게 뭔데. 듣고 결정한다니까? (철컥, 총을 제 어깨에 얹어두고서 누가 봐도 형사가 아닌 양아치 자세 한다.)
 
2:23PM조원필:그걸..알려줄 수는 없어요!
 
아무래도 마법의 주문이 필요하겠습니다.
 
도둑을 진정시키고, 경계를 허무는 마성의 그 말!
 
2:23PM연나기:(뭔데?)
 
밤중에 건물 외벽을 타다 떨어진 당신만이 할 수 있는 발언을!
 
형사가 쓰기엔 다소 신념에 어긋나지만,
 
지금은 시간을 뛰어넘은 과거니 괜찮지 않을까요?
 
자, 어서 말해주세요!
 
 
사실 나도 여기 털러 온 거야.
 
……라고.
 
2:24PM연나기:⋯⋯.
제정신이냐? (-라고, 듣는 이 없는 말을⋯⋯.)
 
2:24PM조원필:...저요?
 
2:25PM연나기:하아. (그래. 잠입 수사라고 생각하자. 어차피 미래를 생각하면 이 놈이 이 짓거릴 하게 놔 두는 게 맞아. 제 앞머리 헝클어뜨리고,)
잔뜩 겁 줘 놓고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사실 내가 먼저 노리고 있었거든, 여기. (뻔뻔하다.)
근데 네가 이런 물건들을 잔~ 뜩 들고 왔으니까 불안해지는 거야. 내 마음 이해하지? (네 어깨에 손 얹는다. 누가 봐도 한 번만 더 토 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표정이다.)
 
2:28PM조원필:네?!?!?! (저도 모르게 크게 소리지른다. 도둑 대-선배님인건가? 그래서 이런 일(?)에 스스럼 없이 협박하는거고?!)
도둑이다!!!
진짜 도둑이었어!!!
 
……네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2:29PM연나기:(네 입 막는다;) 시끄럽게 굴지 마⋯⋯.
 
─────── 15분 후 ───────
 
2:29PM조원필:아~ 죄송해요. 도둑을 보는 게 처음이라 그만.
 
한바탕 소동이 지나간 후, 조원필은 천연덕스러워집니다.
 
2:30PM조원필:근데 여기 훔칠 만한 거 별로 없어요. 오늘은 좀, 위험하기도 하고?
 
2:32PM연나기:난 처음은 아닌데. 시시때때로 나타나는 귀찮은 자식 하나 있거든. (네 앞에서 미래의 너 욕하기.)
훔칠 만한 것도 없고 위험한데 넌 왜 왔냐? (팔짱 낀다.)
 
2:32PM조원필:아, 그럼 연합 같은게 있는건가?
(헛다리 짚기)
위험한 이유요? 음... 이거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네.
혹시, 스스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장난스러운 질문과 달리, 눈빛은 진지합니다.
 
2:33PM연나기:좋은 사람이면 이러고 있겠냐?
 
2:33PM조원필:아니...., 그런 건 아닌데..
 
2:34PM연나기:네 생각만큼 구제불능 쓰레기는 아니니까 안심해라. (앞에 본다.)
 
2:34PM조원필:방학이니까 박물관에서 알바를 구했거든요?
근데 전시된 물건을 뭔가.. 안좋은 곳에 쓰려는 걸 우연히 들어버려서..
경찰에 알려줘도 절 미친놈 취급하더라고요.
 
2:35PM연나기:안 좋은 곳이라면 어떤?
 
2:35PM조원필:그 사람들 결행일이 바로 오늘 밤인데.. 경찰은 제 말 듣지도 않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혼자.. 이것들을 들고 음..
무슨 의식? 같은 거라고 들었어요.
그래서 말인데.. 형~...
 
2:36PM연나기:어엉.
 
덥썩,
 
당신의 양손을 꽉 붙잡습니다.
 
젖혀진 모자챙 아래로 어딘지 간절한 표정이 드러납니다.
 
조금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요.
 
2:36PM조원필:저, 오늘이 처음인데……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2:36PM연나기:(망설임 없다.) 도와줄게. 어차피 그러려고 했어.
 
2:36PM조원필:어?
와!!!
선배, 라고 불러도 되는거죠?
형이라고 불러요?
 
2:36PM연나기:아니, 네 선배가 되긴 싫다.
(도둑 선배라니. 최악.) 형이라고 해 봐. 나기 형~
(실실⋯⋯.)
 
아무래도 이 도둑, 도와주는 게 좋겠죠.
 
당신이 기억하는 팬텀 블루 미스트는 범행에 실패한 적이 없었습니다.
 
과거에서 무슨 일이 생겨 체포당하기라도 하면 미래가 뒤틀릴 것 같으니까요.
 
아직은 좀도둑 꿈나무에 불과하지만.
 
2:37PM조원필:큼, 그럼 나기 형~. 제가 아는 걸 좀 공유드릴게요.
잘 들으셔야해요!
듣고 있죠?
(빤히..)
 
2:39PM연나기:그래. (삐딱하게 앉아있다.)
 
2:39PM조원필:이 악당들은 남의 눈에 띄는 걸 극도로 꺼려하더라고요. 새벽 2시경에 물건만 훔칠 계획이에요.
그래서! 제가 이 악당들 보다 더 빨리 훔치려는 거죠.
자정에 물건을 훔치고, 경찰에 신고하면..
출동한 경찰은 박물관에 잠입한 악당들을 체포하겠죠.
 
2:41PM연나기:정보에 오차 없는 거 맞아? 새벽 두시라는 건 어떻게 알아. (직업병 개 크게 시작.) 어떻게 훔칠 생각인데. 실패하면 대안은 있어?
 
2:41PM조원필:악당들이 노리는 건 바로.. 한 쌍의 블루 사파이어 귀걸이 .
들어봐요 형!
박물관 내부 보석관 에 전시되어 있어요.
어떤 의식인지, 어떻게 쓰려는지는 모르겠고..
악당들은 꽤 잔인해 보였어요. 마주치기라도 하면.. 살해당할 수도 있고..
미리 빼돌린 경비 카드랑 (뒷주머니에서 짠) 열쇠 (반대 손에 짠) 를 사용해서 잠입 예정이에요.
 
2:43PM연나기:(이 새끼 처음 맞아?)
 
2:43PM조원필:루트는 전부 조사했고.. 정보에 오차는 없어요.
실패라는 선택지는 없어야죠. 위험한 의식이니만큼 막아야하는거고..
 
2:45PM연나기:흠⋯⋯. (제자로 키우면 쓸만하겠다는 생각이나 한다. 미래에 국가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괴도인데도.) 뭐, 좋아. 브리핑 잘 들었고.
근데, 잠입하기 전에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조원필.
 
2:45PM조원필:네!
 
2:46PM연나기:네 말대로라면 악당을은 잔인하기 짝이 없는 쓰레기에 살인도 마다않는 놈들인데⋯⋯.
왜 네 목숨까지 바칠 각오하며 막으려는 거냐? 이해가 안 되서.
평범한 사람이라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려나~ 싶어서. 또는, 본인 안전을 위해 모른 척 하겠지.
너는, 이런 쪽에서 실행력이 뛰어난 걸 제외하면 아무런 힘도 없는 평범한 스물 다섯 살 햇병아린데. 대학 졸업은 했냐?
 
2:47PM조원필:경찰에 신고해봤지만.. 아무도 안 믿어줬으니까요.
모른 척 하고 싶었는데.. 진짜 큰 일 나면 어떡해요?
저 아님 할 사람도 없고..
휴학..중 이긴 한데..
알아요! 못미덥고, 실패할 확률도 높겠지만,
적어도 저한텐 이게 중요해요.
 
2:55PM연나기:⋯⋯.
(후우- 한숨 길게 내쉰다. 이걸 기특하다고 해야 할지.) 그래, 뭐.
인생에 중요한 거라곤 없는 무지렁이들보단 네가 낫지. (자리 털고 일어난다.)
근데 다 좋은데, (잠깐의 침묵.) 몸 챙겨가면서 해.
무리하지 말란 소리야. 위협을 느끼면 바로 도망가. 적절한 때에 잘 도망치는 것도 실력이야.
 
2:58PM조원필:이게..처음이거든요 진짜로?! 이게 마지막이어야죠.
(쏟아진 가방 내용물.. 주섬 다시 담는다.) 걱정 마세요. 형이 있어서 더 듬직한데?
 
원하는 만큼 준비했다면, 조원필이 시계를 확인합니다.
 
둘의 머리 위로 어두운 구름이 드리워 달을 가립니다.
 
스산한 바람이 사이를 휘돌며 지나갑니다.
 
 
댕, 댕, 댕─
 
먼 곳에서 종소리가 울리면,
 
3:00PM조원필:형, 자정이에요.
 
이제 더는 미룰 수 없습니다.
 
3:00PM연나기:그래.
 
단단히 마음을 다질까요.
 
이전 형사였지만,
 
지금부터는 괴도!
 
……가 아니라 도둑!
 
2인조입니다.
 
심지어 파트너는 바로 그 팬텀 블루 미스트의 과거.
 
생초짜 시절.
 
까딱 잘못하면 팬텀 블루 미스트의 화려한 전적도,
 
당신의 유능한 행적도 흔적 없이 유치장 속에서 마감될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귀걸이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시간을 ‘뛰어넘는’ 충격으로 튕겨 나간 걸까요?
 
3:01PM연나기:(아무것도 없는 귀 만지작거린다.) ⋯⋯괜찮겠지 이거.
 
귀걸이로 시간마저 이동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찾지 못한다면 평생 이곳에 있어야 할지도 모르잖아요.
 
미래가 암담합니다..
 
3:02PM연나기:초 치지 마라. (또 듣는 이 없는 말.)
 
3:02PM조원필:...(힐끔)
형 괜찮은 거 맞죠?
 
열쇠를 꽂아 돌리고,
 
보안 카드를 단말기에 대면 박물관은
 
그 육중한 문을 우리에게 열어줍니다.
 
문 안으로 들어서는 조원필의 뺨이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 있었습니다.
 
3:03PM연나기:어이. 긴장했냐? (뺨 툭툭, 친다.)
 
3:03PM조원필:저 너무 떨리는데, 형은 처음이 아니잖아요..
 
3:03PM연나기:(나도 처음인데 시발⋯⋯.)
 
3:03PM조원필:사랑스러운 동생에게 뭔가 조언 같은 거 없어요?
 
3:03PM연나기:⋯⋯ 아. 어.
(너와의 첫 대면을 떠올린다. 그 때도 박물관이었지, 값비싼 작품들이 전시된. 그러니까, 그 때의 너는⋯⋯.) 뻔뻔하게 굴어.
 
3:04PM조원필:걸려도...그냥 태연한 척?
 
3:04PM연나기:그러면 안 될 것도 돼. 어, 그냥 그렇게.
 
3:05PM조원필:오~. 선배같은데요.
긴장이 좀 풀린 것도 같고..
 
3:05PM연나기:네 선배 안 한다고 했어.
가자.
 
3:05PM조원필:그래요, 형.
 
어두운 실내, 세월을 머금은 무거운 공기.
 
그렇게 두 사람은─ 박물관 털이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어둑어둑한 밤, 박물관 옆 풀숲.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검은 로브를 푹 눌러써 얼굴이 보이지 않는 서넛이 있습니다.
 
한 손에 쌍안경을 들고 있는 걸 보면,
 
여태껏 박물관 입구를 감시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3:06PM사교도 1:뭐지? 누가 들어갔어. 우리 쪽인가?
 
 
3:06PM사교도 2:아뇨,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 보고받은 게 없어요.
 
 
3:06PM사교도 1:……저놈들은 누구지. 계획이 틀어지면 곤란해.
 
그들 중 누군가 시간을 확인합니다. 자정이 막 지난 12시.
 
 
3:07PM사교도 1:조금 이르지만, 뒤탈이 없으려면 방해물은 치워둬야지.
 
또 누군가는, 본격적으로 연락을 취합니다.
 
사람을 모으려는 걸까요.
 
검은 로브 하나가 허리춤을 만지면, 철컥거리는 위협적인 소리가 들립니다.
 
아마도 그들은 무기를 갖고 있습니다.
 
 
3:07PM사교도 2:문제없을 겁니다. 고작해야……
두 사람이니까요.
 
비릿한 미소와 함께, 선고가 내려집니다.
 
 
3:07PM사교도 1:돌입을 준비해라.
 
─────── 조사 : 박물관 ───────
 
밤의 박물관은 처음 와봅니다.
 
야간 개장도 아니고,
 
야간 폐장한 박물관에 강제로 들어오다니요.
 
조원필은 로비를 두리번거리며 감탄을 흘립니다.
 
3:08PM조원필:박물관이 살아있다 라는 영화 아세요?
딱 그거 같네..
 
3:09PM연나기:(태평하구만. 아까 긴장된단 녀석 어디 갔는지.) 이봐, 감탄할 시간에 앞이나 보라고.
 
3:09PM조원필:우선~.. 그럼 로비 부터 살펴볼까요?
 
3:10PM연나기:그래. (본격적으로 살펴볼 준비 한다.)
 
낮이었다면 활발했을 로비. 지금은 아무도 없습니다.
 
한쪽에 경비원 데스크가 있는데,
 
자리는 텅 비어 있습니다.
 
3:11PM조원필:지금은 순찰하고 있을 거예요. 동선을 피해서 다니면 괜찮아요.
정 안되면.. 제가 챙겨온 경비원 복으로 갈아입을까요?
 
3:12PM연나기:이미 담당자 다 정해져 있는 상태로 순찰하고 있는 걸 텐데, 괜히 그러면 의심이나 사겠지. 됐어. (서둘러 이동하자는 듯 턱짓했다.)
 
데스크에서 [시설 팸플릿]과 [테마 전시 팸플릿]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살펴볼까요?
 
3:13PM연나기:(시설 템플릿을 확인한다.)
 
박물관 내부 지도와 대표 작품이 간략하게 실려 있습니다.
 
이 박물관의 주제는 ‘아름다움’으로, 다양한 시대를 폭넓게 다루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예술품을 전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름다움이라…….
 
그거야말로 시대에 따라 기준이 다를 텐데요.
 
3:15PM조원필:형은 아름다움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3:16PM연나기:(잠시 고민하다) 훔치고 싶은 거.
 
3:17PM조원필:누구나 탐내는.. 그런거요?
 
3:19PM연나기:이런 박물관에서는 볼 게 많으니까. (우드득, 스트레칭 하며 뼈 소릴 냈다.) 웬만하면 집으로 가져가고 싶은 거라던가, 소장하고 싶은 거 위주로 보기 시작하면 금세 빠져들게 되지.
그런 게 개인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흘긋, 너 본다.) 누구나 탐내는 게 나한테까지 아름다울 거란 보장 있냐?
취향 차이지.
 
3:21PM조원필:음.. 그쵸. 아름다움이란 것도 다 취향 차이라 정의내릴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전 그래도.. 야경이나 자연을 보면 아름답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이런 순간들도 아름답고. 저희에게 닥칠 미래는 어떨지 모르지만~.. 이것도 다~ 인연이라면요?
 
3:22PM연나기:그래서, 이것도 다 인연이니 좋게 생각하자?
 
3:23PM조원필:네에...
 
3:23PM연나기:⋯⋯ (왜 주눅 드냐고, 또.) 알았어.
 
한편 지도를 보면 회화관, 조각관, 사진관으로 세 분류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25PM연나기:흠⋯⋯. 네가 말한 귀걸이라는 게 여기에 있진 않을 것 같은데.
 
 ✷ 관찰력 판정 ✷ 
 
3:25PM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팸플릿 어디에도 ‘보석’에 관한 항목은 없습니다.
 
수상한 악당들이 ‘사파이어 귀걸이’를 노리고 있다고 했는데요.
 
보석은커녕 보석관도 없잖아요?
 
3:25PM조원필:역시 통찰력이 대단하다니까요! 우리 박물관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는데도.
하지만 성격은 쫌 급하시네요.
 
뒤이어 내민 것은 테마 전시 팸플릿입니다.
 
3:26PM연나기:이게! (때린다.)
 
3:26PM조원필:아!
(맞은 곳 문질..)
 
팸플릿 전면에 화려한 왕관의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3:26PM연나기:이건?
 
 
《가장 사랑받은 보석들》
 
회화, 조각, 사진에 그치지 않고 각종 보석과 보석 세공품을 전시하고 있다는군요.
 
테마 전시장은 박물관 가장 안쪽에 있습니다.
 
별도의 요금을 내지 않고도 관람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은 꽤 귀찮겠어요.
 
3:27PM조원필:그래도 관람 경로는 거의 일직선에 가까워요.
 
3:28PM연나기:그러네. (미간 살짝 찌푸린다.) 바로 가자. 다른 곳까지 둘러볼 시간 없어.
 
로비를 얼추 둘러보았다면,
 
 ✷ 듣기 판정 ✷ 
 
3:28PM연나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저 멀리서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아마 순찰 중인 경비원이겠죠.
⋯! 숨어. (원필의 팔을 잡아당겨 입을 막고 근처 기둥 뒤에 숨는다.)
 
3:30PM조원필:(왁, 몸이 앞으로 쏠려 겨우 중심 잡는다. 발걸음 소리 가만 듣고 있다가) 숨 죽여서 이동하면 될 것 같아요. 우선 저기로 가요.
 
3:30PM연나기:(고개만 끄덕인다. 서두르자고.)
 
 
회화관
 
고즈넉한 분위기의 회화관입니다.
 
그림이 상하지 않도록, 온도 및 습도는 쾌적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야간 조명을 제외하곤 전부 소등 상태라 간신히 넘어지지만 않을 정도입니다.
 
흐릿한 불빛 사이로 다양한 액자들이 벽에 걸려 있는 게 보입니다.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지만,
 
3:31PM조원필:회화관은 숨을 곳이 없어서, 빨리 가야 해요.
사진관도 그렇긴 한데……
경비원을 조각관에서 따돌리면 앞으론 문제없을 거거든요.
 
3:31PM연나기:박물관 한 번 드럽게 크구만⋯⋯. 알았어.
 
곁눈질로 슬쩍슬쩍, 훔쳐보는 걸로 마음을 달랠까 봐요.
 
마지막 그림을 본 탐사자는 추억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네요.
 
이 그림, 묘하게 인연이 있단 말이죠.
 
3:33PM연나기:아리아드네? (분명⋯⋯.)
 
천을 들쳐 본다면 나기가 기억하는 바로 그 아리아드네가 그려져 있습니다.
 
커다랗고 휘황찬란한 귀걸이를 한 여인이,
 
베일을 쓴 채 눈을 내리깔고 있습니다.
 
손에는 막 감다 만 실타래가 들려 있고요.
 
3:34PM조원필:이런 그림 하나만 가져다가 팔면 하루아침에 백만장자가 될 수 있겠죠?
 
3:34PM연나기:(이 자식이 훔칠 거라고 다들 예상했던 그림이었지. 다시 그 때를 생각하니 열 받는구만. 괜히 째려본다.)
 
3:34PM조원필:(움찔)
그, 그런 생각도 못해요!?
 
3:35PM연나기:⋯⋯됐어.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지금 시점이면 과거가 아니라 미래인가, 그런 생각이나 한다.)
 
일렬로 뻗은 회화관을 주파하면,
 
저 앞에 조각관의 입구가 보입니다.
 
인기척과 발소리도 한층 가까워졌습니다.
 
3:35PM연나기:멈춰.
인기척이다. (팔로 너 막는다.)
 
3:36PM조원필:멈추면 더 들키죠!
조각관의 구조는 좀 꼬여 있거든요. 커다란 조각상도 많고요.
잘 숨어서, 저 끝까지 다 보고 돌아오는 경비원을 따돌리면 돼요.
 
3:37PM연나기:(칫, 이 때부터 대범했다 이거냐. 괴도의 상식은 평범한 인간을 뛰어넘는다더니. 네 말에 수긍하듯 손을 치웠다.) 알았다고.
 
한밤의 숨바꼭질이라니…….
 
숨어 도망치는 쪽은 한 번도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조각관
 
신비로운 분위기의 조각관입니다.
 
일렬 구조였던 회화관과 달리,
 
조각관은 마치 미로 정원처럼 벽과 모퉁이가 많습니다.
 
어떤 길을 따라가면 박물관 야외로 통하는데,
 
잔디밭 위에 설치물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네요.
 
3:38PM조원필:지금은 길을 헤맬 여유가 없어요..!
 
경비원의 헛기침과 동시에,
 
조원필은 소리 죽여 달리기 시작합니다!
 
─────── ✷ ───────
 
조각관은 통로가 많아,
 
아르바이트생인 KPC는커녕 베테랑 경비원도 길을 헤매기 일쑤입니다.
 
서로가 가지 않을 길을 선택하여 이동하는 이심전심(리버스) 게임입니다.
 
숫자가 일치하지 않아야 성공!
 
3:39PM연나기:
rolling 1d6
 
(
3
 
)
 
 
=
3
 
 
3:40PM경비원:
rolling 1d6
 
(
1
 
)
 
 
=
1
 
아슬하게 피했습니다!
 
 ✷ r 1d6 판정 ✷ 
 
3:40PM연나기:
rolling 1d6
 
(
6
 
)
 
 
=
6
 
 
3:40PM경비원:
rolling 1d6
 
(
4
 
)
 
 
=
4
 
경비원이랑 점점 멀어지네요. 이제 마지막 기둥만 지나면 됩니다!
 
3:41PM연나기:순조롭네.
 
3:42PM연나기:
rolling 1d6
 
(
2
 
)
 
 
=
2
 
 
3:42PM경비원:
rolling 1d6
 
(
2
 
)
 
 
=
2
 
3:42PM조원필:자, 잠깐!! 잠깐만요 형..!!!
 
3:43PM연나기:젠장, 들켰나⋯⋯?!
 
 ✷ r 1d10 판정 ✷ 
 
3:43PM연나기:
rolling 1d10
 
(
4
 
)
 
 
=
4
 
3:45PM조원필:빨리 이 옷 가져가요 형!!!(가방에서 황급히 꺼내어 경비원 옷 넘겨준다)
동료인척! 직원인척!
(설득 잘 해서..!!)
 
3:46PM연나기:에이, 씨! (서둘러 환복한다. 작전의 기본, 뻔뻔함. 그래, 후⋯⋯.)
 
 
3:46PM경비원:거기.. 누구 있습니까?
 
3:46PM연나기:아이고, 안녕하세요~ (꾸벅, 인사하고.)
늦은 시간까지 수고가 많으십니다.
 
 
3:47PM경비원:학생인가~? 이 시간까지 여기 왜...
 
3:47PM연나기:동안이라 그런 소리 많이 듣는데 학생은 아닙니다.
며칠 전에 새로 들어왔어요. 조각관 구조가 헷갈려서 계속 뺑뺑이 돌고 있네요. 이러면 안 되는데⋯⋯. (곤란한 척.)
 
 
3:48PM경비원:나.. 말고는 경비원이 있다고 못들었는데...
어~. 그래. 그 김씨 대타인건가?
김씨 아들이 당분간 나온다더니.. 오늘부터였나, 가만보자..
허허, 요즘 기억이 가물가물해.
 
3:50PM연나기:(고도의 함정수사인가, 아니면⋯⋯. 흘긋, 네 동태 살핀다. 진심인 것 같기도 하고.) 오래 일하셨으면 그럴 수 있죠.
가끔 너무 당연한 걸 잊어버려서 놀라요, 저도. 이를 테면 집 비밀번호 같은⋯⋯. (큼, 쓸데없는 말을. 화제를 돌린다.) 아무튼, 저 순찰 루트가 좀 꼬인 것 같은데 어느 방향으로 가야 될까요?
 
3:51PM조원필:(숨 죽이고 기둥 뒤에 붙어있다가 천천히 시야에 안보이는 곳으로 기어간다.)
 
3:52PM연나기:(갔나. 네 곁눈질로 네 동태 살핀 후 가볍게 콧바람 내뱉는다. 후, 이쪽은 해결. 이제 나도⋯⋯.)
 
 
3:52PM경비원:사진관부터는 못봤는데.. 잠깐 그럼 쉬고 올테니까 옷 갈아입고 마저 정찰 좀 부탁하지..
그체~? 얼마 전에 집 열쇠를 잃어버려서 우리 집 사람이 얼마나 뭐라하는지.
그럼 수고해~..
 
3:53PM연나기:알겠습니다. 쉬십시오! (고개 꾸벅, 90도로 숙여 인사한다. 작전의 기본은 뻔뻔함, 그리고 예의다. 한 번 마주치고 말 인간이라도 호감을 사서 나쁠 거 없지.)
 
경비원을 무사히 따돌렸다면 성공입니다!
 
이후 조원필을 따라 사진관으로 진입합니다.
 
 
사진관
 
3:54PM조원필:혀엉.. 진짜.
연기 너무 잘하던데요?
형이 말한 그 뻔뻔해지기! 저도 배워야겠어요.
 
3:55PM연나기:⋯⋯ 배우지 마 이딴 거.
(팔꿈치로 너 친다.) 가자.
 
모던한 인테리어의 사진관입니다.
 
셋 중 가장 역사가 짧다 보니,
 
소장품의 수도 적습니다.
 
다른 두 관과 달리, 사진관은 주기적으로 전시 사진을 변경한다고 하는데요.
 
현재 진행 중인 테마는
 
 
〈변화하는 아름다움〉입니다.
 
특정한 장소를 시간, 그리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촬영한 사진이네요.
 
세계 각국의 놀이공원 사진입니다.
 
제대로 된 놀이기구도 없던, 빈약한 시절부터
 
점점 현대적인 놀이기구가 세워지는 모습.
 
퍼레이드와 쇼를 공연하는 모습.
 
북적거리는 아침 매표소 줄과 손에 손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밤의 가족들.
 
사진들을 보며 걷던 조원필이 문득 입을 엽니다.
 
3:57PM조원필:놀이공원 좋아해요?
 
3:57PM연나기:글쎄다⋯⋯. 어떨 것 같은데?
 
보석관이 가까워질수록, 조원필은 다시금 긴장합니다.
 
든든한 나기가 있어 안도했던 마음이 술렁일지도 모르겠어요.
 
불안한 사람은 쓸데없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될 것까지 떠들고,
 
괜히 상대를 궁금해하죠.
 
유쾌하고 가벼우면서도 괴도 일이 ‘처음’이라 불안해하는 텐션입니다.
 
3:59PM조원필:전 일단.. 좋아하는데~... 놀이 공원에 가면 사람들이 다 즐거워 보이고.. 괴로운 문제 같은 거 싹 다 잊은 채로 온전히 즐길 수 있잖아요..
형은 놀이기구를 엄청 즐길 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마지못해 어울려줄 것 같긴해서요.
아, 거기 있는 사람들 지갑은 건드리지 마요! 역시 도둑질을 하더라도 나쁜 도둑은 싫으니까..
좋은 도둑? 그것도 좀 웃기긴한데.
...형, 내가 제일 좋아하는 놀이기구가 뭔지 맞춰볼래요?
 
4:03PM연나기:⋯⋯ 네 말이 맞아, 가서 하하호호 웃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지. 그래도 네 말대로 즐거운 것들을 지켜보는 건 생각보다 썩 괜찮은 기분이거든. (그 녀석도 그랬고. 기억이 미화됐나? 그럴지도. 적어도 그 날, 이별을 고하는 네 낯을 보기 전까지는⋯⋯. 나름 괜찮은 하루라고 생각했다. 물론 목적은 따로 있었지만.)
(이어지는 말은 쯧, 소리 내며 무시한다.) 네가 좋아하는 거?
 
4:18PM연나기:롤러코스터지 뭘 물어. 제일 재밌게 타 놓고선. (어깨 으쓱인다. 과거 -아니지, 지금 시점으로 미래의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뱉게 되는 건 단지 그 날의 기억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남았기 때문에.)
 
4:19PM조원필:네? 형 저랑 놀이공원 가본 적 없으시면서.... (벙-한 표정이다. 이 사람은 날 처음 봤을 때부터 꼭 날 아는 것처럼 행동했단 말이지..)
저 그렇게 쉬워보이는 인상이에요!?
 
……잊을 수 있을 리가 없지요.
 
아까보다는 한결 나은 모습입니다.
 
다행이네요!
 
4:20PM조원필:여기서 나가면…… 형한테 같이 놀이공원에 가자고 할래요.
 
4:21PM연나기:⋯⋯도둑끼리 놀이공원 가서 뭐 한대냐.
 
4:21PM조원필:도둑도 데이트는 할 수 있잖아요!
 
4:21PM연나기:데이트? 데이트으으으~?!
뭔 데이트.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꽁.)
 
4:22PM조원필:아야..!
저 다 컸거든요?
(반항 눈)
 
4:22PM연나기:그래봤자 평~ 생 내 아래일 거면서. (나이 얘기다. 어쭈⋯⋯.) 됐고, 긴장 풀렸지?
 
4:22PM조원필:...큼.
풀렸어요.
덕분에..
 
4:22PM연나기:가자, 그럼.
 
고지가 머지않았습니다.
 
 
가장 사랑받은 보석들
 
당신은 테마 전시관의 입구를 살핍니다.
 
보석이 주제라 화려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입구는 심플하기 그지없습니다.
 
좋게 말해서 심플,
 
솔직하게 말해서 휑하다…… 일까요.
 
하긴, 보석을 돋보이려면 이런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관찰력 판정 ✷ 
 
4:23PM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들어가려던 찰나, 불길한 기운을 느낍니다.
 
이걸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전직(현직) 형사의 감?
 
4:24PM연나기:⋯⋯ 잠깐.
 
이 박물관에서 가장 값비싼 곳을 아무도 관리하고 있지 않다니 말이 안 되잖아요.
 
분명 무언가 있습니다.
 
4:26PM연나기:너, 아까 <박물관이 살아있다> 얘길 했었지. (⋯⋯잠시 뜸 들인다.) <엔트랩먼트>도 본 적 있어?
 
4:27PM조원필:그...무슨.. 빨간 줄 넘어다니는 그거요?
 
4:27PM연나기:레이저 경보기.
 
4:27PM조원필:어!!!!!!!저 적외선 탐지 선글라스 있잖아요!
 
4:27PM연나기:뭔가 이상하단 말이지⋯⋯. 제일 경비가 삼엄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도 없는 게.
 
4:28PM조원필:그걸로 보면 되겠네!!!
 
4:28PM연나기:아아, 맞다. 그랬지. 도라에몽.
(고개 까딱인다. 확인해보라는 것 같다.)
 
4:28PM조원필:형이 확인 해보고 저 줘요.
일단..형도 보긴해야하니까..
마음의 준비도 좀 할겸.
(가방 뒤적거려 x라에몽처럼 선글라스 꺼낸다.)
적외선 탐지 선구리~.
 
4:29PM연나기:⋯⋯ 성대모사 한 거냐? (쯧. 선글라스 받아 쓰고 보석관을 살폈다. 보자⋯⋯.)
 
선글라스를 쓰고, 한층 어두컴컴해진 시야로 고개를 들면
 
죽음의 붉은 줄이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건 영화에서만 봤다고요!
 
어떻게 넘어가란 말이야?!
 
 ✷ 이성 판정 ✷ 
 
4:30PM연나기: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디든 솟아날 길은 있겠지.)
 
4:30PM조원필:형, 일단... 선글라스 주세요.
저도 볼래요!
 
4:31PM연나기:엉. (건넸다.)
 
선글라스를 넘기자,
 
붉은 줄을 확인한 조원필이 전율하더니
 
선글라스 렌즈 하나를 똑 부러뜨립니다.
 
그리고 그걸 주섬주섬 자기 눈에 갖다 붙이네요.
 
4:31PM연나기:⋯⋯ 베X터냐?
 
4:31PM조원필:이제 둘 다 선을 볼 수 있으니 안심이에요. (엄지척)
 
대체 어디가.
 
4:32PM조원필:형. 후........
 
4:32PM연나기:피지컬은 되고? (너 흘겨보더니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네 배 만지작거린다.)
 
4:32PM조원필:준비됐어요?
..........아니.
왜 남의 배를 막 만져어..
괜찮을걸요?
 
4:33PM연나기:그래, 뭐. 괜찮을지 안 괜찮을지 고민할 시간에 가는 게 낫지.
해보자.
 
─────── ✷ ───────
 
지금부터 아슬아슬한 트위스트-림보 구간입니다.
 
한쪽 선글라스 렌즈에만 의지하여
 
선을 넘어야 하므로 배로 어렵습니다.
 
우선 다리부터 넘어가고, 뒤이어 팔이 오고,
 
등이 무너지지 않게 코어 근육으로 버텨가며 다음 선으로 향합니다.
 
적절한 민첩과 근력의 복합 판정을 곁들이세요.
 
준비되셨나요?
 
4:34PM연나기:(침 꿀꺽, 삼킨다.) 준비됐어.
 
4:34PM조원필:형 그럼.. 제가 먼저 넘어갈게요.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형 빨리 다음..!
 
4:35PM연나기:알았어. 보채지 마.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4:35PM조원필:하.. 그러니까 여기를 이렇게 넘어가면...
(신발 앞 코로 서 있는다..)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4:36PM연나기:저게 저럴 줄 알았다!
 
4:36PM조원필:아!! 형 빨리 빨리 저 받쳐줘요!!
 
4:36PM연나기: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제길⋯⋯! 닿으라고!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4:36PM조원필:?
형 겨우 두손가락으로..?!
(다시 자세 잡는다. 아직 이만큼 밖에 안왔다고?)
 
4:37PM연나기:놀라 할 시간에 일어나 임마! (썽 낸다.)
 
4:37PM조원필: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형 완전 멋있어요! 역시.. 대 도둑!(?)
이번엔 제가 잡아 드릴 테니까 와요.
 
4:38PM연나기: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하⋯⋯. 얕보지 마.
 
4:38PM조원필:형 발레 했었어요?
너무 유연한데..
 
4:39PM연나기:(째려본다.)
 
4:39PM조원필: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4:39PM연나기: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4:39PM조원필:뭔가.. 그래도 순조로운데요?
 
4:39PM연나기:너 혼자 이거 어떻게 파훼하려 했냐?
 
4:39PM조원필:...
어떻게든!
이겨내서...
 
4:40PM연나기:손 진짜 많이 가⋯⋯. (이게 어떻게 나중에 대도둑이 되는지. 알 수가 없네.)
 
4:40PM조원필:형 없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구요.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4:40PM연나기: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부 들으려고 온 거 아니니까 계속 이동해. 멈칫하는 순간 끝이야.
 
4:41PM조원필: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아!!!!!!
이게 다 형이 잔소리해서!!!
빨리 도와줘요ㅜㅠ... 지 지금 선하고 0.0001mm밖에 거리 못 두고 있어요!
 
4:42PM연나기: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내 탓 하기는⋯⋯;
 
어라?
 
어째선지 지독히도 조용합니다.
 
갑자기 붉은 선들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마치 누가 방범 스위치를 내린 것처럼요.
 
하지만 누가 그럴 수 있겠어요?
 
이거, 좋은 일일까요?
 
4:43PM연나기:? 설마. (선이 있던 자리에 손을 대 본다.)
 
4:43PM조원필:?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잘 모르겠지만, 무슨 일 일어나기 전에 얼른 훔치고 가죠!
 
그래요. 지금이라면 보석에 손을 대도 아무도 모를 겁니다.
 
4:43PM연나기:잠깐. 너무 순조롭게 풀린다는 생각 안 드냐⋯⋯?!
 
어느새 땀이 식었는지 등이 기분 나쁘게 축축합니다.
 
다른 보석이 눈에 들어올 리 없습니다.
 
그저 목표로 하는 보석을 찾아갈 뿐.
 
 ✷ 관찰력 판정 ✷ 
 
4:44PM조원필:하늘이 돕는다고 생각해야죠..!
 
4:44PM연나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4:44PM조원필:형 어디가요!
 
4:44PM연나기:(그런가? 그치만 이건⋯⋯.)
 
4:44PM조원필:이게 사파이어 귀걸이 라니까.
 
잊어버릴 수 없을 만큼 익숙한 모양이네요.
 
4:45PM조원필:....사파이어로 안개꽃을 표현하다니, 참 멋진 것 같아요.
 
두꺼운 유리 너머의 귀걸이를 보고 재잘거립니다.
 
당신은 그 귀걸이가 무엇인지 압니다.
 
4:45PM연나기:설마 이게 그⋯⋯ 그 귀걸이냐?! (귀걸이에 대고 삿대질.)
 
 
팬텀 블루 미스트의, 푸른 안개꽃 귀걸이.
 
당신을 수많은 곳으로 인도하고 위기에서 구해준 아티팩트.
 
이 귀걸이를 사용한다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 바로도 가능하다고요.
 
4:46PM조원필:계~속 봤었는데 엄청 예쁘다곤 생각했어요.
 
4:46PM연나기:이거 그거잖아. (네가 맨날 하고 다니던! 이 곳으로 온 지 간만에 안심한 낯. 그렇구나. 너는 이 때를 기점으로⋯⋯.)
 
4:47PM조원필:음? 이 귀걸이를 알아요?
이상하네. 계속 여기 있었거든요. 지나가다 휴대폰으로 본 건가?
 
4:47PM연나기:⋯⋯ (아아.) 뭐, 그렇지.
그나저나, 그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도 나오거든.
이중 경보 장치라고 해야 할지⋯⋯. 받침대에 진동 감지 센서가 부착되어 있을 수도 있으니까. 혹시 껌 같은 거 있냐? 아니면 이 귀걸이랑 비슷한 크기의 대체할 만한 다른 거.
혹시 모르잖아. 조심해서 나쁠 거 없지.
 
4:50PM조원필:음.. 모조품 같은 건 없는데..
아, 그..
헤어진 사람한테 주려고 했던 반지는 있긴한데요...
 
4:52PM연나기:갑자기⋯⋯?
차였냐? 일단 줘봐. (손 내밀었다.)
 
4:53PM조원필:이거요. (케이스 열어 반지 두 개 내민다.)
음.......
비슷하죠.
(끄응.....)
 
4:56PM연나기:(이 자식한테 그런 과거가 있다는 말은 못 들어봤는데. 반지를 받아 들면, 곧이어 귀걸이를 빼내면서 반지로 바꿔치기한다. 조심스럽게⋯⋯. 이 또한 형사의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해라, 대충.)
 
4:57PM조원필:내 반지....
그냥 이렇게 버려두고..?
 
블루 사파이어 귀걸이를 손에 쥔 순간,
 
 
쨍그랑!
 
불현듯 유리 진열장이 깨집니다.
 
누가 돌을 던지고 간 걸까요?
 
아니면, 난데없이 바람이라도 분 걸까요?
 
하지만 여긴 실내고, 저건 방탄유리라고요!
 
산산조각이 난 유리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4:58PM연나기:겠냐! 숨어, 조원필!!!
 
당신은 이 불길한 기운이 너무나도 익숙합니다.
 
 ✷ 회피 판정 ✷ 
 
4:59PM연나기:
회피
기준치: 33/16/6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곧, ‘그것’이 당신의 콧잔등을 스치고 날아가 벽에 박힙니다.
 
스친 피부가 화끈거리며 아파옵니다.
 
만지지 않아도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압니다.
 
누군가 총을 쏘고 있습니다.
 
HP 1 소실.
 
조원필은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몸을 숙이지도 않는 게, 이대로 두면 크게 다치거나 죽을 것입니다.
 
조원필은 아직 괴도가 아니니까요.
 
이번엔 당신이 그를 누르며 몸을 숙일 차례입니다.
 
5:01PM연나기:고개 숙이라고, 멍청아!!! (민첩하게 네 쪽으로 달려가 고개 숙이게 한다.)
 
삽시간에 덮쳐오는 무게에 조원필은 짧은 숨을 내쉽니다.
 
여전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유리가 깨지고,
 
벽에 박히고, 야간 전등이 깜박거립니다.
 
게다가 한 사람이 아닙니다.
 
다수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절체절명의 상황,
 
 ✷ 이성 0/1D3 판정 ✷ 
 
5:02PM연나기:
rolling 1d3
 
(
1
 
)
 
 
=
1
 
엉금엉금 포복으로 기어,
 
기둥 뒤에 숨습니다.
 
핏빛 루비 목걸이니 무지갯빛 영롱한 다이아몬드니
 
값비싼 보석이 바닥에 나뒹굴어도 눈에 들어올 리 없습니다.
 
보석에 묻혀 죽어도 행복하지 않다고요.
 
악당 집단이 완전히 도달하기 전에 딱 한 가지 행동이 가능합니다.
 
 
귀걸이를 사용한다.
 
멘탈이 나간 조원필에게 사용법을 알려줍시다!
 
5:05PM연나기:제길, 성가시게⋯⋯! (귀걸이 꽈악 쥔다. 네가 놀이공원에서 알려준 것처럼, 차분히⋯⋯.)
야. 내가 이런 걸 너한테 알려줄 거라곤 생각 안 했는데,
귀걸이 하나에 한 명이거든?
다른 곳에 악용하지 말고 꼭 목숨이 위험한 순간에만 써야 돼. (그래, 너는 그 때 그렇게 말했지.)
 
5:06PM조원필:..흑,... 혀엉...
무,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5:06PM연나기:귀걸이에 손을 대고, (귀걸이 하나를 네게 건넨다.)
네가 가고자 하는 장소를 떠올려.
할 수 있겠어? 조원필.
 
5:08PM조원필:어디로 가야하는데요..? (한 손으로 머리 붙잡는다.)
저희 다 죽는 거 아녜요..?
 
5:08PM연나기:⋯⋯내가 있는 곳!
눈 감지 말고, 나 봐. 할 수 있지? 자, 숫자 센다!
 
5:09PM조원필:응...(자신 없다)
숫자 카운트 해주세요... (귀걸이 꼬옥)
 
5:09PM연나기:셋 하면 이미지를 머리에 그리는 거야. 넌 할 수 있어. (미래에 이거 쓰면서 잘 다니니까.)
하나,
둘-
셋!
 
그러나 마력을 주입해도 귀걸이는 옅게 빛날 뿐이네요.
 
띠링,
 
흡사 어떤 장르의 상태창처럼 메타적인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릅니다.
 
 
: 최초 사용 시, 가동에 시간이 걸립니다. 충전 완료까지 ??:??
 
5:11PM연나기:(시발, 지랄하지 말라고⋯⋯!!!)
 
5:11PM조원필:아, 혀엉.. 정신 나가버린거죠 형도... (휴대폰으로 번호 꾹꾹 누른다.)
저기요, 경찰이죠? 살려주세요!! 지금 총 든 테러리스트가 박물관 여기저기에 총을 쏘고 있다니까요?!
 
5:12PM연나기:이게 누구보고 정신이 나갔다는 거야!!! 진짜거든?!!!
 
5:12PM조원필:전 그 박물관 아르바이트 생인데, 아!!! 빨리 와달라고요!
 
하긴, 지금은 경찰밖에 믿을 구석이 없습니다.
 
출동까지는 좀 걸리겠지만요.
 
5:12PM연나기:일단 피해!!! (필사적으로 너 데리고 자리를 뜬다. 최대한 몸으로 막으며⋯⋯.)
 
넉넉잡아 15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다수의 구둣발 소리가 보석관 안쪽으로 들어옵니다.
 
총탄 난사는 멈췄지만, 명백히 우리를 찾는 눈치입니다.
 
기둥에서 살짝 얼굴을 내밀어 살펴보면
 
그들은 검은 로브를 푹 눌러 쓴,
 
당신이 익히 아는
 
 
‘사교도’들입니다.
 
지긋지긋한 악연에
 
 ✷ 이성 0/1 판정 ✷ 
 
5:13PM연나기: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5:13PM조원필:형... 제가 말하던 그 악당들이에요.
대체 뭐 하는 녀석들인지..
 
5:13PM연나기:헉, 헉⋯⋯. 알아. 시이발 ⋯⋯.
 
나기는 조원필에게 사교도 집단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5:14PM연나기:-재수없는 새끼들. 길 가다 대가리에 총 맞아 죽어라. (입 험하다.)
 
 
5:14PM사교도 1:어디서 온 쥐새끼들인지는 모르겠다만.
 
사교도 중 하나가 거드름을 피우며 입을 엽니다.
 
다른 이들이 그의 뒤에서 얌전히 늘어선 것을 보면,
 
아마 그가 이 집단의 리더인 듯 싶습니다.
 
위협적인 총을 든 것은 여전하지만 당장 발포하려는 낌새는 없습니다.
 
 
5:15PM사교도 1:어떻게 우리의 의식을 알았지?
극비리에 진행한 의식이다.
그 ‘귀걸이’만 있다면 위대하신 그분께 한층 가깝게 다가갈 수 있어.
 
사교도의 목소리가 한층 부드러워집니다.
 
 
5:15PM사교도 1:자네들이 뭘 모르니 그런 거야. 아마,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겠지?
그들을 말해 주면 내 자네들에겐 책임을 묻지 않겠네.
 
뭣들 하나, 어서 총을 내리지 않고.
 
덧붙인 말에 사교도들이 시선을 교환하며 총을 내립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내부의 공기가 풀어집니다.
 
당신 곁에서 죽을 것처럼 숨을 참고 있는 조원필의 안색도 돌아왔으니까요.
 
 
5:16PM사교도 1:그렇게 숨지 말고 나오게. 대화는 눈을 보고 하는 거잖나?
 
5:16PM연나기:(속삭인다. 얼굴에 흐르는 피 닦으며) 야, 마취총 아직 갖고 있냐?
 
5:16PM조원필:형............
심하게 다쳤어요..? (피 소매로 문질)
마취총 있긴한데..
 
 
5:17PM사교도 1:자네들에게도 그분의 위대함을 알려주고 싶군그래.
 
5:17PM연나기:됐어. (달라는 듯 턱짓한다. 여전히 기둥 뒤에서 나올 생각 없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대단하신 분들을 몰라보고.
 
5:17PM조원필:아냐! 형,..
위험한데!?!?
(나기 입 텁 막는다)
 
5:18PM연나기:(째려본다. 왜!)
 
5:18PM조원필:최대한 대치하면 안된다고요!
 
이미 신고는 마친 상황.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최대한 시간을 끄는 게 중요합니다.
 
긴가민가한 눈치입니다만,
 
5:18PM연나기:그러니까 대화하면서 시간 끌겠다잖아!
 
사교도는 단순히 ‘총을 내렸을 뿐’이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5:19PM조원필:.... 진짜 어울려주겠다고요!?
 
5:19PM연나기:그러면 여기서 뒤질 날 기다리며 죽치고 있겠다고?
 
5:20PM조원필:그치만.. 죽더라도 경찰이 올 때까지 지독하게 발버둥치다 죽을래요.
방법이 있어요! 소지품도 보면..
이대로는 억울해서 못 죽어요.
죽어도 유령이 되어서 구천을 떠돌며 저 사람들 저주할거예요.
애초에 저는 박물관 아르바이트생인데................
 
뭐,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허나 아직 귀걸이도 충전 전이고,
 
가진 건 조원필의 소지품밖에…….
 
5:22PM연나기:네가 이걸 훔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넌 아르바이트생이 아니지. (텁, 손바닥으로 네 머리 꾸욱 누른다.) 원래 모든 일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거든, 꼬맹아. 넌 어려서 아직 잘 모르겠지만⋯⋯.
나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걱정 붙들어 매. 방독면은 하나뿐이냐?
 
 ✷ 지능 판정 ✷ 
 
5:24PM연나기: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조원필의 소지품, 상당히 유용하지 않나요?
 
조각관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저들은 명백히 우리를 얕보고 있습니다.
 
허를 찌를 수만 있다면…….
 
5:25PM조원필:방독면은.. 하나 뿐이긴해요.
형, 제 감이지만..
저들은 우리의 '배후'를 신경 쓰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러니 역으로....
 
말을 멈추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5:26PM연나기:배후가 있는 것처럼 꾸며내자고?
 
5:27PM조원필:맞아요!
최대한 수상하게 연출해서.. 당장 죽일 순 없게 하자. 이거죠.
다행히 있어 보이게 구는 건 저도 자신이 있어요.
제가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거든요.
여기서 일하기 전에는 놀이공원 어트랙션 아르바이트도 했고..
그니까 제가 생각한 건......
 
5:28PM조원필:저희, 대 괴도가 되면 어떨까요?
 
5:29PM연나기:이를 테면⋯⋯. 팬텀 블루 미스트 같은?
 
5:29PM조원필:오.. 그거 멋있게 들리긴 한데..
그런 사람도 있어요?
 
5:29PM연나기:이제부터 있을 거니까 있다고 치자고.
 
5:29PM조원필:푸른 안개의 괴도라니, 입에 딱딱 맞네요.
 
5:31PM연나기:후⋯⋯. 연막탄 있지? 줘. 안개 정도는 연출해야 할 거 아니야. (방독면 두 개 있으면 냅다 수면탄이나 쓸랬더니.)
 
5:31PM조원필:마취총도 드릴게요.
아 길리슈트 이것도!
아니면.. 2인조 괴도로 어때요?
 
5:31PM연나기:아니, 괴도 역할은 너 혼자 한다.
 
5:32PM조원필:.......
일단 그럼..
 
5:33PM연나기:조원필, 그 대단한 머리로 생각해. 어떻게 하면 가장 화려하게 데뷔할 수 있을지.
 
5:33PM조원필:저한테 시선이 쏠리면, 형이 그 틈을 타 저 악당들을 처리하는 건 어때요?
제가 연막을 던질게요.
 
5:33PM연나기:(고개 끄덕인다. 이래서야 그 때와 다를 게 없네. 아니, 어쩌면⋯⋯.)
 
5:34PM조원필:형 빨리 입어요. 길리슈트!
 
5:34PM연나기:(주섬주섬 빠르게 갖춰 입는다.)
 
─────── 푸른 안개의 괴도, 출격! ───────
 
버석버석, 움직일 때마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온몸을 짓누르는 무게가 상당하고, 독특한 냄새에 코끝이 간질거립니다.
 
진열장의 유리에 웅크리고 앉은 나기의 모습이 비칩니다.
 
위장, 이라기엔 명백하게 이질적인 수풀과 흙.
 
움직이는 바위와도 같은 수상한 생김새.
 
괜찮아요. 그래도... 사격에는 자신이 있으니까요.
 
이 옷 따위 방해가 되지 않을겁니다.
 
기둥 뒤에 숨은 조원필이 연막탄을 힘껏 던지는 게 보입니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사교도들이 당황합니다.
 
쉬이 움직이지 못하고 주변만 둘러보는데,
 
당신은 이미 그들이 ‘어디’에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 사격 판정 ✷ 
 
5:36PM연나기:
사격(권총)
기준치: 70/35/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탕---!!!)
 
 ✷ 사격 판정 ✷ 
 
5:37PM연나기:
손놀림
기준치: 70/35/14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사격 판정 ✷ 
사격(권총)
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5:37PM사교도 1:조심해! 쥐새끼들도 총이 있다!
 
이렇게 제대로 된 반격이 올 줄 몰랐지?
 
아직 끝나지 않았단 말씀입니다.
 
5:38PM연나기:죄- 송합니다아~ 저희도 총이 있어서. (탕- 탕-)
 
연막 너머로 거대한 실루엣이 나타납니다.
 
5:38PM조원필:안녕하세요~ 나쁜 악당 여러분~.
미안하지만 여러분이 노리던 것은 제가 가져가야겠습니다.
 
 
5:38PM사교도 1:……네놈은 누구냐!!!
 
5:38PM조원필:저요? 저는―
지나가던 괴도인데요!
 
 
5:39PM사교도 1:괴, 괴도라고?!?!
 
5:39PM연나기:('지나가던' 이 뭐냐, '지나가던' 이⋯⋯. 계속 쏜다.)
 
5:39PM조원필:그렇습니다! 푸른 안개의 괴도, 팬텀 블루 미스트 깊은 밤을 날아와 이곳에 등장!
 
무리의 가장 뒤에서 멍청한 얼굴을 한 사교도에게,
 
조준.
 
 ✷ 사격 판정 ✷ 
 
5:40PM연나기:
사격(권총)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사교도가 털썩 쓰러져도 다른 이들은 눈치채지 못합니다.
 
5:40PM연나기:(와~ 명중.)
 
모두 조원필을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5:40PM사교도 1:그, 그럼 혹시…… 지난번 제물을 구출해낸 것도 네놈의 짓이냐?!
 
사교도 하나가 입을 열자, 일제히 시끄러워집니다.
 
 
5:40PM사교도 2:이번 달 활동 자금을 훔친 것도 저 괴도가?!
 
 
5:41PM사교도 3:나, 나도 얼마 전에 아끼던 양말을 잃어버렸는데……!
 
 
5:41PM사교도 4:난 오늘 다섯 번이나 무릎을 박았어!
 
 
이렇게 악독한 괴도가 있을 수가!
 
5:41PM연나기:(어쭈구리⋯⋯. 남 탓만 할 줄 아는 족속들에게 최악의 상대가 나타났구만.)
 
조원필 잠시 침묵하더니,
 
5:42PM조원필:그, 그렇습니다!
전부 저의 업적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갈팡질팡하던 여러분의 모습이 제법 재밌더군요~?
 
뻔뻔하게 사기를 쳤습니다.
 
5:43PM연나기:역시 팬텀 블루 미스트 님! 대단하십니다아~. (거든다.)
 
당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교도에게,
 
조준.
 
 ✷ 사격 판정 ✷ 
 
5:43PM연나기:
사격(권총)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교도는 마지막 순간 당신을 발견하고 소리 없는 삿대질을 하지만 곧 기절합니다.
 
몇 명이 이쪽을 돌아보려 하지만 때맞춰 사교도의 리더가 외칩니다.
 
 
5:43PM사교도 1:에, 에이잇! 시끄럽다! 괴도든 괴도 할아버지든 벌집으로 만들어주면 끝난 일이지!
전원 사격!
 
이어지는 따발총 세례에
 
조원필은 너덜너덜 구멍 뚫린 벌집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구멍이 뚫렸는지 그대로 흐물거리며
 
사교도에게 안기는 거 아니겠어요?
 
시체와 포옹한 사교도는 비명을 지르다,
 
곧 조원필이 ‘조금도’ 피를 흘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하긴, 당연한 일입니다.
 
미끼 인형에게 피가 흐를 리 없잖아요.
 
5:45PM조원필:형, 지금이에요!
 
5:45PM연나기:(사교도의 리더를 향해, 조준!)
 
나기, 사교도의 ‘뒤쪽’으로 구르며 빠져나옵니다!
 
 ✷ 민첩 판정 ✷ 
 
5:46PM연나기:
민첩
기준치: 67/33/13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들이 이쪽을 돌아보기 전에
 
 ✷ 사격 판정 ✷ 
 
5:46PM연나기:
사격(권총)
기준치: 70/35/14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한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난데없는 길리슈트의 난입에 모두 제대로 된 저항도 하지 못하고 쓰러집니다.
 
당신에게 총구를 들이대도,
 
조원필이 던지는 소지품
 
(소지품이 다 떨어지자 보석도 던지고 있습니다.
 
귀중한 보석에 흠집이 나다니 좀 안타깝네요.)
 
에 맞아 빗나갈 뿐입니다.
 
철컥,
 
마취총이 이마에 겨눠지자 삽시간에 혼자 남은 사교도의 리더가 꽥 비명을 지릅니다.
 
 
5:47PM사교도 1:다, 당신 대체 누구야?!
 
오롯한 나기의 차례입니다.
 
아무도 당신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괴도에게도 지지 않을 멋진 대사와 함께 방아쇠를 당겨주세요!
 
5:48PM연나기:나?
대 괴도 팬텀 블루 미스트의 따까리다 이 자식아. (따까리가 이 정도라고. 알겠지? 그러니까⋯⋯.)
사격(권총)
기준치: 70/35/14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함부로 땅 위로 기어오르려 하지 마라고, 개미들아.)
 
 
전투, 종료.
 
사교도를 전부 쓰러트렸습니다!
 
─────── ✷ ───────
 
방심해 줘서 다행이지요.
 
이쪽은 아무것도 없는 일반인이라고 생각하니,
 
고작 둘(장차 전설의 괴도가 될 이와 원래도 베테랑 형사)에게 탈탈 털리는 겁니다.
 
숨을 돌리며 길리슈트를 벗으면,
 
조원필이 후다닥 달려오다 말고…… 넘어집니다.
 
5:50PM조원필:긴장이 풀려서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요……
 
5:50PM연나기:저딴 게 팬텀 블루 미스트라니⋯⋯. (쯧쯧, 허를 찬다.)
야, 지금 몇 분 지났어? 아까 신고했잖아. (네 손 잡아 일으킨다.) 슬슬 튀어야 할 것 같은데?
 
 ✷ 지능 판정 ✷ 
 
5:51PM연나기:
지능
기준치: 82/41/16
굴림: 3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삐용삐용삐용,
 
요란한 사이렌이 울리더니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보석관까지 일사불란하게 달려오는 모습이 대단합니다.
 
5:52PM연나기:칫, 벌써⋯⋯!
 
 
5:52PM경찰:3조는 후문으로 진입해! 앞뒤로 포위해서 한 놈도 못 빠져나가게 하자고!
 
동시에 귀걸이가 환하게 빛이 납니다.
 
직감적으로 충전이 완료되었음을 깨닫습니다.
 
지금이라면 경찰을 피해 달아날 수 있겠죠.
 
옆 건물 옥상이라면 딱 적당할 것입니다.
 
이대로 있다간 악당을 피해도 경찰에게 체포당할 것이라며 엉엉 우는 조원필을 데려갑시다.
 
5:53PM연나기:(경찰한테 도망가는 데 이걸 쓰다니⋯⋯. 나도 도둑 다 됐군. 귀걸이 꽈악 쥐고, 엉엉 우는 너 잡아채 달린다.) 튀어!
 
 
귀걸이를 한쪽씩 나누어 갖고, 마력 1D3을 지불합니다.
 
달밤의 옥상으로 갈까요. 이별이 가깝습니다.
 
5:53PM조원필:
rolling 1d3
 
(
1
 
)
 
 
=
1
 
5:54PM연나기:
rolling 1d3
 
(
1
 
)
 
 
=
1
 
─────── ✷ ───────
 
옥상에 기대면, 허리를 받쳐오는 난간이 끼익끼익 불길한 소리를 냅니다.
 
저 아래에서는 경찰들이 기절한 사교도를 체포하고 있습니다.
 
크게 다친 것처럼 보이는 경비원이 구급차에 실립니다.
 
펄펄 뛰며 소리를 지르는 경찰이 눈에 띄네요.
 
 
5:56PM경찰:신고자를 찾아내! 생명이 위험할지도 모르니 당장!
 
아, 어쩐지 얼굴이 눈에 익습니다.
 
괴도를 놓칠 때마다 당신을 족치던 지옥의 개 같은 상사입니다.
 
이때는 확실히 젊은 티가 납니다.
 
5:56PM연나기:⋯⋯허.
반가운 얼굴을 다 보겠네.
 
뜻밖의 만남에 감회를 품고 있노라면, 조원필의 뚱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5:57PM조원필:형은 누구예요?
 
조금 전까지의 희열은 어디로 간 듯,
 
조원필은 불신과 의심, 숨길 수 없는 호기심을 담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5:58PM조원필:그 귀걸이에, 그런 힘이 있는지는 어떻게 안 거예요?
혹시 형도…… 당신도 저놈들하고 관련이 있는 건 아니죠?
 
그렇다고 한다면 당장 개머리판으로 당신을 내리칠 기세입니다.
 
5:58PM조원필:말해주세요. 당신은 누구죠?
 
5:59PM연나기:(아아⋯⋯. 이럴 줄 알긴 했어, 난간에 대충 걸터 서 있다.) 이게 기껏 도와줬더니 이를 보이고 있네. 니가 알아서 뭐 하게 임마.
관련이 아예 없진 않지만⋯⋯. (너랑 같이 저 놈들 잡아 족치는 데 한 몫 하니까.)
적의 적은 나의 편이다, 몰라? 대 괴도님? 그거 내려 놔.
 
미래에서 온 사람이라며 장난스럽게 굴 수도 있겠고,
 
진지하게 해명할 수도 있겠죠.
 
또는 본편 1부의 해묵은 원한을 풀기 위해
 
‘짓궂게’ 굴 수도 있을 겁니다.
 
음, 아까부터 섬광탄이 옥상 바닥을 구르고 있거든요.
 
칼자루를 쥔 것은 당신입니다.
 
6:01PM조원필:이제 괴도 짓은 안할거라니까요! 물론.. 형이 없었으면 이것도 못했겠지만...
 
6:02PM연나기:글쎄다⋯⋯. (바닥에 구르는 섬광탄으로 시선 준다. 곧 터지겠군.)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그제야 자세를 바로 하고 네 쪽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그 때의 너는 비밀을 잔뜩 품고, 나에게 이렇게 말했지.) 조원필, 슬슬 우리 헤어질 시간이거든.
(낯 가까워지면 고개 슬 가까이 한다.) 상황이 이제야 정리가 돼서 말하는 거지만, 아까 잘 했어. 괴도 짓 한두 번 한 사람이 아닌 것처럼 말이야.
 
6:06PM조원필:(필요...이상으로 가깝지 않나? 주춤 물러나며 뒷 걸음질한다.) 도둑질 그것도.. 거짓말이죠. 그냥 진짜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는 도와주시겠다고 그러고.
형은 그럼.. 어디로 가는데요?
저랑 놀이공원도 가야죠.
다음에도.. 이런 일이 또 일어날까요. 그땐 형도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어쩐지 주눅든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내 업적이 아니라 내 눈 앞의 당신 업적이 아닌가? 결국 나는 아무것도 못 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6:10PM연나기:(음~⋯⋯. 역시 뽀뽀는 나랑 안 맞아. 그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애한테. 네가 했던 짓을 어린 네게 그대로 돌려주려 했다만, 뒷걸음질치는 태에 그냥 그만두기로 한다. 입꼬리 올려 웃는다.) 하하. 나는 대 괴도 팬텀 블루 미스트의 따까리일 뿐인데. 뭘 겁내는 거야?
불의를 못 참고 자정이 다 된 시간에 이 곳에 온 건 너야. 쓸 만한 물건들을 가져온 것도 너고, 내 무모한 행동을 막아서 파훼법을 고안해 낸 것도 너.
나는 그냥 너에게 닿게 해 달라고 빈 것 뿐이야. 그⋯⋯. (네가 들고 있는 귀걸이 가리켰다.) 귀걸이한테.
뭐어~⋯⋯. 마침 네가 가져온 총을 잘 쏠 수 있는 사람이 네게 뚝 떨어진 것도, 네 복이라고 생각하는데. (어깨 으쓱인다.)
(무언가 말하려는 네 입에 검지 손가락을 가져다 댄다. 쉿.)
 
6:14PM조원필:(네 행동에 의중을 모르겠다는 듯 눈만 깜빡인다. 아 맞다! 내 반지. 주머니에 있는 빈 반지 케이스 만지작 거리다 이어진 말에 소리내어 웃었다.) 형이 팬텀 블루 미스트 가 되어야 하는데.. 난 그냥 숟가락만 얹은 거 아녜요? 오늘.. 고마웠어요, 진심으로.
형을 이 위험한 일에 끌어들이는 행동도 위험한거였는데.. 경비 아저씨, 많이 다쳤더라고요. (...또 마음쓰이네.) ....내일이면 다 제자리로 돌아가겠죠?
내일 형, 같이 밥이라도 먹어줘요. 어쩌면 우리, 뉴스 날 수도 있고.. 스타가 될 수도 있잖아요.
(제 입술 위에 손가락 얹어지자 입 헙, 다물었다. 이 형은.. 행동에 거침이 없어.)
 
6:19PM연나기:시간을 돌리지 않는 이상 그건 불가능해. 충고 하나 하자면, 앞으로 네 모든 행동에 책임이 따른다는 걸 인지하고 움직이는 게 좋을 거야. (다음을 기약하는 약속에는 두루뭉술하게 답하기로 한다. 섬광탄이 파직, 금방이라도 터지려는 듯 날카로운 소리를 내자 양 손으로 네 볼을 감싸쥔다.)
미래에서 보자.
 
 
펑!
 
섬광탄이 화려하게 터집니다.
 
안개꽃 귀걸이의 한쪽은 조원필이,
 
다른 한쪽은 나기가 갖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괴도’를 떠올리며 사용한다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듭니다.
 
한바탕 소란이었네요.
 
마력 1D3을 지불합니다.
 
6:21PM연나기:
rolling 1d3
 
(
3
 
)
 
 
=
3
 
지금까지와 다른 눈부신 푸른 빛에 몸이 서서히 잠기는 것을 느낍니다.
 
한 발짝 물러서면,
 
바닥 대신 텅 빈 하늘이 당신을 반깁니다.
 
나기는 느리게 추락합니다.
 
옥상에 선 조원필이 이쪽을 향해 필사적으로 손을 흔듭니다.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지만, 벙긋거리는 입 모양으로 미루어보아……
 
6:22PM조원필:오늘의 빚은 꼭 갚아줄 테니까요, 형!!
 
하하, 누가 형사고 누가 괴도인지 모르겠네요.
 
돌아가면 당신의 괴도에게 해줄, 썩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긴 셈입니다.
 
들어봐, 조원필.
 
천하의 괴도도 호되게 당한 적이 있었는데 말이야…….
 
 
ED. 수수께끼는 다음 시간에
 
조원필 생환, 연나기 귀환
 
보상: 이성 회복 1D5, 괴도의 비밀스러운 과거
 
6:23PM연나기:
rolling 1d5
 
(
5
 
)
 
 
=
5
 
─────── ✷ ───────
 
 
에필로그
 
풀숲, 덩그러니 떨어진 푸른 안개꽃 귀걸이 하나를 줍는 손이 있습니다.
 
조원필입니다.
 
조원필의 귀엔 귀걸이의 나머지 한쪽이 걸려 있군요.
 
경찰도 모두 돌아간 새벽에 초승달만이 덜렁 떠 있습니다.
 
6:24PM조원필:신데렐라도 아니고 귀걸이를 남기고 가다뇨…….
 
투덜거리는 태도와 다르게, 조원필은 가볍게 미소 짓고 있습니다.
 
나기의 귀걸이를 품에 넣습니다.
 
6:25PM조원필:이건 다음에 돌려줄게요. 형.
 
오늘의 기억이 흐려진다 해도, 보석의 꽃은 지지 않을 테니까요.
 
·
 
·
 
·
 
과거의 괴도가 재회를 기약할 즈음,
 
나기는.......
 
6:25PM연나기:……여긴 대체 어디냐?
 
거미줄이 빽빽하게 늘어진 회전목마, 불길한 금속음을 내는 관람차,
 
중간에 선로가 끊어진 롤러코스터 위로 비가 내립니다.
 
흥건하게 고인 웅덩이에 비친 것은 영락하고 쇠퇴한 놀이공원의 모습입니다.
 
사랑스러운 캔디 모양의 마스코트 동상은 목이 꺾여 있습니다.
 
손에 든 팻말은 이가 빠진 것처럼 철자가 군데군데 없습니다.
 
 
〈■■랜드■서 추억■ 만■어 ■세요!〉
 
기괴한 폐 놀이공원에서, 당신은 절망하며 외칩니다.
 
 
“여기, 대체 어디냐고?!?!”
 
시간 여행자의 조난,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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